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은 허허 웃으며 이민혁한테 찻물을 부어주었다.“이민혁 씨는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요? 왜 서원 씨랑 같이 안 왔죠?”“제 고향이 여기라서 할아버지 성묘하러 들렀습니다. 서원은 제 볼일이 있을 거예요. 평소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닙니다.”이민혁은 일부러 그와 서원의 관계를 친하지 않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도 서원도 신분이 좀 특수하기 때문이다.김형민은 대뜸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그렇군요, 시간 날 때 와서 돌아보는 것도 좋죠.”“참, 여기 식품 공장이 있다고 들었는데, 오신 목적이 혹시?”이민혁이 물었다.그러자 김형민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것 때문에 왔어요. 오전에는 그 근처의 위생 상태를 확인하고, 오후에는 성흥공장에 갈 예정입니다.”고대호는 그 말에 몸이 비틀어져 넘어질 뻔한 걸 겨우 의자를 붙잡아 참사를 면하였다.여준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그들의 공장 위생환경이 어떤지 그들 자신은 뻔히 알고 있으니까.그 두 사람의 반응을 눈치 빠르게 지켜보던 이민혁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디 자세히 살펴보세요, 식품 안전에는 작은 일이란 없는 것이죠, 안 그렇습니까?”“걱정 마세요, 이민혁 씨가 말하지 않아도 엄히 조사하겠습니다.”이 바닥에서 거의 도 닦은 수준인 김형민은 이민혁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바로 이민혁한테 이 일을 자기한테 맡기라는 의사를 은밀히 밝혔다.그때 종업원이 설렁탕을 들고 올라왔고, 모두 식사 준비를 했다.고대호는 이때 재빨리 여준성에게 눈짓을 했고, 여준성은 얼른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 벽을 따라 문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는 즉시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완전히 숨길 수는 없어도 뭐라도 해야 하니까...하지만 그때 이민혁이 소리쳤다.“여 사장님, 왜 그리 급하게 가세요? 제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순간 여준성은 다리에 힘이 빠져 바로 바닥에 넘어졌고, 한동안은 일어서지도 못했다.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탄식했다.“당신도 고
이민혁은 영란의 태도를 보고 마음속으로 차갑게 냉소를 지었다. 이런 속물과 엮이면 손여진한테도 좋을 것이 없고 손해만 볼 것이다.처음에는 손여진을 위해서 그러는 척하며 그녀에게 배우자를 소개해 주겠다 하고는, 사실 제 아들의 직장을 마련해주는 게 그 진짜 목적이었고, 따라온 자신한테는 온갖 비난을 퍼붓던 이 둘째 이모. 이젠 상황이 돌아가는 걸 보고 그한테 은근슬쩍 다가와 친한 척 빌붙으려는 꼴이라니, 가증스럽기 그지없다.이민혁은 즉시 그녀와 말했다.“영란 이모, 저희는 서로 아무 상관도 없는데 이렇게 친절할 필요 없어요. 안녕히 계세요.”이민혁은 다이렉트로 그녀의 모든 망상을 한방에 깨버렸다. 그와 동시, 다른 사람들한테도 들려주어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명백히 밝혔다. 그녀가 또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들먹여 이익을 탐할까 봐서 말이다.영란은 듣자마자 그곳에 몸이 굳은 채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김형민은 잠시 얼떨떨했다가 이내 빙긋 웃었다.손여진은 부모님을 향해 손사래를 치고는 이민혁과 같이 밖으로 나와 차를 몰고 떠났다. 그리고 김형민 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쉴 새 없이 성흥공장으로 향했다.이때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고대호도 깨어나 휴대전화를 들고 허둥지둥 도움을 청하기 시작했다.성흥공장에 도착하자마자 김형민 일행은 신분 증명을 꺼내 보여주고 검사를 시작했다.여준성은 그 몇 사람 뒤에 바짝 붙어 따라다니며 이마에 땀이 물처럼 쏟아졌다.김형민은 대충 한 바퀴를 둘러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심각한 위생 문제에 설비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요. 당장 압류 조치 들어가세요.”“네.”그의 부하가 간결하게 대답했다.김형민은 또 여준성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당신은 이 공장 사장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으니까, 우리랑 같이 가서 조사 좀 받아야겠어요. 문제가 심각할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김 청장님, 그 정도로 심각한 일은 아니지 않아요?”여준성이 전전긍긍하며 말했다.“안 심각하다고요?”김형민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식품 안
“어이, 친구. 날 그렇게 놀릴 필요 없잖아.”이민혁이 웃으며 말했다.손여진은 혀를 쏙 내밀었다가 돌아섰다. 그리고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이민혁은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해호섬으로 향했다.......야심한 밤, 민경호의 별장 내.민경호는 금방 무술을 연마하고 샤워를 한 뒤에 방으로 쉬려고 들어왔다.하지만 그는 자기 전에 반드시 청주 두 잔을 마시는 버릇이 있다. 그래야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그가 거실 소파에 앉자, 하인은 벌써 청주를 따뜻하게 데워 탁자 위에 대령해 놓았다.그는 소파에 기대어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깊은숨을 내쉬며 온몸에 퍼지는 상쾌한 느낌을 만끽했다.이민혁한테 신복한 후부터 그는 집안 세력을 결집하였고, 수련에 집중하느라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세간의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다만 그는 항상 이민혁을 스승으로 모실 수 없을까 기대하였고, 설령 스승으로 모실 수 없더라도 수행의 진수를 조금이나마 전수받았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그는 진기경 절정에 도달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아직 아무런 발전이 없다. 이대로라면 그는 경지가 올라갈 수 없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하지만 그는 이민혁과의 실력 차이를 잘 알고, 이런 생각도 그저 마음속으로만 할 뿐이지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이쯤 생각하니 그는 한숨이 나왔다. 바로 그때, 그의 눈앞에 있는 바닥에 갑자기 핏자국이 나타났다.민경호는 깜짝 놀랐다.언제부터 여기에 피가 있었지? 그가 왜 여태 보지 못했지?그가 이런 생각을 하며 하인을 불러 막 꾸짖으려고 하는 그때, 갑자기 눈앞의 피가 점점 더 커져 눈 깜짝할 사이에 거실의 반을 뒤덮었다.민경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급히 진기를 운행시켜 방비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피가 파도처럼 그를 덮쳤고, 그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바깥의 하인 몇 명이 소리를 듣고 급히 뛰어 들어와 살폈다.그런데 민경호는 한참 청주를 마시고 있을 뿐 아무 일도 없었다.“나가, 누가 들어오라 했어!”민
이민혁은 암만 생각해도 이 일이 수상쩍다고 생각했다.연회를 하더라도 기껏해야 가문의 핵심 인물들을 불러, 3대 가문이 합쳐봤자 백 명도 안 될 것이다. 그것도 큰 연회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의 상황은 사오백 명이 모였으니 너무 이상할 정도로 과하지 않은가?그는 잠시 생각했다가 우선 몰래 들어가서 정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만약 사람이 너무 많거나, 외부인이 끼어있다면 바로 집으로 돌아갈 타산이었다. 아직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차 안으로 일단 들어간 그는 외형을 바꿔 이하늘의 모습으로 변신한 뒤,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걸어 들어갔다.이때까지도 여전히 차들이 속속 오고 있었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별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이민혁은 별장 입구까지 왔고, 그동안 사람들이 그와 스쳐 지나갔지만, 그중에서 이민혁은 낯익은 얼굴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더 이상한 건 별장 입구에는 접대하는 사람도 없이 아무나 들어오게 돼 있었다.여기는 민씨 가문의 본거지이자, 민경호의 거처이고, 전 가문의 사무를 보는 곳인데, 경비가 이렇게 허술할 수가 있어?이민혁은 더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 복도를 가로질러 방을 여러 개 지나갔다.사방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움직였지만 아무도 그가 누군지 묻지 않았고, 신분을 확인하는 사람도 없이 맘대로 들락날락해도 되는 공공장소에 온 것 같았다.대략 십몇 분이 지나자, 이민혁은 마침내 넓은 마당으로 된 정원에 도착했다.마당에는 사오백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거의 이미 사람들이 꽉 차게 앉아 새까만 뒤통수들로만 쫙 깔려있었다.이민혁이 한번 훑어보니, 앞에서 사람들을 불러 앉히고 있는 열댓 명은 그가 해호섬에서 민경호와 싸움이 벌어졌을 때 본 기억이 있지만, 나머지는 다 모르는 사람들이었다.그는 조용히 맨 뒷줄에 앉아 묵묵히 관찰하며 3대 가문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알고 싶어 살폈다.이러한 상황은 결코 그한테 훈계 몇 마디
중년 남자는 이민혁을 보고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청양시 현씨 집안사람이오. 젊은 친구는 성씨가 어떻게 되시오?”“저는 성이 이씨 입니다.”이민혁은 싱긋 웃었다. 청양시라 하면 서경 근처에 있는데, 3대 가문 영향력이 꽤 대단하다.“형님, 전 저들이 우리를 왜 불렀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뭐 하려는 것일까요?”이민혁은 계속해서 말을 건넸다.그러자 중년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모르겠어. 제시간에 오라고만 했을 뿐 다른 얘기는 없었소이다.”“헐, 그렇게만 얘기했는데도 오셨어요?”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걸 본 여자애가 갑자기 시큰둥해서 이민혁을 쳐다봤다.“당신도 왔잖아요. 그럴 배짱 있으면 오지 말지?”“아, 그런 뜻이 아니고요.”이민혁은 다급히 설명했다.“전 그냥 연회에 왔으면 무슨 이유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아무것도 얘기 안 하고 사람을 불러서는 물 한 모금도 대접 안 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여자애는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3대 가문이 어디 우리 같은 집안을 안중에 뒀겠어요?”“됐어, 말 함부로 하지 마.”중년 남자가 또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제지했다.여자애는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이때 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현씨 형님, 근데 왜 형님만 오지 않고 가족까지 다 데리고 오셨어요?”“초대장에 가족 중 진기경에 든 사람은 모두 와야 한다고 했어.”이 말을 들은 이민혁은 미간을 더 잔뜩 찌푸린 채 뭔가 심상치 않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그때 중년 남자가 물었다.“왜, 젊은 친구는 초대장이 없나?”“있어요.”이민혁은 황급히 대답했다.“아, 그게, 자세히 보지 않고 부랴부랴 와서 그래요.”이민혁은 대충 얼버무렸고, 마음속의 의심은 더 깊어졌다.이건 절대 단순한 그의 훈계를 들으려 만든 자리가 아니다. 아직 3대 가문의 목적이 뭔지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만약 그들이 이번 기회를 빌려 자신을 꺾기 위해서라면 좀 허황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이민혁은 깜짝 놀랐다.“이봐, 그럴 것까진 없잖아. 딴 사람 때문에 싸운다고? 그게 수지가 맞아?”“너 이 자식, 3대 가문이 어떤 가문인데. 우리 진무도 모든 가문을 통솔하는 우러러봐야 하는 위대한 가문이라고. 그런데 네깟 게 3대 가문을 모욕해? 그건 날 모욕하는 거랑 마찬가지야, 인마!”“너무 흥분했어요. 그만 진정해요.”이민혁은 그의 말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좋은 말로 타일렀다.그도 3대 가문이 여러 가문 마음속에 이러한 영향력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3대 가문은 이미 수백 년 동안 전승되어 왔고, 그 저력이 굳건할 뿐 아니라 민경호도 진기경 절정까지 도달한 인물이기도 하니까 그럴 만했다. 비록 진기경 절정은 자기 눈에는 별 의미가 없지만, 대부분 수행자한테는 그들이 평생 노력해도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경지이기도 하니까.보통의 수행자는 진기경 초기에 접어들어 진기를 가진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기는 매우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진기경 절정은 확실히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도 맞다.그것 때문에 일부 작은 가문에서 3대 가문을 우러러보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나, 이 두 남매처럼 미천함으로 자처하며 3대 가문의 뒤를 핥는 건 너무 가소롭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이 좋은 말로 타이르는데도 상대방은 전혀 귀에 들어가지 않고 점점 더 격분했다. 그 남자는 벌떡 일어나며 이민혁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너 일어나 봐!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딴 소리를 하는지, 내 구경 좀 해보자!”“이봐요. 그자들보다 강한 사람은 비일비재하니까 뭔 하나님 모시듯 그러지 마요.”이민혁도 기분이 언짢아져서 말했다.“야! 얼른 일어나 죽지 못해?!”“건방지다 못해 어이가 없네. 여기가 어딘 줄 알고?!”이때 남자의 여동생마저 이민혁을 노려보며 토벌전에 가담했다.이민혁은 너무 어이가 없었다.세상에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있어?.그러나 그때, 앞 연단 위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여러분, 3대 가문 가주를
사람들이 잇달아 고개를 돌려 보니, 그 남자는 감정이 격해진 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이민혁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 자식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민경호를 우상으로 떠받들다 못해 신처럼 추앙하네?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따라서 말했다.“맞습니다. 민 가주님, 우리는 절대 믿지 않습니다, 그 사람 이름을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한번 붙어보겠습니다.”이 사람은 분명 아첨꾼의 기질이 다분했다. 방금 그 남자는 혈기가 왕성한 나이에 뭘 모르고 충동적으로 입을 놀렸다 쳐도, 이 사람은 나이가 지긋해서 이런 말을 하다니, 지나치다는 생각이 안 드는가? 민경호도 싸움에서 졌다고 스스로 말했는데, 자신이 나간다고 이길 것 같은가?그러나 더 많은 사람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이런 일은 숨기기도 바쁜데 민경호가 그들을 불러 이 일을 일부러 얘기하는 의도가 뭔가?설마, 진무도의 강호가 큰 변화를 일으키는 건 아니겠지? 그 신비한 고수가 3대 가문의 지위를 대체하는 것인가?그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만약 민경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오늘 자리에서 물러나 그 고수한테 패주의 자리를 양보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원래 예로부터 주먹이 센 사람이 세상을 휘어잡는 법이다. 이 도리는 온 세상에 내놓아도 다 맞는 말이니까...이렇게 여러 사람이 각기 다른 생각을 품고 의논하고 있을 때, 민경호가 입을 열었다.“이 선생님, 기왕 오셨는데 모두한테 얼굴을 보여주시죠. 저를 꺾은 사람을 다들 구경 좀 하게 말입니다.”말하는 동안 민경호의 두 눈은 번쩍거리며 맨 뒷줄의 이민혁을 똑바로 쳐다보았다.많은 사람이 놀라움 속에서 잇달아 뒤를 돌아보았다. 민경호를 물리친 고수가 바로 이 자리에 있단 말인가?그러자 이민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천천히 일어섰다.순간 많은 사람이 놀라서 큰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어찌 저렇게 젊은 사람일 수가 있어?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이민혁 옆에 있는 두 남매였다. 그들은 믿을 수 없
민경호는 미친 듯이 웃으며 두 손을 모으고 외쳤다.“영역, 피의 바다!”그 순간 민경호의 몸에서는 놀라운 영적 에너지가 터져 나왔고, 핏빛의 영적 에너지로 조성된 결계가 솟아 올라온 마당의 외곽을 동시에 둘러싸 마당과 밖을 철저히 차단했다.문으로 달려간 사람들은 그 결계에 부딪혀 다시 튕겨 나오며 피를 토했다.정원과 서규호는 대경실색하며 급히 민경호를 멀리하고 수시로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민경호가 보여준 능력은 이미 그들의 이해를 훨씬 뛰어넘었다. 그들도 지금 눈앞에 있는 민경호가 더는 예전의 민경호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민경호의 목표는 비록 이민혁이였지만 그들도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장내에 있는 모든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이때 이민혁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성역. 어쩐지 네가 감히 이렇게 날뛰더라니, 이미 성역의 힘을 가진 거였구나.”성역.그것은 영경 위의 경지이다.성역 강자가 되기만 하면, 자기만의 영역의 힘을 갖게 된다.이 영역 안에서의 성역 강자는 자연적으로 힘이나 법술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이 된다. 그러면 상대는 완전히 제압당할 것이다.성역 이하의 수행자는 성역의 영역에서 이길 가망이 전혀 없다.이때 민경호의 몸에서는 영적 에너지가 거세차게 솟구치고, 그 강한 영적 에너지로 인한 위압은 사람들을 숨 막히게 했다.민경호는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맞아, 성역. 아름답고 강력한 힘! 아직도 네가 내 상대가 된다고 생각해, 이민혁?!”“흥, 그 힘이 네 것도 아닌데 그렇게 기뻐할 것까지야.”이민혁은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민경호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이것은 신이 내게 주신 힘이야. 이 무골충아, 넌 핏속에서 썩어 신의 양분이 될 준비를 하거라!”그와 동시, 민경호의 몸에서는 핏빛의 영적 에너지 불꽃이 타올랐다. 마치 피가 타오르는 것처럼. 공포의 영적 에너지 위압이 다시 한번 엄습해 오고, 그 속에 역겨운 피비린내가 뒤섞여 있었다.그러자 이민혁은 큰 소리로 외쳤다.“모두 뒤로 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