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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배현수의 말에 조유진은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 쌍의 젊은 남녀가, 남자는 잘생겼고 여자는 예쁘게 생겼는데 두 사람 모두 성 기능이 정상적이고 밤새 함께 있었다면 손만 잡고 수다를 떨리는 없지 않겠는가?

조유진은 그 정도로 멍청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단번이 배현수의 말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배현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유진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혼자 택시 잡고 갈 수 있어요.”

“이 근처는 모두 빌라라 택시 잡기가 힘들 거야. 내가 서정호더러 데려다주라고 할게.”

배현수는 항상 강압적이었다.

이윽고 말을 마치고는 그대로 조유진을 지나쳐 자리를 떠버렸다.

조유진은 그 순간 그의 몸에서 복합적인 술담배 냄새와 은은한 향수 냄새를 맡았다.

치자나무 꽃향기였고 여자 향수 향이었다.

그 순간, 계속하여 이성을 부여잡고 있던, 그렇게 강인하게 잘 버텨오던 조유진의 마음속의 방어선이 그대로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긴 손끝이 저도 모르게 계속하여 손바닥을 파고 들어갔다.

조유진은 잠시 목을 가다듬고 다급하게 배현수를 불러세웠다.

“배현수.”

배현수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새로운 인생계획이 있다면 꼭 선유한테 알려줘요. 그리고 선유와 얘기도 많이 나눠주고요.”

조유진은 선유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이 말은 배현수의 귀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들렸다.

그에게 무슨 새로운 인생계획이 있겠는가?

입술을 달싹이던 배현수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22날 후... 아니, 21날 후 대제주시를 떠나고 산성 별장을 떠날 때 선유한테 어떻게 말할지나 잘 생각해봐. 이건 네가 직접 선유한테 설명해.”

배현수는 아직 선유의 감정을 신경 쓸만한 정력과 체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조유진이 대제주시를 떠나고 산성 별장을 떠나게 될 일은 선유보다 배현수가 더욱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조유진이 떠나기로 했으니 선유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는 조유진의 일이었다.

이 말을 남긴 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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