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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조유진은 입술을 꼭 다문 채 그의 품에서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또 한 번의 이 숨 막히는 공간 속에서 이대로 숨이 멎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깊은 바닷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손을 내밀어 구원요청을 하지만 더 매서운 파도가 온몸을 휩쓸어가는 것 같다.

거센 파도에 온몸은 위로 높이 던져지기도 하고 갑자기 내동댕이쳐지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쿵쾅.

쿵쾅.

쿵쾅.

심장은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미친 듯이 빨리 뛰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서정호는 차 유리에 붙인 필름 때문에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배현수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그것도 아주 차분히...

하지만 배현수의 인내심은 이미 오래전에 바닥이 나 있었고 조유진이 엄창민을 따라 성남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질투에 눈이 멀어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그는 눈을 살짝 치켜뜨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말해 봐. 25살의 조유진은 왜 배현수하고만 선을 긋고 싶어 하는지? 일부러 그러는 거야 아니면 진심인 거야?”

조유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1초...

2초...

3초...

끝없는 침묵이 이어졌다.

배현수는 가볍게 웃었고 그 웃음에는 조롱과 실망 그리고 허탈한 감정이 전부 섞여 있는 듯했다.

지금 이 순간, 침묵만이 가장 좋은 대답이다.

배현수는 점점 더 힘주어 조유진의 팔을 잡았다. 순간 그녀의 왼쪽 가슴에 난 칼자국을 발견한 그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조유진의 상처를 쓰다듬었다.

배현수의 손끝은 한없이 차가웠다. 분명 부드러운 손길이었지만 그의 얼굴도 손처럼 얼음장같이 차가웠고 손끝에서는 아무런 온기도 느낄 수 없었다.

“꼭 그렇게 나와 선을 그어야 속이 시원해?”

조유진은 이번에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배현수는 그녀의 셔츠를 허리춤까지 벗겼다.

차 안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지 않았지만 조유진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녀의 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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