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1206 챕터

제341화

수현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툭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민재에게 달라붙어 몸싸움하던 금발의 여자도 그의 시선을 따라 수현의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그제야 민재를 놓아주고 그와 함께 수현에게 다가갔다.그녀는 어설픈 한국어로 무어라 계속 민재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이 사람 괜찮아? 구급차 불러줄까요?”협업 측 회사에서 보낸 여자란 걸 알고 난 후 민재는 그녀더라 어서 떠나라 하고 싶었지만 수현의 지금 상태를 봐선...“손대지 마요.”민재와 함께 수현을 부축하려던 그녀에게 수현이 서늘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 민재는 얼른 그녀의 손을 내치며 유창한 영어로 알렸다.“당신 도움은 필요 없으니 이만 가서 할 일 하세요.”금발의 여자는 눈앞의 비실거려 보이지만 그래도 꽤 잘생긴 이 남자를 아쉬워하는 기색이었다.이런 남자는 흔치 않은데. 하지만...그녀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운 그의 모습을 보며 잘 꼬셔봐도 뭘 하진 못하겠구나 싶어 쿨하게 포기하고 방을 떠났다.그녀가 떠난 후 민재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수현을 부축해서 방으로 돌아갔다.민재가 수현을 소파에 눕히고 나서야 인턴이 헐레벌떡 약을 사 들고 문도 안 닫힌 호텔 방으로 달려왔다.“비서님. 여기 위약이요.”민재는 얼른 약을 받아들고 뚜껑을 열어 손바닥에 털어내다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인턴을 향해 말했다.“물! 물은?”“아아. 물! 제가 얼른 가져다드릴게요.”그는 후다닥 주방으로 가 물을 한 컵 받아왔다.진수현의 위병이 도져 정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비록 분주한 사람은 민재와 인턴 둘뿐이지만 말이다.수현에게 약을 먹이고 손님방 침대까지 부축해가고 나니 어느새 반 시간이 훌쩍 흘러있었다. 일전에 금발의 그 여인이 안방 침대에 누웠던 탓에 향수 냄새로 범벅이었기에 그들은 하는 수 없이 수현은 손님방의 침대로 데리고 갔다.민재는 호텔 방을 나온 후 인턴에게 당부했다.“대표님 좀 괜찮아지시면 밑에 내려가서 다른 방으로 다시 잡아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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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대표님 가족분들께서 얘기해보시는 것도 소용없던가요?”그의 질문에 민재는 표정이 침울해지더니 대답했다.“소용없어요. 그게 통했으면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겠죠.”“하긴.”둘은 얘기를 하면 할수록 더욱 우울해졌다.순간, 인턴이 뭔가 떠오른 듯 두 눈을 반짝이더니 물었다.“소영 아가씨는요? 몇 년간 진수현 대표님 곁에는 그분밖에 없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설마 소영 아가씨 말씀도 소용없었습니까?”“강소영 아가씨 말이에요?”민재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말도 마요. 나도 처음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영 아가씨께 부탁드려봤는데 쓸모없었어요.”“소영 아가씨도 안돼요? 그럼... 아무 방법도 없는 거 아니에요? 이대로 뒀다간 저희 대표님 일찍이 돌아가시겠어요.”“퉤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그쪽은 인턴사원이지 저주 인형이 아니에요.”인턴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비서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제가 저주 인형이에요? 제가 얼마나 저희 대표님을 생각하는데요. 정말 이대로 방치했다간 건강하던 사람도 견디지 못할 거라고요.”민재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요. 하지만 가족들도 못 하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인턴은 침묵했고 둘 사이에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두 시간 정도가 흐른 후 수현은 방을 바꿔 잡내 없이 깨끗한 공기를 맡으며 새 침대에서 금방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민재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며 인턴을 향해 말했다.“이제 됐어요. 할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 봐요.”“비서님은요?”“대표님이 편찮으시니 밤새 간호해줄 사람이 필요하잖아요.”인턴은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 입을 만지작거리더니 말했다.“그런데 대표님은 약 말고 다른 음식은 안 드세요? 이러면 위에 안 좋지 않을까요? 아니면... 제가 죽이라도 사 올까요?”“여기 해외에요. 죽 구하기 어려울 거예요.”“여기 오는 길에 한인 식당을 봤어요. 그곳이라면 있을지도 모르니 제가 한번 가볼게요.”말을 마친 인턴은 곧장 밖으로 뛰어갔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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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그녀의 문자에 답하지 않은 지도 어느덧 하루라는 시간이 흘렀다. 벌써 밤이 깊었으니 말이다.두 아이의 계정은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스토리가 자주 올라오진 않았다. 그저 가끔 편집된 영상이 어울리는 음악과 텍스트와 함께 뜨곤 했는데 보아하니 계정관리자가 바쁜 사람인듯했다.수현이 영상 하나를 클릭하자 화면 전체에 두 아이의 햇살 같은 웃음꽃이 피었다. 수현은 이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나쁜 감정들이 사르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그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한참 동안 영상들을 하나하나 넘겨보며 점차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민재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쯤은 이미 머리끝까지 솟았던 짜증도 제법 가라앉아 많이 평온해진 상태가 되었다. 게다가 약을 먹은 덕에 아프던 위도 꽤 나아졌다.“대표님. 왜 깨어있으세요?”민재가 그의 곁에 다가오며 물었다.“아직 쉬고 계신 줄 알았는데요.”수현은 아직 안색은 안 좋지만 눈빛은 제법 날카로워졌다.그는 민재를 한 눈 보고는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민재는 그제야 그를 찾아온 목적을 떠올리고 말했다.“다른 건 아니고 장보람 인턴이 죽을 사 왔는데요. 거기 사장님이 대표님 아프시다는 얘기에 특별히 만들어주신 거랍니다. 금방 가져온 거라 아주 먹음직스러워요. 좀 드시지 않으시겠어요?”민재는 손을 비비며 말을 더 보탰다.“빈속에 약만 드시는 건 아무래도 위에 안좋으니까요...”그러나 민재의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수현이 단칼에 거절해버렸다.“됐어요. 가봐요.”민재는 그가 이렇게 빨리 거절할 줄 몰랐으나 포기하고 싶지 않아 그 자리에서 머뭇대며 돌아갈 생각을 안 했다.그런 그를 보며 수현이 물었다.“더 할 말 있어요?”“아니 대표님. 대표님 위도 안 좋은데 자꾸 이렇게 식사 거르시면 안 돼요.”“무슨 상관이에요.”민재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하긴 대표님이 아프지 내가 아픈가 뭐. 하지만 대표님이 아프면 바빠지는 건 나 아닌가? 걱정해주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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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엄마가 그랬어요. 밥 제때 잘 먹어야 건강한 몸을 만든다고요. 모두 꼭 제때 식사하세요.” 이게... 그 귀여운 녀석들 목소리다.하필 이때 이 녀석들 목소리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대체 뭘 암시하려고?비록 위약을 먹었지만 수현의 위는 여전히 쓰렸다.그는 신경질적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민재가 침실을 빠져나가려 할 때 그를 불러세웠다."잠깐만요."민재는 걸음을 멈추고 풀이 죽은 채 그를 쳐다봤다."대표님?""방금 죽이라고요?"빛을 잃어가던 민재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곧장 머리를 끄덕였다. "네. 대표님. 한인 식당에서 특별히 끓여 온 죽이에요."수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들여와 봐요.""넵. 금방 가져다드릴게요."민재가 방을 나갈 때 장바름은 밖에서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비서님. 어때요? 대표님 식사하신대요?""그래요. 어서 죽 좀 가져다줘요.""네."바름은 작은 그릇에 죽을 담아 민재에게 건넸다.민재는 혹여 수현이 그 새로 마음을 바꾸기라도 할까 봐 죽을 손에 들고 발 빠르게 침실로 향했다. 먹겠다고 했을 때 될수록 많이 먹이면 좋으니 말이다.죽의 향기가 어느새 방안 가득 퍼졌고 민재가 서둘러 들고 온 덕에 아직 따뜻한 상태였다.민재는 숟가락까지 챙겨 수현에게 건네며 세심하게 말했다."대표님. 뜨거우니 조심하세요."수현은 그릇을 받아 그 안에 담긴 하얀 죽을 바라보다가 숟가락으로 한입 떠서 입에 가져갔다. 그러나 죽이 그의 입가에 다가갈 때 그는 손을 멈추더니 민재를 향해 말했다.“언제까지 거기서 보고 있을 셈이죠?”먹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려던 민재는 수현의 말에 하는 수 없이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그럼 전 먼저 나가볼게요.”침실의 문이 닫히자 안팎이 조용해졌다.수현은 모락모락 김이 나는 죽을 보고는 있지만 사실 전혀 입맛이 없었다. 그는 예전부터 음식에 대한 흥미가 별로 없었다. 그에게 음식은 그저 배를 채우고 삶을 유지하는 도구에 불과했다.그 탓인지 수현은 항상 식사를 적게 했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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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솔직히 말했을 때 이 답변은 어떻게 보면 조금 이상한 것 같다.만약 이 사람이 별다른 요구 없이 일 년 동안 묵묵히 훈이와 윤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지 않았다면 윤아는 아마 그에게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어떻게 보면 결국은 그녀가 먼저 그에게 연락한 것이다.늦은 밤 시간도 소중하니 윤아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그에게 직접 연락처를 물었다.그녀의 질문은 꽤 직설적이었다.「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연락처를 추가해도 될까요?」수현은 이 문장을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보다 자신의 연락처를 입력했다.윤아는 상대방이 보내준 연락처를 확인한 후 자신의 카톡을 열어 그를 추가했다.찾아낸 계정은 꽤 간단했고 명칭은 매우 간단한 'Y'로, 프로필 사진은 해변의 밤이었다.그의 인스타그램 닉네임과 아주 어울리는 모습이었다.윤아는 아주 빨리 그의 계정을 추가했다.수현은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보낸 후 잠시 기다렸지만 그녀가 자기에게 별다른 답장을 하지 않자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살펴보았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만 잠든 것일까?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카톡을 열어보는데 이미 새로운 친구 추가 메시지가 와있었다.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그녀의 계정을 추가했다.서로를 추가한 후 시스템은 상대방이 이미 그의 친구임을 신속하게 알려주었다.수현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을 확인해보았다.보통은 아이가 있으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아기의 사진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녀의 프로필 사진은 여명 중에 피어나는 한줄기 햇빛이었다.이 프로필 사진을 보며 수현은 왜인지 그녀가 태양의 빛을 닮은 밝고 활기찬 사람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자신과는 다르게...수현이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 그들의 채팅창 윗단에는 이런 텍스트가 나타났다: 상대방이 입력 중...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보낸 메시지가 전송되었다."안녕하세요. 제가 뭐라 칭해야 할까요?""칭해?"지나치게 공손한 말투에 수현이 입술을 앙다물었다.그는 키보드를 두드려 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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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윤아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린 후 상대방의 답장을 받았다.그가 카드 번호를 찾으러 간 줄 알았지만 몇 분 후에 그는 단 세 글자로만 응답했다.“괜찮아.”윤아: “...”처음부터 느꼈지만 그는 말을 아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그가 애초에 그런 성격인 것인지 아니면 그녀와의 대화를 원치 않는 건지는 알기 어렵지만 그의 초반 행동을 보아 그녀와 길게 얘기하길 원치 않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전에도 윤아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이미 읽음으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한동안 답장을 하지 않았다. 저녁에라도 답장이 온건 아마도 읽씹은 무례하다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그를 이해한 윤아는 더 이상 그와 얘기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잠시 침묵한 뒤 그에게 메시지를 남겼다.“시간이 늦었으니 쉬시는 게 좋겠네요. 내일이나 혹시 다른 때라도 시간이 나신다면 제게 계좌 번호를 보내주세요. 그럼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이 메시지를 본 순간 수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대화를 끊으려 하는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지 않은가.하지만 그녀가 마지막에 그에게 계좌 정보를 요구한 것은 수현의 예상을 벗어났다.정말 돈을 돌려주려고 하는 걸까?만약 그가 진짜 계좌 번호를 보내면 상대방은 정말 돈을 보내는 걸까?다정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이던 그 두 작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수현이 계좌 번호를 보내주기만 한다면 그녀도 돈을 정말 보낼 사람 같았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한번 준 돈은 돌려받지 않는다.-다음 날.윤아는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아 몽롱한 상태로 밖이 소란스러운 것을 느꼈다.바스락바스락.잠깐의 침묵 후 윤아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이불을 걷고 맨발로 문을 열고 나갔다.아침 햇살이 큰 나뭇잎 사이 틈새로 들어와 거실에 살짝 흩어져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반짝이며 부서지는 파편 같이 반짝였다.거실 창문은 열려 있었고 아침부터 새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힘차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거실에는 늘씬하고 건장한 남자가 식탁 주위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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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결국 선우는 그녀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게 되었다.그 이후로 그는 자주 직접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다.그러나 점점 그 횟수가 많아지자 윤아는 민망해져서 그에게 말했다. “아랫사람들한테 시켜서 가져다주게 할 수도 있잖아.”그러자 선우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는 좀 더 자고 싶지 않아? 걔네가 가져다주면 전화로 널 깨울 거야.”“우리 집 비밀번호 알잖아?”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네 집 비밀번호를 안심하고 다른 사람에게 맡길 거라고 생각해?”“네 사람한테도 안 돼?”“안돼.”선우는 너무 바빠 정말 시간 내기 어려울 때가 아니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돌보려 했다.“세수했어?”선우의 질문에 잠깐 딴 데 정신 팔려있던 윤아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거실에서 소리가 나길래 일어나봤어.”“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았어?”선우가 윤아의 앞에 따뜻한 물을 한 잔 놓아주며 말했다. “나 올 때마다 네가 깨면 내가 전화로 널 깨우는 것과 차이가 뭐야?”윤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차이가 있어. 네가 전화로 깨우고 거실에 음식 세팅할 시간 동안 최소 몇 분은 더 잘 수 있잖아.”그녀의 말에 선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뻗어 그녀의 고운 코끝을 가볍게 쳤다.“고양이 같기는.”윤아는 잠시 멈칫하고는 두 눈을 깜빡이다가 그를 따라 가볍게 웃었다.“세수하러 갈게.”“응. 기다릴게.”윤아가 세수하고 나오니 선우는 이미 그녀의 자리 옆에 앉아있었고 손에는 신문 한 장이 들려 있었다.윤아가 나오는 소리에 선우가 보고 있던 신문을 접어 가방에 넣었다.“왔어?”자리를 살핀 윤아는 잠깐 생각 끝에 그의 앞으로 돌아가 앉았다.그녀의 행동을 눈치챈 선우는 눈빛이 어두워지긴 했지만 얼굴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밥을 그녀 앞으로 밀어주며 말했다.“먹어.”“고마워.”윤아가 그의 옆자리가 아닌 앞자리에 앉은 탓인지 둘 사이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졌다. 윤아와 선우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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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윤아가 살짝 머쓱해 하며 말했다.“근 5년 동안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어. 너한테 지나치게 의존하는 건 안 되지.'‘지나치게 의존해?’선우는 그녀의 말에 가볍게 웃었다.“윤아야. 만약 이 5년 동안 네가 정말로 나한테 그렇게 의존했다면 내가 지금 이렇게 너에게 온 신경을 퍼붓진 않을 거야.”비록 지금은 그녀에게 아침 식사를 전해줄 것을 동의했지만 이건 선우가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다. 사실 선우가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윤아는 자신의 삶을 아주 잘 꾸릴 수 있었다.“그런 말 하지 마. 너는 이미 많이 도와줬어. 더 많이 받으면 갚을 수 없게 될 거야.”“누가 너더러 갚으라고 했어?”그녀를 응시하던 선우의 눈빛을 조금 어두워졌고 목소리도 낮아졌다. “다 내가 원해서 한 일이니까 너는 갚지 않아도 돼.”윤아는 침묵했다.물론 선우가 그녀에게 해코지할 일은 없을 거다. 그는 항상 그녀를 존중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빚이 많을수록 윤아는 더욱 죄책감에 물들게 될 거고 만약 진짜로 갚지 못하면 평생 불안해 할 것 같았다.“좋아. 걱정하지 마. 네가 국내에 가고 싶다면 그렇게 해. 내가 너와 함께 귀국하면 그만이니까.”선우의 말에 눈을 내리뜨고 있던 윤아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나랑 같이 귀국을 한다고?”“당연한 거 아냐? 네가 귀국해서 창업한다는데 내가 가서 도와야지 않겠어?”윤아:“...”사실 그녀가 국내에 회사를 차리려는 건 시장조사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선우가 그녀를 지나치게 돕는 것 같아 그에게서 조금 멀어지려 했던 것이다. 윤아는 선우가 설마 그녀를 위해 이렇게까지 큰일을 서슴없이 결정하고 이 자리에서 얘기까지 할 줄은 몰랐다.“왜? 나 때문에 놀랐어?”“너 전에...”“걱정하지 마. 내가 설마 정말 너 때문에 귀국하려는 거겠어? 난 장사꾼이야. 이윤이 남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아. 이번에 네가 귀국하지 않는다고 해도 난 아마 갔을 거야. 국내 시장도 확장할 생각이었거든. 이미 저번 달에 내 비서가 관련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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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말을 마친 후 윤아는 초대장을 다시 건넸다.초대장을 돌려받은 선우는 곧바로 손을 거두는 대신 초대장의 표지를 꼭 쥐고 윤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가장 원하는 생일 선물은 아마도 며느리겠지.”윤아는 선우의 말에 잠시 멈춰 섰다. 어쩐지 윤아는 선우가 그녀에게 어떤 표시를 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었다. 윤아가 막 입을 떼려 할 때 선우가 다시 말을 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할아버지의 소망을 이뤄줄 능력이 없어서. 일단은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골동품이라도 낙찰받아 선물해야겠지.”말이 끝날 즈음에 선우는 초대장을 다시 꺼내 손에 쥐었다. 그는 아직도 그 자리에 멈춰있는 윤아를 보며 장난스레 물었다. “왜?”윤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머쓱하게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야.”“정말?”선우는 놀리듯 물었다.“내가 방금 너에게 암시한 줄 안거 아니야?”“...아니. 아니야. 무슨 소리야?”“그렇게 생각한대도 괜찮아. 할아버지는 네 두 아이도 매우 좋아하셔. 그리고 내 마음 너도 알잖아.”윤아는 입술을 꾹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사실 2년 전에 선우는 어떤 계기로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지만 당시 윤아에게 거절을 당했었다. 이후 그녀는 계속해서 선우를 피해왔다. “내가 너를 좋아한단 이유로 계속 나를 피하는 거라면 정말로 굳이 그렇게 할 필요 없어. 이 3년 동안 네게 그 어떤 강요도 하지 않았잖아. 만약 오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평생 말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어. 정말 그런 사소한 이유로 날 피하고 나 같은 친구를 잃을 셈이야?”따뜻하고 진심 어린 말투로 얘기하는 선우를 보며 윤아는 계속해서 그를 피한다면 자신이 정말 나쁜 사람이 될 것만 같았다.그때 그 일이 있고 2년 동안 선우는 여전히 그녀를 따뜻하게 대해줬다. 그의 주변엔 여자도 없었고 설사 다가오는 여자가 있다 해도 모두 선우에게 거절당하곤 했다.어쨌든 그의 주변에는 윤아 하나만, 아니 그녀와 그녀의 두 아이도 있었다.비록 그는 항상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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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뭔데뭔데?”재밌는 가십거리가 생기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세간에 떠도는 소문을 좋아하는 건 어느 곳에서든 다 똑같은 모양이다.“심윤아 매니저님 말이야. 애가 둘이나 있대.”놀라운 소식에 모두 깜짝 놀랐다. 그저 평범한 남녀 사이 사랑 얘기일 줄 알았는데 윤아가 이혼한 적이 있었다니. 그것도 모자라 아이가 둘이나 있을 줄이야.“내가 들은 얘긴데. 이선우 대표님 집안이 엄해서 애 둘이나 딸린 여자는 집안에 들이지 않는 거래.”“재혼한 데다가 애가 둘이나 있는 여자면 그냥 평범한 남자를 만나는 건 그럴 수 있다 쳐도 대표님과 결혼하는 건 너무 욕심이 과한 거 아니야? 대표님 집안에서 절대 동의할 리가 없지. 난 왜 둘이 만나지 않는 건가 했어. 못 만나는 거였구나.”누군가 비꼬듯 말했다.“어디서 들은 얘기야 넌? 내가 알기론 이선우 대표님 아버님은 첩도 들였다던데. 이걸 집안이 엄하다고 할 수 있나?”“하긴. 일곱 살 남짓인 그 집 아이도 대표님 새엄마가 낳은 거 아냐? 그 새엄마라는 사람도 그다지 좋은 분은 아니라더라.”선우와 윤아에 관한 얘기로 시작했던 수다가 어느새 선우의 집안 얘기로까지 번졌다.그러다 보다 못한 팀장이 헛기침으로 눈치를 주고서야 그들은 하나둘 뿔뿔이 흩어졌다.“온종일 가십거리나 떠들고 다닐 열정으로 일을 하면 쟤네가 팀장 달았을 텐데. 어휴 참.”팀장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리를 떴다._한편, 윤아는 사람들이 뒤에서 뭐라 하는지 알 리가 없었다. 설령 안다 해도 남들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말이다.그 많은 사람의 입을 그녀가 어떻게 일일이 단속할 수 있겠는가. 윤아는 그저 자신의 입만 잘 단속하며 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선우와 헤어진 후 윤아는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러나 사무실로 가던 도중에 뭔가 떠오른 듯 다시 발걸음을 돌려 진 비서의 사무실로 향했다.똑똑-오늘 일정을 준비하고 있던 이 비서는 누군가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머리를 들었고 오는 사람이 심윤아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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