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461 - Chapter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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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윤아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런 일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지금 다니는 학교도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아 보낸 건데. 예전에 해외에 있을 땐 아이들이 다 어려서 그런 생각은 안 했었다.그러나 지금, 윤아는 아이들도 점점 커가고 있음을 실감했다.한 부모 가정이라는 하자도 점점 아이들의 세상에서 더 뚜렷하게 인식되어 올 것이다.윤아는 어릴 때 자기도 느꼈던 그 경험들을 떠올렸다.하지만 윤아는 부족함을 못 느낄 정도로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고 심씨 가문이 세력이 있다 보니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그녀와 잘 지내보려고 다가오는 친구들만 있을 뿐.처음에는 그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게 마냥 기뻤다.하지만 어느 날, 윤아는 그들이 몰래 그녀의 얘기를 하는 걸 들었었다.“이건 진짜 비밀인데, 윤아 쟤 엄마 없대.”“뭐? 왜?”"쟤네 엄마가 꽃뱀이라 다른 남자랑 도망갔대. 우리 엄마가 그랬어, 쟤랑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안 그럼 우리도 나쁜 물 들 거래.”“헐. 진짜 심윤아 엄마가 꽃뱀이야?”“그렇다니까!”“완전 무서워! 우리도 이제 윤아랑 놀지 말자.”어린 윤아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훔쳤었다. 그러고는 먼저 그들과 거리를 두려고 피해 다니곤 했다.그런 일이 있다 보니 윤아는 어릴 적 마음이 꼬여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애들이 또 윤아의 뒷담화를 하는 바람에 윤아는 구석에 숨어 숨죽이고 듣고 있었다. 그러다 수현이 불쑥 나타나 그 친구들의 의자를 발로 차버렸다. 수현이 때릴 기세로 다가오자, 윤아를 욕하던 애들도 뿔뿔이 도망쳤다.그러고는 구석에 있는 윤아를 끄집어냈었다.“심공주. 저런 말을 왜 듣고만 있어?”윤아는 머리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수현은 그렇게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 결국 윤아의 머리를 꼭 끌어안아 줬다.“이제 내가 있으니까 다시는 네 욕 못할 거야.”그렇게 윤아는 수현의 존재만으로 점점 용기가 생기고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었다.하지만...윤아는 다시 하윤이를 바라보았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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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수현이 날카롭게 민재를 쏘아봤다.민재는 괜히 찔려서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수현은 분명 그가 강소영을 들였다고 화를 내는 거다.하지만 강소영 아가씨를 어떻게 안 들여보낼 수가 있겠는가. 비록 수현과 만나는 사이는 아니지만 강소영이 진수현 어머니께 인사까지 드린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사람들 눈에는 강소영이 수현과 결혼하게 될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수현의 말뜻이 뭔지 아는 소영도 머쓱해하며 설명했다.“비서님 탓하지 마. 내가 들여보내달라고 한 거야. 내가 안 들여보내 주면 소란 피울 거라고 해서 비서님도 어쩔 수 없었어.”그녀의 말에 수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소영을 한 눈 봤다.“그래?”소영은 가련해 보이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수현의 싸늘한 웃음이었다.“안 들여보내면 소란을 피워? 강소영 너 언제부터 그렇게 막무가내였지?”순간 소영의 표정이 굳었다.“수현 씨, 난 그냥...”수현이 소영에게 화를 낼 줄은 몰랐던 민재는 얼른 자리를 떠야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짐을 챙겨 몸을 일으켰다.“강소영 아가씨가 대표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요. 두 분 말씀 나누세요, 그럼 전 이만.”일 벌여놓고 그냥 내빼시겠다? 수현이 비릿하게 웃었다.민재는 수현이 굳이 그를 막지 않자 서둘러 방을 벗어났다.민재가 떠나자, 방에는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소영은 수현을 보며 자기 체면을 구겼다는 생각이 몹시 언짢았다. 그래도 그의 비서인 민재라 다행이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정말 못 견뎠을 거다.“수현 씨, 오늘 하루 종일 어디 갔었어. 핸드폰도 꺼져있고. 일이 많이 바빴어? 이 침. 오늘은 뭐 좀 먹었어? 배고프면 우리...”“강소영.”수현이 싸늘하게 그녀를 불렀다.소영은 하던 말을 멈추고 그를 올려다보았다.“왜, 왜?”“말했을 텐데. 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수현의 쌀쌀맞은 말에 소영의 눈가가 붉어졌다.“이, 이게 어떻게 낭비야? 난 그냥 널 좋아하니까 잘해주려는 거야. 그리고 난 이렇게 계속 네 옆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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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향수...눈물을 흘리던 소영은 불현듯 누군가 생각 났다.5년 동안 그의 몸에서 여자 향수 냄새가 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마치 바람에 흩날려온 것만 같은 아주 연한 꽃향. 술집을 드나드는 그런 여자들은 뿌릴 리가 없는 그런 향수다.소영이 넋을 놓고 있는 틈을 타 수현이 그녀를 밀쳐냈다. 힘이 좀 들어간 탓에 소영은 휘청이며 뒤로 물러났다.수현은 짐승같이 사나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손대지 마.”소영은 수현의 그런 표정은 처음 보았다. 그녀는 두려움에 휩싸여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하지만 방금 맡았던 그 향수 냄새를 생각하면 그냥 물러날 수 없었다.“그래, 손 안 댈게. 그럼 너도 솔직하게 얘기해줘. 네 몸에서 나는 향수 냄새 어디서 난 거야? 날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없어. 근데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니야.”향수 냄새?수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여 팔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다. 옅은 향수 냄새...그녀의 향기다.그도 그럴 것이 같은 말을 탄 데다 그렇게 오래 안고 있었으니 냄새가 남을 수밖에.소영은 수현이 생각 없이 하는 모든 행동에 큰 충격을 받았다.본인은 모를 수 있지만 그를 지켜보던 소영은 똑똑히 보아낼 수 있었다. 수현의 그 썩은 표정이 한순간에 풀리는걸. 게다가 팔을 들어 대놓고 냄새를 맡는 모습까지.그 순간 그의 눈빛은 믿을 수 없게 부드러워졌다.만약 소영의 앞에 거울이 있었다면 지금 그녀가 얼마나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누구야?”불길한 예감에 조금은 짐작이 간 소영은 저도 모르게 수현에게 물었다.그녀의 말에 수현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쌀쌀맞게 말했다.“내 사생활까지 너한테 보고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아?”소영은 낯빛이 창백해진 채 입술을 꽉 깨물었다.수현의 냉랭한 모습에 결국 소영은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수현은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허리에 대충 수건 한 장을 두른 채 나와 차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수현이 전화를 걸어올 때 차서원은 하필 클럽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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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그것 뿐이야?”아니, 뭔가 이상하다.“저번 경매라면, 언제?”“몰라서 물어? 그때 너도 있었는데? 왜? 설마 그 날 둘이 못 만났어?”수현:“...”“진짜 못 봤어?”“계속 말해 봐. 외투 돌려받은 다음에는 무슨 말 했는데?”서원은 잠시 말이 없다 잠시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진수현, 아무리 우리가 협업 관계라지만 사석에서는 친구 아니겠냐. 그렇지만 친구 사이에도 그 정도 간섭은 지나치단다. 윤아 씨랑 무슨 얘기 했는지까지 감시할 셈이야?”그러나 수현은 봐주지 않았다.`“말 해.”“이 파렴치한 자식!”결국 서원은 그의 핍박에 못 이겨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통화를 마친 후 수현은 핸드폰을 든 채 뭔가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무엇 때문인지 내일 있을 일 때문에 심란하던 그의 마음도 많이 나아졌다.잠에 들기 전, 그는 핸드폰을 들어 또 귀여운 두 아이의 계정에 들어갔다.해외에 있을 때 같은 비행기를 탄 걸 보면 그 아이들도 이 곳에 있다는 얘기인데.아니나 다를까, 수현은 그 계정의 IP 주소가 이 곳 수원인 걸 확인했다..이런 우연이.해외에서도 같은 곳이더니, 비행기도 같고 한국에서도 같은 도시다.아이 부모가 수원으로 거주지를 옮긴 건가?아이...수현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표정이 굳었다.만약 5년 전에 윤아와 이혼 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아이도 이 정도 나이일 텐데._이튿날,윤아가 눈을 떴을 때 하윤이는 그녀의 몸에 널브러져 머리를 파묻고 자고 있었다.윤아가 몸을 움직이자 하윤이가 잠꼬대를 했다.“엄마. 졸려... 안아줘...”윤아는 손을 뻗어 하윤이를 꼭 안은 채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이제 일어나야지. 오늘도 학교 가는 날이야.”하윤이는 윤아의 곁에서 몇초를 더 꾸물거리고는 몸을 일으켰다.훈이와 윤이 모두 좋은 습관이 있었는데 바로 윤아가 깨우면 바로 잘 일어난다는 거였다.하윤은 침대에서 일어난 후 옷을 입으러 갔고 윤아도 다른 일을 하러 방을 나섰다.해외에 있을 때 아이들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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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결국 윤아는 선우에게 두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일을 부탁했다.그리고 그녀는 혼자 회사로 출근하기로 했다.아직 회사가 안정되지 않았기에 윤아는 차를 사지 않았다. 말하자면 우습지만 그녀는 회사 대표가 돼서도 매일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오히려 사원인 오민우가 더 먼저 차를 뽑았다.출근길에 바다 넘어 있는 그녀의 친구 현아가 연락이 왔다.“우리 윤아. 요즘 어때? 한동안 연락을 못 했네. 회사는 잘 돼가고 있어?”현아의 목소리를 들으니 그녀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윤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럭저럭 괜찮아. 넌 요즘 어때?”“말도 마. 저 상사 놈 때문에 짜증 나 죽겠어. 윤아야, 내가 몇십 년을 살았는데 내 평생 저런 싸이코는 처음이야! 대체 저 인간은 어떻게 저렇게 사원들 착취를 잘하지?”윤아는 화가 나 날뛰는 현아에게 조금씩 맞장구를 쳐주며 십분 내내 그녀의 상사 욕을 들어줬다.“됐어, 됐어. 그 인간 얘기는 그만하자. 생각만 해도 욕 나와.”“응.”“아참. 앨리스와는 잘 지내고 있어? 걔 너한테 엄청 예쁜 집도 구해줬다며? 너만을 위한 집이라던데. 너희들 지금쯤 완전 재밌게 지내고 있겠다? 나 돌아갔을 땐 둘이서 좋아 죽느라 나 잊는 거 아냐?”앨리스 얘기에 윤아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일전에 앨리스가 그녀와 같이 지내기 싫은 티를 낸 후에 윤아는 괜히 짐이 되기 싫어곧장 그 집에서 나왔었다.윤아는 앨리스를 탓하진 않았지만 그 후로 둘이 연락을 주고받는 일은 없었다.윤아가 앨리스에게 전화 한 적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앨리스는 대충 얼버무리고 통화를 마치려 했다.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한 후 윤아는 앨리스가 자기와 통화하기 싫어한다는 걸 눈치챘다.둘 다 성인이니 그녀가 연락하는 걸 꺼린다면 윤아도 굳이 그녀를 귀찮게 하진 않았다.윤아는 이곳에 없는 현아까지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굳이 이 얘기를 하지 않았다.결국 윤아는 웃으며 말했다.“응. 집 예쁘더라. 걱정하지 마, 네가 돌아올 자리는 언제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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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윤아가 정색하며 말했다.“심윤아요. 어제 대표님과 약속했습니다.”원래 심드렁하던 데스크 직원은 윤아의 이름을 듣자 갑자기 태도가 휙 바뀌었다.“심윤아 아가씨요?”그의 태도가 갑자기 바뀌자 윤아는 조금 의아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네.”“대표님께서 아가씨 오시면 바로 올라가시면 된다고 하셨습니다.”“그래요?”조금 의외였다.“저희 대표님이 신경 쓰셨어요.”직원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윤아를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했다.“대표님 전용 엘리베이터에요. 맨 위층으로 가시면 됩니다.”그는 엘리베이터용 비밀번호까지 입력해 주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나서야 윤아는 어느 방으로 가야 하는지를 물어보지 않은 걸 떠올렸다.그러나 꼭대기 층에 가니 방이 하나밖에 없었다.물을 필요가 없었군.사무실 문은 닫혀 있었다. 윤아는 다가가 조심스레 노크했다.그러자 안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그 목소리를 들은 윤아는 잠시 멈칫했다.아직 차서원과 그다지 친하지 않아 그의 목소리를 분간하진 못하지만 억지로 낮춘 듯한 목소리에 윤아는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그녀가 아직 문 앞에 서서 생각하고 있는데 문이 갑자기 벌컥 열렸다.그리고 수려한 용모의 남자가 불쑥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단단한 몸매에 깔끔한 검은색 머리, 그리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까지.진수현!그를 본 윤아는 표정이 구겨질 뻔했다. 그녀는 순간 어이없는 기분이 들어 몸을 돌려 가버리려고 했다.“차서원 찾아온 거 아니야? 그냥 가게?”그의 말에 윤아가 걸음을 멈췄다.왜 왔었던 건지 생각 난 윤아는 고개를 돌려 쌀쌀하게 말했다.“차서원 대표는?”수현:“일 얘기야?”그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더니 말을 이었다.“투자받으려고?”그의 말에 윤아가 움찔했다.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투자 때문에 차서원을 찾아갔다는 얘기를 그에게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근데 어떻게 안 거지?‘내 뒷조사를 하나?’이 생각이 들자 윤아는 낯빛이 확 바뀌었다.그럼 아이는...“투자받으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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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다 지난 일을, 그것도 하필 친밀하던 시절 얘기라니.윤아는 살짝 움찔하더니 입술을 달싹이다 결국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진수현. 너 진짜 뻔뻔하다.”이미 강소영이 있는데 다른 여자에게 질척거리고 있지 않은가.‘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 어이없어. 5년 전에 받은 상처가 모자란 건가?’“뻔뻔해?”수현이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어느새 윤아를 벽으로 몰아붙였다. 윤아가 빠져나가려 하자 수현이 그녀의 길을 막아섰다.수현은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너 그때 내 침대에서는 그렇게 말 안 했어.”짝!결국 참지 못하고 수현의 뺨을 치는 윤아.그녀가 손을 올릴 거라는 예상을 못 한 건지 수현의 고개가 옆쪽으로 돌려졌다.반응이 돌아온 그는 윤아의 손목을 포박하고 몸을 숙여 키스하려고 했다.짝!그러자 급해 난 윤아가 그의 뺨을 한 번 더 내리쳤다.“진수현, 적당히 해. 그 일은 다 지난 일이야. 우리 이혼한 지 5년이라고!”어느 말이 수현을 자극한 건지 그는 멈칫하더니 가까이 있는 윤아를 노려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5년, 5년이 흘렀구나. 수현은 그의 평생이 다 흘러가야지만 만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그는 그대로 멈춰서 숨을 몰아쉬며 윤아를 봤다.윤아는 그런 수현을 보며 더는 들이대지 않을 것 같아 그 틈을 타 수현을 밀쳐내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심윤아. 참 쉽게 가네. 지독하다.”윤아는 냉소를 터뜨렸다. 진짜 독한 인간이 누군데.아이는 진수현 본인이 버린 거다. 이혼신고도 그가 직접 법원에 가서 한 거고. 그런데도 지금 누가 누굴 보고 지독하다는 건지.“너 그렇게 아무것도 상관없어? 할머니도?”할머니란 말에 윤아의 발걸음이 주춤했다. 할머님은 정말 많이 보고 싶지만...윤아는 이미 수현과 이혼한 상태다. 이런 상태로 할머님을 보러 간다면.“널 많이 보고 싶어 하셔.”수현이 말했다.그 말에 윤아는 하마터면 주체하지 목하고 그에게 갈 뻔했다. 그러나 다행히 관건적인 순간에 그녀는 스스로를 다잡았다.할머님이 확실히 윤아의 아픈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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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아름다운 여인의 두 눈에 눈물이 맺힌 모습을 본 차서원은 속으로 후회하였다. 후회를 넘어 심지어 자신이 개자식 같다고 생각했다.그는 자세히 묻고 싶었으나 윤아가 쌩하니 그저 지나쳐버렸다. 그녀는 남아서 그와 대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였다.차서원은 제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머릿속에는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꾹꾹 참아내던 윤아의 차갑던 눈빛만 떠올랐고 마음속에는 미안함과 죄책감만이 남았다.그가 뒤따라 가려 할 때 심윤아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다시 그의 앞으로 걸어왔다.“차서원 씨.”차서원: “네?”“혹시 제 회사에 투자할 생각이 아예 없는 거 아니에요?”“뭐라고요?”윤아의 말에 차서원은 깜짝 놀랐다.“윤아 씨 회사에 투, 투자라고요? 윤아 씨 회사 차렸어요? 아니, 그럼 저랑 했던 사업 얘기가 이걸 말하는 거였어요?”서원의 물음을 들은 윤아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렇지 않으면요?”“저, 저는 윤아 씨가 드디어 우리 회사에 오려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진수현 그 짐승은 윤아 씨를 막기 위해 온 건 줄 알았는데요.”심윤아: “...”그랬던 거였구나. 차서원도 몰랐던 거구나.보아하니 진수현이 직접 조사하러 갔던 것 같은데. 어떻게 조사한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현 상황으로 봐서는 아마 내가 차서원을 찾아 투자받으려는 사실만 아는 것 같았다. 우연일까? 아니면...“윤아 씨, 회사 차렸어요? 어디예요?”서원은 흥미로운 듯 물었다.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 윤아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요.”“왜요? 아까는 회사에 투자해 주길 바라던 눈치던데.”“그렇죠. 그런데 서원 씨는 우리 회사에 투자하기 위해 진수현을 감당할 수 있겠어요?”서원이 갑자기 침묵했다.그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민했다. 비록 지금 진수현과 관계가 좋아 보인다고 해도, 그는 감히 장담할 수 있었다. 만일 차서원이 진수현의 여인을 조금이라도 탐낸다면 진서원은 바로 돌변할 것이라고.“실례했네요.”심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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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꼭대기 층 사무실.금방 위층으로 올라온 서원은 진수현을 찾아갔다.“야, 야. 나는 윤아 씨가 우리 회사로 출근하려고 찾아온 건 줄 알았는데. 투자 유치하러 온건 줄은 생각도 못 했어. 넌 이미 알고 있으면서 안 알려준 거지?”“그리고. 윤아 씨 계단 내려갈 때 안색도 좋지 않던데. 어떻게 사람을 화나서 울게 만들 수가 있어?”벽에 기대어 서 있던 수현이 그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곧이어 그의 얇은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그랬어?”그 사나운 여자가 울기도 한단 말이지?희한한 일이었다.“왜? 표정 보니 안 믿는 눈친데? 너는 본인이 얼마나 개자식인지 모르지? 사람 울려놓고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 좀 보게.”진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얇은 입술을 살짝 짓씹으며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입술 색은 다소 창백했다.그러나 데면데면한 성격인 서원은 무언가 이상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잔소리를 했다.“네 태도만 보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어. 처음에는 윤아 씨 마음을 다시 되돌리려는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 너 윤아 씨 아예 보고 싶지 않은 거지? 그래서 화를 돋우는 거고?? 맞지?”“...”대답을 듣지못한 차서원이 고개를 돌려 수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그가 창백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혀있었다.서원은 자신이 잘못 본 것 같아 눈을 크게 깜빡여보았다. 그리고 수현의 앞으로 걸음을 옮겨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진짜 땀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몇 초 후, 그는 감탄했다.“진짜 대박. 한겨울에 더워서 땀이라니.”진수현: “...”그는 불편한 몸을 참아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서원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븅신.그의 눈빛을 본 서원이 말을 보탰다.“옷 많이 입어서 그런 거 아니야?”뒤에 있던 비서가 더 이상 들어줄 수 없다는 듯 귀띔해 주었다.“차 대표님, 진 대표님 위병이 있으셔서 그래요. 잊으셨어요?”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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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어제 승마장에서 승마복을 입고 긴 생머리를 휘날리던 그녀의 청순한 모습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근질근질하여 견딜 수 없다.왜 하필 진수현 여자인 건데?하지만 다른 남자였다면...뒤를 한참 따라 걷던 비서가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입을 열었다.“대표님, 좋아하면 대쉬해야죠. 어쨌든 둘 사이는 이미 과거형이고, 아가씨는 솔로이니 대표님께서 어떻게 하시든 도의에 어긋나지 않아요.”“비서님은 몰라요. 말은 그렇게 해도, 진수현이 어떤지 보셨어요? 진수현은 윤아 씨에게 미련이 남았어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대쉬를 하나요. 수현과 싸우겠다는 것도 아니고.”비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대표님 약혼녀 있는 거 아니었어요?”“강소영 말하는 거예요? 그 사람이 어떻게 약혼녀입니까.”“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말하는걸요. 진 대표님 주변에도 오랫동안...”“진수현의 주변에 아무도 없고 강소영 한 사람만 있었다고 말하려고요? 그래서 강소영이 그의 약혼녀인 줄 알았다고요?”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잘 생각해 봐요. 진수현의 곁에 사람이 없었음에도 강소영과 왜 약혼하지 않았겠어요? 이미 5년이나 되었는데, 사귀려면 진작에 사귀었죠.”비서: “...”비서는 서원의 예리한 질문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윤아가 금방 회사에 도착하자 오민우가 계획서를 내밀었다.“어제 작성한 계획서입니다. 다른 회사들은 진 씨 그룹보다 효과는 좋지 못하겠지만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만 있다면 우리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윤아가 계획서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받아 들고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그녀의 풀이 죽은 모습에 오민우는 대략 상황을 짐작하고 그녀 앞의 의자에 앉았다.“왜요? 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읽어드릴까요?”윤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어느 회사든 소용 없으니까요.”수현의 말처럼 그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어느 회사가 그에게 미움까지 사면서 갓 세워진 그녀의 작디작은 회사에 투자해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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