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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중년 남자는 이민혁을 보고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청양시 현씨 집안사람이오. 젊은 친구는 성씨가 어떻게 되시오?”

“저는 성이 이씨 입니다.”

이민혁은 싱긋 웃었다.

청양시라 하면 서경 근처에 있는데, 3대 가문 영향력이 꽤 대단하다.

“형님, 전 저들이 우리를 왜 불렀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뭐 하려는 것일까요?”

이민혁은 계속해서 말을 건넸다.

그러자 중년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모르겠어. 제시간에 오라고만 했을 뿐 다른 얘기는 없었소이다.”

“헐, 그렇게만 얘기했는데도 오셨어요?”

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걸 본 여자애가 갑자기 시큰둥해서 이민혁을 쳐다봤다.

“당신도 왔잖아요. 그럴 배짱 있으면 오지 말지?”

“아, 그런 뜻이 아니고요.”

이민혁은 다급히 설명했다.

“전 그냥 연회에 왔으면 무슨 이유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아무것도 얘기 안 하고 사람을 불러서는 물 한 모금도 대접 안 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여자애는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

“3대 가문이 어디 우리 같은 집안을 안중에 뒀겠어요?”

“됐어, 말 함부로 하지 마.”

중년 남자가 또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제지했다.

여자애는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이때 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현씨 형님, 근데 왜 형님만 오지 않고 가족까지 다 데리고 오셨어요?”

“초대장에 가족 중 진기경에 든 사람은 모두 와야 한다고 했어.”

이 말을 들은 이민혁은 미간을 더 잔뜩 찌푸린 채 뭔가 심상치 않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중년 남자가 물었다.

“왜, 젊은 친구는 초대장이 없나?”

“있어요.”

이민혁은 황급히 대답했다.

“아, 그게, 자세히 보지 않고 부랴부랴 와서 그래요.”

이민혁은 대충 얼버무렸고, 마음속의 의심은 더 깊어졌다.

이건 절대 단순한 그의 훈계를 들으려 만든 자리가 아니다. 아직 3대 가문의 목적이 뭔지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만약 그들이 이번 기회를 빌려 자신을 꺾기 위해서라면 좀 허황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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