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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이민혁도 이 얘기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이혼했기에 유소희가 무엇을 하든 그녀의 자유였다. 그는 유소영을 조금 위로하고 LP와 KP의 합병에 대해 몇 가지 물어보고는 나왔다.

해호섬에 돌아온 이민혁은 방 안에서 하루를 꼬박 명상했다. 다음 날 아침 손여진이 전화를 걸어왔다.

“저기, 민혁아, 본가에 갈래?”

손여진의 작고 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가야지. 너 어디야? 잠깐만 기다려, 금방 갈게.”

이민혁은 곧바로 손여진이 말한 주소로 달려갔다. 그녀는 이미 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여진은 하얀 셔츠에 스키니진을 입었는데, 성공한 여성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이민혁은 웃으며 그녀를 차에 태우고는 그들의 본가인 도유 마을로 향했다.

차 안에서 그들은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두 시간 가까이 달려 드디어 도착했다.

이민혁은 손여진을 그녀의 집 앞에 내려주고는 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러 가려 했다.

손여진이 급하게 말했다.

“점심에 와서 밥 한 끼 해.”

“알겠어.”

이민혁은 짧게 대답하고는 할아버지의 묘소로 향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묘 앞에 앉아 낮은 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할아버지가 정해주신 여자와는 잘 안됐어요. 하지만 제 탓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절 싫다고 했어요. 그러니 제 탓을 하시면 안 돼요.”

이민혁은 생각에 빠졌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어릴 적 실종돼 그는 할아버지와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도 부모의 소식은 알 길이 없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고 말해고 될 터였다.

“아직 내 곁에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이민혁이 중얼거렸다. 아직 살아계셨다면 지금 그의 재력으론 여생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상상 속에만 남아있는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손여진이 전화로 빨리 밥 먹으러 오라고 재촉해댔다.

이민혁은 할아버지께 절을 드리고는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다다르니 손여진과 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낯선 중년의 여인까지 모두 문어구에 서 있었다.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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