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의 모든 챕터: 챕터 241 - 챕터 250

513 챕터

제241화

고대호는 듣고 노기가 조금은 누그러진 듯했으나 여전히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우리가 오늘 처음 만났고 두 아이의 경사이기도 하니, 여진의 얼굴을 봐서 이번에는 넘어가겠으나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하세요.”“네, 네. 그럼요.”영란은 연거푸 사과하고는 말을 이었다.“여 사장님, 지난번에 제가 말씀드린 저의 아들이 마을에 들어와 일하는 거 말이에요. 오늘 삼촌도 마침 왔는데, 그 일 지금 바로 결정지어 주시면 안 될까요?”영란은 잔뜩 기대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이민혁은 그제야 깨달았다. 영란이 손여진의 일에 이렇게 발 벗고 나서는 이유가 자기 아들 미래를 위해서였다는 걸 말이다.그 생각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피식 웃었다.그걸 본 영란이 노한 기색으로 외쳤다.“무슨 뜻이야, 당신?!”“아무 뜻도 아닌데요.”이민혁은 손여진 앞에서 그들 가족의 체면을 깎고 싶지 않아서 참기로 했다.그러나 영란은 그가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해 찔리는 바가 있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우리 가족 간의 일에, 당신을 여기 앉혀서 밥 먹게 해준 것도 고맙게 생각할 일인데, 당신 그게 무슨 표정이야? 우리 아들은 마을에서 일할 실력이 있어. 당신 같은 줄 알아? 기사밖에 못 하는 주제.”“실력 없다고 한 적 없는데요. 흥분하지 마세요.”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영란은 화를 가라앉히지 않고 더 쏘아대려고 하는데, 고대호가 나서서 말했다.“됐어요. 운전기사랑 싸우다니, 체면 깎이는 일입니다.”“그렇죠, 맞아요. 맞아요.”영란은 얼른 앉아서 웃는 얼굴로 고대호를 마주 봤다.둘째 이모의 민낯을 똑똑히 본 손여진은 테이블을 짚고 일어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전 일이 있어서 서경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민혁아, 가자.”이민혁도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려 했다. 그도 진작에 이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그러자 영란은 벌떡 일어나 손여진을 끌어당기며 꾸지람했다.“너 뭐 하는 거야, 너 여 사장님 삼촌이 어떤 분이신데, 여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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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여준성은 이민혁과 손여진을 쳐다보며 천천히 말했다.“이 마을에서 감히 내 체면을 안 봐주는 사람은 없어요. 오늘 당신네 집안에서 한 일은 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뭘 어떡하려고요?”손여진이 화내며 말했다.여준성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갑게 입을 열었다.“어떡하긴요. 흥, 그건 나중에 알게 될 거예요, 지금은, 이 자식이 나한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잘못했다 빌게 만들어요. 그러면 내가 당신네를 용서할 수도 있으니까. 뭐 아직 늦진 않았어요.”“생각이 좀 많으시네요, 여 사장님.”이민혁이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여준성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발작하려는데, 그때 고대호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됐다. 이게 무슨 꼴이냐.”여준성은 그제서야 화를 억누르고 이민혁을 노려보며 앉았다.“내가 뭐라 하는 게 아니라...”고대호는 얼굴을 찡그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일을 이따위로 만들면 내가 앞으로 무슨 낯을 들고 다닙니까, 아랫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겠어요? 내 이 간부 질을 어떻게 하냔 말이에요?!”“죄송합니다. 다 이 기사 놈이 말썽을 부려서요, 사실 여진은 이 사람하고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냥 저한테 화나서 그런 거예요.”영란은 황급히 해명하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녀는 지금 여준성과 고대호가 매우 불쾌할 뿐만 아니라 분노하기까지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이 두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아들의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마을에서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지도 문제가 된다. 그녀의 동네 마트도 앞으로 잘 꾸려나가기는 더더욱 어림없는 얘기다. 절대 이 두 분의 비위를 거스르면 안 된다.고대호는 또 뭐라고 말하려는데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그는 번호를 한 번 힐끔 보더니 얼른 전화를 받았다.잠시 뒤, 그는 당황한 기색으로 일어서며 한마디 내던졌다.“아무튼 오늘 일은 반드시 설명이 필요해요. 우리 준성이가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할 순 없어요. 어떻게 해결할지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생각하세요.”말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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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여준성은 면내에서 꽤 이름값 하는 인물인데 이런 치욕을 그대로 삼킬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뭔가 꼭 일을 저지를 것이다.이민혁 역시 여준성을 완전히 깔아뭉개 그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니 나중에 손여진 집안에 피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여준성을 혼쭐 내주고 싶었다.여준성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이민혁은 별로 큰 관심이 없었다.닥치는 대로 해결하면 될 터, 고작 여준성 따위가 풍랑을 일으켜봤자지...그 시간에 영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이민혁을 잡아 뜯어먹고 싶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이미 불화가 표면에 드러난 이상 이민혁도 그녀를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이 쳐다보지도 않았다.손여진의 부모님만 걱정스러운 얼굴로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바로 그때, 여준성이 다시 들어왔고, 더 이상 예의를 갖추지 않고 성큼 걸어와 의자를 확 끌어당겨 앉았다. 영란은 그를 보자 더 사과하려고 입을 열려는데, 여준성은 손을 저으며 그녀를 제지했다.“더 말할 필요 없어요.”영란은 말하려던 동작을 멈추고 입술만 달싹였다.여준성의 눈빛은 이민혁과 손여진을 훑고 지나가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오늘 이 일은 내 맘에 드는 답변을 못 들으면 여기 있는 사람 중 누군가는 내 맘대로 처리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이렇듯 직설적인 협박에 손여진의 부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영란은 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때 손여진이 말했다.“여 사장님, 화내지 마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우리가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오늘 초면이잖아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우리 둘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확실히 말씀을 드렸는데, 이후부터 각자 제 갈 길 가면 안 될까요?”손여진은 매우 정중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하지만 여준성은 음흉하게 웃으며 입꼬리를 비틀었다.“그럼 내 체면은 어떡할 거예요? 나 여준성이 여자한테 차였다고 소문나면 앞으로 이 도유면에서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요? 우리 외삼촌 얼굴이 바닥에 떨어지는 건 또 어떡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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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 봐, 어쨌든 손 쓰면 안 돼. 네가 싸움 잘하는 걸 나도 아는데, 그러다 사람이 죽기라도 하면 너도 시끄러워질 테고 우리 부모님도 여기 계속 있기 힘들 거야.”손여진은 거의 애원하는 말투로 말했다.이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최대한 노력해 볼게.”그때 여준성도 별실에서 나와 홀에 서 있는 손여진과 이민혁을 보며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왜 안 가? 왜 거기 섰어, 가, 얼른!”여준성은 꽥꽥 소리를 지르며 거들먹거렸다.손여진의 부모님과 영란도 이때 나왔는데, 상황을 보고 모두 초조해하는 얼굴이었다. 이거 일 나겠네!밖에 있는 십여 명의 건달들은 자신들의 형님이 나오자 한 명씩 큰소리로 인사를 하고, 문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여준성의 호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여준성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웃음이 번졌다.도유면에서 그가 감히 못 하는 일은 아무도 없고 그 누구도 두려워한 적이 없다.그러나 그 시각, 아우디 두 대가 문 앞에 천천히 멈춰 섰고 식약청 제복을 입은 몇몇 사람들이 차에서 내렸다.같이 내려온 사람 중에는 땀투성이가 된 채 허리를 굽히고 그들을 따라온 고대호도 있었다.몇 사람은 문 앞에 있는 사람들을 보자,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고대호는 그들 표정을 힐끗 보더니 얼른 호통을 쳤다.“뭐 하는 거야, 너희 여기서 뭐 하고 있어?”그 십여 명의 건달들은 고대호와 식약청 사람들을 엇갈아 보며, 고대호의 일그러진 낯빛을 살피더니 몸을 움츠리고 뿔뿔이 다른 데로 숨어버렸다.식약청 몇 사람은 미간을 구기면서 식당으로 들어갔다.고대호는 굽신거리며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 얼굴에는 아첨하는 웃음을 하면서 말이다.“청장님. 말씀하고 오시지, 그러면 제가 준비를 단단히 했을 텐데요. 갑자기 오니까 이게...”“준비할 게 뭐 있어요?!”높은 계급장을 단 한 중년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불시 점검이라고 했잖아요.”“맞아요, 청장님 말씀이 맞아요, 제가 바로 식당에 음식을 준비하라고 할게요.”고대호는 연신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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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이민혁이 김형민을 알아?김형민은 식약청 청장이라 직급이 어지간히 높은 사람이 아닌데, 이민혁이 어떻게 알지?더 놀라운 것은 김형민이 먼저 이민혁한테 인사를 하고 악수를 하러 다가갔다는 것이다. 이민혁이 김형민을 찾아간 게 아니라... 이것이 뭘 의미하는가.고대호는 비록 직급은 그리 높지 않지만, 공무원이라 거기에 내포된 의미를 안다.순간, 그는 놀라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걸 느꼈다.여준성도 경악에 찬 얼굴이었다. 그도 외삼촌 따라 본 것이 좀 있는지라, 김형민의 계급장을 보고 그 사람의 계급이 얼마나 높은지 알고 있었다.그가 도유면 같은 곳에서 있는 놈 행세하고 살지만, 이런 직급 앞에서는 명함장도 못 내밀 뿐만 아니라 그의 외삼촌도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잘 안다.손여진의 부모와 영란은 비록 김형민의 신원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고대호가 그 사람한테 굽실거리는 태도를 보면 그가 웬만한 신분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런데 저런 사람이 이민혁한테 저토록 열정적인데, 이민혁 그가 정말 단순한 운전기사가 맞는가?그 시각에 이민혁과 김형민은 이미 악수를 나누었고, 김형민은 웃으며 이민혁한테 물었다.“식사는 하셨어요?”이민혁은 문밖을 내다보다가 문득 웃으며 말했다.“먹으려고 했는데 못 먹었어요.”어지간한 사람이 아닌 김형민은 이 말을 듣자마자 무슨 사정이 있겠구나 알아차렸다. 그는 떠보며 물었다.“그럼 같이 앉아서 드실까요?”“좋죠.”이민혁은 흔쾌히 그러자 했다.김형민은 싱글벙글 웃으며 급히 이민혁과 손여진을 자신의 테이블로 초대하여 앉혔다.“이민혁 씨, 식사비용은 제가 내겠습니다. 뭘 드실지 보고 시키세요, 사양하지 말고요.”이민혁도 웃으며 말했다.“번거로울 필요 없어요, 저희도 설렁탕 두 그릇이면 됩니다.”“배부르게 먹는 데는 설렁탕만 한 게 없죠. 사장님, 설렁탕 두 그릇 더 주세요.”김형민은 쾌활하게 웃으며 식당 사장을 불렀다.사실 그들 같은 사람은 산해진미나 진수성찬은 너무 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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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김형민은 허허 웃으며 이민혁한테 찻물을 부어주었다.“이민혁 씨는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요? 왜 서원 씨랑 같이 안 왔죠?”“제 고향이 여기라서 할아버지 성묘하러 들렀습니다. 서원은 제 볼일이 있을 거예요. 평소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닙니다.”이민혁은 일부러 그와 서원의 관계를 친하지 않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도 서원도 신분이 좀 특수하기 때문이다.김형민은 대뜸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그렇군요, 시간 날 때 와서 돌아보는 것도 좋죠.”“참, 여기 식품 공장이 있다고 들었는데, 오신 목적이 혹시?”이민혁이 물었다.그러자 김형민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것 때문에 왔어요. 오전에는 그 근처의 위생 상태를 확인하고, 오후에는 성흥공장에 갈 예정입니다.”고대호는 그 말에 몸이 비틀어져 넘어질 뻔한 걸 겨우 의자를 붙잡아 참사를 면하였다.여준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그들의 공장 위생환경이 어떤지 그들 자신은 뻔히 알고 있으니까.그 두 사람의 반응을 눈치 빠르게 지켜보던 이민혁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디 자세히 살펴보세요, 식품 안전에는 작은 일이란 없는 것이죠, 안 그렇습니까?”“걱정 마세요, 이민혁 씨가 말하지 않아도 엄히 조사하겠습니다.”이 바닥에서 거의 도 닦은 수준인 김형민은 이민혁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바로 이민혁한테 이 일을 자기한테 맡기라는 의사를 은밀히 밝혔다.그때 종업원이 설렁탕을 들고 올라왔고, 모두 식사 준비를 했다.고대호는 이때 재빨리 여준성에게 눈짓을 했고, 여준성은 얼른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 벽을 따라 문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는 즉시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완전히 숨길 수는 없어도 뭐라도 해야 하니까...하지만 그때 이민혁이 소리쳤다.“여 사장님, 왜 그리 급하게 가세요? 제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순간 여준성은 다리에 힘이 빠져 바로 바닥에 넘어졌고, 한동안은 일어서지도 못했다.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탄식했다.“당신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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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이민혁은 영란의 태도를 보고 마음속으로 차갑게 냉소를 지었다. 이런 속물과 엮이면 손여진한테도 좋을 것이 없고 손해만 볼 것이다.처음에는 손여진을 위해서 그러는 척하며 그녀에게 배우자를 소개해 주겠다 하고는, 사실 제 아들의 직장을 마련해주는 게 그 진짜 목적이었고, 따라온 자신한테는 온갖 비난을 퍼붓던 이 둘째 이모. 이젠 상황이 돌아가는 걸 보고 그한테 은근슬쩍 다가와 친한 척 빌붙으려는 꼴이라니, 가증스럽기 그지없다.이민혁은 즉시 그녀와 말했다.“영란 이모, 저희는 서로 아무 상관도 없는데 이렇게 친절할 필요 없어요. 안녕히 계세요.”이민혁은 다이렉트로 그녀의 모든 망상을 한방에 깨버렸다. 그와 동시, 다른 사람들한테도 들려주어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명백히 밝혔다. 그녀가 또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들먹여 이익을 탐할까 봐서 말이다.영란은 듣자마자 그곳에 몸이 굳은 채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김형민은 잠시 얼떨떨했다가 이내 빙긋 웃었다.손여진은 부모님을 향해 손사래를 치고는 이민혁과 같이 밖으로 나와 차를 몰고 떠났다. 그리고 김형민 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쉴 새 없이 성흥공장으로 향했다.이때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고대호도 깨어나 휴대전화를 들고 허둥지둥 도움을 청하기 시작했다.성흥공장에 도착하자마자 김형민 일행은 신분 증명을 꺼내 보여주고 검사를 시작했다.여준성은 그 몇 사람 뒤에 바짝 붙어 따라다니며 이마에 땀이 물처럼 쏟아졌다.김형민은 대충 한 바퀴를 둘러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심각한 위생 문제에 설비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요. 당장 압류 조치 들어가세요.”“네.”그의 부하가 간결하게 대답했다.김형민은 또 여준성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당신은 이 공장 사장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으니까, 우리랑 같이 가서 조사 좀 받아야겠어요. 문제가 심각할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김 청장님, 그 정도로 심각한 일은 아니지 않아요?”여준성이 전전긍긍하며 말했다.“안 심각하다고요?”김형민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식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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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어이, 친구. 날 그렇게 놀릴 필요 없잖아.”이민혁이 웃으며 말했다.손여진은 혀를 쏙 내밀었다가 돌아섰다. 그리고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이민혁은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해호섬으로 향했다.......야심한 밤, 민경호의 별장 내.민경호는 금방 무술을 연마하고 샤워를 한 뒤에 방으로 쉬려고 들어왔다.하지만 그는 자기 전에 반드시 청주 두 잔을 마시는 버릇이 있다. 그래야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그가 거실 소파에 앉자, 하인은 벌써 청주를 따뜻하게 데워 탁자 위에 대령해 놓았다.그는 소파에 기대어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깊은숨을 내쉬며 온몸에 퍼지는 상쾌한 느낌을 만끽했다.이민혁한테 신복한 후부터 그는 집안 세력을 결집하였고, 수련에 집중하느라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세간의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다만 그는 항상 이민혁을 스승으로 모실 수 없을까 기대하였고, 설령 스승으로 모실 수 없더라도 수행의 진수를 조금이나마 전수받았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그는 진기경 절정에 도달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아직 아무런 발전이 없다. 이대로라면 그는 경지가 올라갈 수 없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하지만 그는 이민혁과의 실력 차이를 잘 알고, 이런 생각도 그저 마음속으로만 할 뿐이지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이쯤 생각하니 그는 한숨이 나왔다. 바로 그때, 그의 눈앞에 있는 바닥에 갑자기 핏자국이 나타났다.민경호는 깜짝 놀랐다.언제부터 여기에 피가 있었지? 그가 왜 여태 보지 못했지?그가 이런 생각을 하며 하인을 불러 막 꾸짖으려고 하는 그때, 갑자기 눈앞의 피가 점점 더 커져 눈 깜짝할 사이에 거실의 반을 뒤덮었다.민경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급히 진기를 운행시켜 방비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피가 파도처럼 그를 덮쳤고, 그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바깥의 하인 몇 명이 소리를 듣고 급히 뛰어 들어와 살폈다.그런데 민경호는 한참 청주를 마시고 있을 뿐 아무 일도 없었다.“나가, 누가 들어오라 했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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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이민혁은 암만 생각해도 이 일이 수상쩍다고 생각했다.연회를 하더라도 기껏해야 가문의 핵심 인물들을 불러, 3대 가문이 합쳐봤자 백 명도 안 될 것이다. 그것도 큰 연회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의 상황은 사오백 명이 모였으니 너무 이상할 정도로 과하지 않은가?그는 잠시 생각했다가 우선 몰래 들어가서 정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만약 사람이 너무 많거나, 외부인이 끼어있다면 바로 집으로 돌아갈 타산이었다. 아직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차 안으로 일단 들어간 그는 외형을 바꿔 이하늘의 모습으로 변신한 뒤,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걸어 들어갔다.이때까지도 여전히 차들이 속속 오고 있었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별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이민혁은 별장 입구까지 왔고, 그동안 사람들이 그와 스쳐 지나갔지만, 그중에서 이민혁은 낯익은 얼굴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더 이상한 건 별장 입구에는 접대하는 사람도 없이 아무나 들어오게 돼 있었다.여기는 민씨 가문의 본거지이자, 민경호의 거처이고, 전 가문의 사무를 보는 곳인데, 경비가 이렇게 허술할 수가 있어?이민혁은 더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 복도를 가로질러 방을 여러 개 지나갔다.사방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움직였지만 아무도 그가 누군지 묻지 않았고, 신분을 확인하는 사람도 없이 맘대로 들락날락해도 되는 공공장소에 온 것 같았다.대략 십몇 분이 지나자, 이민혁은 마침내 넓은 마당으로 된 정원에 도착했다.마당에는 사오백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거의 이미 사람들이 꽉 차게 앉아 새까만 뒤통수들로만 쫙 깔려있었다.이민혁이 한번 훑어보니, 앞에서 사람들을 불러 앉히고 있는 열댓 명은 그가 해호섬에서 민경호와 싸움이 벌어졌을 때 본 기억이 있지만, 나머지는 다 모르는 사람들이었다.그는 조용히 맨 뒷줄에 앉아 묵묵히 관찰하며 3대 가문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알고 싶어 살폈다.이러한 상황은 결코 그한테 훈계 몇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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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중년 남자는 이민혁을 보고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청양시 현씨 집안사람이오. 젊은 친구는 성씨가 어떻게 되시오?”“저는 성이 이씨 입니다.”이민혁은 싱긋 웃었다. 청양시라 하면 서경 근처에 있는데, 3대 가문 영향력이 꽤 대단하다.“형님, 전 저들이 우리를 왜 불렀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뭐 하려는 것일까요?”이민혁은 계속해서 말을 건넸다.그러자 중년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모르겠어. 제시간에 오라고만 했을 뿐 다른 얘기는 없었소이다.”“헐, 그렇게만 얘기했는데도 오셨어요?”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걸 본 여자애가 갑자기 시큰둥해서 이민혁을 쳐다봤다.“당신도 왔잖아요. 그럴 배짱 있으면 오지 말지?”“아, 그런 뜻이 아니고요.”이민혁은 다급히 설명했다.“전 그냥 연회에 왔으면 무슨 이유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아무것도 얘기 안 하고 사람을 불러서는 물 한 모금도 대접 안 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여자애는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3대 가문이 어디 우리 같은 집안을 안중에 뒀겠어요?”“됐어, 말 함부로 하지 마.”중년 남자가 또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제지했다.여자애는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이때 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현씨 형님, 근데 왜 형님만 오지 않고 가족까지 다 데리고 오셨어요?”“초대장에 가족 중 진기경에 든 사람은 모두 와야 한다고 했어.”이 말을 들은 이민혁은 미간을 더 잔뜩 찌푸린 채 뭔가 심상치 않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그때 중년 남자가 물었다.“왜, 젊은 친구는 초대장이 없나?”“있어요.”이민혁은 황급히 대답했다.“아, 그게, 자세히 보지 않고 부랴부랴 와서 그래요.”이민혁은 대충 얼버무렸고, 마음속의 의심은 더 깊어졌다.이건 절대 단순한 그의 훈계를 들으려 만든 자리가 아니다. 아직 3대 가문의 목적이 뭔지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만약 그들이 이번 기회를 빌려 자신을 꺾기 위해서라면 좀 허황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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