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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한 달 동안 배현수의 곁에 있으면 2천8백억 원의 빚을 한꺼번에 갚을 수 있다. 그러면 조유진도 완전히 자유가 된다.

그야말로 떼돈 버는 장사가 아닌가? 조유진이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물론 배현수에게는 수지가 맞는 일이 아니다.

“단순히 배 대표님 옆에 한 달만 있으면 되는 건가요?”

조유진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 배현수는 잘 알고 있다.

“한 달 안에 내가 부를 때마다 와야 해.”

배현수는 확실하지 않은 단어들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부를 때마다 와야 한다니? 그게 대체 무슨 뜻인가?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그것도 해야 해요?”

“뭘 하는데?”

조유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설마 일부러 알아듣지 못한 척을 하는 걸까?

“침대...”

조유진은 그가 알아듣기 쉬운 단어로 직접 말했다.

그러자 배현수는 아예 대놓고 물었다.

“나와 자고 싶어?”

전화기 너머의 조유진은 다시 조용해졌다.

배현수의 목소리는 너무 당당해 조금의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마치 정말 진지하게 조유진에게 자기와 자고 싶은지 묻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당당하고 솔직할 수 있을까?

배현수는 협상의 고수이다.

선제공격에도 능할 뿐만 아니라 이 문제를 아예 조유진에게 던져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배현수가 다가오기만 해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온몸을 떨었고 식은땀을 흘렸다.

따라서 당연히 원하지 않는다. 만약 진짜로 하게 된다면 정말 숨이 멎어 질식할지도 모른다. 아마 이런 일로 응급실에 실려 간다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상상만 해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아니요.”

만약 배현수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조유진은 성실하게 돈을 벌어서 빚을 갚으려 했다.

“응. 그럼 안 해.”

목소리가 너무 담담하여 희로애락의 그 어떤 감정조차 알아들을 수 없었다.

조유진은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때 전화기 너머 배현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물론 그건 안 하지만 손을 잡고 포옹하는 건 꼭 있어. 유진아, 나도 남자야.”

그 말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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