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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향수...눈물을 흘리던 소영은 불현듯 누군가 생각 났다.

5년 동안 그의 몸에서 여자 향수 냄새가 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치 바람에 흩날려온 것만 같은 아주 연한 꽃향. 술집을 드나드는 그런 여자들은 뿌릴 리가 없는 그런 향수다.

소영이 넋을 놓고 있는 틈을 타 수현이 그녀를 밀쳐냈다. 힘이 좀 들어간 탓에 소영은 휘청이며 뒤로 물러났다.

수현은 짐승같이 사나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손대지 마.”

소영은 수현의 그런 표정은 처음 보았다. 그녀는 두려움에 휩싸여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하지만 방금 맡았던 그 향수 냄새를 생각하면 그냥 물러날 수 없었다.

“그래, 손 안 댈게. 그럼 너도 솔직하게 얘기해줘. 네 몸에서 나는 향수 냄새 어디서 난 거야? 날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없어. 근데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니야.”

향수 냄새?

수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여 팔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다. 옅은 향수 냄새...그녀의 향기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말을 탄 데다 그렇게 오래 안고 있었으니 냄새가 남을 수밖에.

소영은 수현이 생각 없이 하는 모든 행동에 큰 충격을 받았다.

본인은 모를 수 있지만 그를 지켜보던 소영은 똑똑히 보아낼 수 있었다. 수현의 그 썩은 표정이 한순간에 풀리는걸. 게다가 팔을 들어 대놓고 냄새를 맡는 모습까지.

그 순간 그의 눈빛은 믿을 수 없게 부드러워졌다.

만약 소영의 앞에 거울이 있었다면 지금 그녀가 얼마나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야?”

불길한 예감에 조금은 짐작이 간 소영은 저도 모르게 수현에게 물었다.

그녀의 말에 수현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쌀쌀맞게 말했다.

“내 사생활까지 너한테 보고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아?”

소영은 낯빛이 창백해진 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수현의 냉랭한 모습에 결국 소영은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수현은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허리에 대충 수건 한 장을 두른 채 나와 차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현이 전화를 걸어올 때 차서원은 하필 클럽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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