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1206 챕터

제631화

하지만 훈이는 앞으로 가지 않고 망설이며 자리에 서 있었다.“동생도 차에 탔는데 뭘 걱정하는 거야? 윤이를 버리고 갈 수도 없잖니.”말을 마친 후, 윤아는 훈이 손을 잡고 차를 향해 걸어갔다.수현이 윤이를 안고 차에 오른 선택은 확실히 그녀를 꼼짝하지 못하게 했다.윤아가 차에 탄 것을 본 수현은 얇은 입술로 예쁜 각도를 만들었고, 잠시 후 그는 윤이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그는 오늘 직접 차를 몰고 오지 않았다.운전석에는 기사가 앉았고 윤아와 훈이가 차에 오른 후 원래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민재도 따라서 차에 탔다.민재는 차에 탄 후, 시선을 윤아와 아이들 얼굴에서 떼지 못했다.두 아이가 수현의 핏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엄청나게 놀랐다.수현 같은 사람은 분명 평생 혼자 외롭게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아들딸이 생겼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사모님께서 너무 아름답다는 점이다.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민재는 서늘한 시선이 자신의 얼굴에 꽂힌 것을 발견했다.그 시선을 따라 보니 경고하듯 자신을 쏘아보는 수현이 눈이 들어왔다.마치 “내 아내를 왜 보는 겁니까?” 라고 하는 것 같았다.민재는 계면쩍게 시선을 돌렸다.‘됐어, 안 보면 되잖아.’아침을 먹은 후, 수현은 또 기사에게 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라고 분부했다.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윤아는 얼른 차에서 내렸다.학교의 선생님은 두 사람이 한 차에서 내릴 때 의아한 듯 보았다.어제 윤아가 화낸 이후로 선생님은 윤아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 아마 그녀가 또 자신에게 화풀이를 할까 두려운 듯했다.어제 일을 떠올리니 윤아는 조금 미안했다. 그 선생님에게 사과하려 할 때 곁에서 수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가자. 회사에 데려다줄게.”이 말을 듣자, 윤아의 머릿속의 생각은 순간 사라졌다. 그녀는 서늘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수현의 제안을 거절했다.“됐어.”수현은 얇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차 갖고 오지 않았잖아. 설마 걸어가려고?”“내가 어떻게 출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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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네.”수현은 차갑게 대답했다.“그럼 대표님... 윤아 아가씨께선 이미 지하철 타러 가셨는데 저희는 회사에 돌아가는 게 어떻습니까? 요즘 회사 업무가 아주 많아졌어요. 계속 처리하지 않는다면...”민재는 뒤에 말을 계속하지 않았으나 수현은 알만 했다. 그는 얇은 입술을 꾹 다물고는 시선을 거두었다.“회사로 가죠.”-윤아는 지하철역에 들어선 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그리고 아무도 따라오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그러나 그녀는 아주 빠르게 마음을 정리하고 표를 산 후, 회사로 갔다.그 후, 회사에서도 윤아는 일할 기분이 나지 않았다. 미팅할 때도 다른 생각을 하면서 집중하지 못했고 결국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미팅을 끝냈다.윤아의 뒤에서 따라 나오던 민우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윤아의 길을 막았다.“대표님, 요 며칠 상태가 영 아닌 것 같은데요?”이 말을 듣자, 윤아는 조금 멈칫하더니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대표님, 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민우는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저한테 얘기해 보세요. 고민이라도 털어놓으면 한결 시원하잖아요.”얘기하라고?윤아는 고개를 저었다.“됐어요. 오 매니저가 알았다간 내일 모든 사람들이 알 겁니다.”“어, 대표님. 절 그렇게 오해하면 안 되죠. 전 비록 다른 사람들의 일에 관심을 많이 갖긴 하지만 입이 가벼운 건 아니거든요? 대표님 일 한 번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린 적 없어요. 보세요, 저희 회사에서 대표님과 진수현 대표님 일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잖아요.”민우의 이 말에 윤아는 하나도 반박할 수 없음을 발견했다.안경 낀 그 남자 외엔 회사에서 그녀와 수현의 일을 아는 사람은 정말 없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두 눈으로 직접 본 거니 당연히 이 범위에 속하지 않았다.민우가 한 말은 확실히 옳았다. 그는 가십거리에 관심이 많긴 하나 입이 가볍지 않았다.그녀의 일엔 확실히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했다. 아빠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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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원래 윤아의 감정생활을 흥미진진하게 들으려고 했지만 그녀가 아이 얘기를 하니 민우의 관심 포인트는 순간 변했다.“대표님, 쌍둥이를 낳으셨어요? 남자아이예요, 여자아이예요?”윤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제가 아니라 친구라니까요.”“아, 네네. 대표님 친구분이죠. 그러니까 친구분께서 낳은 쌍둥이가 남자아이예요, 여자아이예요?”“중요해요?”“중요하죠. 제가 엄청 궁금하거든요.”“...이란성 쌍둥이예요.”“와. 만약 진수현 대표님께서 정말 아이들을 뺏으면 아들딸 다 있는 거네요?”“친구 전남편이라니까요.”“아, 네네. 친구분 전남편이죠. 아까 실수했어요. 네, 실수.”“하지만 진... 대표님 친구분께선 왜 전남편이 자신과 아이를 뺏는다고 생각했대요? 함께 키우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함께 키운다니요. 농담하지 마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그렇다면 이유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왜 불가능한데요?”민우는 눈썹을 올리며 분석했다.“대표님 전남편, 아니 친구분 전남편 되게 대단하시죠? 사회에서 자원도 많고 지위도 높고요. 그런 사람과 함께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들의 미래에 아주 좋잖아요.”“함께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니까요? 뺏어가기만 할 뿐이에요. 뺏기만 한다고요.”윤아는 고집스럽게 뒤의 말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그리고 이미 만나는 사람도 있어요. 함께 키우고 또 도와주겠다는 거 다 가짜에요. 그냥 아이를 뺏으려는 수단일 뿐이라고요.”“만나는 사람이요?”여기까지 듣자, 민우는 드디어 포인트를 발견했다.그는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대표님, 그러니까 진수현 대표님께서 이미 만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아이를 뺏을까 봐 두려우신 거죠?”윤아는 민우를 보며 대답하지 않았지만 눈빛과 표정은 이미 묵인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는 아까 민우가 친구분 남편이 아니라 직접 수현이라고 말한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일 초 후, 민우는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대표님, 만약 이걸 걱정하시는 거라면 정말 그럴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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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히히, 저는 또 대표님이 안 궁금해하시는 줄 알았죠. 듣고 계셨네요?”민우는 히죽거리며 말했다.윤아는 참을 인을 세 번 그리다 민우에게 말했다.“민우 씨, 잘리고 싶어요?”“그럴 리가요. 대표님 잘 따라오시나 그냥 농담 한번 해봤어요. ”윤아의 얼굴이 굳어지는 걸 보고 민우는 이어서 말했다.“알았어요. 저 그러면 계속할게요.”“약혼 날짜까지 나오고 그러니까 사람들은 다 진짜로 두 사람이 약혼하는 줄로 알았던 거죠. 심지어 지인이 약혼 파티 초대장을 받았다고 인터넷에 올렸다니까요.”윤아의 눈썹이 살짝 찡그러졌다.“그래서요?”“대표님,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끝까지 들어보세요.”“…”“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초대장 받았대요. 그리고 약혼식장 내부 사진까지 찍혀서 남성에 두 사람이 약혼 소식이 쫙 퍼지고 사람들은 약혼식 날만 기다린 거죠. 심지어 기자들이 약혼한다는 소문에 진씨 가문 대문 앞까지 모여들었는데, 글쎄 진씨 집안에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그랬대요.”윤아의 눈이 가늘어졌다.“근거 없는 소문이라고?”“그렇다니까요. 수현 씨 본인이 나와 직접 말한 건 아닌데, 진씨 집안에서 나와서 얘기하기를 다 헛소문이라고 그랬대요.”민우는 턱을 만지며 계속 떠들었다.“근데 소문이 그렇게 다 퍼졌는데 누가 거짓말이라고 믿겠어요? 그리고 진씨 집안에서 대응한 후 소문이 더 거세진 거죠. 예식장 사진까지 나오고. 소영 씨 지인이라는 사람이 채팅창 캡처 사진도 올렸잖아요. 소영 씨가 직접 약혼 사실을 시인했다는 대화 기록을 캡처한 거요. 제가 그걸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아세요?”윤아는 말없이 민우를 바라봤다.“아니 생각해 보세요. 진씨 집안에서 이미 헛소문이라고 말했는데, 왜 두 사람의 약혼 소문은 점점 더 거세질까. 뭔가 여자가 남자에게 약혼을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약혼한다는 소문이 다 돌았는데 약혼식 날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여자만 망신을 당하는 거고, 여자의 체면을 지켜주려면 남자가 약혼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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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안 나타났다고?” 윤아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네. 그랬대요.”윤아는 말이 없어졌다. ‘무슨 생각으로 안 간 거지? 은인이라면서 어떻게 감당하려고.’하지만 그가 약혼식에 안 갔다고 해도 변하는 건 없었다. “그때 많은 기자가 세기의 약혼식인 줄 알고 갔는데 남자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날 소영 씨 되게 불쌍했다고 그랬대요. 약혼식인데 남자는 안 보이지. 소영 씨도 망신이고 강씨 집안도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요. 근데 기자들이 사진은 못 찍었다 하더라고요. 뭐 찍혔다고 해도 다 폐기됐을걸요. ”윤아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아니면 진짜 거짓 소문인 게 아니었을까? 약혼식도 원래를 없었던 거고.”윤아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애초에 수현이 자기와 계약 결혼도 깨고 애도 싫다고 한 게 다 소영 때문이었는데. 왜 그녀와의 약혼식에 나타나지 않은 거지?“처음에 누리꾼들도 그런 줄 알았는데 어느 기자가 봤을 때 엄청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더래요. 근데 기자들이 찍은 사진 다 폐기됐다고 하더라고요. 지나가던 행인이 영문을 모르고 들어가서 이쁘다고 몇 장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서 떠돌아다니다가 결국 그 사진들도 내려졌잖아요.”“사진 찍었다고?”“네, 저도 그때 소영 씨가 찍힌 사진을 봤거든요. 왜 그 손에 부케를 들고 있는 사진이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어요.”“사진을 봤어요?”윤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처음에는 약혼식이 그냥 헛소문인 줄 알았는데 민우가 사진까지 봤다고 하니 약혼식은 진짜 있었던 일이고 수현이 가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니까요. 진 대표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게 저는 잘 믿어지지 않아요. 몇 년동안 진 대표 옆에 다른 여자 있는걸 못 봤잖아요. 진짜로 그냥 대표님과 같이 아이들을 키우려고 한 게 아닐까요? 아니면…”민우는 잠시 말을 멈추고 윤아의 눈치를 살피면서 물었다. “대표님, 근데 이혼 왜 하셨어요? 두 분 사이 무슨 오해라도 있었던 게 아닐가요?”오해?윤아의 얼굴에 냉소가 어렸다. 오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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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누가 뭐라고 해도 그가 아이를 뺏으려 한다면 그녀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퇴근할 무렵, 그녀의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왔다. 바로 카톡으로 연락하는 ‘고독현 밤’이었다.[오늘 회사에 별일 없고 해서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을 집에 데려왔어요. 당신도 퇴근해서 바로 오면 될 것 같아요.]메시지 내용을 확인한 윤아는 두 눈을 의심했다. 그녀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답장했다.[안 돼요.]‘고독현 밤’이 바로 답장이 왔다.[뭐가 안된다는 거예요?][아이들을 집으로 데려가는 거요. 저의 의견도 존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상대방은 한참 뒤에 답장했다.[윤아 씨, 내가 다시 생각나게 해줘요? 훈이 와 윤이, 내 자식이기도 해요.][그럴 필요 없어요. 아이들은 내가 키웠어요. 애들 아빠 누군지 내가 알아요. 어쨌든 당신은 아니에요.][그래요? 아니면 내가 애들 친자 검사해 볼까요?][아무튼 제 아이들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상대방은 오랫동안 답장이 없었다. 윤아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나한테 설득당한 건가? 애들을 데려가지 않으려나?”하지만 이내 뭔가 잘못됨을 감지했다. 수현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윤아는 불안해졌다. 퇴근까지 15분이 남았지만 상관하지 않고 조기 퇴근하려 서둘렀다.퇴근 준비를 하면서 윤아는 속으로 수현을 욕하기 시작했다. 매번 이 남자 때문에 조퇴해야 한다니.그때 핸드폰 메시지 알람이 뜨고 수현이 답장을 했다.[차에 탔어요. 집에 가는 중이에요.]“?”나쁜 자식! 그녀가 이를 갈며 전화하려던 찰나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전화하려고 했던 거면 본인 감정 잘 컨트롤 하죠. 애들도 옆에 있는데.]윤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아이들을 위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전화하려던 생각을 접었다. 전화해서 뭐 한담? 그가 아이들을 다시 곱게 데려다 놓을 것도 아니었다. 수현은 아이들을 뺏어가기로 결심한 게 틀림없었다.윤아는 체념하고 더 이상 답장 하지 않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녀의 머릿속엔 오만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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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수현은 아이들을 데려온 후 요리사를 불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장난감도 가득 사 왔다. 두 아이의 취향을 잘 모르는 데다 장난감을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는 수현은 비서에게 장난감을 있는 대로 다 사 오게 하였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두 눈이 휘둥그레서 서로 눈치만 보았다.이윽고 윤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저씨, 이 장난감들 다 저랑 오빠를 주는 거예요?”“그래, 너희들 아빠가 되려면 이 정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겠어? 일단 들어가서 맘에 드는 게 있는지 한번 볼까?”수현은 두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선 하윤이는 오빠한테 소곤거렸다. “오빠, 우리 이거 만져도 돼?”동생은 이미 참을성이 없어 보였다. 사실 훈이도 방안에 가득한 장난감을 보면서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훈이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만지지 말고 보기만 하자.”“왜? 아저씨가 우리 놀라고 사준 거 아니야?” 윤이는 아쉬운 듯 물었다.“아저씨가 사준 건 맞는데, 아직 우리 아빠도 아니잖아.”“하지만…”‘이렇게 재미있는 장난감들이 쌓여있는데 보기만 하라고?’윤이는 입을 삐죽하다가 이내 참지 못하고 장난감 하나를 집어서 포장을 뜯었다. 훈이가 말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었다. 윤이는 장난감을 내밀면서 웃었다.“오빠, 이것 봐!”“윤아…”훈이는 얼굴을 찡그린 채 동생에게 뭐라고 하려 했지만, 수현이 다가오자 이내 입을 다물었다. “이게 마음에 들어?”수현은 윤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비행기 모형을 보면서 물었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도 있고 귀여운 장난감도 있었지만, 비행기 모형을 집어 든 딸을 보면서 그는 약간 의아해했다.수현의 물음에 윤이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좋아요. 윤이는 커서 멋진 비행기 조종사가 될 거예요.”“그래. 멋진 꿈이네.”수현은 딸이 그저 귀엽고 얌전한 성격인 줄 알았다. 조종사가 꿈이라니? 하긴 아이들의 상상력이 엉뚱해서 그럴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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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칭찬을 받은 윤이는 신나서 비행기 모형을 가지고 뛰어갔다.수현은 옆에 말없이 얌전히 서있는 훈이를 보면 물었다.“훈이는?”“네? 저요?”갑자기 쏠린 관심에 훈이는 긴장하고 있었다. “윤이는 꿈이 조종사 되는 거라던데, 우리 훈이는?”수현은 처음으로 아이들과 이렇게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장래 희망이 뭔지를 물어본 것 같았다. 예전의 그는 아이들과 엮이는 걸 아주 질색 팔색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5년 동안 떨어져 지낸 두 아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으며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했다. 훈이는 수현의 눈길을 피하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아직 잘 모르겠어요.”옷자락만 만지작거리는 훈이의 작은 손을 바라보며 수현은 생각이 많아졌다.“아직 생각을 못 한 거야, 아니면 아저씨한테 알려주기 싫은 거야? 훈이야, 아저씨 생각엔 훈이가 또 아저씨를 싫어하는 것 같은데?”“아니에요.”훈이는 다급하게 부정했지만 아이가 자신에게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수현은 느낄 수 있었다. 훈이는 똑똑한 아이였다. 윤아가 아이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었지만, 분명히 뭔가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래서 훈이가 아마도 자신을 이렇게 불편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생각에 잠긴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그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엄마가 왔나 보다. 아저씨가 가서 열어주고 올게.”수현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그리고 훈이랑 윤이, 이제 더 이상 고독현 밤 아저씨라고 부르지 말고, 현 아저씨라고 부르면 안 될까?”말을 마치고 그는 아래층으로 향했다. 계속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윤아라면 어제도 집에 바로 들어온 적이 있어서 비밀번호를 알고 있을 텐데? 왜 계속 초인종을 누르지?’아마도 아이들을 데려온 그를 괘씸하게 여겨서 일부터 초인종을 계속 눌러 그를 골탕 먹이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역시 성질은 안 변했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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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석훈은 자기 여신을 위해 불평을 이어갔다.“소영이가 너를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아? 너도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야? 아무리 일이 바빠도 그렇지. 소영이 전화는 받아야 할 거 아니야.”양훈은 그런 석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석훈은 수현에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어렸을 때부터 셋이 같이 놀던 사이이기도 했고, 집안끼리도 서로 잘 알고 지냈었기 때문에 수현도 그런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는 훨씬 관대했다. 하지만 그래도 어른이 된 지금은 어릴 적 친구들도 그의 눈치를 봐가면서 할말은 가려서 하는 편이지만 석훈은 여전히 뇌를 거치치 않고 마구 뱉어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그를 수현은 여러 번 경고했었지만, 고쳐질 기미는 안 보였다. 수현도 별수가 없었다. 장황한 불만을 늘어놓는 석훈을 무시하고 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일부러 올 필요는 없는데. 중요한 일 아니면 오늘은 이만 돌아가.”말을 마친 수현은 문을 닫으려 했다.“수현 씨...”석훈은 손을 뻗어 문을 막으며 말했다.“야, 우리한테 연락을 안 한 건 그렇다 쳐. 근데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데 어쩜 차를 마시고 가라는 말도 없냐? 우리 남성에서 오자마자 여기로 너 보러 왔다고.”수현의 미간에 주름이 패었다. “오늘은 시간이 안 돼. 다음에 보자.”집안에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조금 있으면 윤아도 도착할 것이다. 지금 이들을 들였다간 일이 어떻게 커질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단칼에 거절당한 석훈은 못마땅해 투덜거렸다.“수현아, 너 요즘 왜 그래? 우리 같은 친구는 이제 안중에도 없냐? 들어가서 얘기도 못 해? 차는 안 마셔도 되니까 얘기 좀 하자.”수현의 냉랭한 태도에 소영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훌쩍였다.“수현 씨, 우리는 그저 수현 씨가 보고 싶어서...”수현의 시선은 양훈에게로 꽂혔다. 양훈은 코를 쓱 만지고는 수습에 나섰다. “아니면 오늘은 그만 돌아갈까? 수현이도 많이 바빠 보이는데 우리 나중에...”양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앳된 목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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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맞아. 그러고 보니 아이가 수현 씨를 고독현 아저씨라고 불렀어. 고독현, 이건 또 무슨 뜻이지?’‘수현이라는 이름 외에 다른 이름이 있었던가?’소영의 얼굴은 점차 일그러지더니 수현의 차가운 얼굴을 보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수현 씨, 저 아이는 누구야?” 양훈도 눈썹을 치켜뜬 채 조용히 수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 파악을 못 한 석훈은 계단에 서있는 윤이를 보면서 다짜고짜 물었다.“야, 쟤 너랑 되게 닮았는데? 설마 네 딸은 아니겠지?”석훈의 말이 끝나자, 소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주먹을 꽉 쥐었다. 긴 손톱은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애써 웃으며 물었다.“그런 거 아니지? 왜 전에도 수현 씨랑 닮은 애를 들이밀면서 수현 씨 애라고 그랬는데 알고 봤더니 애 얼굴을 뜯어고쳐서 수현 씨에게 빌붙으려고 그랬던 거잖아. 이 애도 그런 게 아닐까?”입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아이의 자연스러운 얼굴을 보면서 소영은 점차 자신이 없어졌다.그녀도 사실 알고 있었다. 성형을 한 거라면 얼굴이 저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는 것을. 더욱 그녀를 소름 끼치게 하는 것은 수현을 닮은 저 아이의 얼굴은 그 여자도 연상케 한다는 것이었다.윤아!소영은 그녀의 이름을 입에 올리기도 싫었다. 그녀만 아니었다면 수현이랑 벌써 약혼하고도 남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문 앞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윤이는 쑥스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귀여운 얼굴 때문에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들이 하도 이쁘다고 해서 자주 있는 일이었다.눈앞의 상황을 보며 수현의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아났다. 윤아와 아이들이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까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일은 그의 염원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 일은 너희들과 아무 상관이 없어. 더 이상 화내기 전에 나가줬으면 좋겠어.”“가긴 어디를 가. 수현아, 내 물음에 아직 대답 안 했잖아. 도대체 누구 애냐니까?”눈치 없는 석훈은 제 발로 불구덩이에 뛰어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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