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39화

이를 본 영란이 급히 말했다.

“여긴 여진이 기사예요, 먼 곳에서 왔는데 밥이라도 한 끼 사야 할 것 같아서.”

“네.”

여준성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민혁과 손여진의 맞은편에 털썩 앉고는 가방을 밥상에 툭 내려놓았다.

“여기, 요리를 내와요.”

영란이 급히 말했다.

여준성이 손을 흔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급해 마요.”

“네, 네.”

영란이 또 급히 직원을 제지했다.

여준성이 손여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분이 손여진 사장님이시죠?”

“아닙니다, 저도 그저 월급쟁이일 뿐이에요.”

손여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여준성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

“LP의 사장이 되셨다고요?”

“네.”

“LP면 꽤 큰 회사인데요. 저희처럼 해 먹을 거 다 해먹은 회사와는 격이 다른데.”

“여 사장님도 청년 인재신데요, 뭐.”

여준성이 옅게 웃고는 이민혁을 흘깃 보고 인상을 쓰며 말했다.

“손 사장님, 다들 지위 있는 사람들이고, 우리 일까지 있으니... 운전기사더러 여기 앉아있게 하는 건 좀...”

여준성은 이민혁이 달갑지 않았다. 정확히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보면 몹시 불쾌했다.

손여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 어때요.”

“손 사장님, 저는 괜찮습니다만, 제 삼촌도 오늘이 중요한 날이라는 걸 아셔서 회의를 마치신 뒤 곧 오실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같은 사람들은 식사를 하든 회의를 하든 자격, 이라는 걸 따져요. 한낱 운전기사더러 제 삼촌과 함께 식사하게 하다니, 삼촌이 언짢아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이 말을 들은 영란이 화색을 하고 말했다.

“어머나, 삼촌도 오세요? 너무 잘됐네요, 꼭 뵙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거든요.”

“삼촌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삼촌이 아니었다면 제 일도 이렇게 잘되지 못했을 겁니다.”

여준성이 우쭐한 얼굴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이민혁은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찻잔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이때 영란이 웃으며 말했다.

“여 사장님 말이 맞아요. 저기 기사님, 밖에 나가 식사하고 오세요. 밥값은 저희가 낼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