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언젠가 다시 만나요: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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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전화기 너머의 엄창민은 목소리가 좀 진지해졌다.“배 대표님?”“엄 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배현수의 목소리가 조금 차가워졌다.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튀었다.“환희가 전화를 받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환희? 여기는 엄환희라는 사람이 없고 환희도 없다. 다만 조유진만 있을 뿐.“죄송합니다. 그녀는 지금 당신의 전화를 받을 시간이 없어요.”말이 끝나자마자 배현수는 전화를 끊었다. 엄창민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배현수는 바로 끊어버리고 엄창민의 수신기록을 삭제하였다....조유진이 일을 끝냈을 때 이미 12시, 점심시간이 되었다.그녀는 어깨에 걸친 양복 외투를 벗어 배현수에게 건넸다. “고마워요.”일이 끝나자 그녀는 당연히 떠나고 싶어 했다.조유진이 뒤돌자 뒤에 있던 남자가 조용히 물었다.“정말 이렇게 떠날 거야?”“?”조유진은 그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배 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어깨가 다시 무거워졌다. 배현수는 양복 외투를 다시 그녀의 어깨에 걸쳤다.“밖이 더워서 안 해도 되는데...”그녀가 막 벗으려고 할 때 남자의 뼈마디가 분명한 큰 손이 이미 그녀를 대신하여 양복을 여몄다.“바지에 피가 묻었는데 정말 안입을래?”“...”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순식간에 상기되었다. 조유진은 폐가 좋지 않은 데다 건강까지 나빠져 최근 몇 달 동안 생리가 불규칙했다.이번에도 일주일 늦어져 안 올 줄 알았는데 오늘 갑자기 왔다. 그런데 가방 안에는 작은 사이즈의 생리대 한 장만 들어 있었다.공공장소에서 생리가 옆으로 새서 조유진은 정말 난처했다. 특히 오늘 조유진이 입은 청바지는 워싱된 연청색 색상으로 피로 물들면 선명히 보인다.“많이 티나요?”남자는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응”이라고 말했다. 조유진은 그의 표정에서 단 하나의 메시지만을 읽었다.--조유진은 이 외투 없이는 스튜디오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그래서... 도대체 생리가 얼마나 흐른 거야?조유진은 잠시 머뭇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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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20억이 그냥 그녀의 계좌에 몇 시간 있을 뿐이다. 이 느낌은 상당히 가슴 아프다.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배현수는 왼쪽, 조유진는 오른쪽에 섰다. 두 사람 사이에 마치 태평양을 두고 있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닫히자 엘리베이터 문에 두 사람의 모습이 비쳤다. 엘리베이터가 6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자 마케팅팀 부장이 들어왔다. “배 대표님, 안녕하세요.”배현수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마케팅부장이 들어와서 그들 사이에 섰다.잠시 서 있었는데 마케팅부장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전에는 이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가 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왜 갑자기 이렇게 좁은 것 같지?세 사람이 만나면 반드시 한명의 깍두기가 있다. 마케팅부장은 온몸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괴로웠다. 그는 결코 사회 부적응자가 아닌데 분위기에 대한 예민도가 매우 높아 지금 분위기때문에 온몸이 불편했다. 그는 오른쪽에 서 있는 조유진을 바라보며 이 긴 몇십 초를 빨리 넘기려고 애썼다. “배 대표님, 이 아가씨는?”“내 전 여자 친구.”배현수는 곁눈질도 하지 않고 도도한 얼굴에는 농담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이 다섯 글자를 말했다.마케팅부장 : “!!!”조유진: “...???”진심이야? 그는 사실을 말한 것 같다.그런데... 왜 그렇게 이상하지?마케팅부장은 심호흡을 하고 마른침을 여러 번 삼켰다. 그는 이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너무... 충격적이다!배 대표는 뜻밖에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큰 뉴스를 입 밖에 꺼냈다. 마케팅부장은 격앙된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몇 초 후에 엘리베이터에서 나가면, 그는 이 가십을 그룹 전체 사람들에게 공유할 것이다! 이번에 그는 제일 먼저 가십거리를 접했다. 누가 또 감히 그의 소식이 늦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띵.엘리베이터가 15층에 도착했다.마케팅부장 : “저기 배 대표님, 도착했습니다, 먼저 내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그는 배현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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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어색한 장면에 조유진은 땅속에 숨고 싶었다. 그녀의 불편함에 비해 배현수는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아무렇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들고 있는 생리대를 화장실의 대리석 위에 놓고 돌아서서 나갔다. 화장실 문이 다시 닫혔다.“...”사회적 체면이 없어지는 것이 아마 이런 느낌일 거야! 문밖에 서 있는 배현수는 심각한 눈빛으로 손가락을 꼬집었다. 조유진은 감정을 가라앉히느라 오랫동안 그 안에 있었다. 그리고 깨끗한 바지를 갈아입고 나와 배현수에게 예의상 인사했다. “배 대표님,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가보겠습니다.”“이렇게 빚을 갚으면 2900억은 평생 갚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있어?”“사람이 죽으면 빚이 사라지잖아요. 그래도 열심히 돈을 벌어서 갚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앞으로 배 대표님께 매달 돈을 보낼게요. 하지만 지금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 매달 얼마나 갚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만약 배 대표님이 손해본다고 생각하거나 저에게 복수하고 싶다면 법원에 가서 저를 기소해서 저를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도 돼요.”이것은 배현수의 권리이다.“당신이 원한다면...”조유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전화가 엄창민이라고 떴다.“죄송합니다.”조유진은 등을 돌려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창민 오빠.”“SY 입구에 있어요? 알겠어요. 이미 끝났어요. 금방...”갑자기 그녀의 휴대전화가 큰 손에 의해 빼앗겼다. 조유진은 어리둥절해서 뒤돌아 그를 보았다. 배현수는 이미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그대로 던졌다.“배현수 씨, 뭐 해요!”배현수가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엄창민이랑 사귀어?”“배 대표님, 우리가 헤어진 지 7년이 지났는데 내가 누구와 사귀든지 배 대표님과 상관없잖아요. 배 대표님은 제 핸드폰을 빼앗고 전화를 끊을 권리가 없어요.”조유진이 핸드폰을 들고 떠나려고 하자 배현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당신이 누구와 사귀는지 확실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당신이 선유에 한 약속을 잊지 마. 선유가 엄마를 따라가고 싶어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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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만약 배 대표님이 7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똑똑히 알려줄게요. 7년이면 인체의 모든 세포가 한 번 바뀌어요. 7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같은 사람이지만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7년 전 조유진은 배현수를 위해 열여덟 살에 아이를 낳을 정도로 사랑했어요.”“하지만 지금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은 25살의 조유진이에요. 그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 단지 당신과 선을 긋고 싶을 뿐이에요.”조유진은 배현수의 품에 갇혀 얼굴이 창백하고 온몸이 심하게 떨렸다.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그녀를 숨을 쉴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조유진은 한 마디 한 마디 분명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배현수가 한순간 뻣뻣하게 굳었다. 그를 사랑하지 않아...배현수의 집념적인 관점에서 사랑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에 대한 조유진의 감정이 엄창민에게로 옮겨간 거라고 믿었다. 그의 눈에는 순식간에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귀에 대고 말했다. “당신과 엄창민, 어디까지 발전했어?”배현수는 그녀에게 귀부터 뺨, 입술까지 가볍게 뽀뽀를 하고 있지만 소유욕이 넘쳤다.“내가 말했잖아요. 그와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하지만 배현수는 이미 미쳤고 질투와 분노가 그를 통제 불능으로 만들었다.“엄창민이 당신을 이렇게 만졌어?”“...”“유진아, 내가 너를 가장 미워하는 게 뭔지 알아?”“...”예전에 배현수는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조유진이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야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괜찮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질 수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서 다시 그에게로 옮겨질 수도 있다.배현수의 입맞춤은 더욱 깊어졌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입술을 깨물었는데 그녀가 심하게 떠는 것을 느끼고 동작을 멈추었다.“왜? 싫어?”엄창민, 그 사람이 나은가? 그들은 단지 일 년 동안 떨어져 있었을 뿐이다. 전에 그가 그녀를 건드릴 때 그녀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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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배현수가 멀어져 가는 랜드로버를 보며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엄 대표님.”“배 대표님? 갑자기 저한테 전화한 이유가 뭐예요?”“엄창민이 대표님의 의자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일부 추잡한 말은 먼저 앞에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난처해지면 안 좋을 것 같아요.”“엄창민? 그 애와 배 대표가 무슨 불화가 있었어요?”“엄창민은 대제주시에서 SY와의 합작 프로젝트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는 일을 경솔하게 하고 공사를 구분하지 못해요.”엄 노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엄창민의 성격은 내가 잘 알고 있어요. 그는 일을 매우 진중하게 처리하는데, 공사를 구분하지 못할 리가 없어요. 배 대표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엄창민 씨가 저를 세 대 때려서 턱뼈가 약간 금이 갔어요.”“뭐라고요?”엄 노인은 깜짝 놀랐다.“무슨 일 때문에 싸웠어요?”“한 여자때문에요.”“...”엄 노인은 이것이 너무 황당하다고 느꼈다.“그 여자가...?”“조유진이요. 제 전처이자 아이의 엄마예요.”엄 노인은 심호흡을 했다.“...”이게...하지만 두 그룹이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배현수의 미움을 사면 안 되었다. 만약 이런 개인적인 일로 이렇게 큰 협력을 망친다면, 이것은 분명히 자격을 갖춘 사업가의 행동이 아니다.엄 노인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엄창민을 즉시 성남으로 불러들여 똑똑히 물어볼게요. 엄창민이 배 대표를 때린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합당한 해명을 할게요.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일이 우리의 정상적인 비즈니스 거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배현수에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당연하죠. 엄 대표님이 잘 알겠지만, 전 공사가 분명한 사람입니다. 대제주시의 성행 그룹 책임자는 진중한 사람으로 바꾸길 권합니다. 그래야 성행과 SY의 비즈니스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아요.”“...”이것은 압박이다. 엄 노인은 여러 해 동안 업계를 종횡무진한 노련한 사람이니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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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그러니까 배현수 이 자식이 일러바친 거예요? 제가 주먹으로 세 대 때린 건 얘기 안 하던가요? 환희에게 그렇게 함부로 하는데 걔는 맞아도 싸요. 환희 대신 몇 대 더 때리지 못한 게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데!”그러자 엄준은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조유진과 배현수, 두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이야. 아무리 그래도 네가 우리 협력사 파트너를 때리면 안 되지. 만약 배현수가 고소라도 하면 우리가 하려던 사업은 고사하고 거액의 배상금까지 내야 할 수도 있어. 어쨌든 사람을 때리는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어.”“하지만 배현수가 사람을 너무 괴롭히잖아요!”“어렸을 때부터 내가 항상 너와 명월에게 무모하게 행동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잖아. 오늘 너의 행동 좀 다시 한번 생각해 봐. 얼마나 무모한지. 일단 대제주시의 업무를 전부 명월에게 주고 너는 내일 아침 당장 돌아와!”엄준의 목소리는 더없이 진지했고 엄창민도 더 이상 토를 달지 못하고 순순히 답했다.“네, 아버지.”전화를 끊은 엄창민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심호흡을 몇 번 하며 분노를 가라앉히더니 이내 일어나 맞은편 방으로 갔다.“환희야, 너에게 할 말이 있어.”엄창민은 조금 전 통화 내용을 조유진에게 말하는 대신 내일의 일정에 대해 말했다. “환희야, 내일 아침 나는 일찍 성남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이렇게 불시에요? 어르신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아니야. 업무 조정 때문에. 너...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나와 함께 성남으로 갈 거야?”엄창민은 배현수가 개인적인 일로 엄준을 협박하여 자기를 성남으로 돌려보내게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당분간은 돌아갈 수 없어요. 오빠도 알다시피 며칠 후에 선유와 영화 보기로 한 것도 있고... 선유와 오랜만에 한 약속이라 절대 어기고 싶지 않아요.”그러자 엄창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해해. 만약 배현수가 또 너를 괴롭히면 나에게 전화해. 내가 바로 올 테니.”“알겠어요. 고마워요. 창민 오빠.”“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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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한편, 조유진을 잡고 있던 엄창민은 그녀의 손을 놓더니 작별 인사를 하려 했다. 순간 키가 크고 어깨가 쩍 벌어진 기세등등한 남자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강한 기세와 얼음장 같이 차가운 얼굴에는 당장이라도 거센 바다를 집어삼킬 듯한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배현수다!배현수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그를 본 조유진은 순간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배현수는 그녀 앞에 성큼성큼 오더니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는 그녀를 데려가려고 했다.“배현수 씨, 뭐 하는 거예요?”엄창민은 조유진을 붙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배현수는 이미 그녀를 자기 등 뒤에 숨겼다. 엄창민이 더 가까이 가려 하자 배현수가 한 발 앞으로 나와 그를 가로막았다.배현수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얼굴로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두 개의 선택지를 줄게요. 하나는 혼자 꺼지던가 아니면 그날 밤처럼 조유진을 데려가기 위해 나와 다시 한번 싸우든가.”배현수가 일부러 엄창민을 자극하고 있었다.엄창민은 엄준의 지시에 따라 반드시 성남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조유진도 선유 친아빠가 누군가에게 맞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엄창민은 있는 힘껏 꽉 쥔 주먹을 도저히 휘두를 수 없었다. “역시 배 대표님의 계산이 제 주먹보다 빠르다는 걸 오늘 다시 한번 느끼네요.”만약 엄창민이 이곳을 떠나지 않고 배현수와 맞선다면 엄준의 말을 거역하게 되며 그 뒤에 어떤 결과가 따를지 절대 상상할 수 없었다. 어쩌면 성행 그룹과 SY 사이의 협력관계도 완전히 끝날 수 있다. 그리고 양아버지는 그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존재이다.여덟 살이 되던 그해, 엄창민은 엄준에게 입양되었고 그 후로 20년간 그는 엄준을 친아버지처럼 모시며 언제 어디서나 성행 그룹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움직였다.양아버지와 성행 그룹은 그의 마음속에서 흔들림 없이 1위를 차지하는 존재이다.그리고 이것은 엄창민 인생의 신조이며 누구도 그의 인생 신조를 흔들 수 없다.하지만 30년 동안 살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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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조유진은 입술을 꼭 다문 채 그의 품에서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또 한 번의 이 숨 막히는 공간 속에서 이대로 숨이 멎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깊은 바닷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손을 내밀어 구원요청을 하지만 더 매서운 파도가 온몸을 휩쓸어가는 것 같다. 거센 파도에 온몸은 위로 높이 던져지기도 하고 갑자기 내동댕이쳐지기도 했다.지금 이 순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쿵쾅. 쿵쾅. 쿵쾅.심장은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미친 듯이 빨리 뛰었다.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서정호는 차 유리에 붙인 필름 때문에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배현수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그것도 아주 차분히... 하지만 배현수의 인내심은 이미 오래전에 바닥이 나 있었고 조유진이 엄창민을 따라 성남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질투에 눈이 멀어 눈에 뵈는 게 없었다.그는 눈을 살짝 치켜뜨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말해 봐. 25살의 조유진은 왜 배현수하고만 선을 긋고 싶어 하는지? 일부러 그러는 거야 아니면 진심인 거야?”조유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1초...2초...3초...끝없는 침묵이 이어졌다.배현수는 가볍게 웃었고 그 웃음에는 조롱과 실망 그리고 허탈한 감정이 전부 섞여 있는 듯했다.지금 이 순간, 침묵만이 가장 좋은 대답이다.배현수는 점점 더 힘주어 조유진의 팔을 잡았다. 순간 그녀의 왼쪽 가슴에 난 칼자국을 발견한 그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조유진의 상처를 쓰다듬었다. 배현수의 손끝은 한없이 차가웠다. 분명 부드러운 손길이었지만 그의 얼굴도 손처럼 얼음장같이 차가웠고 손끝에서는 아무런 온기도 느낄 수 없었다. “꼭 그렇게 나와 선을 그어야 속이 시원해?”조유진은 이번에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배현수는 그녀의 셔츠를 허리춤까지 벗겼다.차 안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지 않았지만 조유진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녀의 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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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배현수는 순간 모든 행동을 멈추더니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유진아...”조유진의 얼굴, 몸은 마치 물에 빠졌다 나온 사람처럼 흠뻑 젖어 있었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조유진을 안고 있던 배현수는 그제야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녀를 안아 자리에 앉히더니 자기의 어깨에 기대게 한 후 큰 손으로 그녀가 숨을 고르게 쉴 수 있도록 등을 어루만져줫다.“숨 한 번 크게 들이마셔 봐.”조유진은 그의 어깨에 기댄 채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기를 반복했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배현수의 어깨에 기대어 있던 조유진의 호흡이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배현수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그녀를 보았을 때 그의 이마는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배현수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조유진의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그녀를 달래듯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내가 그렇게 무서워?”사실 배현수는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에 배현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렇게 배현수는 조유진을 꼭 끌어안은 채 차 안에 오래도록 같이 있으며 그녀의 마음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렸고 시간이 좀 지나니 배현수의 정서도 안정되는 듯했다. 긴 시간 동안 배현수라는 존재가 확실히 그녀에게 큰 후유증이 된 것 같다. 얼마쯤 지났을까? 조유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이제 가도 돼?”배현수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조유진이 약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단지 배현수 옆을 빨리 떠나기 위해서였다.그때 배현수가 조유진을 바라보며 한 마디 내뱉었다.“안 돼.”배현수의 대답에 조유진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이미 두려움과 절망이 가득했다.순간 옆에 있는 배현수가 손을 올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배현수는 그녀의 셔츠를 허리에서 어깨로 올려주고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했다.“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어디를 가려고?”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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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차에 오른 서정호는 백미러로 뒷좌석에 앉아 있는 배현수를 조심스럽게 힐끗힐끗 쳐다보았다.배현수는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작은 진주 귀걸이를 손에 쥐고 만지작거렸다. 그의 모습은 마치 혼이 반쯤 나간 사람 같았다. 그때 서정호가 물었다.“배 대표님, 조유진 씨를 따라갈까요? 방금 떠났으니 우리가 빨리 운전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겁니다.”배현수는 잠시 아무 말을 하지 않더니 갑자기 실소를 터뜨렸다.“한쪽만 아니라고 하면 결국에는 아닌 게 되는 거였어.”그는 목을 한 번 가다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유진이가 나를 피해.”배현수는 조유진에게 좀 더 다가가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배현수가 한 걸음만 다가가도 그녀는 열 걸음 뒤로 물러선다.그녀와 더 멀어지지 않기 위해 배현수는 멈출 수밖에 없다.서정호는 배현수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살짝 당황했다. 어찌 되었든 회사 대표인지라... 아무 말이나 할 수 없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배 대표님, 대표님과 조유진 씨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면서 좋아하게 되었다는 거 잘 알아요. 그래서 서로 같이 많은 경험을 했죠. 그 추억들이 아름다운 것이든 아니면 심장을 찌르도록 아픈 것이든 두 사람에게만 있는 추억입니다. 그 추억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고 나중에 그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절대 서로를 대체하지 못할 거예요. 그 누구도 서로의 마음속 위치를 대체할 수 없죠.마음 깊이 새길 수 있는 이런 감정들은 많은 사람은 경험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요. 대표님보다 좀 더 오래 산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저와 저의 아내는 대표님과 조유진 씨처럼 감정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저의 아내도 저와의 결혼생활을 포기하려고 했어요.다른 사람들의 눈에 저희의 결혼이 원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런 말이 있죠. 죽고 못 살 정도의 사랑으로 한 결혼이라고 해도 상대방을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울 때가 있다고. 사람이 동물도 아니고 이런 감정들이 어찌 없겠습니까. 대표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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