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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진 비서가 간 후, 앨리스는 윤아를 데리고 이 층에 있는 베란다에 앉아 재스민차를 끓였다.

재스민의 진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고 뜨거운 열기도 함께 다가왔다.

윤아는 참지 못하고 장난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술 몇 병 꺼낸 다음 베란다에서 나한테 원샷하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이 말을 듣자 앨리스는 멈칫하고는 웃었다.

“술? 이런 분위기 속에서 뭔 술이야. 냄새나 외관이 너무 분위기를 해치잖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 술 끊었어. 앞으론 안 마실 거야.”

“어머, 건강 챙겨? 원래 술 셌잖아.”

윤아의 말에 앨리스는 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말도 마. 위병 생겼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다시는 술을 입에 대지 말라더라. 죽는 게 무섭기도 하고 또 이 재스민 차향이 꽤 좋잖아.”

친구가 위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자 윤아는 아주 걱정되었다.

“무슨 일이야?”

앨리스는 입술을 꾹 다물었는데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주저하며 말했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어.”

심윤아: “?”

“와인바에서 만났는데 엄청 잘 생겼어. 그 품위나 얼굴이 얼마나 완벽한지 이번 생에 그 사람과 결혼만 했으면 정말 완벽할 거 같아. 너도 봐야 하는데.”

“잠깐만, 그게 위병과 무슨 상관이야?”

“상관 있지.”

앨리스는 한숨을 쉬더니 풀이 죽어 말했다.

“그 사람이 너무 잘 마시더라. 나보다 더. 하지만 그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주량 늘이려고 막 마시다가...”

여기까지 듣자 윤아는 자초지종을 이해했다. 그녀는 순간 친구에게 어떻게 말할지 몰랐다. 앨리스가 남자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해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너 바보야?”

윤아는 손을 뻗어 앨리스의 머리를 가볍게 만지며 말했다.

“좋아하는 남자 때문에 주량을 늘이는 사람이 어디 있어?”

이 말을 들은 앨리스는 가볍게 웃었다.

“윤아야, 나 바보 같지? 하지만 그 사람이 너무 좋은 걸 어떡해. 첫눈에 반했어. 이번 생엔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아.”

그 남자에 관해 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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