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Chapter 231 - Chapter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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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그는 오른손에 가방 하나를 들고 왼팔에 붕대를 감은 채 꼿꼿이 서 있었다.이민혁은 그의 얼굴을 보고는 놀라 물었다.“양예찬?”그가 빠른 걸음으로 양예찬의 앞에 와 그의 팔을 보며 물었다.“왜 이렇게 빨리 왔나?”“초자연현상 연구 방위국, 1급 전투 인원 양예찬, 이 대표님께 인사드립니다.”양예찬이 거수경례하며 말했다.이민혁은 뒤의 차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건 뭔데?”“우리 방위국의 기구와 직원들입니다.”“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고?”“국장님께서 진무도의 관련 부문에 명령하셔서 알게 되었습니다.”이민혁의 말문이 막혔다. 그럼 틀림없이 서영광일 터였다. 동시에 놀라기도 했다. 방위국 권리가 너무 큰 거 아닌가? 서영광은 진무도의 총독이고 총책임자였다. 상경 고위층에서도 내로라하는 인물인데, 고상도가 직접 그에게 명령할 수 있다니?그는 양예찬 뒤의 차들을 보며 말했다.“일단은 기다리라고 해. 넌 따라오고.”이민혁은 양예찬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온 뒤 그의 팔을 보며 물었다.“크게 다친 거로 아는데, 얼마나 됐다고 벌써 복귀한 거야?”“방위국에서 생물 기술로 근육을 재건해 줬어요. 지금은 그저 골절이 문제일 뿐, 별 영향은 없어요.”이민혁은 조금 놀랐다. 이 생물 기술은 정말 대단했다. 그때 양예찬의 한쪽 팔은 거의 못 쓸 지경이었는데.얼마 후 이민혁이 입을 열었다.“네가 사람들을 데리고 여기 온 건 무슨 뜻이야?”“일할 장소가 필요해서요. 어떤 기구들은 설치도 해야 하고요.”“설마 내가 그걸 허락할 거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저흰 비밀스럽고 조용한 환경이 필요해요,”“방위국이 알아서 다른 곳을 찾으라고 해. 여긴 내 개인적인 공간이야.”“임대료가 있어요. 매달 2,000만 원이요.. 활동 경비 4,000만 원도 따로 지급하고요.”“임대료고 뭐고는 안 중요하고, 업무 때문에 어렵게 허락하는 거야.”“네, 대표님.”“그리고, 활동 경비는 뭔데?”“매달 고정적인 경비입니다. 특별 행동이 있으면 특별 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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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네 명의 직원들은 이미 기구를 설치하고 있었다. 먼저 지붕에 원형 레이더를 설치하고는 각종 기구를 방 안에 늘어놓기 시작했다.“이게 다 뭔데?”이민혁이 묻자 양예찬이 답했다.“위성신호접수기, 수사망 시스템, 방위국 전용 슈퍼컴퓨터요.”“아아.”위성접수기는 당연히 위성 신호를 접수할 때 쓸 것이었다. 이는 전용 선로보다 더 안정적이었다.수사망 시스템도 알고 있었다. 이는 국가의 보안 계획으로 전국의 모든 공공 CCTV를 연결해 언제나 영상을 돌려볼 수 있었다.슈퍼컴퓨터에 대해선 잘은 몰랐지만 아주 빠른 컴퓨터라는 것은 알았다.이 기구들은 진무도청의 기구보다도 강했다. 방위국의 권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최고부문의 허락이 없다면 이는 범법행위였다.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일이었기에 결코 작은 일이 될 수 없었다.양예찬의 지휘하에 그들은 하루 종일 기구를 설치했다.이때 남지유, 성원, 안수연이 소식을 듣고 궁금해 달려왔다. 양예찬은 누군가 들어온 것을 보고는 방에서 걸어나가 성원 일행에게 말했다.“방위국 근무 지점입니다. 반경 10미터 이내 출입을 금지합니다.”성원 일행은 제자리에 멍하니 선 채 상황 파악을 하고 있었다.이민혁이 급히 말했다.“여긴 성 총독님의 아들 성원이고, 여긴 형사수사대 부대장 안수연, 여긴 내 여자친구야. 모두 우리 편이니, 걱정하지 마.”“누구든 상관없습니다. 저와 대표님을 제외하곤 국장님의 허락이 없는 이상 그 누구도 진입할 수 없습니다.”양예찬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이민혁도 민망해져 어떤 말을 할지 쩔쩔매고 있었다.이때 성원이 궁금한 듯 물었다.“방위국은 어떤 조직이에요? 전 왜 모르고 있죠?”“특수권리가 있는 곳이지, 아주 대단해.”안수연은 조금 씁쓸하게 답했다.이민혁이 웃으며 말했다.“됐어, 내 방에 가 얘기하자.”몇 사람은 이민혁을 따라 그의 방에 들어갔다. 이민혁이 자신의 사원증을 꺼내 두어 번 흔들고는 책상에 툭 내려놓으며 말했다.“알아서 봐.”서원이 급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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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제길,”이민혁의 입에서 욕이 흘러나왔다.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들어와.”양예찬이 걸어들어왔다.이민혁은 양예찬을 한참 바라보다 물었다.“무슨 일을 하려고?”“요구에 따라, 지금 사무실로 가셔서 비밀번호를 설정하시길 바랍니다.”이민혁은 놀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놀랐잖아.”이민혁은 남지유 일행더러 기다리라고 한 뒤 양예찬을 따라 사무실로 왔다. 직원들은 기구를 모두 설치하고 떠났기에 그들 둘밖에 없었다.양예찬은 먼저 이민혁에게 기구의 사용법을 알려준 뒤 비밀번호를 설정하게 했다. 위성 연결 비밀번호, 컴퓨터 비밀번호, 개인 조작 2급 비밀번호, 기계 초기화 비밀번호까지. 이민혁은 일여덟 개의 비밀번호를 설정했다. 게다가 모두 길고 어려운 번호들이었다. 그가 엄청난 기억력이 있지 않았다면 그는 진작에 모두 잊어버렸을 것이다.설정이 모두 끝나자 양예찬은 됐다는 신호를 보냈다.이민혁이 물었다.“너 밥 할 줄 알아?”“식사는 저 혼자 해결할 수 있습니다.”양예찬이 차갑게 답했다.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쌀쌀맞기는.“그래, 일 봐. 나 방해하지 말고.”말을 맺은 이민혁은 몸을 돌려 떠났다.양예찬은 인상을 쓰고 이민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그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이민혁은 방으로 돌아와 남지유 일행과 방금 있었던 일을 말했다. 그들은 모두 양예찬이 특이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이 조직은 너무도 신비해 그들도 엮이고 싶지 않았기에 화제는 자연스럽게 돌려졌다.“형, 내일 홍보팀이 방송국에 간대요. 형은 안 가세요?”성원이 물었다.이민혁은 멍해졌다.“내가 가선 뭘 하게?”“거기서 오지윤을 복귀시키고 상까지 준대요. KP를 위해 이렇게나 고생했는데,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시죠?”이민혁은 잠깐 생각하고는 남지유를 보며 말했다.“그럼 가야지. 당신이 다녀와요. KP를 알릴 기회이기도 하고.”“네, 제가 갈게요.”남지유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다음 날 오전.KP와 홍보팀의 차량 몇 대가 서경 방송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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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국장 사무실에 앉은 배향미는 아직도 얼떨떨했다. 커다란 책상을 어루만지는 그녀의 얼굴에 차차 웃음이 떠올랐다.모든 노력은 값진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곧 냉정하게 이 일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생각은 정소희가 올린 영상 속 모자이크된 남자에게로 행했다.이 사람은 꼭 무언가 있었다. KP에서도 내로라하는 인물일 것이었다.이 일에 서원까지 연루됐으니, 평범한 사람일 수 있겠는가?생각하던 그녀는 곧 KP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고, 오지윤더러 이 일을 맡게 했다. 기획안을 쓴 그녀는 득의양양해졌다. 그녀와 오지윤은 모두 이 일의 수혜자였다. 그럼 이참에, KP에 좋은 이미지로 기억돼야지. 이 일로 그 신비한 남자를 알게 된다면 그녀에게 출세의 길이 열릴 테니 더없이 좋을 것이었다.남지유에 대해서는, 그녀와 아는 사이가 됐더라도 별다른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남지유가 만약 여자를 좋아한다면...배향미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며 입술을 축여댔다.이때, 오지윤도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감격에 겨워 있었다. 짧은 며칠 사이에 그녀의 인생을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빠르게 변했다. 실직부터 부국장이 되기까지,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이 일을 통해 오지윤도 신념이 생겼다. 그녀는 좋은 사람에겐 꼭 좋은 일이 따른다고 굳게 믿게 되었다. 오지윤은 조용히 기자로서의 신념을 다졌다....저녁.남지유는 해호섬에 돌아와 이민혁의 방에 들어갔다. 이민혁은 막 명상을 끝낸 참이었다.“왔어요?”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늘 소영 씨와 얘기했는데, 기분이 안 좋아 보였어요. 한 번 가보는 건 어때요?”“소영이가 왜요?”이민혁은 이제야 최근 일이 바빠 유소영을 신경 쓰지 못한 게 생각났다.남지유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물어도 대답하지 않아요. 저도 계속 묻기가 뭐해서...”“네, 내일 가볼게요.”이때 남지유가 이민혁에게 기대 그의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잘해요.”“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모를 거로 생각했어요? 소영 씨는 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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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아니, 아니.”손여진이 급히 손을 내저었다.이민혁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아무리 그해도 손여진은 이 회사의 사장인데, 누가 감히 그녀를 괴롭힌단 말인가?“그럼, 대체 어떻게 된 일인데?”이민혁이 의문스레 물었다.손여진은 기회를 틈타 이민혁에서 신호를 보냈다. 두 사람은 외진 구석으로 이동했다. 손여진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내가 사장이 된 뒤로 회사에 안 좋은 헛소문이 퍼져서, 널 보기가 조금 그래.”이민혁은 한참을 생각해서야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그가 손여진에게 사장 자리를 마련해줬으니, 회사에 그들의 추문이 퍼진 것이었다. 이 바닥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었다.이민혁이 작게 웃었다.“마음대로 말하라 해. 입을 막아버릴 수도 없잖아.”손여진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요즘 어떻게 지내, 일은 잘되고?”이민혁이 애써 화제를 찾았다.“어떤 업무는 익숙하지 않아서, 적응 중이야.”“괜찮으니까 천천히 해. 유 사장과 할 얘기가 있어서, 이만 간다.”헛소문을 막기 위해 이민혁은 재빨리 몸을 피했다.손여진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빨리 가, 내 내일 휴가야. 할아버지 기일이기도 해서 집에 가보려고.”말을 마친 손여진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와 상관도 없는 일을 왜 말한 거지?하지만 이민혁의 생각은 손여진의 말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그들은 학창 시절 짝꿍이었다. 같은 마을 사람이기도 했다. 이민혁의 할아버지도 그곳에 묻혀있는데,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할아버지를 보러 가지 않았었다.이민혁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내일 나도 함께 갈게, 내 할아버지도 찾아뵐 겸.”“좋아.”손여진은 새빨개진 얼굴로 승낙했다.이민혁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겼다.유소영의 사무실.이민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소영아, 잠깐 시간 괜찮아?”유소영은 책상에 가득 쌓인 서류를 보다가 이민혁을 보고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네, 오빠가 어떻게 오셨어요?”이민혁은 옅게 웃으며 앉았다. 유소영이 물 한 잔을 들고는 그의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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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이민혁도 이 얘기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이혼했기에 유소희가 무엇을 하든 그녀의 자유였다. 그는 유소영을 조금 위로하고 LP와 KP의 합병에 대해 몇 가지 물어보고는 나왔다.해호섬에 돌아온 이민혁은 방 안에서 하루를 꼬박 명상했다. 다음 날 아침 손여진이 전화를 걸어왔다.“저기, 민혁아, 본가에 갈래?”손여진의 작고 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응, 가야지. 너 어디야? 잠깐만 기다려, 금방 갈게.”이민혁은 곧바로 손여진이 말한 주소로 달려갔다. 그녀는 이미 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여진은 하얀 셔츠에 스키니진을 입었는데, 성공한 여성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이민혁은 웃으며 그녀를 차에 태우고는 그들의 본가인 도유 마을로 향했다.차 안에서 그들은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두 시간 가까이 달려 드디어 도착했다.이민혁은 손여진을 그녀의 집 앞에 내려주고는 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러 가려 했다.손여진이 급하게 말했다.“점심에 와서 밥 한 끼 해.”“알겠어.”이민혁은 짧게 대답하고는 할아버지의 묘소로 향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묘 앞에 앉아 낮은 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죄송해요. 할아버지가 정해주신 여자와는 잘 안됐어요. 하지만 제 탓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절 싫다고 했어요. 그러니 제 탓을 하시면 안 돼요.”이민혁은 생각에 빠졌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어릴 적 실종돼 그는 할아버지와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도 부모의 소식은 알 길이 없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고 말해고 될 터였다.“아직 내 곁에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이민혁이 중얼거렸다. 아직 살아계셨다면 지금 그의 재력으론 여생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을 것이었다.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상상 속에만 남아있는 것이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손여진이 전화로 빨리 밥 먹으러 오라고 재촉해댔다.이민혁은 할아버지께 절을 드리고는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다다르니 손여진과 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낯선 중년의 여인까지 모두 문어구에 서 있었다.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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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놀란 손여진을 본 이모 영란은 손여진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놀라긴 뭘 놀라, 네 나이가 몇인데, 남자친구도 없어? 오늘 네게 소개해 줄 사람은 우리 마을의 청년 기업가야. 공장장이라고. 그 사람 재산도 어마어마해. 그래도 싫어?”“맞아, 여진아.”손여진의 엄마 영애도 덧붙였다.“집안이 정말 좋아. 우리가 널 대신해 이미 다 봐놨다.”손여진의 아빠 손의준은 아무 말이 없었다.하지만 손여진은 동의할 수 없었다. 그녀가 급히 말했다.“저는 아직 연애할 생각이 없어요. 민혁아, 차 세워. 나 안 가.”손여진은 이 자리가 그녀의 소개팅 자리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애초에 연애할 생각이 없었고 이민혁도 자리에 있었기에 당장이라도 숨고 싶었다.이민혁도 난처해졌다. 차를 세우지 않을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세울 수도 없었다. 이는 그녀의 가정사였기에 개입할 수 없었다.이때 영란이 소리쳤다.“기사 양반, 쟤 말은 듣지 말게. 오늘은 우리가 알아서 해. 여진아, 우리가 오늘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데, 가기 싫다면 다인 줄 알아?”이민혁은 하는 수 없이 천천히 차를 운전하고 있었다.손여진은 많은 말을 해 반박하려 했지만, 그녀의 엄마와 이모는 이번 소개팅을 꼭 성사하려고 마음먹은 듯 미동도 없었다.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차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했다.영란은 이민혁에게 차를 세우라 명령하고는 손여진을 끌고 차에서 내렸다.이어 손여진의 부모도 내렸다. 손의준이 이민혁에게 말했다.“너도 내려. 다 같이 밥이나 먹자.”“아...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이민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소개팅 자리에 “기사”가 끼는 것도 이상했다.하지만 이때 손여진이 외쳤다.“민혁이 너 이리 와, 넌 꼭 있어야 해.”손여진의 머릿속은 너무나 복잡했다. 원래는 본가에 왔을 때 이민혁에게 밥이나 한 끼 해먹이려고 했다. 자신과 이민혁은 불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일어난 돌발 상황은 그녀의 짜증을 솟구치게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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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이민혁도 서의준에게 끌러 따라 들어갔다. 그들은 예약한 방에 들어가 앉았다.손여진은 일부러 이민혁의 옆에 앉았다. 영란은 화가 단단히 나 있었다.이민혁은 어쩔 바를 모르고 손여진의 옆에 조용히 앉아있었다.그가 뭘 할 수 있겠는가?자리를 뜨자니 손여진이 그를 잡고, 뜨지 않자니 영란이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쥐 죽은 듯 앉아있는 게 그에게는 최선이었다.이때 직원이 차를 내놨다. 이민혁은 분위기를 풀려고 급히 일어나 사람들에게 차를 따르며 물었다.“그 기업가분은 왜 아직도 오지 않죠?”소개팅이란 본래 남자 쪽에서 일찍 도착해 모든 준비를 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 쪽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민혁이 말을 꺼내자, 영란이 건방진 말투로 대답했다.“네가 뭘 알아, 상대는 기업가야. 아주 바쁘신 분이라고.”“아, 네네.”이민혁은 웃음을 참으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이때 영란이 손여진에게 말했다.“여진아, 지금 네가 대도시에서 사장까지 했지만, 상대도 나쁘지 않아. 돈이 있는 건 물론이고 그 사람 삼촌은 우리 마을 총책임자야. 우리 마을에선 상대할 자가 없다고. 이 사람과 결혼하면 꼭 잘될 거야.”이민혁은 그제야 깨닫고는 손여진을 흘깃 쳐다보았다.손여진은 키는 크지 않았지만, 귀여운 얼굴에 S라인의 몸매를 자랑하는 미인이었다.이민혁은 돌연간 이해했다. 피하지 못할 것이라면 구경하면 된다. 손여진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것은 그녀의 일이지 자신과는 무관했다.마음을 편하게 먹은 그는 손여진의 찻잔을 그녀의 앞으로 끌어다 주며 웃었다.“손 사장님, 한번 보시고 결정하세요.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잖아요.”“뭐?”손여진은 이민혁을 흘겨보다가 격에 어긋나는 행동임을 자각하고는 급히 머리를 돌렸다.손여진은 이민혁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LP와 KP는 모두 그의 손안이었다. 그의 재력이란 무궁무진했다.영란이 말하는 기업가도 이민혁에겐 그저 아이들 장난이었다. 그런데 이민혁이 이렇게 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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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이를 본 영란이 급히 말했다.“여긴 여진이 기사예요, 먼 곳에서 왔는데 밥이라도 한 끼 사야 할 것 같아서.”“네.”여준성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민혁과 손여진의 맞은편에 털썩 앉고는 가방을 밥상에 툭 내려놓았다.“여기, 요리를 내와요.”영란이 급히 말했다.여준성이 손을 흔들어 그녀를 제지했다.“급해 마요.”“네, 네.”영란이 또 급히 직원을 제지했다.여준성이 손여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분이 손여진 사장님이시죠?”“아닙니다, 저도 그저 월급쟁이일 뿐이에요.”손여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여준성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LP의 사장이 되셨다고요?”“네.”“LP면 꽤 큰 회사인데요. 저희처럼 해 먹을 거 다 해먹은 회사와는 격이 다른데.”“여 사장님도 청년 인재신데요, 뭐.”여준성이 옅게 웃고는 이민혁을 흘깃 보고 인상을 쓰며 말했다.“손 사장님, 다들 지위 있는 사람들이고, 우리 일까지 있으니... 운전기사더러 여기 앉아있게 하는 건 좀...”여준성은 이민혁이 달갑지 않았다. 정확히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보면 몹시 불쾌했다.손여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뭐 어때요.”“손 사장님, 저는 괜찮습니다만, 제 삼촌도 오늘이 중요한 날이라는 걸 아셔서 회의를 마치신 뒤 곧 오실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같은 사람들은 식사를 하든 회의를 하든 자격, 이라는 걸 따져요. 한낱 운전기사더러 제 삼촌과 함께 식사하게 하다니, 삼촌이 언짢아하시면 어떻게 합니까.”이 말을 들은 영란이 화색을 하고 말했다.“어머나, 삼촌도 오세요? 너무 잘됐네요, 꼭 뵙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거든요.”“삼촌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삼촌이 아니었다면 제 일도 이렇게 잘되지 못했을 겁니다.”여준성이 우쭐한 얼굴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민혁은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찻잔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이때 영란이 웃으며 말했다.“여 사장님 말이 맞아요. 저기 기사님, 밖에 나가 식사하고 오세요. 밥값은 저희가 낼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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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여준성이 웃으며 말했다.“그것도 그래요. 하지만 손 사장님, 주의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제 운전기사를 보세요. 이 문도 들어서질 않습니다. 거리를 유지해야 아랫사람들이 사장님을 존경할 겁니다. 사장님처럼 행동하다가는 그들이 나쁜 생각을 품고 선을 넘을 수 있어요.”“그쪽이 알 바 아닙니다.”손여진이 차갑게 답했다.이민혁은 여준성의 말을 곱씹었다. 도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니었다.이때 방문이 다시 한번 열리더니 머리숱이 적고 배가 불룩한 중년 남자가 걸어들어왔다.여준성은 급히 일어나 사람들에게 남자를 소개했다.“여러분, 이분이 바로 제 삼촌, 고대호 님입니다.”영란은 급히 일어나 잰걸음으로 달려가서는 고대호의 손을 잡고 말했다.“아유, 드디어 만나 뵙게 되었네요.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저희를 만나주시니 정말 영광입니다.”고대호는 빙긋 웃고는 영란의 손을 가볍게 맞잡았다가 금방 놓았다.여준성이 고대호를 자리로 안내했다. 손여진의 부모도 급히 일어나 고대호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손여진은 머리를 살짝 끄덕였고 이민혁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고대호의 시선이 사람들을 쓸어갔다. 손여진을 본 그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하지만 이민혁을 보자 고대호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봤다.영란이 급히 말했다.“여기는 여진이 운전기사입니다, 뭘 좀 모르는 친구예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그렇군요.”고대호가 천천히 자리에 앉고 여준성에게 앉으라 손짓했다. 영란이 급히 직원을 시켜 음식을 내오게 했다. 이어 그녀는 아부하는 얼굴로 고대호에게 손여진과 그의 부모, 자신까지 소개했다.고대호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그 건방진 태도에 이민혁은 이미 화가 나 있었다.음식이 나오자, 고대호가 입을 열었다.“원래 시간이 없었는데, 준성이가 꼭 와달라고 해서요. 아끼는 조카이기도 하고, 결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니 오지 않기도 뭐해서요.”“네, 당연한 말씀을요. 아이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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