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581 - Chapter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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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훈이도 엄마 말대로 동생이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게 잘 살펴보았다.하지만 윤이의 성격이 너무 활발했던 지라 훈이에게 반응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튿날 윤이가 ‘고독현 밤’을 만난 후 한 첫마디가 바로 이거였다.“아저씨 정말 잘생겼어요.”윤이 뒤에 있던 훈이는 이 말을 듣자마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윤이의 입이 너무 빨랐기 때문에 그가 막으려고 할 땐 이미 늦었다.“고독현 아저씨가 내 아빠였으면 좋겠어요.”훈이는 순간 풀이 죽었다. 엄마가 맡긴 임무를 이렇게 실패하다니...수현은 손에 뭘 들고 있었는데 윤이의 말을 듣자마자 온몸이 경직된 채 원래 자리에 멍해 있었다. 심지어 너무 놀란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봉지도 바닥에 툭 떨어졌다.봉지가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쪽을 향해 보았다. 하지만 학교엔 거의 어린아이뿐이어서 본다 해도 그저 호기심 때문이었지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수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채 윤이를 보았다. 한참이 지나서 그는 윤이 앞에 몸을 굽히고 큰 손으로 아이의 작은 어깨를 감싸며 물었다.“아까 뭐라고 했어?”그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다시 한번 말해 줄래?”윤이는 자신의 어깨에 닿은 손힘이 아주 센 것을 느꼈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이 아저씨에게서 아주 무거운 압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친근감이 들었다.그래서 윤이는 수현을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윤이는 아저씨가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 윤이 아빠 해주면 안 돼요?”아이의 입에서 다시 이 말을 듣자 수현은 심장이 녹아내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아이가 그를 좋아한다고 했다. 아빠 해주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그의 아이가 그가 아빠로 되기를 원했다.아이의 환심을 사려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고독현 아저씨.”이때 훈이가 갑자기 달려오더니 긴장된 듯 수현에게 말했다,“아저씨, 윤이가 장난친 거예요.”수현은 갑자기 훈이를 보며 물었다.“너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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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민기는 이 말들을 다 마음속에 담아 두었고 또 똑똑히 알고 있었다. 지금 집안의 좋은 생활은 모두 이 갑자기 나타난 ‘삼촌’이 준 거라는 걸.그래서 그를 소홀히 대하더라도 마음속에 조금의 불만도 없었다.오늘 수현은 패스트 푸드 대신 특급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도시락에 넣어 갖고 왔다. 그는 지금 하나하나씩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수현도 자신이 어느 날 아이 아빠처럼 아이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러 학교에 올 줄은 몰랐다.이런 일은 예전의 그였다면 절대 생각도 하지 못한 거였고 심지어 해라고 해도 절대 하지 않을 거였다.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달갑게 받아들이고 있었다.음식을 테이블에 차려 놓은 후, 그는 두 아이의 눈빛 변화를 관찰했다. 모두 놀라운 시선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아마 그가 이토록 푸짐한 음식을 가지고 올 줄 몰라서인 것 같았다.수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깨끗이 손 씻었어?”“네, 깨끗이 씻었어요.”윤이는 수현을 향해 자신의 손을 흔들어 보였다.밥을 먹을 때 수현은 조용히 앉아 있는 훈이를 한번 본 후. 시선을 윤이에게 두며 조용히 물었다.“윤아, 아까 한 얘기 네 엄마는 알고 있어?”“무슨 얘기요?”“고독현 아저씨가 네 아빠로 되어 달라고 했던 얘기 말이야.”“알죠. 어제 엄마한테 말 했는 걸요.”이 말을 듣자 수현의 안색은 조금 변했다.‘어제 말했다고? 어제 윤아한테 말한 다음 오늘 바로 나한테 말했다고? 설마 거절하지 않은 거야?’이 가능성을 의식한 다음 수현은 눈썹을 조금 찌푸렸다.“그럼 엄마가 뭐라고 하셨는데? 허락... 했어?”그는 이 답이 긍정임을 바라면서도 또 아니길 바랐다.긍정이라면 아마 기쁘지는 않을 거다. 지금의 ‘고독현 밤’은 윤아에게 있어서 아주 낯선 사람은 아니어도 또 그렇게 익숙한 사람도 아니었다.그런데 어떻게 허락할 수 있을까?아무튼 지금 수현은 다중 신분 때문에 지극히 주저하는 정서 속에 푹 빠졌다.“음.”윤이는 고기를 한 입 먹고 입을 열었다.“아저씨,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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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비록 겉으로 보기엔 수현은 이미 절반쯤 성공했지만 실은 훈이의 환심을 사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남은 50%를 잘 해내지 못한다면 거의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아들은 나이가 어리긴 해도 성격이 비교적 어른스러웠는데 정말 어릴 때의 그와 똑같았다.수현은 갑자기 자신의 성격이 못마땅했다. 아들마저 이런 성격을 물려받아 지금 상황이 꽤 어려워진 것 같아서였다.윤이는 다 먹은 후, 민기를 끌고 놀러 갔고 훈이는 혼자 남아 수현의 정리를 도왔다.아이는 그 어떤 원망도 없었고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일 처리가 듬직했다. 수현은 조용히 아이를 관찰한 후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말했다.“아저씨가 혼자 하면 돼. 훈이는 친구들이랑 놀아.”그러나 훈이는 조용히 고개를 저은 후,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엄마가 공짜로 먹으면 안 된다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뭐라도 해야 해요.”이 말을 듣자 수현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공짜로 먹으면 안 된다고?”“네.”그는 잠시 고민한 후, 또 웃었다.“그래. 나중에 시간 되면 네 엄마 앞에서 아저씨에 대한 좋은 말 좀 해줘. 많이 칭찬해 주는 거라면 공짜로 먹는 게 아니지 않아?”아주 놀라운 말을 들은 듯, 훈이는 고개를 들어 수현을 보았다. 아마 그가 이렇게 말할 줄 몰랐던 것 같다.아이는 수현의 시선 하에 입을 꾹 다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런 훈이 모습에 수현은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고 아이 앞에서 몸을 굽혔다.“훈아?”“네, 아저씨.”“너는 아저씨가 싫어?”싫다는 말이 너무 심했는지 아이는 얼른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싫지 않아요.”“싫지 않으면? 그럼 아저씨가 좋아? 만약 아저씨가 훈이 아빠로 되고 싶다면 허락할 거야?”훈이는 수현을 조용히 바라보며 여전히 말하지 않았다.수현도 서두르지 않았다. 부자는 이렇게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았고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한참이 지나서야 훈이는 조용히 말했다.“아저씨, 그건 훈이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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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고독현 아저씨였고 심지어 그들의 아버지가 되고 싶어 한다.그래서 훈이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고독현 아저씨가 사실 엄마를 예전부터 알고 있어서 계속 라이브 방송에 들어가 후원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훈이의 질문에 수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반응했다. 그는 눈앞에 서 있는 조그마한 아이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어린 꼬마인데 아주 예민했다. 이런 질문은 일시적인 호기심에 한 것이 아니다.수현은 입가에 옅은 웃음을 머금고 훈이에게 물었다. “훈아, 네 생각은 어때?”훈이는 입술을 움찔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능구렁이.훈이 머릿속엔 한 단어가 스쳐 지나갔는데 눈앞의 고독현 아저씨랑 너무 잘 어울렸다. 훈이는 갑자기 엄마가 고독현 아저씨랑 만나면 아저씨의 계략을 못 따라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에 훈이는 갑자기 경각심이 생겼다. 수현은 아이를 한번 떠보려던 자신의 말 한마디에 녀석이 갑자기 이렇게 경계심을 곤두세울 줄은 몰랐다.아이는 그의 말을 알아들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 뭔가를 연상했을 거다.훗, 역시 내 아들이군. 똑똑해.수현은 당연히 훈이가 자신에게 이런 위화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호감을 쌓을 수 있겠는가.수현은 앞으로 다가가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해명했다. “사실 아는 사이야. 하지만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야, 알겠지?”말을 들은 훈이 눈에는 의아함이 비쳤다. “고독현 아저씨, 정말 우리 엄마를 알아요? 그러면 우리 엄마도 아저씨를 아는 거예요?”수현은 입술을 움찔했다.눈앞에는 비록 다섯 살짜리 꼬마지만 경각심이 대단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잠시 고민한 뒤에야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지.”아니나 다를까 무표정하던 훈이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고독현 아저씨?”“다만 고독현 아저씨가 잘못한 게 있어서 네 엄마는 당분간 나를 보고 싶지 않아 해. 하지만 아저씨는 만회하고 싶으니까, 당분간은 아저씨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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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항상 그랬다.그는 자기가 오빠인 것을 묵인했다. 게다가 윤이가 먹성이 좋고 유달리 활동적이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조용해졌다. 시선은 영원히 자기 여동생에게 초점을 맞추었고 윤이가 함부로 말하지 않았는지, 다친 곳은 없는지 주시했다.그런데 지금 수현이 한 말을 듣자 아이는 눈시울을 붉혔다. 훈이는 다른 사람이 그의 표정을 볼까 봐 매우 두려운 듯 강한 자존심에 고개를 숙였다.수현은 어떻게 아이의 감정을 모르겠는가. 이때 그는 어린 아이에게도 자존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니 반드시 존중해야 했다.그 생각에 수현은 속삭이듯 말했다.“얼른 들어가. 윤이가 기다리겠어.”“네.”꼬마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다만 이번에 그는 몇 걸음 걷고 나서 수현을 돌아보았다.“아저씨, 훈이가... 아저씨를 위해 비밀을 지킬게요.”“그래? 그럼 아저씨는 감사하지.”수현의 입꼬리가 더욱 올라갔다. 심서훈이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점차 입꼬리가 내려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치켜 올라갔다. 이번 대화로 뜻밖의 기쁨이 있을 줄은 몰랐다.훈이가 비밀을 지켜준다고 했으니 두 사람의 관계도 더 가까워졌다.-이때 윤아는 훈이가 수매당한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그날 이후로 선우가 찾아오지 않아 요즘 인간관계를 처리할 때 한결 쉬워졌다. 선우는 마치 세상에서 증발한 듯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았다.의외라고 생각했다. 만약 선우가 다시 찾아온다면 더 심한 말을 할 거라고 생각는데 다행히 찾아오지 않았다.하지만 그때가서 지난번처럼 상처 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정말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역시 수현이었다. 그날 차를 보러 간 후로 그는 그녀를 찾지 않았다.그날 무슨 일 때문에 수현이 갑자기 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렇게 된 것이 가장 좋은 결과였다.아마 그녀의 주위는 천천히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윤이와 훈이가 아직 어리지만 몇 년 후에 두 아이가 성장하고 그녀의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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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어쩔 수 없이 윤아는 휴대전화를 받았다.위의 숫자를 본 윤아는 얼굴이 어두워졌다.진수현!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자 회사 직원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고?그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윤아는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진수현, 이러는 게 재밌어?”전화기 너머 긴 침묵이 흘렀다.그리고 옆에 있던 민우는 그녀의 노기등등한 모습에 순간적으로 두피가 저려왔다. 비록 윤아가 예전에 수현과 결혼한 적이 있어 두 사람이 매우 가까운 사이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수현이었다.평소에는 차갑고 매서운 사람이었고 지금은 또 회사의 투자자이기도 한데 말을 좀 부드럽게 할 수 없을까?하지만 지금 민우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애써 숨을 죽이며 존재감을 떨어뜨렸다.상대방은 말이 없었고 윤아도 그냥 전화를 끊을 생각이 없어 따져 물었다.“말 좀 해.”그녀가 재촉하자, 저쪽에서 비로소 나지막한 남자 목소리가 울렸다.“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왜 우리 회사 직원에게 전화했어?”수현이 되물었다.“그럼 왜 내 전화를 안 받았어?”“웃겨. 내가 왜 당신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한참 뒤에야 수현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심윤아, 내가 사적인 신분으로 전화한 줄 안 거야?”“?”“지금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잊은 건 아니지?”수현의 말투는 다소 무심하게 들렸다.“내가 일깨워줘야 해?”여기까지 들은 윤아는 머리까지 치밀어 올랐던 화가 한순간에 꺼져버렸다.수현은 현재 그녀 회사의 투자자였다.하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차갑게 말했다. “근데 뭐? 협력관계라고 해도 굳이 내 직원에게 전화할 필요는 없잖아? 우리의 계약서에 직원을 괴롭히는 것도 있어?”“하.”수현은 낮은 소리로 웃었다.“그럼 우리 계약서에는 투자자 전화를 안 받는다는 게 있어?”윤아는 입을 오므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내가 귀띔해 줘야 해? 디자인 시안을 아직 가져오지 않았어.”수현의 무뚝뚝한 말투와 내용에 윤아는 정신을 차렸다.디자인 시안?그녀는 민우를 바라보았는데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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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윤아는 기획안을 다 정리한 후 수현에게 전화 걸었다.“메일 주소 알려줘. 기획안 보낼...”“회사로 가져다줘.”잠시 멍해 있던 윤아는 수현이 또 말하는 것을 들었다.“주소는 이 비서에게 보내라고 할게.”“메일로 보내면 안 될까?”“심윤아, 내가 투자한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야. 당신이 놀라고 준 돈도 아니고. 진지하게 임했으면 해.”전화를 끊은 후 윤아는 심호흡하고 성질을 가라앉힌 다음 일어나 기획안을 프린터에서 인쇄했다.그녀가 다 끝내자 민재가 진 씨 그룹 지사의 주소도 보내왔다.윤아는 기획안을 서류봉투에 넣고 일어나 문을 나섰다.그녀는 민재가 알려준 주소를 따라 지점 아래층에 일찍 도착했다.역시 진 씨 그룹이었다. 수원에 있는 지사라 해도 빌딩이 장관이다.어쩐지 그가 자신의 작은 회사에 투자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많은 직원이 와서 취직하더라니.윤아는 서류 가방을 들고 들어갔다.지사라도 사람을 만나려면 예약이 필요했다. 윤아는 이미 똑똑해져서 프런트에 직접 수현을 찾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이 비서님과 약속이 있습니다.”역시 이비서의 이름에 프런트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윤아의 깔끔한 옷차림을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바로 조회해 드리겠습니다.”1분 후.프런트에서 전화를 끊고 말했다. “아가씨, 5번 엘리베이터로 바로 16층에 올라가 비서실로 가세요.”“감사합니다.”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윤아는 생각에 잠겼다.이제 평온해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업무상의 이유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수현이 일을 빌미로 다른 요구를 제기한다면 윤아는 전혀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윤아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자신의 미간을 만지작거렸다.엘리베이터 밖, 민재가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윤아가 나오자 얼른 미소를 지었다.“윤아 아가씨.”윤아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대표님께서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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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수현은 그 자리에 서서 처음에는 무표정했지만, 무엇을 보았는지 눈살을 찌푸렸다.“이 기획안은 누가 만든 거야?”윤아는 그의 말투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보았다.“왜 그래?”“당신이 한 거야?”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왜?”말이 끝나자마자 수현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5년 동안 이것밖에 못 배웠어?”윤아는 말을 듣고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 “무슨 뜻이야? 내 기획안에 문제 있어?”“당신의 기획안대로라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회사를 아예 열지 마.”“...”이런 말이 수현의 입에서 나와서 윤아는 매우 화가 났지만 그녀는 수현이 업무와 관련해서 항상 진지하고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수현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윤아의 기획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윤아는 마지못해 입술을 깨물었다.“그럼 무슨 의견이 있는데?”수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기획안을 들고 자신의 책상 앞으로 가서 책상 위에 집어 던졌다.수현이 자신을 상대하지 않자, 윤아는 입술을 오므리고 다가갔다.“문제가 뭔데? 수정할게.”수현는 입술을 옴짝달싹했다.“이건 폐기해야 하니 수정할 필요 없어.”“...”그녀가 만든 기획안이 이렇게 형편없단 말인가?”수정은 둘째치고 전부 폐기해야 한다고?윤아는 갑자기 수현이 일부러 복수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그녀는 기획안을 들어 보고는 말했다.“진짜 이걸 폐기할 거야?”이 말을 들은 수현은 입을 열었다. “당신이 그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면 사용해도 의견 없어.”잠시 침묵하다가 윤아가 말했다. “알았어. 만약 이 기획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낼게.”말을 마친 윤아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내가 가라고 했어?”윤아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수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왔다 갔다 하면서 길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할 거야? 내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거야?”“길에서 시간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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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비밀번호가 내 생일이라고?''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이 노트북은 새것처럼 보였는데 아마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컴퓨터 비밀번호를 자신의 생일로 설정했다고?''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이혼을 주동하고, 심지어 아이를 유산시키고도 그녀의 생일을 비밀번호로 사용했다고?'윤아는 자기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무표정한 얼굴로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컴퓨터가 진짜 켜졌다. 정말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다.'왜?''진수현, 너 도대체 왜?'윤아는 한스러워하며 새 파일을 만든 다음 타자했다.생각하지도 말고 속지도 말자.설령 그가 자신의 생일을 비밀번호로 사용한다고 해도,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과거는 이미 지났고 지금 그녀는 미래를 내다보고 마주한 일을 완성해야 한다.그러나 기획안이 수현의 마음에 들지 않으니 윤아는 당연히 그의 의견을 물을 것이다.수현은 비밀번호가 윤아에게 약간의 파장도 일으키지 않은 것을 보고 가슴이 답답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이 남긴 것이니.기획안도 자연히 오늘 만들어야 한다.그는 손끝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렸는데 표정과 동작이 모두 무심해 보였다.“당신은 광고회사를 하고 있는데, 방금 그 기획안은 마치 한 사람의 계획처럼 너무 이상적이야. 작은 회사가 빠르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려면 기회를 잘 잡아야 해.”말하는 동안 그의 손끝은 원래 기획안 중 어느 하나에 떨어졌다. “너무 고전적이어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야. 외국에서 5년 동안 이런 걸 배웠어? 아니면 이선우가 당신에게 이것만 가르친 거야? 보아하니 그를 선택한 것도 그저 그렇네.”마지막 한 마디에는 사적인 감정이 너무 많이 섞여 있었다.그러자 열심히 듣던 윤아의 얼굴에 다른 표정이 더해졌다. 윤아는 찡그린 얼굴로 불쾌하듯 그를 바라보았다.“진 대표님, 저와 업무 이야기를 하실 겁니까, 아니면 사생활 이야기를 하실 겁니까?”수현의 눈동자는 칠흑같이 어두웠다.“일 얘기하면 어떻고 사생활 얘기하면 어때?”“만약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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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그런 눈으로 보지 말고, 기획안 안 할 거야?”그가 잘못을 인정했기 때문인지 윤아의 마음도 편해졌다. 기획안은 원래부터 해야 하는 것인데 체면 때문에 수현에게 몇 마디 쏘아붙이고 나서야 자리에 앉았다. 이후 일하는 시간 동안 수현은 예전처럼 자꾸 신랄한 말을 하지 않고 진지하게 그녀와 기획안을 논의했다.아마도 그녀가 오랫동안 귀국하지 않은 탓인지 전후 사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수현의 지도와 조언으로 윤아는 확실히 많은 것을 배웠다.그래서 마지막에는 윤아도 옆에 있는 남자가 자신의 전남편이었다는 것을 잊고 일에 몰두했다. 수현과 말하는 말투는 마치 그를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처럼 정상적이었다.이를 깨달은 수현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윤아는 열심히 일했고, 그래서 민재가 두 사람에게 식사하라고 문을 두드렸을 때 그녀의 기획안은 조금 밖에 남지 않았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노트북을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민재는 어쩔 수 없이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은 입술을 꾹 다물더니 입을 열었다.“밥 먹어야지.”“응.”윤아는 대답했지만 화면에서 고개를 들지 않았다.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니, 수현는 그녀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듣지 않고 다만 소리가 나니 대꾸했다는 의심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몇 분이 지나도 윤아는 고개조차 들지 않은 채 제자리에 그대로 있었다.수현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한번 귀띔했다.“심윤아.”윤아는 또 엉겁결에 대답했다. “조금만 기다려 줘.”진수현:“...”그는 손을 뻗어 윤아 노트북 옆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먼저 밥 먹고 일하자.”잦은 방해 탓인지 집중이 안 된 윤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불쾌한 표정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일이 거의 끝나가는데 네가 먼저 가서 먹으면 안 돼?”게다가 윤아는 여기서 수현과 함께 식사할 계획이 없다.수현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를 지켜보던 민재는 얼른 다가와서 말했다.“아가씨, 일도 중요하지만 식사를 제때 하지 않으면 위병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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