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551 - Chapter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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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우림은 이민재가 누군진 몰라도 진 씨 그룹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진수현이란 이름도 그의 회사에서 꽤 유명한 이름이었다.옆에 있던 서가영도 그걸 아는지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었다.“저희를 찾아오셨어요?”부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민재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는 모습을 보았다. 곧이어 민재는 두 사람의 이름을 거듭 확인하며 말했다.“조우림 씨, 서가영 씨. 본인 맞으시죠? 여기 사진도 맞으시고?”우림과 가영은 고개를 들이밀고 서류를 확인했다. 그곳엔 그들의 개인정보와 사진이 틀림없이 박혀있었다.“네, 저희 맞는데요. 근데 무슨 일로?”“여기선 좀 그렇고, 들어가서 얘기할까요?”부부는 곧바로 민재를 집으로 들였다.민재는 집에 발을 들인 후 빠르게 집 안을 훑었다. 역시 조사한 대로 두 사람의 형편은 그냥 그래 보였다. 아무리 여기저기서 돈을 벌어 모은대도 매달 나가는 생활비에 부동산 대출까지 내야 하니 넉넉하진 않을 거다. 게다가 아이까지 있으니, 학비도 부담될 테고. 그러다 보니 집 안을 세심히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거지.가영은 민재를 위해 차를 한 잔 내왔다.하지만 민재는 차는 입에도 대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두 분 오후에 또 회사 나가보셔야 하죠? 시간 너무 뺏지 않고 바로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민재는 찾아온 목적을 얘기했다.둘은 민재의 말을 들은 후 얼이 빠진 듯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이 들었다.“자, 잘못 들은 거 아니죠? 정말이에요?”민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 진수현 대표님께서 두 분 자녀분을 후원하실 겁니다.”“하, 하지만... 왜요?”서가영은 이해가 안 되는 듯 물었다.“그런 건 보통 빈곤가정이나 시골에 사는 아이들한테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 집 형편이 그렇게까지 나쁜 건 아닌 것 같은데요?”“그렇긴 하죠. 만약 후원이 목적이면 그런 아이들을 찾았겠죠. 하지만 저희 대표님은 다른 이유가 있으십니다. 두 분 형편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두 분 조상님이 저희 대표님과 아주 조금의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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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조우림은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이거 사기 아니죠? 당신, 설마 부동산 매매 하는 사람이에요? 이런 수법으로 우리한테 비싼 집 팔아넘기려고 이러는 거 아니에요?”그러자 민재는 곧바로 부동산 증명서를 두 사람 앞에 꺼내 보이며 말했다.“돈은 저희 쪽에서 전부 부담하니 두 분은 그냥 몸만 오시면 됩니다.”20분 후, 둘은 다정하게 민재를 배웅했다. 그러면서 오후에 바로 사직서를 낸 후 아이의 전학 수속을 밟고 내일 새 학교로 보내겠다고 했다.민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시간 잘 지켜주십쇼. 내일 아침엔 반드시 그곳에 계셔야 합니다.”“그럼요. 문제없죠. 잠을 안 자서라도 오늘 밤에 이사 마치겠습니다.”일을 순조롭게 마친 민재는 드디어 만족스럽게 길을 떠났다._윤아는 은행에 들러 현금 100만 원을 준비했다.아이를 키우게 된 후부터 그녀는 항상 아이들이 필요할 만한 물건들을 수시로 가지고 다녀야 했기에 들고 다니는 가방도 소싯적 즐겨 메던 미니 백이 아니라 수납공간이 큰 가방으로 바뀌었다.덕분에 현금 100만 원도 거뜬히 넣을 수 있었다.윤아는 그 사람이 필요하다는 현금이 고작 100만 원일 줄은 몰랐다.라이브 방송으로 그 많은 돈을 써대던 사람이 고작 100만 원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건지.윤아는 그제야 알 것 같았다. 돈을 돌려받는 건 핑계일 뿐이고 진짜 목적은 그녀를 만나기 위함이다.왜 만나려 하는지는...윤아는 계획대로 두 자리를 예약하고 창가 자리만 상대방에게 알려줬다.그녀는 현아가 말한 대로 그 사람이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지켜볼 생각이다._한편, 수현은 오늘도 잔뜩 그늘진 얼굴로 레스토랑에 발을 들였다. 그는 가장 꼭대기 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가만히 있어도 우울한 기운이 마구 뿜어져 나왔다.옆에 앉아 있던 민재는 덩달아 오싹한 기분이 들어 겉옷 지퍼를 올리며 수현을 봤다.“대표님. 윤아 아가씨도 온다고 약속하셨는데 왜 아직도 화가 나 계십니까?”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수현의 괴이한 냉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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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분노가 머릿속을 지배할 땐 이성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심지어는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이성마저 잠식되기도 한다.아무리 진수현이라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선 예외가 아니다.하지만 이민재의 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어느새 그를 지배하던 분노는 사그라들고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그래, 내가 화낼 자격이 있나?민재의 말처럼 벌써 5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그녀가 미혼인 거에 감사하고 이렇게나마 만날 기회라도 있다는 거에 감사해야 하는 거였다. 무슨 신분으로든 지금 그녀를 만날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신이지 않은가.생각 끝에 수현은 민재를 한 눈 보고 말했다.“그러네요. 이 비서 생각보다 쓸모가 없진 않네요.”“그렇죠?”민재는 그의 칭찬에 화색이 돌았다.“그럼, 대표님. 올해 제 월급 인상은 어떻게 안 될까요?”수현이 코웃음을 쳤다.“그건 나중에 보죠.”“제가 시킨 일은 잘 진행했습니까?”“그럼요. 오늘 밤에 바로 옮겨오기로 했습니다. 내일 바로 아이를 데리러 가면 되겠어요. 그런데... 대표님은 두 아이 앞에서 그 친구가 대표님 아이라고 하실 생각입니까?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은데요.”“당연히 안 되죠.”수현이 서늘하게 말했다.“나더러 다른 애 아빠가 되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그렇긴 하지. 다른 애더러 그를 아빠라 부르게 하는 건 아무리 연기라 해도 대표님이 허락할 리가 없다.“그럼 달리 생각해 둔 신분이 있습니까?”“조상이 친척이라면서요? 대충 친척인 척 부르면 되죠.”민재는 곧바로 간편한 호칭을 생각해 냈다.“그럼, 아저씨는 어때요?”삼촌?수현은 두 아이도 그를 아저씨라 부르던 걸 떠올리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러죠.”민재는 핸드폰을 꺼내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뭔가 떠오를 때마다 수현에게 건의했다.“대표님, 건의할 사항이 있긴 한데 이걸 말씀드려도 될지...”“말해봐요.”“그게... 두 아이가 대표님께 완전히 마음을 열기 전까진 조 씨네 그 아이를 대표님 댁에서 같이 지내게 하는 게 어떨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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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됐다, 침착해야지. 어쨌든 지금 그녀가 만나러 오는 남자는 나니까.’윤아는 가방을 메고 레스토랑에 들어왔다.그녀가 들어서자, 직원이 빠르게 나와 손님을 맞았다.“안녕하십니까.”“안녕하세요. 제가 예약한 자리가...”직원은 윤아를 예약한 자리로 안내했다.그리고 수현은 그 모습을 서늘하게 지켜보고 있었다.윤아가 예약한 자리는 창가다.수현은 살얼음 같은 무표정으로 직원이 윤아를 안내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들은 예약된 창가 쪽이 아닌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왜지?직원의 실수인가? 아니면 윤아가 헷갈린 건가?수현이 생각에 잠겨 있는데 윤아는 어느새 계단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민재는 놀라서 옆에 있는 수현에게 말했다.“헉. 저 직원분 설마 이쪽으로 데려오는 건 아니겠죠? 어떡해요 대표님?”당황한 건 민재 뿐만이 아니었다. 내내 무표정이던 수현도 낯빛이 바뀌어있었다.계단은 아주 짧고 내려가는 길은 하나 뿐이다.민재는 가마 위 개미처럼 발을 동동 굴렀다.“어떡해요? 저희 이러다 들키는 거 아니에요?”사실 오늘 그녀를 불러낸 건 만나고 싶어서라기보단 다른 남자와의 만남을 무산시키려던 것뿐인데.지금 마주쳐버리면 그의 입장만 난처해질 게 뻔했다.“뭘 그리 긴장합니까.”수현이 잔뜩 긴장한 민재를 차갑게 한 눈 보며 말했다.“침착하세요.”“대표님...”침착하라고는 해도 이 상황에 어떻게 침착할 수가 있겠는가.“그냥 계단 오르는 겁니다. 지금 우릴 발견한대도 뭐 어때요. 설마 나와 그 남자를 연관 지어 생각하지는 못하겠죠.”민재는 그의 냉랭한 목소리에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하긴. 저희가 예약된 그 자리에 있던 것도 아닌데 설마 알아보겠어요? 괜히 티 내지만 않으면 괜찮겠죠.”말을 마친 민재는 테이블에 있던 커피를 들어 크게 한 모금 마셨다.그는 입에 커피를 머금은 채 고개를 돌려 윤아를 보았다. 직원은 그녀를 데리고 계단을 올라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민재는 커피를 삼키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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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윤아보다 훨씬 키가 큰 수현이 그녀의 곁에 바짝 붙자, 그의 찬 기운이 순식간에 윤아를 덮었다.차고 강한 기운이다.윤아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 그에게서 멀어졌다.하지만 운 나쁘게도 뒤로 한 걸음 물러나자마자 발을 헛디뎌 몸이 휘청거렸다.수현은 손을 뻗어 뒤로 넘어질 뻔한 윤아의 허리를 붙잡고 끌어당겼다.윤아는 당기는 힘에 그대로 수현의 가슴팍에 부딪혔다.퍽!윤아의 향긋한 체향이 수현의 호흡을 파고들었다.수현은 나른한 몸이 그의 품으로 들어오는 걸 느꼈다. 잡고 있는 그녀의 허리도 유독 말캉하게 느껴졌다. 그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조롱하듯 말했다.“날 보는 게 그렇게 긴장될 일이야?”윤아는 몸을 바로 세우고 수현을 밀쳐냈다.“이거 놔.”하지만 오히려 더 꽉 잡는 수현. 그는 윤아가 아무리 밀어도 우뚝 선 산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레스토랑 직원은 이 광경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져서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어차피 아는 사인데 그냥 같이 앉아. 번거롭게 내려가지 말고.”수현은 그녀의 얇은 허리를 감싼 채 그의 테이블로 데려갔다.“누가 너랑 같은 테이블에 앉는대? 이거 놔!”윤아는 계속해서 몸부림치며 수현을 노려봤다.“그리고 네가 왜 여기 있어?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나 미행해?”“미행?”수현이 냉소를 터뜨렸다.“심윤아. 네 옆에 있는 직원한테 물어봐. 우리가 언제 왔는지 말이야.”윤아는 잠시 멈칫했다. 그를 보자마자 자신을 따라와 귀찮게 하려는 거라 생각했지 그가 먼저 와있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민재는 다급히 몸을 일으키며 윤아에게 인사했다.“윤아 아가씨.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식사하러 오셨어요? 벌써 오후가 다 됐는데 바쁘셔서 식사도 아직 못하셨나 보네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앉지 않으시겠어요?”“괜찮습니다.”단칼에 거절 하는 윤아.“같이 밥 먹을 생각 없어요.”“네 회사 투자자여도?”“...”윤아는 아직도 그녀의 허리를 놔주지 않는 수현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지금 나 협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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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수현의 손이 풀리고 드디어 자유를 얻은 윤아는 곧바로 뒤로 두 걸음 물러나 수현과의 거리를 유지했다.수현의 시선은 그런 윤아에게 단단히 고정되었다.“윤아 아가씨. 그냥 저희와 같이 앉으시는 게 어때요? 마음 좀 푸시고요. 네?”윤아는 싹싹한 민재를 보며 그에게는 못되게 말할 수 없어 설명을 해줬다.“아뇨. 제가 약속이 있어서.”수현:“누구랑?”윤아:“너랑 뭔 상관인데?”“남자?”“네가 알아서 뭐 하게?”약속 대상이 누군진 알지만,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민재도 옆에서 들으면서 식은땀이 삐질삐질 났다.‘대표님 지금 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조금 전까지 평정심을 유지하기로 잘 얘기해 놓고 어떻게 만나자마자...하지만 윤아의 그 저항하는 태도와 말 한마디 없이 가려는 모습은 그가 진수현이었어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거다.수현은 냉소를 터뜨렸다.“이선우야?”궁금하긴 했다. 만약 고독현 밤이 만나자고 밀어붙이지만 않았으면 지금쯤 이선우를 만나러 갔을까.윤아는 원래 누굴 만나는지 말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수현이 이렇게 나오자, 홧김에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같이 밥 먹기로 했어. 오후엔 차도 보러 갈 거야. 용건 없으면 난 이만 가볼게.”말을 마친 윤아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선우와 통화하는 척하며 밖으로 나갔다.그러나 수현의 곁은 지날 때, 그가 윤아의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이거 놔!”“차 보러 간다며? 같이 가줄게.”그는 윤아의 손목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민재는 멀어지는 둘을 멍하니 바라보다 거의 다 내려갈 때쯤에야 정신을 차리고 뒤따라갔다.“대표님. 식사 안 하세요?”하지만 돌아오는 건 사라져 버린 둘의 뒷모습이었다.민재:“...”이제 나올 음식은 다 혼자 먹게 된듯하다.하지만 그 많은 음식을 혼자 다 먹을 순 없으니 민재는 서둘러 수원에 사는 친구를 불렀다._윤아는 수현 때문에 바깥까지 끌려왔다. 그는 윤아를 억지로 차에 태운 후 두 손을 꽉 잡고 운전기사에게 출발하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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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강소영 얘기가 나오자 차 안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마치 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수현은 강소영이란 말에 눈을 게슴츠레 뜨고 말했다.“나랑 강소영은...”윤아는 고개를 홱 돌리고 쌀쌀맞게 말했다.“너랑 소영 씨가 뭐 어떻든 관심 없어. 나한테 피해만 안 가게 했으면 좋겠어.”그러자 수현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애초에 누가 깔끔하게 헤어지자고 했지? 심윤아, 이게 네가 말한 깔끔한 태도야? 아니면 뭔가 숨기는 게 있어서 깔끔한 이별이 안 되는 건가?”말을 마친 수현은 윤아를 주시했다.아니나 다를까, 윤아는 겉으로는 침착한 척하지만, 흔들리는 동공까진 감추지 못했다. 수현이 눈을 고정하고 있어 발견했지 아니면 알아보지 못했을 거다.윤아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고개를 돌렸다.“내가 그런 말을 했었다고? 기억 안 나는데?”그녀는 침착하고 담담하게 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그런 말 했다는 증거 있어?”“...”수현은 차가운 호수 같은 그녀의 눈동자와 눈을 맞추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이젠 억지라도 부리게?”“그래, 뭐.”수현이 여유롭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럼, 말 안 한 거로 해. 어차피 지금 나한테 그딴 건 중요하지 않으니까. 내 결정에 아무런 영향도 없어.”윤아:“...”하긴, 진수현이 마음만 먹으면 윤아가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소용이 없거니와 그가 그 한마디 때문에 그녀를 놓아줄 리도 없다.윤아는 순간 한국으로 돌아온 게 잘못된 결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돌아올 때 아이들은 해외에 두고 창업에만 집중하는 게 더 나았을지도.하지만 윤아는 두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게 더 힘들었다.안 그래도 어릴 때부터 결핍된 사랑을 받아왔었는데 엄마마저 떠나버리면...윤아는 말없이 창밖을 보다가 고독현 밤에게 못 갈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혹은 지금은 힘드니 약속 시간을 뒤로 미룰 생각이었다.윤아는 열심히 보낼 내용을 적고 있었다.수현은 그녀가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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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약속된 시간이 있으니 윤아가 먼저 나온 거긴 해도 상대방이 만약 그녀를 못 찾으면 전화가 올 거다.그때 가서 차에서...끈질기게 들러붙는 수현을 보니 아무래도 오늘 그 사람에게 돈을 돌려주는 건 무리일듯하다.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사람보다 두 아이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니.윤아도 슬그머니 핸드폰을 무음 모드로 바꿔놓았다._자동차매장.사실 윤아는 이미 봐둔 차가 있었다.가격대가 높지 않은 평범한 차였다. 성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이 가격에 그 정도면 아주 훌륭한 편이었다.하지만 수현은 단칼에 반대했다.“이 차는 안 돼. 성능이 너무 형편없어.”그러자 점원은 다른 브랜드의 차를 소개했다.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건 내가 못 사.”“내가 사줄게.”수현의 가벼운 말투에 윤아가 표정을 구겼다.“필요 없어.”“왜 필요가 없어? 협업사 대표가 좋은 차를 타야 일에 믿음이 갈 거 아냐. 안 그래?”윤아는 무표정으로 수현을 올려다보았다.“그래? 그럼 진수현 대표님은 협업사마다 차를 한 대씩 선물했나요?”수현이 그녀를 가만히 보더니 말했다.“그 사람들도 너와 같다면 못 사줄 것도 없지.”윤아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기 힘들어 더는 그를 상대하지 않고 점원에게 말했다.“죄송해요. 방금 봤던 그 차를 시승해보고 싶은데 괜찮나요?”판매원은 사실 아주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는 돈이 누구한테서 나오는지 눈치로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조금 전 둘의 대화를 통해 그는 남자가 여자에게 더 좋은 차를 선물해 주고 싶어 하는데 여자가 마음에 내키지 않아 한다는 걸 파악했다.둘 사이에 애정은 없고 그저 협업 관계로 보이지만 남자 쪽은 분명 마음이 있어 보였다. 다만 여자 쪽이 별로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듯하다.게다가 그녀의 거절은 속히 말하는 밀당이 아닌 말 그대로의 거절이었다.생각을 마친 그는 윤아에게 말했다.“이쪽으로 따라오세요.”그는 사는 사람 말을 따르기로 했다. 비록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비싼 차를 팔고는 싶었지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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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한참 동안 수현을 바라보더니 윤아는 끝내 운전석에 몸을 실었다.오르자마자 윤아는 차 문을 확 닫아버리고 안전벨트를 멨는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일련의 동작이었다.그러고 나서 윤아는 차 키를 꽂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내 차에 앉을 거야? 확실해?”이에 수현은 입꼬리를 당기며 되물었다.“왜? 앉으면 죽기라도 해?”윤아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시동을 걸고 나서 브레이크를 꽉 밟은 상태에서 핸들을 꺾었다.그리고 차창을 내렸는데, 판매원이 걱정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두 사람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손님.”이에 윤아는 그를 향해 천천히 미소를 살짝 지으며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 운전 경력 있어요.”하지만 판매원은 윤아의 말을 믿지 않는 듯한 얼굴을 드러냈다. 하여 윤아는 운전 면허증까지 그에게 건네주었는데, 판매원은 운전 면허증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네, 감사합니다.”“느낌만 살짝 보고 다시 돌아올게요.”수현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핸들을 꺾고 있는 윤아를 바라보고 있다.사실 윤아는 5년 전부터 이미 운전을 시작했고 출퇴근도 스스로 운전하며 다녔었다.운전 기술이 그다지 좋은 건 아니지만, 막힘없는 길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하지만 일단 차량이 많아지면, 윤아는 곧 넋이 나가게 되었었는데, 그리 큰 문제도 없었다.그리고 이 5년 동안 윤아의 운전 기술이 늘었는지 아닌지 아직 확인할 길도 없다.‘그동안 실력은 늘었을까?’수현이 미처 자세한 생각을 거치기도 전에 차는 이미 달리기 시작했다.차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방향을 바꾸는 것과 같은 여러 방면에서 윤아의 기술은 예전보다 한껏 매끄러워졌다. 그 모습은 마치 베터랑과 다름이 없었다.그런 윤아의 모습에 수현은 멈칫거렸다.매끄러운 정도는 예전과 전혀 다르고 윤아에게 있어서 운전은 식은 죽 먹기와 같은 일이 된듯싶었다.본래 윤아를 위해 함께 기뻐해 주어야 하는 일임에도 수현은 얇은 입술을 꽉 오므린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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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윤아는 화장실에서 몇 분 동안 기다렸는데,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았다.그렇게 한참을 더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답이 없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다시 바깥으로 나가보니 수현이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다만 전과 달리 그는 순간 더없이 차가워진 것이 한겨울에 칼바람이 매몰차게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출중한 외모를 지니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하지만 지금 그의 몸에서 풍기고 있는 차가운 기운에 저도 모르게 뒤로 몇 발짝 물러서게 할 지경이다.윤아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야 그 차가운 기운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아를 바라본 채 입은 여전히 꾹 다물고 아직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모든 수속을 다 마친 윤아는 그와 인사를 나누지도 않고 자기 가방을 챙겨 떠나려고 했으나 문 앞에 이르렀을 때, 수현이 다시 뒤를 쫓아왔다.“가자, 바래다줄게.”“됐어. 혼자 갈 수 있어.”윤아는 여전히 그를 거절했고 그 말에 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네 회사 앞으로 가서 죽칠까?”그 말에 윤아는 걸음을 멈칫거리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이 수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수현은 그런 그녀의 시선을 피한 채 바로 차 문을 열었다.“타? 안 타?”윤아는 제자리에 서서 지그시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돌려 떠나버렸다.수현이 차에 타지 않는다고 하여 그가 매일 회사 앞으로 찾아와 죽치리라 믿어지지 않았다.그럼, 수현 또한 회사도 다니지 않고 회사 관리에서도 손을 떼고 돈도 그만 벌게 되는 격이니 말이다.만약 정말로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윤아도 개의치 않았다.뒤돌아 떠나는 여리여리한 윤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수현의 얼굴은 가마솥처럼 까맣게 일그러졌지만, 그 뒤를 따라가지 않았다.아마도 조금 전에 목격한 윤아의 달라진 모습으로 하여 마음이 답답한 모양이다.하여 윤아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다시 자기 차 안으로 돌아왔다.운전기사는 그의 눈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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