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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고대호는 듣고 노기가 조금은 누그러진 듯했으나 여전히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가 오늘 처음 만났고 두 아이의 경사이기도 하니, 여진의 얼굴을 봐서 이번에는 넘어가겠으나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하세요.”

“네, 네. 그럼요.”

영란은 연거푸 사과하고는 말을 이었다.

“여 사장님, 지난번에 제가 말씀드린 저의 아들이 마을에 들어와 일하는 거 말이에요. 오늘 삼촌도 마침 왔는데, 그 일 지금 바로 결정지어 주시면 안 될까요?”

영란은 잔뜩 기대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민혁은 그제야 깨달았다. 영란이 손여진의 일에 이렇게 발 벗고 나서는 이유가 자기 아들 미래를 위해서였다는 걸 말이다.

그 생각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피식 웃었다.

그걸 본 영란이 노한 기색으로 외쳤다.

“무슨 뜻이야, 당신?!”

“아무 뜻도 아닌데요.”

이민혁은 손여진 앞에서 그들 가족의 체면을 깎고 싶지 않아서 참기로 했다.

그러나 영란은 그가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해 찔리는 바가 있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우리 가족 간의 일에, 당신을 여기 앉혀서 밥 먹게 해준 것도 고맙게 생각할 일인데, 당신 그게 무슨 표정이야? 우리 아들은 마을에서 일할 실력이 있어. 당신 같은 줄 알아? 기사밖에 못 하는 주제.”

“실력 없다고 한 적 없는데요. 흥분하지 마세요.”

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영란은 화를 가라앉히지 않고 더 쏘아대려고 하는데, 고대호가 나서서 말했다.

“됐어요. 운전기사랑 싸우다니, 체면 깎이는 일입니다.”

“그렇죠, 맞아요. 맞아요.”

영란은 얼른 앉아서 웃는 얼굴로 고대호를 마주 봤다.

둘째 이모의 민낯을 똑똑히 본 손여진은 테이블을 짚고 일어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전 일이 있어서 서경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민혁아, 가자.”

이민혁도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려 했다. 그도 진작에 이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영란은 벌떡 일어나 손여진을 끌어당기며 꾸지람했다.

“너 뭐 하는 거야, 너 여 사장님 삼촌이 어떤 분이신데, 여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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