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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여준성은 면내에서 꽤 이름값 하는 인물인데 이런 치욕을 그대로 삼킬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뭔가 꼭 일을 저지를 것이다.

이민혁 역시 여준성을 완전히 깔아뭉개 그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니 나중에 손여진 집안에 피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여준성을 혼쭐 내주고 싶었다.

여준성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이민혁은 별로 큰 관심이 없었다.

닥치는 대로 해결하면 될 터, 고작 여준성 따위가 풍랑을 일으켜봤자지...

그 시간에 영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이민혁을 잡아 뜯어먹고 싶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이미 불화가 표면에 드러난 이상 이민혁도 그녀를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이 쳐다보지도 않았다.

손여진의 부모님만 걱정스러운 얼굴로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그때, 여준성이 다시 들어왔고, 더 이상 예의를 갖추지 않고 성큼 걸어와 의자를 확 끌어당겨 앉았다. 영란은 그를 보자 더 사과하려고 입을 열려는데, 여준성은 손을 저으며 그녀를 제지했다.

“더 말할 필요 없어요.”

영란은 말하려던 동작을 멈추고 입술만 달싹였다.

여준성의 눈빛은 이민혁과 손여진을 훑고 지나가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

“오늘 이 일은 내 맘에 드는 답변을 못 들으면 여기 있는 사람 중 누군가는 내 맘대로 처리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이렇듯 직설적인 협박에 손여진의 부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영란은 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때 손여진이 말했다.

“여 사장님, 화내지 마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우리가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오늘 초면이잖아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우리 둘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확실히 말씀을 드렸는데, 이후부터 각자 제 갈 길 가면 안 될까요?”

손여진은 매우 정중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여준성은 음흉하게 웃으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럼 내 체면은 어떡할 거예요? 나 여준성이 여자한테 차였다고 소문나면 앞으로 이 도유면에서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요? 우리 외삼촌 얼굴이 바닥에 떨어지는 건 또 어떡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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