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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만나요의 모든 챕터: 챕터 311 - 챕터 320

967 챕터

제311화

선유를 씻기고 아이도 이제 잠들었지만, 마당에는 여전히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예지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조유진은 샤워를 마치고 파록세틴을 챙겨 먹은 뒤 선유의 침대에 누워 잘 준비를 하였다.하지만 아무리 뒤척여봐도 잠이 오지 않았다.핸드폰을 켜보니 벌써 자정이 넘어있었다.배현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설마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생각에 잠겨있던 찰나 정원으로부터 자동차 엔진소리가 들려왔다....별장 안으로 들어오자 푹신한 고양이 침대에서 곤히 잠든 예삐가 눈에 들어왔다.1층 거실 모퉁이에는 조유진의 작은 흰색 캐리어가 놓여있었다.마치 잠시 이 집에 머무는 여행객인 것마냥 언제든지 집을 떠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골격이 분명한 손가락을 저도 모르게 꽉 움켜쥐었다.그녀의 캐리어 위에는 작은 노트 하나가 놓여있었다. 아마 넣어두는 것을 깜빡한 모양이다.조유진에게는 항상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배현수도 잘 알고 있었다.배현수가 닥치는 대로 노트를 펼쳐보았다.그 안에는 요 며칠 동안 그들이 했던 모든 일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첫날, 채권자 사장님께 잘 자라고 저녁 인사하다.”“두 번째 날, 채권자 사장님 친구와 저녁 식사하다.”“세 번째 날, 채권자 사장님과 저녁 파티에 참석하다.”...조유진의 서술 속에서 배현수는 그저 채권자일 뿐이다.배현수가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요 며칠 동안 너무 사이좋게 지내왔던 터라 하마터면 조유진은 지금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의 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잊을 뻔했다.결국, 조유진은 그저 건성으로 배현수에게 맞춰주고 있을 뿐이다.일기장을 쥐고 있던 손이 점점 창백해져 갔다.같은 시각, 잠옷을 입고 있는 조유진이 나무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집안에는 작은 무드등 하나만 켜져 있어 희미하고 노란 조명이 무척 암담하였다.배현수가 아래층에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을 본 조유진은 예지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먼저 관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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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이 약은 양극성 정동장애를 치료하는데 비교적 효과적이지만 단점은 부작용이 무척 심하다는 것이다.조유진이 바다로 뛰어든 후 배현수는 그녀가 죽은 줄 알았었다.그해 배현수는 절대 이 약과 떨어져 지낼 수가 없었고 약을 먹고 토한 적도 상당히 많았다.책상 위에 놓여있는 조유진이 벗어둔 핑크 다이아몬드를 보자니 더욱 심란하고 짜증 났다.그때 배현수가 갑자기 손에 쥐어져 있던 약병을 벽에 힘껏 내동댕이쳤다.약들이 한가득 쏟아져 나왔다.배현수는 눈을 질끈 감고 쏟아진 약을 밟으며 곧장 욕실로 향했다....조유진은 선유의 방에 누워있었다.한참을 기다렸지만, 오늘 밤은 배현수가 그녀를 안고 침실로 돌아가지 않았다.조유진은 선유의 말캉한 작은 몸을 꼭 끌어안고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조유진이 인천으로 가는 전날 밤.배현수와 육지율은 불야성 바에서 취기를 빌렸다.한잔에 이어 또 한잔.육지율은 배현수를 힐끗 바라보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비웃기 시작했다.“얼마 전에는 내 앞에서 그렇게 연애질을 하더니 이제 며칠 됐다고 이러는 거야? 그 말이 뭐더라... 음... 연애질할수록 빨리 죽는대.”배현수는 술잔을 쥔 채 손가락에 힘을 꽉 주며 피식 콧방귀를 뀌었다.“넌 곧 이혼하는 마당에 빨리 죽는다고 하더라도 네가 나보다 빨리 죽겠지.”“... 허, 난 지금 이혼을 하는 입장이고 넌? 넌 결혼이나 해봤냐? 조유진이 너한테 명분을 준 적이 있기는 해?”명분이 서지 않으면 말에도 이치가 맞지 않는 법이다.이렇게 생각하니 육지율의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아무리 남초윤이 마음속에 다른 사람을 품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법적으로는 육지율이 남초윤의 합법적 남편이고 반쪽이다.육지율한테는 엄연히 법적 증명이 있다는 소리다.육지율이 끝까지 이혼을 동의하지 않는다면 김성혁은 결국 모두가 질타하는 상간남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배현수라면... 그와 조유진 사이에는 이미 아이도 있지만, 아이를 통해 바뀐 건 없는듯하다.언제든지 성남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조유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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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늦은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선유와 조유진은 블루마블 게임을 하고 있었고 신나게 게임을 하며 맛을 들인 상태라 늦게까지 자지 않고 있었다.마지막 판을 놀고 선유가 입을 삐죽이며 투정을 부렸다.“아빠는 정말 왜 아직도 집에 안 들어오시지? 엄마 내일이면 아부를 떨기 위해 인천으로 가는데 나와 블루마블 게임도 안 놀아주시고. 엄마, 아빠 어디 가셨어요?”조유진이 힐끗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이 다 되어가는데 배현수는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오늘 일이 많으셔서 바쁜가 봐. 엄마랑 씻으러 가자. 너무 늦었어. 이제 자야지.”요 며칠 동안 조유진은 항상 선유 방에서 잠을 잤기에 배현수와 그녀 사이의 교류는 거의 0이었다.그러나 조유진은 배현수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선유는 조유진의 품속에 파고들며 입을 열었다.“엄마, 우리 아빠한테 전화해요. 나 아빠가 보고 싶어요. 저와 싸운 지도 엄청 오래됐다고요.”“...”선유의 칭얼거림에 조유진이 웃음을 터뜨렸다.“아빠가 너한테 잔소리를 안 하시는데 서운해?”“요 며칠 동안 아빠도 맨날 밥을 남기시고 내가 밥을 남겨도 뭐라 하시지 않는다고요. 요즘 아빠가 너무 이상해요! 게다가 제가 밥을 먹으면서 계속 수다를 떨어도 뭐라 하지 않으세요.”선유는 작은 두 손을 펴고 입을 삐죽이며 서운하다는 얼굴이었다.선유가 전화해보자고 말을 꺼냈으니 조유진도 거절하기 어려웠다.마침 배현수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남초윤으로부터 카톡이 왔다.「나 육지율 인스타에서 본 게 있는데 너한테 보여줄지 말지 엄청나게 고민했거든? 근데 나까지 너한테 비밀로 하고 널 속이는 건 도무지 아닌 것 같아서 결국 알려주기로 했어.」이윽고 남초윤이 보낸 건 다름 아닌 사진이었다.뒷모습뿐이었지만 조유진은 그 사람이 배현수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사진 속의 배현수는 낯선 여자의 차에 탑승하고 있었다.반쯤 내려진 차 유리창 너머로 운전석에 앉아있는 여자는 배현수를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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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배현수의 말에 조유진은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한 쌍의 젊은 남녀가, 남자는 잘생겼고 여자는 예쁘게 생겼는데 두 사람 모두 성 기능이 정상적이고 밤새 함께 있었다면 손만 잡고 수다를 떨리는 없지 않겠는가?조유진은 그 정도로 멍청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단번이 배현수의 말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배현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유진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혼자 택시 잡고 갈 수 있어요.”“이 근처는 모두 빌라라 택시 잡기가 힘들 거야. 내가 서정호더러 데려다주라고 할게.”배현수는 항상 강압적이었다.이윽고 말을 마치고는 그대로 조유진을 지나쳐 자리를 떠버렸다.조유진은 그 순간 그의 몸에서 복합적인 술담배 냄새와 은은한 향수 냄새를 맡았다.치자나무 꽃향기였고 여자 향수 향이었다.그 순간, 계속하여 이성을 부여잡고 있던, 그렇게 강인하게 잘 버텨오던 조유진의 마음속의 방어선이 그대로 무너져내리고 말았다.긴 손끝이 저도 모르게 계속하여 손바닥을 파고 들어갔다.조유진은 잠시 목을 가다듬고 다급하게 배현수를 불러세웠다.“배현수.”배현수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새로운 인생계획이 있다면 꼭 선유한테 알려줘요. 그리고 선유와 얘기도 많이 나눠주고요.”조유진은 선유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이 말은 배현수의 귀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들렸다.그에게 무슨 새로운 인생계획이 있겠는가?입술을 달싹이던 배현수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22날 후... 아니, 21날 후 대제주시를 떠나고 산성 별장을 떠날 때 선유한테 어떻게 말할지나 잘 생각해봐. 이건 네가 직접 선유한테 설명해.”배현수는 아직 선유의 감정을 신경 쓸만한 정력과 체력이 부족했다.그리고 조유진이 대제주시를 떠나고 산성 별장을 떠나게 될 일은 선유보다 배현수가 더욱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조유진이 떠나기로 했으니 선유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는 조유진의 일이었다.이 말을 남긴 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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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안방 입구 마루에는 블랙카드 한 장이 놓여있었다.조유진이 돌려준 것이었다.배현수도 자연스레 그녀의 뜻을 알고 있는지라 허리를 숙여 블랙카드를 주었다.조유진이 살아 돌아오면서부터, 그들이 다시 재회하면서부터 항상 배현수가 갖은 수단으로 그녀를 자신의 곁에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배현수의 곁에 머물러 있다고 하더라도 가끔 보이는 미소마저 배현수가 채권자이기에 기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일 것이다.조유진은 단 한 번도 떠나려는 마음에 대해 흔들린 적이 없는 것이다.어젯밤, 배현수는 송지연한테서 심리상담을 받았었다.송지연의 말이 맞았다. 배현수가 조유진에 대한 감정은 이미 평범한 사랑이 갖추어야 할 형태를 벗어나 버렸다.조유진이 다른 사람과 엮이기만 한다면 나타나는 파멸적인 소유욕은 결국 서로를 망쳐버릴 것이다.이런 파멸성은 양극성 정동장애 하에서 더욱 잘 드러나기 마련이다.어젯밤 송지연이 배현수한테 조유진을 상대하여 폭력이나 강압적인 수단을 쓴 적이 있냐고 물었다.배현수도 굳이 숨기지는 않았다.엄창민이 조유진을 데리고 성남으로 돌아가려 할 때 그가 조유진을 차에 가둬놨었다. 조유진의 반응이 과격하지만 않았다면 배현수도 자신이 어디까지 행동했을지 짐작 가지 않았다.일이 다 끝난 후 이성을 되찾고 다시 생각해 보면 정말 너무 쓰레기 같은 짓이었다.그 뒤로 배현수가 조유진을 터치하려 하면 조유진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었다. 배현수는 그때 자신의 행동이 그녀를 놀라게 하여 어떤 트라우마라도 남은 건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배현수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잃고 양부 배희봉의 보살핌 하에 자라왔다. 그 뒤로 조유진을 만난 뒤 배현수는 자신의 모든 열정적인 사랑을 조유진에게 쏟아부었다. 그래서인지 배현수는 계속하여 조유진이 아무리 온정희를 위한 일일지라도 자신을 배신한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듯했다.배현수가 조유진에 대한 감정은 무겁고 혼탁하며 그 감정 속에는 수많은 기분 나쁜 집착과 소유욕이 뒤섞여있다. 그 소유욕과 집착은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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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정말 다이빙 때문에 열난 거 아니죠? 병원은 다녀왔을까요?」「아직 촬영장에 있겠죠. 너무해, 남자 출연자 3호분 사람 보는 눈이 없네요. 계속 관심을 받지 못하더니 차라리 아예 중도에 하차하시죠!」「음... 남자 출연자 2호분이 조햇살 님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선택 안 하는 거죠? 이해가 안 되네요.」「이 프로그램 제작진은 인기를 얻기 위해 무슨 수단이든 가리지 않아요! 조햇살 님 심해 공포증이 있어 바닷가에 가기 싫다고 했는데 남자 출연자 3호분이 심리적 공포와 맞서 싸워야 된다면서 일부러 서핑하러 데려갔잖아요!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제작진은 왜 나 몰라라 하는 건데요? 서핑할 때 보니 조햇살 님이 창백한 얼굴로 떨고 있는 거 느껴지던데! 근데 남자 출연자 3호분은 왜 그리 겁이 많냐고 하시잖아요!」「그러게요! 저는 달콤한 연애를 보고 싶은 거지 이런 조작된 연애는 보고 싶지 않아요!」「남자 출연자 2호분은 성격 좋아 보이시던데. 햇살 님이랑도 어울려서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어이없을 정도로 햇살님을 선택 안 하시잖아요. 딱 봐도 짜여진 각본 같아요. 햇살 님을 좋아하면서 일부러 여자 출연자 1호분을 선택한 것 말이에요.」「햇살 님 빨리 중도 하차하세요! 남자 출연자 3호분 생긴 것도 그렇고 성격도 별로예요! 여자 출연자 세분이 아까워요!」...이런 댓글을 보던 배현수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서정호에게 전화했다.“여보세요, 대표님?”“하트 시그널 제작사가 어느 회사인지 알아봐.”“네.”배현수는 잠깐 망설이더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말했다.“인천으로 가는 티켓 하나 끊어줘.”“지금요?”“왜, 무슨 문제 있어?”“이렇게 늦은 시간에 항공편이 없을 텐데요...”평소에 대제주시에서 인천까지 운전해서 가려면 다섯 시간 정도 걸렸지만, 저녁에는 차가 막히지 않아 속도를 내면 네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지금은 저녁 11시 30분이었기 때문에 아침이 밝기 전에 인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배현수는 별다른 생각 없이 바로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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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저녁 12시, 인천시 무의도에는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왔다.조유진은 바닷가 별장 3번 방에서 지내고 있었다.촬영에 임한 지 이미 일주일이 지난 오늘, 시즌2 촬영이 시작되었다.촬영하기 전부터 아무한테도 선택받지 못하는 캐릭터로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세 남자 출연자 분한테 선택을 받지 못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다.하지만 권 여사는 선택받지 못한 여자 출연자는 다이빙이라는 벌칙을 받아야 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9월은 이미 가을 날씨라 섬 온도는 육지보다도 더 낮았다.더군다나 요 며칠 무의도 쪽은 태풍의 영향으로 날씨가 흐려 겉옷을 입어도 추웠다.출연료 2억 원을 위해 조유진은 이를 꽉 깨물고 수영복 차림으로 수영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뼈가 시릴 정도로 찬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연신 재채기를 하더니 어지러운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한밤중에 고열이 39도까지 달했다.그녀는 어질어질한 상태로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에 누워있었다.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온몸에 힘이 빠진 조유진은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어 잠긴 목소리로 힘겹게 물었다.“누구세요?”“2번 방 로다에요. 감기 걸리신 것 같은데 약 가지고 왔어요.”조유진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힘겹게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로다는 감기약을 건네주면서 사시나무 떨듯 떠는 조유진을 관심해주었다.“병원에 가보실래요? 많이 심하신 것 같은데.”조유진은 코막힌 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약 먹고 한숨 자면 괜찮아질 거에요. 병원에 가려면 배 타야 되잖아요.”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까지 불어 섬에는 배가 운행 중단되었다.감기 걸린 조유진의 나약한 모습은 남자들의 보호 본능을 일으켰다.로다는 원래 조유진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방송 효과로 대본에 따라 그녀를 선택하지 못한 것이다.지금 조유진을 보고 있자니 보호 본능이 깨어나는 것만 같았다.“저도 벌칙순서가 있는지 몰랐어요. 알았다면 대본을 어기고 햇살 씨를 선택했을 거예요. 죄송해요, 다음에는 꼭 햇살 씨를 선택할게요.”조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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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조유진은 고열로 자신의 머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환상을 본 줄만 알았다.‘배현수가 왜 이곳에 있어? 이 늦은 시간에 배도 끊겼겠는데...’그녀는 무력하고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나 설마 몽유하고 있는 거야? 현수 씨가 나한테 몽유 버릇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 거짓말이 아니었네.”그 순간 조유진은 눈을 감은 채 힘이 쭉 빠져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배현수는 팔을 뻗어 조유진과 이불을 함께 들어 안아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혔다.조유진은 고열로 의식마저 잃은 상태였다.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만졌을 때 거의 끓고 있었다.배현수는 섬에 들어가기 전 특별히 약국에서 해열제를 사 들고 들어왔다.뜨거운 물과 찬물을 섞어 미지근한 온도를 맞춰서야 침대 옆으로 다가가 조유진을 일으켰다.“유진아, 일어나 약 먹고 자.”이불을 뒤집어쓴 조유진은 배현수의 품에 안겼다.배현수는 온밤 인천까지 달려와 우산도 없이 배를 타고 오느라 온몸이 젖은 상태였다.조유진은 등이 그의 젖은 셔츠에 닿아 추워서 흠칫하고 말았다.“추워, 만지지 마...”배현수는 그녀를 챙기느라 젖은 옷을 벗는다는 것을 잊었다.“옷 벗으면 되는 거지?”조유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셔츠 단추를 풀어 젖은 옷을 모조리 벗어 던졌다.하지만 아무것도 걸치지 않아 차가운 몸으로 그녀를 더 춥게 만들까 봐 욕실에 가서 뜨거운 물로 샤워하기로 했다.10분 정도 샤워를 마치고 몸이 후끈해진 후에야 이불속에 들어가 조유진을 끌어안았다.그러고는 그녀의 이마에 뽀뽀하더니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그래도 추워?”조유진은 속박된 느낌과 등 뒤가 따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본능적으로 더 가까이하고 싶었지만 일말의 이성이 자신한테 되물었다.‘내 침대에 어떻게 남자가 있을 수 있지?’“로다 씨?”“뭐?”배현수는 그녀의 말을 정확하게 듣지 못했다.조유진은 희미하게 저녁에 2번 방 로다가 자신한테 약을 가져다준 것이 생각났다.‘아니, 약을 주면 줬지 왜 내 침대에 있는 거지? 이것도 제작진 벌칙인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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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조유진은 해열제를 뱉어내더니 손으로 입술을 닦았다.“역겨워.”‘로다 씨 평소에는 점잖아 보이더니 이런 사람일 줄 몰랐네.’감기에 걸려 밀어낼 힘은 없었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제작진 어디 갔어? 이런 일도 그냥 내버려 두는 건가? 너무하네.’조유진은 화가 나서 울고 싶었다.배현수는 태양혈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오기 전에 미리 조병 약을 먹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목을 비틀 충동까지 생겼을 것이다.그는 또 해열제 하나를 꺼내 아까와는 다르게 그녀의 턱을 잡아 억지로 먹였다.조유진은 힘껏 발버둥 쳤다.“로다 씨, 이거 놔요...”조유진은 병이 나으면 로다를 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정말 저질이군... 촬영 중에 대놓고 이런 짓을 하다니.’그녀는 억울한 나머지 화나서 울음을 터뜨렸다.배현수는 붉어진 그녀의 두 눈을 보고 마음이 찢기는 것만 같아 그녀를 와락 안더니 낮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다시 잘 봐봐. 내가 누군지. 유진아, 7일 동안 안 본 사이 나를 잊었어?”그는 조유진과 이마를 맞대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조유진은 그래도 못 믿겠는지 훌쩍이면서 말했다.“현수 씨가 어떻게 이곳에 있을 수 있어. 분명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거야.”‘무의도는 태풍으로 배편이 끊겨 들어오지도 못해. 분명 고열 때문에 이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일 거야. 현수 씨 새 여자친구도 생겼는데 나를 찾아올 리가...’“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배현수는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잘 못 부른 죄로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조유진은 아파서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또 조유진의 작은 손을 자신의 왼쪽 가슴에 갖다 대더니 말했다.“여기 상처 있는 거 느껴져?”칼 흉터뿐만 아니라 “Y”자로 새겨진 문신도 있었다.조유진은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그의 왼쪽 가슴을 보면서 멍을 때렸다.배현수는 그녀의 이마에 뽀뽀하더니 말했다.“착한 어린이, 그만하고 약 먹자. 응?”그녀의 이마가 점점 더 뜨거워졌다.‘글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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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조유진은 그의 따뜻한 품에 기대어 목젖을 깨물었다.예전에 함께 있을 때도 영역 표시를 하기 위해 목젖에 키스 자국을 남기곤 했었다.배현수는 그녀의 머리를 잡더니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가만히 있었다.하지만 이로써 고삐가 풀리고 말았다...늘 욕망을 잘 참고 있었지만 한번 터지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호텔에 함께 있었던 그 날 이후, 배현수는 1년 동안 잠자리를 가지지 못했다. 조유진이 산성 별장에서 지내는 동안 가끔 샤워를 마치고 잠옷 차림으로 앞에 나타나면 어쩔 수 없이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조유진이 무의도에서 촬영하는 일주일 동안 보지도, 안지도 못해 결국 불면증에 걸리고 말았다. 잘 자지 못할수록 그는 더욱 거칠어졌고 그야말로 악성 순환이었다.이대로 계속 참았다간 잘 못될 수도 있었다.그는 조유진의 입가에 키스하더니 마성 있는 목소리로 진지하게 물었다.“계속하고 싶어?”조유진은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배현수의 품속에 파고들더니 그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그렇게 그녀가 받아들이는 줄로만 알고 있었을 때...품에 안겨있던 조유진이 갑자기 이불을 끌어 올려 얼굴까지 뒤집어쓰더니 말했다.“자고 싶어요. 나머진 다음 꿈속에서 계속해요.”오늘 저녁은 도무지 힘이 나지 않았다.꿈을 꿀 기회는 많으니 굳이 오늘 내로 끝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이대로 끝?’조유진은 배현수의 품에 안겨 그의 체온을 느끼면서 곧바로 깊숙한 잠에 빠져들었다.인간 난로 취급하는 듯했다.배현수는 어이없어 웃고 말았다.‘목젖을 깨물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더니 이렇게 매정하게 잠들어버린다고? 정말 꿈인 줄 알고 하고 싶은 대로 하나 본데?’그는 조유진을 살짝 흔들어보았다.“유진아?”“...”이미 깊이 잠든 후였다.냉수마찰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조유진이 너무 꽉 끌어안고 있었다. 생리현상이 일어나 온몸이 뜨거워졌기 때문에 조유진이 더욱 찰싹 붙었다.그녀는 심지어 손으로 제일 뜨거운 곳을 만지면서... 그의 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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