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1206 챕터

제351화

마침내 진 비서는 보고서를 그녀에게 건넸다.펼쳐보니 정말로 선우가 말한 그 보고서였고 날짜도 한 달 전의 것이었다.게다가 이건 그냥 보통의 시장조사 보고서가 아닌 많은 세부사항이 매우 깊게 조사된 것이었다.보고서를 다 읽은 후 윤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선우는 정말로 국내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던 거고 자신 때문이 아닌 걸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놓였다.“고마워요. 여기 보고서는 돌려드릴게요.”윤아는 시장 조사 보고서를 그에게 돌려주었다.“매니저님. 가져가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래요?”“괜찮아요. 방금 다 봤어요.”“네. 그럼 필요하면 언제든지 메시지 보내주세요. 바로 가져다드릴게요."둘은 잠깐의 대화를 나눈 뒤 헤어졌다. 진 비서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자신의 이마에 묻은 땀을 닦으며 손에 들고 있는 시장 조사 보고서를 내려다봤다. 그는 문득 이선우가 처음에 그에게 지시하던 일을 떠올렸다.“더 자세하게.”“자세하게?” 진 비서는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해 다시 물었다. “대표님. 얼마나 더 자세해야 할까요?”“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자세하게 하도록 해.”그러나 보고서가 완성된 후에도 그건 계속해서 그곳에 있었고 며칠 동안 사용되지 않았다.오늘 심윤아가 찾아와 가져가고 나서야 진 비서는 그가 처음에 왜 그렇게 자세하게 하라고 말했는지 깨달은 것이었다.그는 사실 심윤아를 위해서였다. 그녀를 위해서 그러면서도 그녀에게 알려지지는 않게 말이다.진 비서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선우가 그가 알고 있던 그 미친놈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그러나 미친놈은 미친놈이다. 누구를 위해서라도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이선우의 과거의 미친 짓을 생각하면서 진 비서는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이선우가 윤아에게 빠지게 된 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는 종잡을 수 없었다._회사를 개설하기로 결정한 이후, 윤아는 굉장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이전에는 낮잠을 자는 시간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점심에 쉴 시간조차 없이 밤늦게까지 일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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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몇 초 뒤, 윤아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이미지 박살 났네.”거울 속의 그녀는 다크서클이 길게 떨어진 모습이 팬더가 따로 없었다. 바쁜 탓에 화장도 안 하고 잠도 못 잔 탓에 얼굴이 창백해 보였다.창백한 얼굴에 눈 밑 처짐까지 더해져 몇 킬로 감량한 결과, 그녀의 모습은 약물 중독자 같은 느낌을 줬다.남들은 고사하고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랄 정도이니 말이다.“너 설마 며칠 동안 이 몰골로 회사를 돌아다녔던 거야?”윤아는 그녀의 말에 천천히 머리를 숙였다.“응.”“푸하하.” 현아는 하마터면 먹던 밥을 그대로 뿜어버릴 뻔했다. “정말이구나.”현아는 윤아의 가련한 표정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예쁜 애들은 다르네. 이미지를 신경 쓰지 않아도 여전히 미인이야.”사실 윤아의 모습이 현아에게는 그렇게까지 엉망은 아녔다.그저 평소의 정교한 모습과 비교하면 상당히 나쁘게 보일 뿐이었고 무엇보다도 자연미인이기 때문에 눈 밑 처짐과 창백한 얼굴은 오히려 그녀를 병약미가 돋보이게 만들어주었다.여기까지 생각한 현아는 감탄했다.미인은 초췌해도 미인이구나. 만약 그였다면... 아마도 참으로 참혹한 모습이 될 것 같다.“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회사 여는 게 며칠 안에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해. 조금 늦어져도 괜찮잖아.”“알겠어.”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나 몸 잘 챙길게.”회사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윤아의 관심과 집중력은 빠르게 회사로 옮겨졌다. 그녀는 급하게 현아에게 몇 가지 유의사항에 대해 질문을 했고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문제는 완전히 잊어버렸다.현아는 그녀가 중독자로 변하는 것을 보고 지금 더 이상 어떤 말로 설득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결국 두 사람의 식사는 또 업무로 대체되어버렸다.떠날 시간이 다가올 때쯤 현아는 자기가 아무것도 먹지 않았음을 깨달았다.하지만 그녀는 딱히 신경 쓰지 않고 다이어트 하는 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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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집으로 돌아온 현아는 두 아이가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자세히 보니 둘은 라이브방송을 하고 있었다.생각해보니 훈이와 윤이는 아직 현아를 발견하지 못했기에 현아는 나오려던 말을 서둘러 삼키고 주방으로 곧장 가 분주히 움직였다.최근 들어 시간이 없던 탓에 설거지도 제대로 안 했을 거란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주방은 오히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설거지는 말할 것도 없이 식탁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서랍 위의 일지에는 오늘 칸에 체크 표시도 되어있었다.“도우미분이 벌써 왔다 가셨나?”현아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별다른 생각 없이 베란다로 향했다.잠시 후 그녀는 두 아이의 방송이 끝나고서야 방으로 돌아갔다.“현아 아줌마!”현아를 보자마자 윤이가 잔뜩 신나서 현아가 허리도 채 숙이기 전에 달려와 그녀의 다리를 꼭 끌어안았다.“현아 아줌마. 너무 오래 못 봐서 정말 보고 싶었어요.”“그래?”현아는 가자미눈을 한 채 몸을 낮추고 윤이가 반응하기도 전에 말랑하고 귀여운 볼살을 몇 번이나 만지고 쭈물거렸다. 윤이의 볼따구가 핑크빛이 되어서야 현아는 손을 놓고 윤이의 이마에 사랑스럽게 뽀뽀를 했다.“아줌마도 보고 싶었어!”윤이가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아줌마. 좀 이상한 것 같아.”“히히. 현아 아줌마만 윤이한테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야. 다른 사람은 절대 우리 윤이 얼굴 만지게 해주면 안 돼.”현아는 기분이 좋은지 변태처럼 헤실헤실 웃어댔다.“음. 그래요.”순진한 윤이는 두 볼이 핑크 빚이 되었는데도 착하게 현아의 말에 동의했다.그 모습을 본 현아는 참지 못하고 또 한 번 그의 볼에 뽀뽀하고는 한마디 보탰다.“아 참. 현아 아줌마 말고 다른 사람은 우리 윤이 볼에 뽀뽀도 안 돼. 물론 너희 엄마랑 할아버지는 제외야.”그때 마침 훈이도 걸어 나왔다.녀석은 제법 공손하게 현아에게 인사했다.“현아 아줌마.”훈이를 보자 현아는 눈을 반짝이며 윤이를 놓아주고 훈이에게로 돌진했다.뒤로 얼른 물러나는 훈이.“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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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여기까지 생각한 현아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어서 이 아줌마가 빨리 결혼해서 너희처럼 귀여운 아이들을 낳아 현아 아줌마가 너희들 볼을 그만 놓아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윤이는 곧바로 그녀의 목을 끌어안고 말했다.“현아 아줌마가 빨리 결혼하게 해주세요.”“아이고 요 귀여운 것. 정말 귀여워 죽겠어.”_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선우가 윤아를 찾았다.“아직 일 안 끝났어?”바쁜 와중에 윤아가 머리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아니. 좀 걸릴 것 같아.”말을 마친 그녀는 그제야 누가 자기에게 말을 거는지 깨닫고 고개를 돌렸다.“네가 어떻게 여기에 왔어?”선우는 한 손엔 차 열쇠를, 한 손엔 정장 외투를 들고 입가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들어왔다.“퇴근하러 왔어. 근데 넌 아직도 좀 바쁜 것 같아 보이네.”말하면서 선우는 편히 소파에 앉았다. “여기서 널 기다릴게. 얼마나 걸릴 것 같아?”처음에는 거절하려 했지만 결국 윤아는 말했다.“한 시간 정도 걸릴 거야.”“좋아. 너 마저 일 봐.”그는 배려심 넘치게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고 덕분에 윤아는 다시 그녀의 일에 몰두했다.한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갈 때쯤 선우는 소파에 책을 찾아 앉아있었다.처음에는 책을 읽으려 했지만 왜인지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윤아의 얼굴에 머무르게 되었다.윤아는 일할 때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는 편이었다. 흰 키보드 위에 길게 뻗은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이며 키를 누르고 긴 머리카락은 어깨너머 드리워져도 발견하지 못한 채 여전히 집중력을 유지했다.가끔 고민해야 할 문제가 생길 때에만 타자를 멈추고 아래턱을 받치며 핑크빛 입술을 살짝 앙다물었는데 그 모습이 참 예뻤다.윤아는 자신이 일할 때의 작은 표정들이 모두 선우의 눈에 담기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선우는 겉으로는 책을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얼마나 오래 기다려도 선우는 기꺼이 기다릴 의향이 있었다. 게다가 그녀가 일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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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이선우는 손을 잠시 멈추더니 싱긋 웃었다. 하지만 손은 거두지는 않고 계속 그녀의 단추 위에 올려두었다.“윤아야.”그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이 정도로 날 밀어내는 거야?”“아니, 난 그쟝...”심윤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선우는 한숨을 쉬며 자기 손을 떼어냈다.“그런 거라면 네가 직접 해.”심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가 손을 떼어내자 심윤아는 재빨리 뒤돌아서더니 자기 겉옷의 단추를 채웠다.옷을 다 입은 그녀가 뒤돌아섰을 때 이선우는 그녀의 노트북이 든 가방을 대신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심윤아도 재빠르게 따라갔다.회사 사람들은 거의 퇴근했지만 아직 남아서 야근을 하는 사람들은 두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건넸다.“이 대표님, 심 매니저님.”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엘리베이터에 탄 뒤 심윤아는 그에게 주현아가 자기 집에 있다고 얘기했다.“현아 씨 휴가야? 현아 씨네 대표님이 휴가를 준 건가?”주현아의 상사 얘기를 꺼내자 심윤아는 웃음을 찾을 수가 없었다.“어, 어렵게 얻은 휴가야. 나도 걔 사장님이 휴가를 3일이나 준 게 이상해.”두 사람은 일상적인 수다를 떨며 함께 차에 탄 뒤 주차장을 떠났다.집에 도착해 심윤아와 이선우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밥을 짓는 맛있는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따뜻한 노란색 불빛 아래 심하윤과 심서훈은 거실 소파에 앉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엄마! 아저씨.”두 녀석은 며칠 동안 못 본 이선우를 열정적으로 반기며 모두 이선우에게 안겼다.이선우는 한 손에 한 명씩 들고 두 녀석을 모두 안아 올렸다.신서훈은 조금 쑥스러워하며 이선우의 목을 살짝 끌어안았다.그런데 심하윤은 이선우의 목을 꽉 끌어안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저씨 우리 엄마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아저씨 최고!”“엄마를 데려다주지 않으면 이 삼촌은 싫어?”“아니요. 아저씨는 항상 좋아요.”이선우는 이미 신발을 바꿔 신은 뒤 바로 주방으로 들어가 이쪽에는 신경도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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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이선우는 보기에는 온화에 보이지만 사회적 지위가 매우 높았기에 그녀는 감히 이선우를 평범한 남자를 대하듯이 할 수 없었다.알고 지낸 지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아마도 그녀가 심윤아의 절친이기도 했기에 이선우는 그녀를 아주 잘 대해주었다. 뭔가 좋은 것이 있으면 그녀에게도 선물하곤 했다.시간이 흐르면서 주현아는 이선우의 편에 서게 되었다. 심지어 때때로 이선우의 칭찬을 심윤아에게 하기도 했다. 거기에 그녀는 진심으로 이선우를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했다.심윤아의 곁을 5년 동안 지켰고 거기에 한 번도 옆에 다른 여자가 없었다.이 정도로 지극정성인 남자는 이 세상에 이선우를 제외하고는 오래전에 멸종됐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심윤아가 이혼한 뒤 애들을 낳은 것도 신경 쓰지 않았고 아이들도 자신의 아이처럼 대했다.이게 사랑이 아니라면...“뭘 얻는다는 거야?”이때 심윤아는 부엌에서 나오면서 주현아가 한 말의 절반은 들었지만 앞의 내용은 듣지 못한 듯했다.주현아는 헛기침하면서 얼굴이 붉어지거나 더듬지도 않고 거짓말을 했다.“뭘 얻겠어? 당연히 프로젝트지.”이선우는 심윤아의 손에 들린 그릇을 받아 들며 말했다.“내가 할게.”심윤아도 그릇을 이선우에게 건네주었다.“식사 시간 다 됐는데 아직도 일 얘기 중인 거야?”“야, 일 얘기가 어때서? 이건 우리가 그만큼 일에 열정이 있다는 거야. 일은 우리의 생명과도 같다고.”그 말을 들은 심윤아는 고개를 돌려 주현아를 바라보았다.“그래? 그럼 지금 바로 네 상사한테 전화해서 일이 네 생명이라고 말한다?”주현아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좋은 분위기에 갑자기 개 같은 상사 얘기는 왜 꺼내? 그 사람 얘기 꺼내지도 마.”다들 앉은 뒤 심윤아는 주현아의 방금 주현아의 표정이 떠올라 계속 웃었다.“내 느낌에는 너하고 네 상사 곧 원수를 사랑할 것 같은데?”“쯧쯧, 누가 그 사람을 사랑한대? 심윤아 내가 경고하는데 날 그 남자와 엮지 마. 내가 5년 동안 솔로 탈출을 못한 건 모두 그 사람 덕분이니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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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저녁 식사 후 이선우는 소매를 걷어붙이며 말했다.“설거지는 내가 할게.”“설거지 안 해도 돼. 식기세척기에 넣기만 하면 돼.”하지만 이선우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 심윤아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릇들을 모두 그가 가져갔다.주현아는 옆에서 구경하다가 놀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냥 둬 윤아야. 하고 싶다잖아. 네가 계속 말리면 선우 씨가 언제 또 점수를 따겠어?”“맞아.”이선우도 주현아의 말에 동의했다.“나한테도 점수 딸 기회를 줘야지.”이렇게까지 말하니 심윤아도 더 뭐라고 할 수가 없어 남은 그릇들을 이선우에게 가져다주었다.잘 시간이 되자 주현아는 자기 방이 있으면서도 굳이 베개를 안고 와서는 심윤아와 함께 자겠다고 했다.창밖에서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고 방 안의 온도도 많이 떨어졌지만 두 사람이 한 침대에 누우니 이불 안의 온도는 올라갔다.“전에 학교 다닐 때 내가 너희 집에 자주 놀러 가서 몰래 자고 왔던 거 기억난다. 근데 그때 너희 집 침대 엄청 컸었는데. 사실 나는 그때 부잣집 침대는 다 이만큼 큰가 싶었어.”전에 일을 얘기하니 심윤아는 웃음이 터졌다.“아빠는 내가 침대서 떨어질까 봐 걱정되셨나 봐.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맞춤 제작한 침대에서 잤어.”“아이고, 네가 그 말하니까 그때 아무리 네 침대에서 굴러도 떨어지지 않던 기억이 떠오르네.”세월이 흘러 지난 일을 얘기할 때마다 사무치게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주현아는 마치 작은 새처럼 예전에 재미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얘기했다.“맞다. 너 그때 기억나? 우리 잘 때 몰래 훔쳐 먹다가 너희 집 도우미한테 들켰던 거.”하지만 주현아의 말에 아무런 답도 들려오지 않았다.주현아는 심윤아가 잠이 든 줄 알고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바라봤더니 그녀는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윤아야, 윤아야?”주현아가 몇 번 부르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너 왜 그래?”심윤아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 방금 잠깐 멍때렸어.”하지만 주현아는 그녀의 뒤통수를 움켜쥐고서는 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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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이 말에 심윤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반박했다.“하지만 감정이란 건 그런 것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잖아.”“그럼 뭘 봐야 하는데? 네가 말해 봐.”뭔가 떠올랐는지 주현아는 웃음을 터트렸다.“그러지 말고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 봐. 5년 동안 네 마음에 든 사람이 있었어? 너한테 마음 있었던 사람이 이선우뿐만은 아니었잖아.”심윤아가 말했다.“현아야, 난 애들이 있잖아. 그런 거 생각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그 사람들은 너한테 애가 있다는 거 신경 쓰지 않았잖아. 이선우는 아예 하윤하고 서훈이를 자기 자식처럼 생각하며 키우고 있던데?”“그건 나도 알아. 내가 신세를 너무 많이 졌어.”아마도 이번 생에는 다 갚지 못할 것이다.“아이고, 내가 이선우라면 방금 네 말 듣고 무조건 상처 받을 것 같아.”주현아는 이선우 대신 가슴 아파하고 있었다.“내 느낌엔 이선우 씨 괜찮은 사람 같아. 외모도 집안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깔끔하고 매너가 좋다는 거야. 주위에 다른 여자도 없잖아. 오직 너뿐이지. 만약 네가 이선우 씨를 마음에 들어 한다면 남은 인생은 분명 행복할 거야.”“현아야...”“됐어 됐어. 이선우가 너한테 얼마나 잘하던지 이선우 이미지가 얼마나 좋던지 상관없이 난 널 위한다는 것만 믿으면 돼. 그래서 괜찮은 사람 같으니까 너한테 고민해 보라는 거고. 만약 네가 정말 싫다면 차버리면 되지. 뭔 큰일이라고. 이제부터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주현아가 자기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줄 알았던 심윤아는 그녀의 말을 듣고 놀랐다.“내가 널 설득해서 뭐 해? 바보야? 넌 내 친구야. 네가 싫어하는 일을 내가 왜 강요하겠어? 그리고 내가 너한테 강요한다고 해서 소용이나 있겠어?”이 말을 들은 심윤아는 어린 소녀같이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이렇게 웃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이런 말이 효과가 있을 줄 알았다면 더 많이 했을 텐데. 친구로서 심윤아의 미소를 지켜주는 것도 주현아의 의무였다.귀국하는 날짜가 정해진 뒤 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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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이런 생각을 하며 진수현은 전에 추가했던 연락처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가 답장하지 않아 두 사람의 연락은 끊겼다.후원금을 주면 거절했었는데 앞으로 라이브 방송을 계속하면 자기가 또 후원금을 보낼 것 같아서 그러나? 그래서 아예 라이브를 접는 건가?만약 그가 카드 번호를 보낸다면?진수현은 이 두 아이를 좋아했다. 비록 두 아이가 라이브 방송을 하는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두 아이의 라이브 방송을 볼 때마다 그는 삶의 어둠을 쫓아낼 수 있었다.두 꼬마가 너무 귀여워서 그는 지난 1년 동안 그들을 지켜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그는 자신의 기분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지 못했다.만약 두 꼬마가 정말 그 이유로 라이브를 하지 않는 거라면...순간 진수현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해결책이 떠올랐다.그러나 그가 더 오랫동안 쓸데없는 상상을 하기 전에 라이브에서 서현이가 하윤이의 말실수를 바로 잡았다.“앞으로 라이브 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에요. 최근 이사를 해야 해서 이사할 때까지 방송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네.”하윤아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이사해요.”두 꼬맹이가 단순히 이사 때문에 잠시 라이브 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말에 그제야 진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다행히도 단지 이사 때문이었다.그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두 꼬맹이의 IP주소를 찾아보았는데 외국이었다.자기가 지금 있는 주소와 같은 위치에 있어 진수현은 깜짝 놀랐다.전에는 특별히 두 꼬맹이의 주소를 찾아보지 않았었다. 이번에 회의차 해외 출장을 왔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이 두 꼬맹이와 같은 곳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하지만 나라가 너무 커서 꼭 같은 도시에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라이브 방송 댓글에는 다들 어디로 이사를 가는지 묻고 있었다. 하지만 두 꼬맹이는 아주 똑똑했다. 직접적으로 주소를 밝히지 않고 그저 귀국할 수 있다고만 했다.귀국한다는 얘기에 진수현은 살짝 움찔했다.두 꼬맹이는 모어인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대화했기에 당연히 어느 나라인지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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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진수현 어머니의 지시가 있었기에 이민재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건 여우의 권력을 빌려 호랑이를 상대하는 것과 같았기에 서둘러 진수현에게 약을 먹으라고 했다.가장 좋은 점은 약을 먹으라고 재촉하는 것만으로 두 배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정말 꿀 직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대표님이 약을 드시지 않으면 잠시 후에 사모님께서 전화해서 물으시면 제가 곤란합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이민재는 차가운 시선의 자기 얼굴에 날아와 꽂히는 것이 느껴져 순간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아무리 진수현 어머니의 지시가 있었다고 해도 진수현은 그녀의 아들이었다. 지금 이렇게 막무가내로 한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자신이었다.하지만 이어지는 진수현의 행동에 이민재는 깜짝 놀랐다.진수현이 자기 앞에 놓은 약을 그가 따라준 따뜻한 물에 먹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물컵을 테이들 위에 무거운 소리를 내며 올려놓았다.“만족해?”이민재는 정신을 차리고서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신거린 뒤 만족한다고 말하며 방을 나갔다.그가 나가자 진수현은 뭔가 떠올랐는지 다시 핸드폰을 꺼내 라이브 방송이 끝난 화면을 켜며 입술을 오므렸다.다음 방송이 또 언제일지 몰라 늦지 않게 빨리 돌아오길 바랐다.“라이브 끝났어?”심윤아는 방금 물건들을 정리해 주머니에 넣어두자마자 두 녀석이 핸드폰을 들고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네, 엄마.”심서훈은 얌전하게 핸드폰을 심윤아에게 건넸다.“사람들한테 한동안 라이브 방송 못 한다는 거 말했어?”“네, 사람들한테 다 말했어요.”“그럼 됐어. 우리 요 며칠 동안 먼저 짐 정리 끝내고 돌아가면 되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돼.”심서훈은 뭔가 생각났는지 갑자기 물었다.“마미, 외할아버지한테 말했어요?”그 말에 심윤아는 멈칫하더니 그제야 알아차렸다.“맞다, 요즘 너무 바빠서 그건 깜빡했어. 다음 날 저녁에 우리는 외할아버지 집에 갈 거야.”“좋아요.”5년 전 심윤아가 금방 외국에 왔을 때 심인철의 회사는 보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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