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주문하신 와인 나왔습니다.”말을 끝낸 후, 스튜어디스는 수현의 옆에 서 있는 윤이를 보자 안색이 변했다.그녀는 얼른 와인을 수현의 앞에 둔 후 사과했다.“죄송합니다, 고객님. 아이가 고객님을 방해했나요? 제가 얼른 데려갈게요.”말을 마친 다음 스튜어디스는 또 아이에게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꼬마야, 아깐 미안했어요. 언니가 잊어버렸네요. 지금 함께 자리에 갈까요?”윤이는 스튜어디스를 한 눈 보고는 다시 수현을 보았다.수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는데 많이 아쉬운 모양이었다.하지만 아이는 역시 아이였다. 조금의 아쉬움도 없이 스튜어디스의 말을 들은 후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머리를 돌려 수현을 향해 손을 저었다.“아저씨,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럼 윤이는 먼저 갈게요.”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묵직한 소리로 말했다.“응. 아저씨도 오늘 윤이를 만나서 너무 기뻤어.”아무리 아쉬워도 다른 집 아이였다. 그래서 수현은 어쩔 수 없이 스튜어디스가 아이를 데려가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았다.아이가 간 후, 그는 짜증 나던 심정이 많이 평온해진 것을 발견했다.비행기에 오를 때처럼 그렇게 화가 나지 않았다.위병이 있었기 때문에 술은 마시지 말아야 했다. 아깐 충동적으로 한 잔을 마셨지만 말이다.수현은 더는 와인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의 정신은 지금 아이에게 푹 빠져있었다. 뭔가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예전의 수현은 자신이 아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몸을 일으켜 인사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아이는 분명 가족과 함께 왔을 것이다. 두 아이뿐이 아니었다.아이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도 자리에 있을 거다.만약 무턱대고 인사한다면 뭐라고 말해야 하나?안녕, 난 평소 너희들 라이브 방송을 자주 보던 고독현 밤이라고 해.이렇게 말한단 말인가?이런 장면은 생각만 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됐다.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또 여기로 지나갈 수 있으니까.비행기에서 내릴 때 만날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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