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신이 깨어났다: Chapter 611 - Chapter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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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2억

“네, 엄 교수님, 무슨 일이세요?” 심사위원회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생각하니 세화의 말투는 평소보다 다소 냉랭했다. [진 회장님, 세방그룹의 그 계획서를 저희 위원회에서 다시 검토해 보니 지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러면 어떻습니까? 회장님이 다시 한번 와서 함께 얘기를 해보는 게.] 세화는 엄봉석이 자신의 일을 적당히 얼버무리려고 하는 건지 알지 못했다. ‘정말로 심사 자료를 다시 한번 검토한 거야?’ ‘이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신다고?’ ‘설마, 내가 엄 교수님을 지금까지 오해한 건가?’ ‘교수님은 그 두 가문과 야합한 것이 아니라, N도 이씨 가문에 눈밖에 날까 봐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건가?’ “예, 감사해요.” 세화는 감격하여 전화를 끊었다. “엄 교수가 누구야?” 동혁이 물었다. 세화가 기뻐하며 말했다. “심사위원장인 N도대학 교수님이신데, 우리 계획서를 다시 검토했더니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데.” “그래? 그럼 같이 가보자.” 동혁은 일어나 차 열쇠를 집었다. ‘마침 나도 심사위원회의 일을 처리하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잘됐어.’ “동혁 씨, 밖에서 기다려.” 시청에 도착하자마자 세화는 혼자 엄봉석이 있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회장님, 아까 전화로 한 말은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염봉석은 안경을 추켜올리며 말했다. “회장님의 세방그룹이 신청한 지원금을 승인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잘됐네요. 엄 교수님, 감사합니다.” 세화는 너무 기뻤다. 세방그룹은 1000억의 자금지원을 신청했었다. 하지만 세화는 처음부터 이렇게 많이 지원받을 줄은 기대하지 않았고 단 200억 도 괜찮다고 생각했다.2조의 자금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원이 필요한 회사 역시 많았다. 현재 1조 2000억이 이씨와 진씨 두 가문에게 분배된 상황이었다. 남은 8000억을 다른 회사들이 나누어 지원받는다면 당연히 그 액수도 적을 것이 분명했다. “이 1000억의 지원자금을 저희 세방그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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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짐승 같은 놈

“엄 교수님, 저를 과소평가하셨군요.” 세화는 냉정하게 말했다. “부정한 돈이라면, 전 차라리 받지 않겠습니다.” 20억은 말할 것도 없었다. 설사 2000억 아니 2조라 해도 부정하다면 그녀는 용납할 수 없었다. 엄봉석이 20억을 가지고 세화와 잠자리를 가지려고 하는 것은 마치 그녀의 인격을 짓밟는 것과 다름없었다. “부정한 돈이라고?” 세화가 계속 강경하게 나오자 엄봉석의 마지막 인내심마저 사라졌다. 요 몇 년 동안 그는 많은 여학생들을 농락해 왔다. 조금만 불안하게 만들면 모두 고분고분 그의 말을 잘 들었다. 그런데 오늘 아무것도 먹히지 않는 세화의 반응이 그를 매우 화나게 했다. 엄봉석은 그대로 사무실 입구로 걸어갔다. “찰칵!” 뜻밖에 그는 문을 잠갔다. “엄 교수님, 지금 이게 무슨 짓이죠?” 세화는 순간 떠오르는 생각에 얼굴빛이 갑자기 변하며 화를 냈다. “여기는 심사위원회가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에요. 당신이 감히 범죄를 저지르려 한다면 절대로 도망갈 수 없을 겁니다.” “진 회장도 잘 아네. 그래, 여긴 심사위원회가 업무를 보는 곳이야.” 엄봉석은 냉소를 지었다. “그래서 세방그룹의 1차 심사가 통과되지 않으니까, 진 회장이 지원자금을 받기 위해 개인적으로 나를 만나자 해 유혹한 거 아니야?” “몰랐어? 지금은 점심시간이고 업무를 보는 시간이 아니지. 진 회장이 이 시간에 내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나를 찾아오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지 않아? 안 그래?” “엄봉석, 이 파렴치한 놈. 겉으론 점잖은 척하더니, 이 짐승 같은 놈!” 세화는 화가 나 몸을 떨었다. 그녀는 그제야 엄봉석이 일부러 점심시간에 자신을 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내가 스스로 함정에 걸려든 꼴이야.’ “칭찬해 줘서 고맙네.” 엄봉석은 입고 있던 양복을 벗었다. 그의 셔츠 안 상반신이 건장한 걸 보니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진 회장, 체향이 너무 좋네. 이렇게 멀리까지 냄새가 나니.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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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주객전도

“엄 위원장님은 N도대학 교수이신데 당신들이 이렇게 감히 잔인하게 손을 쓰다니.” “당신 세방그룹 회장이죠? 당신 그룹이 1차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건 심사위원회 전원의 결정인데 그렇다고 당신들이 이렇게 몰래 엄 교수님에게 복수를 하다니, 정말 세상이 무법천지군요. ”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화를 내며 목소리 역시 점점 매서워졌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여기 엄 교수가 저를 협박하며 잠자리를 강요해 내 남편이 나를 구하려다 이렇게 때린 겁니다. 모두 정당방위라고요.” 세화는 괜히 시간을 끌다가 일이 더 복잡해질까 걱정돼 재빨리 해명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본 것만 믿었다. 사람들은 세화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요. 엄 교수님이 얼마나 덕망이 높고 품위가 있으신 분인데, 잠자리 요구를 하며 협박을 했다고요? 지금 누구를 속이는 겁니까?” “지금 감히 남을 음해하고 모함하는 겁니까? 어디서 수작질이에요? 엄 교수님이 이렇게 얻어맞아서 말을 못 하시니 아무렇게나 둘러대는 겁니까?” “얼굴은 예쁘게 생겼는데 속은 왜 이렇게 더러워?” 이 말들을 들으며 세화는 바로 깨달았다. ‘이 사람들하고는 더 이상 말이 안 되겠는데?’ “저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소리 할 거 없어요. 제가 이미 경찰에 신고했으니 경찰서에서 곧 이 사람들을 잡으러 올 겁니다.” 안경을 쓴 삼십 대 중반의 한 남자가 말했다. “우리 선생님을 이렇게 때렸으니, 당신들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우리 선생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당신들은 전혀 모를 테지.” 이 사람의 이름은 장명호, 엄봉석의 제자이다. 그 역시 심사위원회의 전문가 중 하나였다. “영향력이 크다고?” 동혁이 웃었다. “권력가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큰 거겠지. 왜 이씨 가문 같은 명문가에게 우리에게 복수해 달라고 하려고요?”“그게 무슨 뜻이야?” 장명호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무슨 뜻인지 다 알잖아요?”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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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구겨진 체면

사람들이 몰려오는 큰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조동래 시경찰서 경감이 한 무리의 경찰들과 함께 도착했다. “조 경감님, 당장 저 두 사람을 잡아가세요. 저 사람들이 악의로 엄 교수님에게 보복했을 뿐 아니라 우리 심사위원회가 뒷돈을 받았다고 모함까지 하고 있어요.” 장명호는 조동래를 알고 있었다. 심사위원회 전문가들이 왔을 때 조동래와 시장인 하세량이 함께 그들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당시 하세량은 그들에게 특별히 공손하게 대우했다. 그래서 장명호는 조경래가 도착하는 것을 보자마자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조동래는 장명호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먼저 동혁과 세화를 쳐다봤다. 먼저 두 사람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동혁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조동래의 표정이 갑자기 냉랭하게 변하더니 손을 크게 흔들었다. “여기 이 전문가들을 데려가 조사해!” 부하 경찰관이 지시를 듣고 움직여 즉시 다가가 장명호 등을 붙잡았다. “지금 왜 우리를 잡는 겁니까?” “이게 뭐 하는 겁니까? 우린 모두 초대된 전문가들입니다. 누가 당신들에게 우리를 잡으라고 지시했습니까?” 심사위원회의 전문가들은 분노와 고함을 지르며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잡아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저기 이동혁과 진세화잖아?’ “조 경감님, 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 제가 저 사람들을 잡으라고 했지, 우리를 잡으라고 한 게 아니잖아요. ” 분노한 장명호는 화를 터뜨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 “잡아야 할 사람은 당신들입니다.” 조동래는 콧방귀를 뀌었다. “공식적으로 말해서 당신들은 심사 업무 중에 이해 관계자들과의 부적절한 거래를 한 혐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정식으로 당신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습니다.” “부적절한 거래요?”장명호는 노호했다. “아 이제 알겠네요. 당신도 사람을 치는 저 두 사람과 한패구만. 그래서 이렇게 고의로 죄를 만들어 우리를 모함하는 거야.” “우리는 이씨와 진씨 가문으로부터 뒷돈을 받지 않았어요. 증거도 없으면서 당신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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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붙잡힌 전문가들

“전 이 사람이요. 이 못된 늙은이, 다 늙어 죽을 나이가 돼가지고 나를 얼마나 구역질 나게 했는데요.” 한 무리의 아름다운 여자들이 손가락으로 각각의 전문가를 짚으며 알고 있다며 외쳤다. 심지어 두 명의 여자가 지목한 사람이 같은 경우도 있었다. 이 말들을 듣고 있는 장명호 등의 얼굴은 당황하여 검붉게 변했다. 이제 그들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났다. 아무리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눈에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장명호 같이 겉으로 말쑥해 보이는 전문가들이 어젯밤에 뜻밖에도 단체로 여자들을 찾아간 것이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구역질 나면서도 이 사람들을 만난 것도 다 돈 때문이지 않습니까?” 조동래가 짜증 섞인 핀잔 한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장명호 등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어젯밤 새벽 이후 진씨 가문의 진태휘가 당신들에게 찾아준 이 여자들.” “우리가 이미 진태휘의 송금 기록을 입수했어요. 1인당 100만 원 이상, 거기다 아주 고급스럽게 노셨더군요.” “당신들이 묵었던 호텔까지 드나들었죠? 당신들 방에 들어가는 CCTV영상도 이미 확보했습니다.” “당신 전문가들 다른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주위에 사람들이 모두 조동래의 말을 들었다. 전문가들을 바라보는 심사위원회 직원들의 시선은 일순간 경멸로 바뀌었다. ‘평소 도덕적이고 말쑥한 전문가와 학자인 줄만 알았는데.’ ‘사석에서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들이었다니.’ ‘정말 더러운 놈들.’ “진태휘가 이런 사람들에게 여자를 데려다 주다니 정말 역겹네요.” 세화도 구역질이 났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미 인적 물적 증거가 모두 있었다.조동래가 진씨 가문이 1000억의 뒤돈을 준 사실을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하지만 전문가들이 여자들을 찾는 것만으로도. 합법적으로 그들을 경찰서로 데려갈 수 있었다. “조 경감님, 그러지 마시고 저희 체면을 좀 봐서 이 일은 그냥 조용히 심리해 주세요. 저희 모두 학자이기 때문에 이런 소문이 나면 듣기 거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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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두 가문의 과소비

“진 회장님은 우리 H시에서 사업으로는 아주 유명하시죠. 귀사의 계획이라면 분명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세량이 아첨을 했다. “뭘요, 시장님,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우 기쁜 세화는 떠나며 하세량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세화가 인사를 하자 놀란 하세량은 식은땀이 왈칵 쏟아졌다. ‘황송하게 저렇게 허리를 굽혀 내게 인사까지 하시다니.’ “이 선생님, 저...” 동혁은 손을 내저으며 신경 쓸 거 없다고 표시했다. 하세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했다. “이 선생님, 제가 알아봤는데 진씨 가문과 이씨 가문에 승인된 1조 2000억이 이미 송금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되찾아오라고 지시했습니다.” 동혁은 알겠다고 대답했다. 잠시 후 하세량은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나빠졌다. “왜요? 자금을 되찾지 못했다고 하나요?” 동혁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의외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진씨 가문은 뭐 괜찮겠지.’ ‘하지만 N도 이씨 가문이라면 H시 하세량 시장의 지시 정도는 그냥 무시할 거야.’ “직원 말에 따르면 이씨와 진씨 가문에서 1조 2000억의 지원금을 가지고 경매에서 3대 가문의 사업을 이미 낙찰받았고 아무도 그들과 경쟁이 안된다고 합니다.” “자금이 이미 반 이상 나갔다는데요.” 하세량은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 그는 지금 정말 자기 뺨이라도 스스로 몇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다. 업무의 속도를 내기 위해 그는 재경부에 자금에 대한 특별 처리를 맡겼었다. 그래서 심사위원회 쪽에서 승인을 하면 바로 돈이 대상자에게 입금됐다.평상시에는 생각도 할 수 없는 효율로 일처리가 된 것이다. “이렇게 빨리 1조 2000억의 반 이상 자금을 쓰다니. 이 두 가문은 사업에 대한 아무런 평가도 안 하고 그저 돈을 주고 다 사들인 겁니다. 마치 마트에서 세일하는 물건을 다 사는 것처럼요.” 동혁은 콧방귀를 뀌었다. “소화도 못 시킬 거면서 그저 많이 먹겠다고?” “이 선생님, 그럼 저희가 막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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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B시 최씨 가문의 등장

“목소리 좀 낮춰. 누가 들으면 내가 무슨 대단한 사업가인 것처럼 자화자찬하는 줄 알겠어!” 세화는 손을 뻗어 동혁을 꼬집었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난 회사로 들어가 봐야겠어. 이 2000억을 반드시 잘 활용해야 해. 이 전신께서 특별히 신경 써서 H시에 지원한 건데 기대를 저버릴 수 없지.” ‘2000억의 지원자금이 곧 입금될 거야.’ 이 생각을 하는 세화는 만족해하며 지금 의욕이 넘쳐흘렀다. 그녀는 3대 가문의 사업 인수를 위해 경매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씨와 진씨 가문처럼 맹목적으로 사업을 쓸어 담을 수는 없지.’ ‘우선 그룹 내의 팀이 세심한 평가를 내리도록 해야 해.’ ‘우리 그룹은 N도 이씨 가문만큼 막대한 재력이 뒷받침되지는 않아.’ ‘그러니 자금을 남발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동혁은 세방그룹에서 한동안 세화와 함께 있었지만, 그녀는 너무 바빠 동혁에게 신경을 쓸 시간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동혁은 어쩔 수 없이 세방그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내셔널센터 빌딩을 나왔다. 선우설리가 마이바흐를 타고 이미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차 안에는 선우설리뿐만 아니라 최원우도 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안녕하세요. 주, 주인님...” 선우설리는 여느 때와 같이 동혁을 불렀지만, 최원우는 그에 대한 호칭을 바꾸었다. 동혁은 살며시 웃으며 하인이 된 최원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왜 이렇게 더듬거리지? 날 그렇게 부르기 싫어?” “아닙니다. 부를 수 있어요.” 최원우는 어색하게 웃었다.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그냥 형님이라 불러.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들킬 테니까. B시 최씨 가문의 도련님이 나를 주인이라고 부르면 번거로운 일들이 괜히 많아지지 않겠어?” “아, 예, 형님!” 최원우와 선우설리 모두 기세가 비범했다. 그 두 사람이 지금 동혁 앞에 서있었다. 오가는 행인들과 차량들이 잇달아 곁눈질을 하며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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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태백산장

“아직도 경매 물건을 미친 듯이 쓸어 담고 있습니다.” “진씨 가문에서는 직접 대출을 받으러 찾아왔습니다. 막 경매로 산 사업을 담보로 2000억을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그래서 회장님의 분부대로 승인했습니다.” 선우설리는 가란은행의 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제는 H시 은행계의 여왕이라 할 수 있었다. “진한영, 그 바보 같은 늙은이. 정말 자기 분수를 하나도 모르는군. 그저 작은 가문일 뿐인데 N도 이씨 가문을 흉내 내려 하다니.”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씨 가문이 세화 가족을 등진 이후로 동혁은 거리낌 없이 진한영의 본명을 불렀다. 나이가 많았지만 동혁은 그에 대한 존중심이 조금도 없었다. “세화가 경매에 참가할 거야. 나 대신 설리 사장이 규모가 크고 전망이 좋은 사업을 골라주면 좋겠어. 내가 사서 선물로 주고 싶으니까.” “아무리 2000억이 있어도 부족할 거야.” 동혁이 다시 지시했다. ‘세화 성격상 사업을 확장하려고 맹목적으로 대출을 받지는 않을 거야.’ ‘위험을 감수하면서 가지 자기 능력 밖의 일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럼 아예 내가 사서 세화에게 주는 게 낫지.’ 선우설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혜성그룹으로 하시죠. 성세그룹에서도 이미 평가를 마쳤어요.” 황지강도 성세그룹을 이끌고 3대 가문의 사업을 경매하고 있었다. 동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우설리가 추천했으니 분명 좋은 물건이겠군.’동혁이 중얼거렸다. “세방그룹에 혜성그룹. 세화가 여러 직책을 겸하면 분명 아주 힘들어질 거야. 나중에 합병해서 이름을 바꿔야겠군.” 세화는 원래 워커홀릭이었고 동혁은 그런 그녀가 더 힘들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회장님, 혜성그룹의 경매는 내일 다이너스티호텔에서 열립니다.” “다이너스티호텔?” 동혁이 인상을 썼다. “좀 먼 곳에서 할 수는 없을까?” “먼 곳이요?” 최원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 눈앞의 선우설리가 최원우를 차갑게 흘끗 쳐다보았다. 최원우는 얼른 입을 다물며 자신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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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동혁에 대한 경계

“오늘 밤 산에서 자면 내일 출근은 어떡하려고?” 세화는 아무 생각 없이 고개도 들지 않고 물었다. 그녀는 동혁이 최근 항난그룹에 출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혁이 말했다. “괜찮아, 그룹의 일은 수소야 사장이 책임지고 있으니까. 내가 하루 안 간다고 별 영향이 없어.” “동혁 씨의 그런 근무 태도는 별로 좋지 않아. 수 사장님은 약속을 중시하시지. 거기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출근도 잘해야 해. 아니면 사장님께 휴가를 내던지.” 세화는 동혁에게 진지하게 조언했다. “알았어. 휴가 낼게.” 동혁은 어쩔 수 없이 수소야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를 신청했다. “예지원이라고 내 중학교 동창이 있는데 태백산장의 지배인이야. 내가 지원이에게 방을 예약해 달라고 해야겠어.” 세화가 전화로 방을 예약하려 했다. “방 두 개 예약해!” 류혜진이 갑자기 나타났다. 동혁을 보는 눈빛은 마치 도둑을 예방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경계심이 가득했다. 그녀는 이것만으로 마음이 놓이지 않아 천화를 불렀다. “천화야, 누나네랑 태백산장에 가서 하루 놀다 와.” 천화는 동혁이 자신을 째려보는 것을 발견했다. 천화는 눈치 있게 말했다. “그 산에 뭐 재미있는 게 있다고요. 잘못해서 내 페라리 488에 흠집이라도 날까 봐 무서워서 못 가겠어요.” 이 말을 하고 천화는 도망갔다. “그럼 현소가 가서 저녁에 네 언니와 같이 자.” 류혜진이 현소를 불렀다. “이모, 언니는 일하러 그곳에 가는데, 전 시끄러워서 방해될까 봐 안돼요.” 현소도 동혁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언니와 형부는 결혼했는데 아직도 서로 계속 각방에서 잤지?’ 현소는 동혁을 걱정해 주었다. ‘역시 저 두 동생들.’ ‘아주 하나같이 똑똑해.’ ‘세화도 내 계획을 눈치채지 못했는데 저 녀석들은 한눈에 바로 눈치채잖아.’ “제가 갈게요. 제가 밤에는 매형이랑 잘게요!” 현수가 거들먹거리며 걸어왔다. 그리고는 의기양양하게 동혁을 노려보았다. ‘나라도 천기 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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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진씨 가문에 대한 후회

도성환이 따라다니는 여자는 화란이었다. 그녀는 진씨 가문을 대표해 내일 경매에 참가하러 왔다. 도성환의 아첨을 들으며 화란은 얼굴에 우쭐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우리 진씨 가문이 소씨, 오씨, 정씨 같은 일류 가문도 모두 이겼다고.’ ‘이제.’ ‘누가 감히 우리 진씨 가문을 단지 아류 가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 ‘심지어 외부에서 소문이 돌고 있다지?’ ‘현재 우리 진씨 가문이 H시에서 유일한 최고 가문이라고.’ “아참, N도 이씨 가문의 천기 도련님도 오늘 밤 이 산장에 묵을 거야.” 이때 도성환이 화란에게 한 가지 정보를 흘렸다. “나도 알고 있어.” 뜻밖에도 화란은 의외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다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에 천기 도련님과 따로 약속이 있으니 오시면 나를 찾을 거야.” ‘이년이 정말? 이천기랑 사귀는 건가?’ 도성환은 속으로 욕을 했다. 그는 좀 샘이 났다. 도성환은 본래 화란과 대학 동창이었다. 화란은 대학 다닐 때 늘 방탕하게 놀았었다. 도성환 역시도 화란과 함께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화란은 이미 이천기와 어울리는 것 같아 보여 더 이상 도성환이 노릴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스스로 이 지저분한 남녀의 편의를 봐줘야 했다. 태백산장은 천씨 가문이 예전에 개발한 관광 프로젝트이다. 도성환은 그때 천우민에게 빌붙어 총지배인이 되었다. 그런데 3대 가문이 무너졌다.새로운 사장님이 태백산장을 인수했는데 아직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 그는 내심 조마조마 불안했다. 그래서 화란과 이천기에게 더 조심스럽게 비위를 맞추려 애썼다. “어, 너희들도 왔어?” 바로 그때 화란은 프런트 데스크에서 체크인 중인 동혁과 세화 등을 발견했다. “화란아, 저 사람들 알아?” 도성환이 물었다. 화란이 냉소했다. “물론 알지, 아마 너도 알 걸? 우리 가문의 그 바보 사촌 여동생과 그 바보 남편.” “아, 그 사람들.” 도성환은 순간 동혁과 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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