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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수현은 아이들을 데려온 후 요리사를 불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장난감도 가득 사 왔다.

두 아이의 취향을 잘 모르는 데다 장난감을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는 수현은 비서에게 장난감을 있는 대로 다 사 오게 하였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두 눈이 휘둥그레서 서로 눈치만 보았다.

이윽고 윤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저씨, 이 장난감들 다 저랑 오빠를 주는 거예요?”

“그래, 너희들 아빠가 되려면 이 정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겠어? 일단 들어가서 맘에 드는 게 있는지 한번 볼까?”

수현은 두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선 하윤이는 오빠한테 소곤거렸다.

“오빠, 우리 이거 만져도 돼?”

동생은 이미 참을성이 없어 보였다. 사실 훈이도 방안에 가득한 장난감을 보면서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훈이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만지지 말고 보기만 하자.”

“왜? 아저씨가 우리 놀라고 사준 거 아니야?”

윤이는 아쉬운 듯 물었다.

“아저씨가 사준 건 맞는데, 아직 우리 아빠도 아니잖아.”

“하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장난감들이 쌓여있는데 보기만 하라고?’

윤이는 입을 삐죽하다가 이내 참지 못하고 장난감 하나를 집어서 포장을 뜯었다.

훈이가 말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었다. 윤이는 장난감을 내밀면서 웃었다.

“오빠, 이것 봐!”

“윤아…”

훈이는 얼굴을 찡그린 채 동생에게 뭐라고 하려 했지만, 수현이 다가오자 이내 입을 다물었다.

“이게 마음에 들어?”

수현은 윤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비행기 모형을 보면서 물었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도 있고 귀여운 장난감도 있었지만, 비행기 모형을 집어 든 딸을 보면서 그는 약간 의아해했다.

수현의 물음에 윤이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좋아요. 윤이는 커서 멋진 비행기 조종사가 될 거예요.”

“그래. 멋진 꿈이네.”

수현은 딸이 그저 귀엽고 얌전한 성격인 줄 알았다.

조종사가 꿈이라니? 하긴 아이들의 상상력이 엉뚱해서 그럴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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