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어요. 고마워요, 아저씨.”윤아는 서훈의 손을 잡고 서서히 다가갔는데, 서훈은 윤아의 얼굴을 살피더니 나지막하게 소리를 내었다.“아저씨, 안녕하세요.”선우는 다른 박스도 꺼내 서훈에게 건네주었다.“자, 이건 우리 훈이 선물이야.”하지만 서훈은 무슨 생각에 잠긴 듯 입을 삐죽 내밀고 건네받으려고 손을 내밀지 않았다.그가 손을 내밀지 않자, 선우는 다시 한번 그를 불렀다.“훈아?”서훈은 이때 윤아를 바라보았는데, 윤아는 웃으며 말했다.“아저씨한테 고맙다고 해야지.”듣기 거북할 정도로 난감한 말들은 아이가 있는 앞에서 다시 할 수 없는 노릇이다.윤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서훈은 손을 내밀어 선우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고 고맙다고 인사까지 확실하게 했다.윤아는 그런 서훈을 한 번 바라보았다.너무 지나치게 민감한 서훈은 자기의 사소한 감정까지 눈치챌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그리고 석훈이 선물을 받자, 선우의 얼굴에는 다시 웃음이 피어나기 시작했다.그는 손을 내밀어 서훈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나서 입을 열었다.“가자, 아저씨가 바래다줄게.”이미 찾아온 이상 윤아는 뭐라고 할 길도 없어 두 아이를 데리고 선우의 차에 올랐다.다만 차에 오르고 나서 윤아는 지나칠 정도로 내내 침묵만 지켰고 휴대폰만 바라보며 대화에 스며들지 않았다.하윤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채 가는 내내 즐거워 마지 못하며 선우와 재잘재잘했다.그리고 서훈은 윤아가 신경 쓰여서인지 그다지 말하지 않았고 작은 책가방에서 책을 꺼내 책을 읽으려고 했다.하지만 아직 한 줄도 채 보지 못했는데, 선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훈아, 차를 타고 있을 때는 책을 읽지 않는 게 좋아.”책을 꽉 잡고 있던 서훈의 작은 손은 그 말에 멈칫거렸고 그는 고개를 들어 윤아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윤아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책을 도려 거두기 시작했다.본래 일은 이대로 끝날 줄 알았는데, 선우는 말머리를 서훈에게로 돌렸다.“훈아, 오늘 훈이가 아저씨를 자꾸 피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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