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621 - 챕터 630

1206 챕터

제621화

결국 윤아는 차에 앉았다.차는 빠르게 별장을 떠났고 길에 들어서기 전, 수현은 그녀에게 말했다.“이선우 집주소 알려줘.”오 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선우라는 이름을 다시 입에 올릴 때 그는 이를 악물었다.“선우?”이 이름을 들은 윤아도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곧 다른 일을 떠올리고는 잠시 침묵한 후, 수현에게 선우 집주소를 알려주었다.전후 십 초가 되지 않는 시간이 흘렀다.주소를 받은 수현은 꽤 뜻밖이라고 생각했다. 윤아가 자신과 한바탕 다툴 거라고 여겼는데 이렇게 빠르게 알아챌 줄은 몰랐다.목적지가 생긴 후, 차는 길에 들어섰다.선우를 찾으러 가는 길에서 차 안은 제법 조용했다.윤아는 사색에 잠겼다. 여기에 오기 전, 그녀는 한 번도 선우가 아이를 데려갈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그저 수현이 자신과 아이를 뺏으려 했으나 그녀가 동의하지 않아 몰래 아이를 데려갔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수현이 선우 집주소를 달라는 말과 아이들 담임 선생님이 전에 했던 말들을 떠올려보니 그녀는 그제야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다.선생님은 전에 선우가 아이들 아빠라고 여겼기 때문에 두번째도 자연스럽게 오해한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의식적으로 아이 아빠가 데려갔다는 선생님의 말에 수현이라고 오해했다.이건 아이들이 수현의 핏줄이라고 인정하는 격이 되어버렸다.윤아는 손을 뻗어 이마를 감쌌다. 정말이지 멍청한 자신 때문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무력감이 들었다.대부분 일을 처리할 때 윤아는 제법 침착했다. 하지만 아이에 연관된 일이라면 그녀는 충동적으로 변했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차분히 생각할 수 없었다.만약 수현이 귀띔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심지어 선우가 아이를 데려갔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이때, 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윤아는 그의 핸드폰을 한눈 보았는데 전과 다른 핸드폰인 것을 발견했다.이 핸드폰의 색깔은 전에 사용하던 것과 달랐는데 아마 그의 예비용 폰인 것 같았다.그는 차의 블루투스를 연결한 후, 전화를 받았다.“찾아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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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차 안은 매우 조용했다. 윤아는 자리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수현은 신호등 십자로에서 차를 세웠다.그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뭘 생각하는지 알아챌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는 입을 열었다.“네 눈엔 안 좋은 일은 전부 내가 한 거로 보여?”“...”“아이가 사라지자마자 넌 내가 데려갔다고 생각 했잖아.”“당연한 거 아니야?”윤아는 되물었다.“매일 학교에 가서 아이들 환심을 사려고 애를 썼잖아. 그게 아이들을 데려가려는 생각 아니었어? 그럴 생각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어?”“내가 이 모든 걸 한 이유는 그저 아이들에게 보상해 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어. 다른 건...”“이런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운전이나 해. 빨간 불 거의 다 지나가.”수현이 아이를 데려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윤아는 아주 조급했다. 도대체 누가 아이를 데려갔단 말인가?후에 선우가 데려간 걸 발견했을 때 비록 안심이 되긴 했지만 미리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은 점에 대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아이를 데려갈 때 선우가 왜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전에 매몰차게 선우를 거절한 일을 생각하면 윤아는 조금 무서웠다.선우가 화난 마음에 어떤 일을 할지 몰라 두려웠다. 하지만 그를 알고 지낸 오랜 시간이 알려주기를 선우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현재 이건 확정되지 않은 일이었고 두 눈으로 직접 아이를 본 후 답을 내릴 수 있을 거다.수현도 아이들이 걱정 되었는지 그녀와 계속 다투지 않았다. 선우가 지내는 곳은 뜻밖에도 수현의 거처와 멀지 않았다. 이십 분 정도 운전하면 도착할 수 있었다.도착한 후, 윤아는 얼른 차에서 내렸다.원래 직접 선우를 찾아가려고 했지만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수현의 길을 막았다.“너 먼저 돌아가.”이 말에 수현은 눈썹을 올렸다.“뭐?”“나 혼자 들어가서 선우 찾으면 돼. 넌 따라오지 마.”수현과 선우는 전엔 친구였지만 나중에 사이가 틀어지면서 분위기가 평화롭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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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수현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마침 사람이 없어 그는 직접 윤아를 끌고 들어갔다.“네가 뭔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다 적혀 있는 거 몰라? 딱 보면 알지.”윤아는 입술을 꾹 다물며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손을 올려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뭔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다 적혀 있다고? 언제부터 감정 표현이 이렇게 뻔했지?이미 엘리베이터에 들어섰기 때문에 윤아는 손목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수현은 아직도 꽉 잡고 있었는데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진수현, 이거 놔줘.”수현의 얇은 입술엔 예쁜 각도가 살며시 자리 잡고 있었다.“놓았다간 윤이와 훈이가 우리가 함께 데리러 왔다는 걸 어떻게 알아?”“놓을 거야, 말 거야?”수현은 그녀를 보지 않으면서 아예 듣지 못한 척했다.계속 몸부림을 쳐도 수현이 놓아주질 않으니 윤아는 화가 치솟아 그의 손을 깨물며 이발 공격을 했다.수현은 원래 윤아가 어떻게 애써도 놓아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얼마나 어렵게 잡은 손인데 당연히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 윤아가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힘을 놓고 말할 때 그가 훨씬 압도적이었으니까.하지만 깨물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윤아는 수현의 팔을 장난삼아 문 게 아니었다. 이발은 정말 그의 살결을 파고들어 선홍색 피를 보였다.수현은 손목에서 찌릿한 아픔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끼고 끙하고 아픈 소리를 내며 손의 힘을 풀었다.이 순간을 빌어 윤아는 얼른 자기 손을 수현의 손바닥에서 빼어내며 뒤로 몇 걸음 후퇴했다.그녀가 물러날 때, 수현은 눈썹을 찌푸리고 그녀를 보았다. 윤아의 입가에 묻은 선홍색 피를 보고 그는 자리에 멍해 있었다.잠시 후,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팔을 보았다.역시나 상처가 났다.그러니까 윤아의 입가에 묻은 그 선홍색 자국이... 바로 그의 피였다.피는 원래도 붉고 도톰한 그녀의 입술을 더 탐스럽게 만들었다. 이 장면을 본 수현의 눈동자에도 알 수 없는 욕망이 일렁였고 목젖도 따라서 아래위로 움직였다.윤아는 뒤로 물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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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일 초 후, 진 비서 얼굴에 자리 잡았던 웃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아쉽게도 윤아는 지금 두 아이에게만 정신이 팔렸었던 지라 진 비서의 표정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단지 집안을 둘러보며 그에게 물었다.“진 비서님, 선우 지금 안에 있나요?”“대표님께서 안에 계시긴 한데요...”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아는 급히 집안에 들어갔고, 수현은 이를 보자 차가운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진 비서는 이런 수현을 보더니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그의 길을 막았다.그러자 수현은 싸늘한 시선으로 진 비서를 쏘아보았고 진 비서는 두려움에 목을 움츠렸다. 결국 그는 수현의 강한 압박감에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수현은 코웃음을 치며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집안에 들어가니 멀리서 윤이 웃음소리와 성인 남성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아는 이 소리를 따라 찾아갔고 결국 베란다에서 선우와 아이들을 발견했다.베란다 테이블엔 여러가지 간식과 장난감이 놓여 있었는데 윤이는 지금 빵빵한 볼로 오물오물 씹고 있었고 훈이는 조금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앉아있었다.원래 베란다 끝자락에 앉아 있었던 선우도 지금 몸을 일으키면서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윤아야, 왔어?”멀지 않은 허공에서 윤아와 선우의 시선이 맞닿았다. 그녀는 선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꾹 다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윤이 입가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닦아주었다.“윤이 너 꿀꿀이야? 어떻게 이렇게 먹을 수 있어?”“윤이는 꿀꿀이 아니거든요? 꿀꿀이 못생겼단 말이에요.”모녀가 말하고 있는 동안 선우도 가까이 다가왔다.“미안해. 오늘 학교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데려왔어. 너한테 알린다는 걸 그만 잊어버렸네. 많이 걱정 했어?”윤아는 간신히 입꼬리를 올리며 선우의 말에 대답하려고 했을 때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많이 걱정하지는 않았고 그냥 급한 마음에 오래 찾아다니긴 했어.”“...”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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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이러다간 분명 큰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이런 생각이 머리에 자리 잡자마자 윤아는 얼른 윤이를 안고 일어섰다.“진 비서님 보낼 필요 없어. 시간도 늦었는데 비서님도 집에 돌아가 식사해야지. 나 혼자 아이들 데리고 가면 돼.”역시나 그녀가 입을 열자마자 선우는 그녀에게 주의를 돌렸다.윤아를 마주할 때 선우는 온화한 표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윤아야, 정말 필요 없어?”“어. 나 혼자 가면 돼.”“그래. 그러면 조심해서 들어가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겠어.”가기 전, 선우는 윤이에게 작은 봉지를 건넸다.“이건 윤이와 훈이 선물이야.”“아니야...”“그냥 받아. 전에 윤이가 이미 받았어.”윤아는 어쩔 수 없이 윤이가 봉지를 받는 걸 허락했다. 선우와 작별 인사를 한 후, 그녀는 떠나려 했다.그러나 이때 곁에 서있던 수현이 갑자기 그녀를 향해 걸어오더니 허리를 굽혀 훈이를 번쩍 들어 안았다.훈이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수현의 목을 감싸안았는데 작은 몸은 한껏 경직되어 있었다.수현에게 안긴 건 처음이었다. 훈이는 제법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아저씨들이 안아준 거랑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윤아는 이 장면을 보고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한시라도 빨리 여기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다.선우는 원래 자리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이 아이 한 명씩 안고 가는 모습을 쳐다보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진 비서는 선우 곁에 다가가 분개하며 말했다.“대표님, 진수현 대표 정말 너무 합니다. 어떻게 감히 여기를 찾아올 생각을 한 답니까?”이 말을 듣자 선우는 피식 웃으며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려 베란다에 있는 의자에 앉아 테이블 위에서 아이들이 채 마시지 않은 음료를 들었다.곁에 있던 진 비서는 이를 보자 얼른 다가갔다.“대표님, 이건 아이들이 마시다 남긴 겁니다. 제가 바꿔드릴게요.”“됐습니다.”선우는 연이어 몇 모금 마셨고, 이를 본 진 비서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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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그래요.”모든 일을 진 비서에게 맡긴 후, 선우는 바로 떠났다.진 비서는 자리에 서서 점점 멀어져 가는 선우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았다. 뭔가 비바람이 휘몰아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는 선우와 윤아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고 추측했다.아니나 다를까, 그 후의 며칠 동안 선우는 외출하지 않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심지어 윤아도 찾아가지 않았다.윤아도 그를 찾지 않았으며 두 사람은 마치 낯선 사람처럼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오늘까지 말이다.선우는 점심을 대충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은 후 진 비서에게 말했다.“진 비서, 오늘 훈이와 윤이 픽업하러 가죠. 아이들이 보고 싶네요.”진 비서는 이 말을 듣자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 조금 있다가 출발할게요.”진 비서는 선우와 함께 아이들을 픽업하러 학교에 갔다.차에 있을 때 그는 선우에게 물었다.“대표님, 윤아 아가씨께서 저희가 아이들을 픽업한 걸 모르지 않을까요? 걱정하실 텐데 아가씨께 알리는 건 어떻습니까?”그러나 선우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올 때 알리지 않았습니까?”그 미소는 비록 온화하고 부드러워 보였으나 진 비서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오는 길에 윤아에게 알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선우는 이미 알렸다고 한다.그는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봐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어쨌든 그는 일개 비서일 뿐이니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위로했다.그저 상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그만이었다.정신을 차린 후, 진 비서는 시선을 선우에게 돌렸다.지금의 선우에겐 그 무서운 기운이 다시 생긴 듯했다. 진 비서는 지금 윤아가 하루빨리 생각을 정리하고 선우 곁에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계속 이렇게 나아갔다간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기 때문이다.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동안, 진 비서는 선우가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도 선우의 시선 따라 보았는데 눈에 들어온 건 윤이를 안고 있는 윤아와 그 뒤에서 훈이를 안고 걸어가는 수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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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곁에서 윤아와 수현의 대화를 몰래 훔쳐 듣던 윤이는 작은 입을 막으며 절로 나오는 웃음을 가렸다.윤아: “...”사실 윤아는 조금 화가 났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딸을 보며 말을 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보고 있을 뿐이었다.윤이는 원래 계속 웃고 있었지만 윤아의 시선에 순간을 웃음을 거두었다. 아이는 작은 손을 내려놓고 입을 꼭 다물며 다시는 몰래 웃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엄청나게 긴장한 것 같았다.아이들이 평소에 말을 잘 들었기 때문에 윤아는 거의 화를 내지 않았다. 잘못을 저질렀어도 아이들이 알아듣기 쉬운 말로 타일렀고 정 안되는 상황에만 엄숙하게 꾸짖었다.그녀의 교육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을 대할 때 태도를 쉽게 바꾸지 않았다.그래서 조용히 아이를 쳐다보더라도 아이는 잘못을 깨달을 수 있었다.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윤이는 감히 말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푹 숙인 채 눈동자를 굴리며 몰래 윤아를 힐끔 훔쳐보았다.이런 아이를 본 윤아는 또 마음이 약해졌다.그녀는 못 말린다는 듯 손을 뻗어 아이의 말랑한 볼을 꼬집었다.“웃지 마.”“네. 엄마 말 들을게요.”아이는 윤아의 팔을 꼭 껴안으며 그녀의 품에 쏙 안긴 후, 수현을 보는 척 하지 않았다.계속 청개구리처럼 그녀의 말에 엇나가던 윤이 때문에 윤아는 요며칠 조금 속상했다. 그래서 지금 아이가 드디어 그녀의 편을 들어주며 수현을 무시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윤아는 또 고개를 돌려 훈이를 보았다.“훈아, 내려와.”훈이는 한참 망설이더니 수현에게 말했다.“아저씨, 저 내려주세요.”수현은 얇은 입술을 꾹 다물며 아이를 더 껴안고는 고개를 숙이고 훈이를 보았다.“이렇게 늦었는데 남자인 아저씨가 너희 세 명을 두고 혼자 갈 것 같아?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되기 싫고 또 너희가 여기서 차를 기다리는 것도 안전하지 않아.”이 말에 윤아는 웃었다.“고독현 씨, 걱정하지 말아요. 수원의 치안은 꽤 좋고 또 길에도 경찰이 순찰하니 안전하지 않을 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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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고독현 씨, 기사 일 하느라 수고가 많아요.”그녀의 말에 수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상하다는 듯 그녀를 한 눈 본 후 입꼬리를 올렸다.“수고는 무슨,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그가 고개를 돌렸을 때 윤아의 입가에 걸렸던 웃음은 순간 사라졌고 원래의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윤아는 고개를 숙인 후, 얼떨결에 훈이와 눈을 마주쳤다. 훈이에게 들킬 줄 몰랐던 윤아는 잠시 멈칫한 후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훈이는 전혀 놀라지 않은 것 같았다. 아이는 작은 입술을 꾹 다물고 윤아의 팔을 더 세게 끌어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될 수만 있다면 아이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훈이는 너무 예민했다.결국 윤아는 손을 뻗어 훈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그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멈추었다.“고독현 아저씨,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도착하자마자 윤이는 얼른 수현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수현은 백미러로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는 웃음을 지었다.“이제 나중에 윤이 아빠로 되면 고맙다고 인사하지 않아도 돼. 그건 아빠가 응당 해야 하는 일이니까.”그러나 윤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두 아이는 처음에 윤아를 보았다가 다시 운전석에 앉은 수현을 번갈아 보았다.결국 윤이는 고개를 들며 물었다.“엄마, 우리 안 내려요?”윤아는 윤이를 보며 가볍게 눈을 깜박였다.“딸, 잊었어? 고독현 아저씨 지금 엄마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잖아. 차 문도 열지 않았는데 우리가 어떻게 내려?”운전석에 앉아있던 수현: “...”그는 갑자기 윤아가 아까 왜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었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 그때부터 생각이 바뀐 모양이었다.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두 아이의 시선은 수현에게 닿았다.아이들의 시선 하에 수현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그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다.차 문이 열리자 윤아는 윤이와 훈이를 데리고 내렸다.두 아이는 앞에서 걸었고 윤아는 뒤에서 따라갔다. 수현은 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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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이 말을 듣자 윤아는 순간 놀람을 금치 못했다.윤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아쉽다니, 말도 안 됐다.윤아는 눈썹을 조금 찌푸렸다가 다시 펴고는 몸을 굽혀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이는 이를 보고 얼른 다가가 윤아의 품에 안겼다.“엄마.”“아까 한 그 말, 누가 가르쳐줬어?”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윤이를 떠보았다.이 말을 들은 윤이는 조용히 말했다.“가르쳐준 사람 없어요. 엄마, 윤이가 혼자 생각한 거예요. 아까 돌아온 후에 엄마가 계속 창가에 서서 뭘 훔쳐봤잖아요. 그거 아저씨 아니에요?”“아니야. 엄마는 그냥 커튼 치러 갔어.”“그런데 엄마가 커튼 틈 사이로 훔쳐보는 거 봤는데요.”“...”도대체 누구 딸인지, 왜 계속 다른 사람 편을 들어 말하는 걸까?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아이의 볼을 살며시 꼬집으며 꾸짖었다.“심하윤, 너 요즘 계속 엄마 말 잘 안 듣더라?”딸애의 볼살은 아주 말랑하고 보드라웠는데 이렇게 꼬집으니 순간 핑크색으로 물들었다. 윤이는 눈을 깜박이며 천진난만하게 물었다.“엄마, 윤이는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에요.”됐다. 윤이는 올해 겨우 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렇게 어린아이랑 시비를 가려도 딱히 알아들을 것 같지는 않았다.윤아는 어쩔 수 없이 두 손을 들었다. 하지만 필요한 교육은 그래도 해야 했다.“윤아, 엄마랑 하나만 약속해 줄 수 있어?”“뭔데요?”“앞으로 고독현 아저씨 앞에서 엄마가 뭐라고 하면 우리 윤이는 그냥 그렇게 알고 있어. 절대 엄마 반대편에 서서는 안 돼, 응?”여기까지 듣자, 아이는 냉큼 알겠다고 하는 대신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엄마는 고독현 아저씨를 안 좋아해요?”드디어 이걸 물어보네.윤아는 당장 고개를 끄덕였다.“응, 안 좋아해.”“그럼 아저씨가 싫어요?”이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윤아는 고민했다.만약 싫다고 하면 딸애의 마음에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걱정되었다.잠깐 고민한 후, 윤아는 결국 이렇게 물었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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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선우가 잊었다 해도 진 비서까지 잊을 리가 없었다.하지만 이걸로 선우를 나쁘게 생각할 수도 없었고 또 그러고도 싶지 않았다.윤아는 몸을 소파에 던진 채 눈을 감고 잠시 머리를 식혔다.-이튿날 아침.수현을 피하고자 윤아는 반 시간 일찍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섰고 밖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다.수현을 헛걸음하게 만들 속셈이었다.하지만 아래층에 내려오자마자 윤아는 길쭉한 링컨 승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민재는 차에 기대어 연이어 하품했는데 곧 잠들어 버릴 기세였다.윤아가 그를 발견한 몇 초 동안, 민재는 너무 졸린 나머지 하품을 연속 두 번이나 했다.세 번째 하품이 나오려고 입을 벌리는 순간, 그는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윤아를 발견하고 당장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잠을 깨고 활기차게 윤아를 향해 걸어간 후, 높은 소리로 인사했다.“윤아 아가씨, 좋은 아침입니다.”“...”윤아는 정말 욕이 튀어나올 뻔 했다.민재는 몇 걸음 걸어 윤아의 길을 막고는 흥분에 겨워 말했다.“윤아 아가씨께서 이렇게 빨리 내려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여기 오는 길에 이렇게 빨리 가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대표님께 말씀 드렸는데요. 글쎄 대표님께서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분명 일찍 내려올 거라고 하셨어요. 대표님께선 참 선견지명이 있는 분이시지 않아요?”민재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 문이 열리면서 정장을 입은 수현이 차에서 내려왔다.“아저씨!”윤이는 얼른 짧은 다리를 움직이 수현을 향해 달려갔다.윤아: “...”어제 밤 그녀가 했던 말을 다 잊은 모양이었다.수현은 허리를 굽혀 윤이를 안았다. 그는 오늘 꽤 격식 있게 차려 입었는데 수트에 넥타이를 맸고 밖엔 회색 코트를 덧입어서 그런지 더욱 깔끔하고 멋져 보였다.그리고 크림색 코트를 입은 윤이는 그의 품에서 말랑한 찹쌀떡 같았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현과 붙어있을 때 눈매가 더 닮아 보였다.윤아는 눈을 질끈 감고는 이 장면을 보지 않으려 했다.“이렇게 일찍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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