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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안방 입구 마루에는 블랙카드 한 장이 놓여있었다.

조유진이 돌려준 것이었다.

배현수도 자연스레 그녀의 뜻을 알고 있는지라 허리를 숙여 블랙카드를 주었다.

조유진이 살아 돌아오면서부터, 그들이 다시 재회하면서부터 항상 배현수가 갖은 수단으로 그녀를 자신의 곁에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

배현수의 곁에 머물러 있다고 하더라도 가끔 보이는 미소마저 배현수가 채권자이기에 기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일 것이다.

조유진은 단 한 번도 떠나려는 마음에 대해 흔들린 적이 없는 것이다.

어젯밤, 배현수는 송지연한테서 심리상담을 받았었다.

송지연의 말이 맞았다. 배현수가 조유진에 대한 감정은 이미 평범한 사랑이 갖추어야 할 형태를 벗어나 버렸다.

조유진이 다른 사람과 엮이기만 한다면 나타나는 파멸적인 소유욕은 결국 서로를 망쳐버릴 것이다.

이런 파멸성은 양극성 정동장애 하에서 더욱 잘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젯밤 송지연이 배현수한테 조유진을 상대하여 폭력이나 강압적인 수단을 쓴 적이 있냐고 물었다.

배현수도 굳이 숨기지는 않았다.

엄창민이 조유진을 데리고 성남으로 돌아가려 할 때 그가 조유진을 차에 가둬놨었다. 조유진의 반응이 과격하지만 않았다면 배현수도 자신이 어디까지 행동했을지 짐작 가지 않았다.

일이 다 끝난 후 이성을 되찾고 다시 생각해 보면 정말 너무 쓰레기 같은 짓이었다.

그 뒤로 배현수가 조유진을 터치하려 하면 조유진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었다. 배현수는 그때 자신의 행동이 그녀를 놀라게 하여 어떤 트라우마라도 남은 건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

배현수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잃고 양부 배희봉의 보살핌 하에 자라왔다. 그 뒤로 조유진을 만난 뒤 배현수는 자신의 모든 열정적인 사랑을 조유진에게 쏟아부었다. 그래서인지 배현수는 계속하여 조유진이 아무리 온정희를 위한 일일지라도 자신을 배신한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듯했다.

배현수가 조유진에 대한 감정은 무겁고 혼탁하며 그 감정 속에는 수많은 기분 나쁜 집착과 소유욕이 뒤섞여있다. 그 소유욕과 집착은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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