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알아서 즐기는 것은 마치 육지율에게만 적용이 된 듯 남초윤은 함부로 즐길 수도 즐겨서도 안 되었다. 이 비즈니스 결혼은 남 씨 집안에서 육지율에게 부탁해 겨우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남초윤은 이익만 보고한 결혼 앞에서 절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그녀는 이렇게 힘든 날들 속에서 살아왔고... 이제 더 이상은 참기 어려울 지경까지 이르렀다.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남초윤은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조차 잊은 듯 슬프게 흐느꼈다. 김성혁은 깨끗한 손수건을 건네며 한마디 했다. “이걸로 닦아.”“고마워요.”남초윤은 그가 건네는 손수건을 받아 눈물을 닦았고 이미지 관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코까지 풀었다.옆에 앉아 있는 김성혁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쳐다봤다.남초윤은 아직도 설움이 가시지 않았는지 계속 흐느끼며 말했다. “나중에 새것 하나 사줄게요. 이건 제가 더럽혀서... 죄송해요.”하지만 김성혁이 신경 쓰는 것은 절대 손수건 하나가 아니다. 그저 자신이 그녀 옆에 없는 이 시간 동안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하지만 울음이 그치지 않는 그녀를 보니 분명 잘 지내지는 못한 것 같았다.김성혁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예전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하지만 그녀가 결혼했다는 것이 순간 생각난 김성혁은 올렸던 손을 다시 내렸다. 늘 상황 파악을 잘하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 해야 할 일, 하면 안 되는 일, 모든 것을 자신의 분수에 맞게 행동하는 김성혁이다. 오늘 밤 그녀에게 키스한 이유는 남초윤이 결혼한 줄 진짜 몰랐기 때문이다.5년 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지만 가슴은 여전히 그때처럼 두근거렸다.젊었을 때 소중한 사람을 못 알아본 대가는 일생을 들여 치러야 했다.사실 김성혁은 그녀를 옆에서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귀국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곧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린 남초윤이 김성혁에게 한마디 했다. “데려다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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