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언젠가 다시 만나요: Chapter 271 - Chapter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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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조유진은 고개를 돌려 옆의 남자를 멍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재결합?강이진의 손은 이미 주먹을 불끈 쥐었다.현수 오빠는 약지에 반지를 꼈는데 조유진은? 조유진의 약지는 텅텅 비었다.강이진은 둘이 재결합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조유진은 설마 그녀의 어머니가 예지은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모를까?“현수 오빠 손에 낀 반지, 두 사람 커플 반지 맞아요? 유진 씨는 왜 안 꼈어요?”선의로 묻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들을 들춰내려는 것이다.조유진은 가볍게 대꾸했다. “까먹었어요.”조유진은 채권자 어르신의 체면을 구길 순 없었다.배현수에게 2800억 원을 빚졌으니 당연히 채권자 어르신의 편이어야 했다.이 일이 그냥 이렇게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배현수가 갑자기 양복바지 주머니에서 검은 벨벳 상자를 꺼냈다.열어보니 안에는 핑크 다이아몬드가 들어있었다.남초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헐!”이게 무슨 수작이야! 여기에서 프러포즈하려는 건가?근데 이렇게... 갑자기?육지율은 젓가락을 내팽개치며 말했다. “밥을 먹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두 사람 애정행각에 밥맛 없어졌어.”강이진의 얼굴이 바로 붉어졌다. 반면 강이찬은 자리에 앉아서 손에 들린 술을 고개를 젖혀 단숨에 마셨다.조유진도 멍해졌다.만약 단지 강이진의 화를 돋우기 위한 것이라면 배현수의 행동을 조유진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배현수는 조유진의 손을 잡고 그 핑크 다이아몬드를 약지에 끼웠다.사이즈는 조이지도 않고 헐렁하지도 않아 딱 맞았다.핑크 다이아몬드는 깊은 광택을 띠며 불빛 아래서 눈부시게 빛났다.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는 강이진의 속이 뒤집히게 했다.조유진이 아직도 놀라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배현수가 꿀 떨어지는 말투로 말했다. “지난번에 잃어버렸다고 했는데 내가 소파 밑에서 찾았어. 아마 예삐가 물어 간 것 같아. 앞으로 손에 끼고 빼지 않으면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을 거야.”조유진:“???”“...”“!!!”배현수의 이 말에 담긴 의미는 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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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조유진과 남초윤은 오늘 낮에 병원에서 심미경을 만났고 심미경이 속이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임신한 것을 알고 있다.그래서 심미경은 정말 임신 사실을 강이찬에게 알릴 생각이 없는 건가?강이진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 여자가 오버하는 거예요. 몸이 안 좋을 게 뭐 있어요. 그냥 유진 언니를 만나는 게 두려울 뿐이에요.”강이찬이 갑자기 소리쳤다. “강이진!”“왜 소리쳐, 사실이잖아. 그 여자가 평소에 자꾸 유진 언니를 따라 꾸미는 걸 누가 몰라? 그 여자도 진짜 자기 스타일이 없는 거야 뭐야? 사람 흉내만 내고. 게다가 입은 것도 유진 언니만큼 예쁘지 않잖아.”강이진의 말투는 마치 조유진의 편인 것 같았지만 사실 일부러 부추기는 것뿐이었다.만약 현수 오빠가 강이찬도 조유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조유진이 자기 친구도 꼬시려고 하는 헤픈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강이찬은 술잔을 움켜쥐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강이진을 향해 소리쳤다.“입 다물어! 심미경은 네 새언니야! 또 이렇게 건방지게 굴 거면 외국으로 꺼져버려!”강이진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억울한 듯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직 결혼 안 했잖아...”이 화제는 강이찬에 의해 바로 중단되었다. 식탁의 분위기는 매우 어색했지만 조유진은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식사가 끝나갈 무렵, 조유진이 일어서며 말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 테니 천천히 드세요.”조유진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이진도 따라갔다.화장실에서 조유진이 손을 씻고 있는데 강이진이 그녀 옆에 있는 세면대 앞에 서서 조유진의 약지에 있는 핑크 다이아몬드를 힐끗 보고 칭찬했다. “현수 오빠가 선물한 핑크 다이아몬드가 너무 예뻐요.”손을 깨끗이 씻은 조유진이 웃었다. “한번 껴볼래요?”“내가 껴봐도 돼요?”강이진의 눈빛에 갈망이 보였다.“당연히... 안되죠. 좋은 건 누구나 원하지만 본인 것이 아니잖아요.”이 핑크 다이아몬드는 강이진 것도 아니고 조유진 것도 아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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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조유진이 침착할수록 강이진은 더욱 미쳐갔다.“왜 웃어?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 난다고, 당신이 여지를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7년이나 당신을 좋아했을까?”짝!조유진이 강이진의 뺨을 한 대 때렸다. 강이진이 경악했다.그녀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 조유진이 갑자기 뺨을 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뭐 하는 거야!”그러나 그녀는 반격할 생각이 없었다.현수 오빠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는데 마침 현수 오빠에게 조유진의 숨겨진 모습이 얼마나 악랄한지 보여주고 싶었다.“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잖아. 네 논리대로라면 네가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때릴 수 있겠어?”이 말은 빈틈을 파고든 억지 논리다.“너...”강이진은 화가 나서 말을 가리지 않고 내뱉었다.“너와 네 아버지가 현수 오빠를 3년 동안 감옥에 보냈는데 너는 네가 아직도 오빠 아내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아 맞다, 조범 그 망나니가 현수 오빠의 친아버지도 죽였잖아. 네가 현수 오빠와 만나려고 한다면 오빠 어머니는 반대할 거야!”예지은을 언급하자...조유진의 눈빛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예지은이 안정희를 죽였는데 조유진은 미워하지 않는 게 아니라 미워할 자격이 없을 뿐이다.그들 부모님 세대의 은혜와 원한이 너무 깊이 얽혀 있어서 자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점점 복잡하게 얽혔다. 조유진은 그 원한에 계속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조유진은 웃으며 조롱했다.“내가 현수 씨의 아내가 될 자격이 없다고 하더라고 네 차례는 안 오잖아.”정곡을 찔린 강이진은 화를 참고 이를 갈며 말했다.“당신은 현수 오빠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조유진, 당신이 왜 하필 현수 오빠에게 매달리는지 이해가 안 돼.”“그러면 너는? 너는 왜 또 현수 씨한테 치근덕거려? 내가 현수 씨한테 매달리지 않으면 네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해?”“... 너!”조유진은 숨을 쉴 틈도 주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세상에 흔한 게 남자인데 남의 것을 자꾸 탐내지 마. 아무리 진수성찬이 차려진다 해도 네가 소화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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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힘이 약한 조유진을 위해 강이찬이 거들었다. 조유진은 고맙다는 듯이 강이찬을 한 번 쳐다보고는 인사를 했다.“다 드셨어요?”“지율이랑 다들 주차장으로 갔으니 우리도 갑시다.”“좋아요.”강이찬은 참지 못하고 설명했다.“이진이가 헛소리 한 거니 신경 쓰지 말아요.”조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미경 씨랑 곧 결혼하는 데 저한테 마음 있다는 거는 헛소리죠. 미경 씨랑 결혼하면 저한테 연락하세요.”강이찬은 멈칫하더니 억지웃음을 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조유진은 강이찬에게 전혀 여지를 주지 않고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 조유진이 진짜 모르는지 모르는 척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조유진은 강이찬이 자기한테 관심 있을 거라고는 아예 생각도 못 했다는 거다.조유진에게 강이찬은 어떤 존재일까?강이찬은 배현수의 형제일 뿐이다.배현수 때문에 가끔 그와 인연이 있었을 뿐이다.강이찬은 갑자기 해명조차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왜냐하면 조유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강이찬이 자기에게 어떤 감정인지 궁금해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강이찬과 강이진은 모두 술을 마셔서 운전할 수 없어서 심미경이 왔다.조유진은 배현수를 부축하여 차 쪽으로 걸어갔고 심미경을 지나칠 때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차 옆에 도착한 조유진은 배현수를 부축하느라 손이 없었다. 조유진은 배현수를 팔꿈치로 밀었다. “차 키는요?”“호주머니에.”배현수는 움직이지 않고 말만 했다.“...”조유진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한 손은 배현수를 부축하고 한 손은 그의 양복바지 주머니에 넣어 더듬었다. 왼쪽을 만져봤는데 없었다.얇은 양복바지를 사이에 두고 배현수의 단단한 근육이 느껴져 손끝이 살짝 뜨거워졌다.조유진이 다시 손을 뻗어 오른쪽 주머니를 만지니 차 키가 만져졌다.차 키를 꺼내 문을 열고 배현수를 차에 밀어 넣으려 했다.그런데 배현수가 갑자기 힘껏 밀자 모든 힘이 조유진에게 가해졌다.두 사람은 동시에 차 뒷좌석으로 넘어졌다.배현수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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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가까스로 산성 별장에 도착한 후 조유진은 또 많은 힘을 들여 배현수를 차에서 별장으로 부축하였다.선유는 일찍 잠들었지만 가정부는 안 자고 있었다.하지만 조유진이 전에 집에 온 적이 없어서 가정부는 그녀를 몰랐다.장 씨 아주머니는 깜작 놀랐다.“대표님 아니에요? 취하셨어요?’“네. 소주를 많이 마셨어요. 방이 어디예요? 제가 부축할게요.”장 씨 아주머니는 조유진을 보며 물었다.“당신은?’“저는 선유 엄마, 조유진이에요.”“이쪽이에요. 대표님 방은 위층에 있어요. 귀가를 늦게 하셔서 선유는 이미 잠들었어요.”장 씨 아주머니는 말하면서 조유진을 도와 배현수를 부축해 위층으로 올라갔다.침실에 도착하자 장 씨 아주머니가 말했다. “아가씨가 여기서 돌봐주고 있으니 저는 이만 자러 갈게요. 제가 돌보기에는 조금 불편하잖아요.”나이가 몇인데... 그리고 아주머니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이 집에 왔다.장 씨 아주머니가 잽싸게 떠났다.전에 선유한테서 엄마가 너무 예쁘다고 들었는데 오늘 밤에 만나니 역시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뻤다. 어쩐지 대표님이 계속 잊지 못하더라니.장 씨 아주머니가 떠난 후, 조유진은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배현수의 신발을 벗기고 옆의 이불을 잡아당겨 그의 허리춤을 덮었다.조유진은 침대에 등을 기대고 마루 위에 앉아 무료하게 잠시 자리를 지켰다.침대 위의 사람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조유진이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침대 위의 배현수가 갑자기 일어나 앉았다.배현수는 목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셔츠 단추를 풀었다.조유진이 고개를 돌렸다.“왜 옷을 벗어요?”“자려고.”조유진은 배현수의 손을 꼭 잡고 달랬다.“잠잘 때 옷을 벗지 않아도 돼요.”“샤워하고 잠옷도 갈아입어야 해. 나 결벽증 있어.”“...”술에 취해도 이렇게 신경 쓴다고?“그럼 잠옷은 어디 있어요? 제가 가져다줄게요.”“옷장.”조유진은 몸을 돌려 옷장으로 가서 잠옷을 찾았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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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얼마나 지났는지 품 속에서 길고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배현수는 맑고 깨끗한 검은 눈동자로 조유진을 바라봤다.조유진은 배현수의 품에 기대어 잠들었는데 잠자는 얼굴이 얌전한 고양이 같았다.배현수는 고개를 숙여 조유진에게 키스했다.밤새 참았는데 지금...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녀가 도망갈까 봐 키스하는 것조차 그녀가 잠든 틈을 타서 해야 한다는 것이 터무니없게 느껴졌다....이튿날 아침 일찍, 가장 기쁜 것은 선유였다.아침 식사 자리에서 선유는 매우 놀라서 줄곧 조유진에게 매달리며 물었다. “엄마, 어젯밤에 언제 왔어요?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어젯밤 엄마가 왔을 때 장 씨 아주머니가 네가 잠들었다고 해서 깨우지 않았어.”조유진은 삶은 달걀을 까서 노른자를 꺼내고 흰자를 선유의 작은 그릇에 놓았다.선유는 다가와 큰 눈으로 조유진을 보며 물었다.“그럼 왜 나랑 같이 자러 오지 않았어요? 어젯밤에 어디서 잤어요?”“...”어... 조유진은....“엄마는 어제 아빠 방에서 잤어.”배현수는 막 씻고 잠옷을 입고 산뜻하게 위층에서 내려왔다.선유가 작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그럼 엄마, 오늘 밤은 나랑 같이 자요.”“아빠가 동의하신다면 남아서 너와 함께 잘게.”그러자 선유는 얼른 고개를 돌려 물었다. “아빠, 엄마가 오늘 밤 나랑 같이 잔다고 했는데, 안 돼요?”배현수는 테이블 옆으로 걸어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오늘 밤 엄마는 아빠랑 함께 파티에 갈 거야.”“무슨 뜻이에요?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배현수는 인내심이 조금 없어져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설명했다.“우리가 돌아올 때면 너는 이미 잠들었을 거야. 엄마가 네 방에 가면 네가 깰 거야.”“괜찮아요! 깨면 엄마랑 부루마블을 놀면 돼요!”“... 너 몇 살인데 아직도 엄마가 같이 자길 바라니?”선유는 눈을 크게 뜨고 배현수를 바라보며 작은 입을 꾹 다물며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겨우 일곱 살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여섯 살이에요. 아직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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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핸드폰이 울렸고 화면에는 요양원이라고 떴다.배현수는 조유진을 한 번 보고 핸드폰을 쥐고 일어나 거실 쪽으로 가서 받았다.예지은이 요양원에서 일이 생겼다고 원장님이 오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후 배현수는 옷을 갈아입으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침실 안의 침대 옆 탁자 위에 그 핑크 다이아몬드가 조용히 누워 있었다.어젯밤, 강이진 앞에서 조유진은 단순히 그의 연기에 협력했을 뿐이었는가?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옷을 갈아입은 아빠를 본 선유가 호기심에 물었다.“아빠, 어디 가요?”“잠깐 볼일 보러 나갔다 올게.”조유진이 물었다.“그럼 몇 시에 돌아올 거예요? 저녁에 파티에 갈 거예요?”“오후까지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 다시 봐.”이번에 예지은의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요양원을 옮길 생각이다.요양원에 오래 있으면 늦게 돌아올 수도 있다.“파티는 6시에 시작되나요?”“어, 왜 그래?”배현수는 조유진이 조금 걱정하는 것을 알아차렸다.조유진은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난처해했다. “입을 드레스가 없어요.”조유진은 고급 파티에 참석한 적이 너무 오래돼 마땅한 드레스가 별로 없었다.“만약 늦게 돌아오면 이따 선유 데리고 초윤이한테 가서 초윤이랑 같이 살게요.”배현수는 조유진과 함께 사러 가고 싶었지만 자신이 몇 시에 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예지은의 정신 상태가 계속 안 좋아서 한동안 면회도 못 갔다.요양원을 찾기 전에 먼저 예지은을 데리고 병원에 가려고 방금 서정호에게 전문가를찾도록 지시했다. 배현수는 블랙카드를 꺼내 조유진에게 건넸다.“비밀번호는 네 생일이고 차고에 차가 있으니 선유 데리고 운전해서 나가.”조유진은 받지 않았다. “돈 있어요.”드레스를 한 벌 살 뿐인데 배현수의 카드를 받을 필요는 없겠지?“돈이 있는데 나한테 2800억을 빚졌어?”“...”배현수는 조유진의 손을 잡고 블랙 카드를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갖고 가.”조유진은 손에 쥔 카드를 보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당신 카드를 긁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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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네.”강이찬을 바라보는 심미경의 눈빛에 미련이 느껴졌다. 비록 강이찬은 심미경을 사랑하지 않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처음부터 이 남자가 상냥했다는 것이다.심미경은 가끔 조유진이 왜 그를 좋아하지 않는지 생각했다.배현수는 확실히 정말 잘생겼다.처음 만났을 때 그녀도 참지 못하고 몇 번 더 쳐다보았는데 놀라운 자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근데... 배현수는 차갑고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 같았고 상냥함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정말 연애를 하고 오래 사귀다 보면 얼마나 잘생겼는지는 오히려 중요하지 않다.성격이 좋고 감정 기복이 적은 것이 오히려 가산점이다.강이찬은 잘생기고 성격도 좋고 감정 기복도 적은데... 하필 조유진은 좋아하지 않는다.심미경은 자기가 배현수를 잘 알지 못한 건지 아니면 강이찬을 잘 알지 못하는 건지 생각했다.어쩌면 배현수가 생각만큼 무정하지 않고 강이찬은 겉보기처럼 온순하지 않을 수도 있다.강이찬은 품에 안겨 있는 여인을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왜 날 그렇게 봐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심미경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이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어요.”강이찬은 별생각 없이 이 말을 듣고 한바탕 웃었다.“물론 있죠. 내가 뭐라고 어떻게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있겠어요?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요?”심미경은 당연히 그에게 마음속에 줄곧 왜 조유진이 배현수를 좋아하고 강이찬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심미경은 조유진과 많이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조유진이 강이찬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심지어 한 번도 강이찬을 정면으로 본 적이 없다.하지만 심미경은 강이찬에게 이런 민감한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조유진에 관한 일을 물으면 강이찬이 화만 내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묻지 않을 것이다. “참, 오늘 저녁 파티에 참석해야 하는데 나랑 같이 갈래요?”심미경이 가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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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강이진의 끈질긴 집착에 못 이겨 강이찬은 결국 입을 열었다.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강이진에게 경고했다“널 데리고 가도 괜찮지만 만약 오늘 밤 또 문제를 일으킨다면 앞으로 네 생활비를 끊을 거야. 이 집에서 나가 혼자 벌어서 살아. 더 이상 널 상관하지 않을 거야.”“그렇게까지 매정할 필요가 있어?”강이찬은 단호했다. “매정한 것 같으면 가지 마.”“알았어. 절대 사고 안 치면 되잖아.”말을 마치고 강이진은 위층으로 올라가 드레스룸에 가서 한참 동안 고민하다 드레스하나를 골랐다.강이진은 드레스를 들고 몸에 대어 보며 심미경 앞으로 달려가 물었다. “오늘 밤에 이거 입으면 어떨까요?”심미경은 힐끗 쳐다보고는 대충 대답했다. “좋네요.”강이진은 웃으며 말했다. “우리 오빠가 당신 말고 날 데려가서 질투하는 거 아니죠?”“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요. 전 졸려서 낮잠 좀 자야겠어요. 더 볼 일 있어요?”심미경이 방문을 닫으려고 하자 강이진을 막아섰다. “솔직히 말해서 나랑 조유진, 누가 더 예쁘다고 생각해요?”“...”심미경은 다가가서 몇 번 자세히 쳐다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솔직히 어디서 온 자신감이에요? 무슨 용기로 이런 질문을 하는 거죠?”“무슨 눈썰미에요! 역시 시골에서 와서 미적 감각이 조금도 없네요!”말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강이진의 얼굴은 이미 화가 나서 표정이 안 좋았다.심미경, 이 시골뜨기가 아부라도 할 줄 알았는데...처음에 심미경과 강이찬이 사귀었을 때 심미경은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했었다.그러나 점차 강이진의 태도가 심해지고 나빠지자 심미경도 당연히 더 이상 그녀의 비위를 맞추기 싫어졌다.어떤 사람은 떠받들어 줄수록 더 잘난 체하는데 강이진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네, 제가 시골뜨기여서 안목이 없어요. 그럼 배현수도 취향이 시골뜨기랑 같네요. 그렇지 않으면 왜 당신처럼 아름다운 미녀는 쳐다보지도 않고 하필이면 조유진에게 반했을까요? 아, 맞다. 그리고 당신 오빠도 시골뜨기 취향이네요. 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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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심미경이 강이찬과 결혼하고 싶어 한다지?강이진은 그녀의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테다!...요양원에서 원장은 미안해하며 말했다.“배 대표님, 예 사모님이 요즘 계속 감정이 격해져서 한밤중에 잠을 안 자고 심하게 떠들어요. 낮에 소란을 피우면 그만인데 한밤중에 다들 자야 하니 다른 사람들도 불만이 있어요.”“알겠습니다, 오늘 어머니가 퇴원 절차를 밟는 것을 도와드리러 왔어요.”“죄송합니다. 저희 불찰입니다.”배현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정희가 죽은 후부터 예지은의 기분은 계속 불안정했다.배현수도 진작에 요양원을 옮길 생각이었다. 예지은이 이 요양원에 여러 해 동안 머물렀기 때문에 일단 새로운 환경으로 옮기면 아마 오랫동안 적응해야 할 것이다.지난 1년 동안 또 너무 많은 일이 발생했다.당시 예지은의 실수로 안정희가 뜻밖에 사망했고 안정희가 죽자 조유진은 완전히 살고 싶은 의욕이 없어졌다... 그때 조유진이 바다에 뛰어들자 배현수는 낙담했다.안정희의 사망으로 조유진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사라지지만 않았어도 조유진이 그렇게 단호하게 배현수를 끊어내지 않았을 것이다.그 당시, 배현수는 심리적으로 예지은을 회피했다. 그래서 예지은의 요양원을 옮기는 일도 미뤄졌다. 퇴원 절차를 마치고 서정호는 예지은의 물건을 옮기는 것을 돕기 위해 일손을 배치했다.예지은은 침대에 걸터앉아 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배현수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성질을 부렸다.“현수야, 우리 어디 가는 거야?”배현수는 침착하게 말했다.“여기서 잠이 안 온다면서요?”예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항상 밤에 눈을 감으면 안정희가 나를 찾아오는 것 같아... 무섭지만 요양원을 바꾸고 싶지는 않아.”“이번 한 번만 바꾸고 앞으로는 안 바꿀게요.”배현수는 예지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 주었다.예지은은 배현수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속상해하며 말했다.“현수야, 오랫동안 나를 보러 오지 않았는데 나를 탓 하는 거 아니지? 내가 잘못해서...”“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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