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 사람이요. 이 못된 늙은이, 다 늙어 죽을 나이가 돼가지고 나를 얼마나 구역질 나게 했는데요.” 한 무리의 아름다운 여자들이 손가락으로 각각의 전문가를 짚으며 알고 있다며 외쳤다. 심지어 두 명의 여자가 지목한 사람이 같은 경우도 있었다. 이 말들을 듣고 있는 장명호 등의 얼굴은 당황하여 검붉게 변했다. 이제 그들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났다. 아무리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눈에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장명호 같이 겉으로 말쑥해 보이는 전문가들이 어젯밤에 뜻밖에도 단체로 여자들을 찾아간 것이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구역질 나면서도 이 사람들을 만난 것도 다 돈 때문이지 않습니까?” 조동래가 짜증 섞인 핀잔 한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장명호 등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어젯밤 새벽 이후 진씨 가문의 진태휘가 당신들에게 찾아준 이 여자들.” “우리가 이미 진태휘의 송금 기록을 입수했어요. 1인당 100만 원 이상, 거기다 아주 고급스럽게 노셨더군요.” “당신들이 묵었던 호텔까지 드나들었죠? 당신들 방에 들어가는 CCTV영상도 이미 확보했습니다.” “당신 전문가들 다른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주위에 사람들이 모두 조동래의 말을 들었다. 전문가들을 바라보는 심사위원회 직원들의 시선은 일순간 경멸로 바뀌었다. ‘평소 도덕적이고 말쑥한 전문가와 학자인 줄만 알았는데.’ ‘사석에서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들이었다니.’ ‘정말 더러운 놈들.’ “진태휘가 이런 사람들에게 여자를 데려다 주다니 정말 역겹네요.” 세화도 구역질이 났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미 인적 물적 증거가 모두 있었다.조동래가 진씨 가문이 1000억의 뒤돈을 준 사실을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하지만 전문가들이 여자들을 찾는 것만으로도. 합법적으로 그들을 경찰서로 데려갈 수 있었다. “조 경감님, 그러지 마시고 저희 체면을 좀 봐서 이 일은 그냥 조용히 심리해 주세요. 저희 모두 학자이기 때문에 이런 소문이 나면 듣기 거북하지
“진 회장님은 우리 H시에서 사업으로는 아주 유명하시죠. 귀사의 계획이라면 분명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세량이 아첨을 했다. “뭘요, 시장님,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우 기쁜 세화는 떠나며 하세량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세화가 인사를 하자 놀란 하세량은 식은땀이 왈칵 쏟아졌다. ‘황송하게 저렇게 허리를 굽혀 내게 인사까지 하시다니.’ “이 선생님, 저...” 동혁은 손을 내저으며 신경 쓸 거 없다고 표시했다. 하세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했다. “이 선생님, 제가 알아봤는데 진씨 가문과 이씨 가문에 승인된 1조 2000억이 이미 송금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되찾아오라고 지시했습니다.” 동혁은 알겠다고 대답했다. 잠시 후 하세량은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나빠졌다. “왜요? 자금을 되찾지 못했다고 하나요?” 동혁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의외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진씨 가문은 뭐 괜찮겠지.’ ‘하지만 N도 이씨 가문이라면 H시 하세량 시장의 지시 정도는 그냥 무시할 거야.’ “직원 말에 따르면 이씨와 진씨 가문에서 1조 2000억의 지원금을 가지고 경매에서 3대 가문의 사업을 이미 낙찰받았고 아무도 그들과 경쟁이 안된다고 합니다.” “자금이 이미 반 이상 나갔다는데요.” 하세량은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 그는 지금 정말 자기 뺨이라도 스스로 몇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다. 업무의 속도를 내기 위해 그는 재경부에 자금에 대한 특별 처리를 맡겼었다. 그래서 심사위원회 쪽에서 승인을 하면 바로 돈이 대상자에게 입금됐다.평상시에는 생각도 할 수 없는 효율로 일처리가 된 것이다. “이렇게 빨리 1조 2000억의 반 이상 자금을 쓰다니. 이 두 가문은 사업에 대한 아무런 평가도 안 하고 그저 돈을 주고 다 사들인 겁니다. 마치 마트에서 세일하는 물건을 다 사는 것처럼요.” 동혁은 콧방귀를 뀌었다. “소화도 못 시킬 거면서 그저 많이 먹겠다고?” “이 선생님, 그럼 저희가 막을 까요?”
“목소리 좀 낮춰. 누가 들으면 내가 무슨 대단한 사업가인 것처럼 자화자찬하는 줄 알겠어!” 세화는 손을 뻗어 동혁을 꼬집었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난 회사로 들어가 봐야겠어. 이 2000억을 반드시 잘 활용해야 해. 이 전신께서 특별히 신경 써서 H시에 지원한 건데 기대를 저버릴 수 없지.” ‘2000억의 지원자금이 곧 입금될 거야.’ 이 생각을 하는 세화는 만족해하며 지금 의욕이 넘쳐흘렀다. 그녀는 3대 가문의 사업 인수를 위해 경매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씨와 진씨 가문처럼 맹목적으로 사업을 쓸어 담을 수는 없지.’ ‘우선 그룹 내의 팀이 세심한 평가를 내리도록 해야 해.’ ‘우리 그룹은 N도 이씨 가문만큼 막대한 재력이 뒷받침되지는 않아.’ ‘그러니 자금을 남발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동혁은 세방그룹에서 한동안 세화와 함께 있었지만, 그녀는 너무 바빠 동혁에게 신경을 쓸 시간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동혁은 어쩔 수 없이 세방그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내셔널센터 빌딩을 나왔다. 선우설리가 마이바흐를 타고 이미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차 안에는 선우설리뿐만 아니라 최원우도 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안녕하세요. 주, 주인님...” 선우설리는 여느 때와 같이 동혁을 불렀지만, 최원우는 그에 대한 호칭을 바꾸었다. 동혁은 살며시 웃으며 하인이 된 최원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왜 이렇게 더듬거리지? 날 그렇게 부르기 싫어?” “아닙니다. 부를 수 있어요.” 최원우는 어색하게 웃었다.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그냥 형님이라 불러.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들킬 테니까. B시 최씨 가문의 도련님이 나를 주인이라고 부르면 번거로운 일들이 괜히 많아지지 않겠어?” “아, 예, 형님!” 최원우와 선우설리 모두 기세가 비범했다. 그 두 사람이 지금 동혁 앞에 서있었다. 오가는 행인들과 차량들이 잇달아 곁눈질을 하며 쳐다보
“아직도 경매 물건을 미친 듯이 쓸어 담고 있습니다.” “진씨 가문에서는 직접 대출을 받으러 찾아왔습니다. 막 경매로 산 사업을 담보로 2000억을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그래서 회장님의 분부대로 승인했습니다.” 선우설리는 가란은행의 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제는 H시 은행계의 여왕이라 할 수 있었다. “진한영, 그 바보 같은 늙은이. 정말 자기 분수를 하나도 모르는군. 그저 작은 가문일 뿐인데 N도 이씨 가문을 흉내 내려 하다니.”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씨 가문이 세화 가족을 등진 이후로 동혁은 거리낌 없이 진한영의 본명을 불렀다. 나이가 많았지만 동혁은 그에 대한 존중심이 조금도 없었다. “세화가 경매에 참가할 거야. 나 대신 설리 사장이 규모가 크고 전망이 좋은 사업을 골라주면 좋겠어. 내가 사서 선물로 주고 싶으니까.” “아무리 2000억이 있어도 부족할 거야.” 동혁이 다시 지시했다. ‘세화 성격상 사업을 확장하려고 맹목적으로 대출을 받지는 않을 거야.’ ‘위험을 감수하면서 가지 자기 능력 밖의 일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럼 아예 내가 사서 세화에게 주는 게 낫지.’ 선우설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혜성그룹으로 하시죠. 성세그룹에서도 이미 평가를 마쳤어요.” 황지강도 성세그룹을 이끌고 3대 가문의 사업을 경매하고 있었다. 동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우설리가 추천했으니 분명 좋은 물건이겠군.’동혁이 중얼거렸다. “세방그룹에 혜성그룹. 세화가 여러 직책을 겸하면 분명 아주 힘들어질 거야. 나중에 합병해서 이름을 바꿔야겠군.” 세화는 원래 워커홀릭이었고 동혁은 그런 그녀가 더 힘들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회장님, 혜성그룹의 경매는 내일 다이너스티호텔에서 열립니다.” “다이너스티호텔?” 동혁이 인상을 썼다. “좀 먼 곳에서 할 수는 없을까?” “먼 곳이요?” 최원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 눈앞의 선우설리가 최원우를 차갑게 흘끗 쳐다보았다. 최원우는 얼른 입을 다물며 자신은 여
“오늘 밤 산에서 자면 내일 출근은 어떡하려고?” 세화는 아무 생각 없이 고개도 들지 않고 물었다. 그녀는 동혁이 최근 항난그룹에 출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혁이 말했다. “괜찮아, 그룹의 일은 수소야 사장이 책임지고 있으니까. 내가 하루 안 간다고 별 영향이 없어.” “동혁 씨의 그런 근무 태도는 별로 좋지 않아. 수 사장님은 약속을 중시하시지. 거기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출근도 잘해야 해. 아니면 사장님께 휴가를 내던지.” 세화는 동혁에게 진지하게 조언했다. “알았어. 휴가 낼게.” 동혁은 어쩔 수 없이 수소야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를 신청했다. “예지원이라고 내 중학교 동창이 있는데 태백산장의 지배인이야. 내가 지원이에게 방을 예약해 달라고 해야겠어.” 세화가 전화로 방을 예약하려 했다. “방 두 개 예약해!” 류혜진이 갑자기 나타났다. 동혁을 보는 눈빛은 마치 도둑을 예방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경계심이 가득했다. 그녀는 이것만으로 마음이 놓이지 않아 천화를 불렀다. “천화야, 누나네랑 태백산장에 가서 하루 놀다 와.” 천화는 동혁이 자신을 째려보는 것을 발견했다. 천화는 눈치 있게 말했다. “그 산에 뭐 재미있는 게 있다고요. 잘못해서 내 페라리 488에 흠집이라도 날까 봐 무서워서 못 가겠어요.” 이 말을 하고 천화는 도망갔다. “그럼 현소가 가서 저녁에 네 언니와 같이 자.” 류혜진이 현소를 불렀다. “이모, 언니는 일하러 그곳에 가는데, 전 시끄러워서 방해될까 봐 안돼요.” 현소도 동혁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언니와 형부는 결혼했는데 아직도 서로 계속 각방에서 잤지?’ 현소는 동혁을 걱정해 주었다. ‘역시 저 두 동생들.’ ‘아주 하나같이 똑똑해.’ ‘세화도 내 계획을 눈치채지 못했는데 저 녀석들은 한눈에 바로 눈치채잖아.’ “제가 갈게요. 제가 밤에는 매형이랑 잘게요!” 현수가 거들먹거리며 걸어왔다. 그리고는 의기양양하게 동혁을 노려보았다. ‘나라도 천기 형을 위해
도성환이 따라다니는 여자는 화란이었다. 그녀는 진씨 가문을 대표해 내일 경매에 참가하러 왔다. 도성환의 아첨을 들으며 화란은 얼굴에 우쭐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우리 진씨 가문이 소씨, 오씨, 정씨 같은 일류 가문도 모두 이겼다고.’ ‘이제.’ ‘누가 감히 우리 진씨 가문을 단지 아류 가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 ‘심지어 외부에서 소문이 돌고 있다지?’ ‘현재 우리 진씨 가문이 H시에서 유일한 최고 가문이라고.’ “아참, N도 이씨 가문의 천기 도련님도 오늘 밤 이 산장에 묵을 거야.” 이때 도성환이 화란에게 한 가지 정보를 흘렸다. “나도 알고 있어.” 뜻밖에도 화란은 의외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다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에 천기 도련님과 따로 약속이 있으니 오시면 나를 찾을 거야.” ‘이년이 정말? 이천기랑 사귀는 건가?’ 도성환은 속으로 욕을 했다. 그는 좀 샘이 났다. 도성환은 본래 화란과 대학 동창이었다. 화란은 대학 다닐 때 늘 방탕하게 놀았었다. 도성환 역시도 화란과 함께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화란은 이미 이천기와 어울리는 것 같아 보여 더 이상 도성환이 노릴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스스로 이 지저분한 남녀의 편의를 봐줘야 했다. 태백산장은 천씨 가문이 예전에 개발한 관광 프로젝트이다. 도성환은 그때 천우민에게 빌붙어 총지배인이 되었다. 그런데 3대 가문이 무너졌다.새로운 사장님이 태백산장을 인수했는데 아직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 그는 내심 조마조마 불안했다. 그래서 화란과 이천기에게 더 조심스럽게 비위를 맞추려 애썼다. “어, 너희들도 왔어?” 바로 그때 화란은 프런트 데스크에서 체크인 중인 동혁과 세화 등을 발견했다. “화란아, 저 사람들 알아?” 도성환이 물었다. 화란이 냉소했다. “물론 알지, 아마 너도 알 걸? 우리 가문의 그 바보 사촌 여동생과 그 바보 남편.” “아, 그 사람들.” 도성환은 순간 동혁과 세화가
방금 전까지 세화에 대한 험담을 한 그 사람들이었다. 뜻밖에도 모두 동혁에게 뺨을 맞아 땅에 쓰러졌다. “이 개X식, 감히 우리를 때려? 우리가 누군지 알아?” “어디서 바보 같은 놈이!” 맞은 사람 중 몇 사람은 코피를 흘려가며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 맞아. 난 정말 바보야. 세화의 그 바보 남편이 바로 나라고.” 동혁은 손을 거두며 냉소했다. “다음에도 감히 이렇게 입을 함부로 놀려봐. 그대도 내가 너희들을 때려 줄게. 어쨌든 나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때리는 건 불법이 아니니까.” 얻어맞은 몇 명이 갑자기 울먹였다. “동혁 씨, 그냥 둬. 말썽 피우지 마.” 세화도 동혁의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었다. “여보, 잠깐만. 내가 아직 손보지 않은 사람이 있어.” 동혁이 생글생글 웃으며 한마디 했다. 그러더니 화란 앞에 와서 그녀의 뺨을 때렸다. 짝! 화란이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순간 얼굴에 새빨간 손자국이 하나 생겼다. 그녀는 뺨을 가리고 화가 나서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이 바보 같은 놈이, 또 나를 때려?” 화란과 태휘 남매는 이미 동혁에게 몇 번이나 맞았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누가 너더러 천박하게 입을 놀리래?” 동혁은 담담하게 한마디 하며 화란을 자극했고, 그녀는 너무 화나게 해서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화란아 괜찮아?”도성환은 깜짝 놀라 얼른 동혁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소리쳤다. “경호원! 뭘 멍하니 있어요? 당장 이 바보를 쫓아내!” “그리고 이 바보의 아내도 태백산장에서 함께 쫓아내고요!” 그는 화란이 세화를 미워한다는 것을 알고 바로 세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세화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쫓겨난다고?’ ‘그럼 내일 경매에는 참가할 수 없는데?’ 바로 그때 세화의 중학교 동창인 예지원이 조용히 도성환에게 다가갔다. “도 총지배인님, 세방그룹도 저희의 고객입니다.” “고객 간 충돌은 자기들 스스로 조정하라고 두고 저희가 괜히 끼어들어 관여하지 않는 게 좋
“4000억의 큰 사업을 당신이 그냥 작은 일로 치부한다고? N도 이씨 가문이라도 감히 이렇게 허풍을 떨 수 없어!” 도성환은 계속 냉소했다. “쳇, 허세였어?” “허풍이라도 제대로 떨려면, 떨기 전에 가격부터 알아봤어야지.” 다른 회사 사람들도 수군거렸다. 사람들의 경멸하는 시선들이 동혁의 일행에게 향했다. 세화는 너무 민망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방금 당신이 한 말로 인해 태백산장의 총지배인에서 이제 해고입니다.” 동혁은 도성환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허! 이 바보가 정말 자기가 이곳 사장님인 줄 알고 있네.” 도성환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더니 다시 경호원들에게 짜증스럽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멍청하게들 서 있지 말고 여기 새 사장을 내쫓아요. 월말에 제가 여러분들에게 두 배의 월급을 지급하죠!” 도성환의 말투가 우스워 많은 사람들이 듣고 웃었다. 모두들 동혁을 마치 우스꽝스러운 광대를 보는 것 같은 눈빛을 했다. “잠깐만!” 그러자 화란이 갑자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내쫓는 건 좀 그래. 어쨌든 내 사촌이자 사촌남편이야. 도 총지매인이 내 얼굴을 봐서 그냥 한번 넘어가줘.” 경매가 내일부터 시작된다.세화는 이번 경매에 2000억의 자금을 가지고 참석해 매우 의기양양한 상태였다. 진씨 가문도 내일 경매에서 입찰을 위해 많은 자금을 준비했다. 화란은 이미 결정을 내렸었다. ‘내일 세화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업이 있다면 우리 진씨 가문에서 모두 경매에 입찰할 거야.’ ‘세화 네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해 주마.’ ‘내가 똑똑히 알게 해 주지.’ ‘진씨 가문을 떠나면 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도성환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화란이 네 얼굴을 봐서 조용히 넘어갈게. 그럼 저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을게.” “우리 사촌 여동생님, 내게 감사하라고. 내가 아니었으면 넌 내일 경매에도 참가하지 못할 테니까.” 화란이 빙그레 웃으며 세화에게 다가와 냉소를 짓고 말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