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총지배인, 우리 진씨 가문은 이미 명문가가 되었어. 머지않아서 2조 자산의 명문가로 도약할 거야.” “네가 우리에게 잘할수록 나중에 네게 큰 이익이 될 거라고.” 화란이 팔짱을 낀 채 담담하게 말했다. “알았어, 바로 준비할게.” 도성환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난화각은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작은 마당 안은 아주 고요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은근한 분위기를 내기에 아주 좋았다. 동혁은 매우 만족하며 오늘 밤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최원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백산장의 그 도성환 총지배인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새로 앉혀.” [예, 형님, 내일 제가 사람을 보내 처리하겠습니다.] [근데 제가 지금 태백산장의 서류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는데, 도성환이 총지배인으로 일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견됐어요. 그냥 너무 가볍게 해임으로 끝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성환은 동혁이 직접 관심을 기울일 필요조차 없는 하찮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동혁의 눈밖에 난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당연히 최대한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 한다고 최원우는 생각했다. “그래, 좋아.” 동혁은 전화를 끊었다. 세화가 팔짱을 낀 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동혁 씨, 내 앞에서까지 그렇게 거드름을 피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동혁의 허풍 떠는 성격은 여러 번 가르쳐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여기며 세화는 이미 다시 버릇을 고치는 것도 귀찮아졌다. “여보, 내일이면 다 알게 될 거야.”동혁도 다른 설명은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난 알고 싶지 않아, 지금은 식사를 좀 해야겠어.” 세화는 동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작은 뜰을 나섰다. 두 사람은 옛 여관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에 들러 먹을 것을 주문했다. 향기가 좋은 음식이 나오니 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닭고기 수프가 맛있겠는데? 한번 먹어봐.” 배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출출했던 세화는 이내 작은 그릇에 덜어 먹
분위기에 취한 표정의 동혁을 보고 세화의 분노가 가라앉았다. ‘그럼 그렇지.’ ‘내가 이렇게 매력적인데, 아무렇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때 동혁이 말했다. “근데 난 아직 뭔가 부족한 것 같단 말이야. 일단 내일 한번 봐. 내일 내가 당신에게 큰 선물을 줄 테니까.” “선물이라니?” 세화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미 약간 흐릿해졌다. “내일이면 알게 될 테니 먼저 자.” 동혁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방 안의 불을 껐다. “응.” 세화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혁의 품에 묻힌 채 눈을 감았다. 약효가 체내에서 강하게 발현되었다. 그녀는 아주 빠르게 깊은 잠에 빠졌다. 잠시 후. 똑똑똑-누군가 룸 문을 밖에서 가볍게 두드렸다. 그렇게 몇 번 계속해 두드렸지만 아무도 응답도 들리지 않았다. 이어서 전자센서의 “삑” 소리와 함께 누군가 룸키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누군가 룸 문을 열었다. 세 명의 깡패들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딸칵! 한 깡패가 룸 안의 불을 켜니 동혁의 품에서 자고 있는 세화가 눈에 띄었다. 순간 두 눈에서 불꽃이 번뜩였다. “하하, 저렇게 아름다운 미녀라니. 오늘 밤 우리 오빠들이 아주 예뻐해 주마.” “마음은 가득한데 힘이 안 따라주네. 에이, 평소 운동을 안 했던 게 후회되는데?” “헤헤, 너희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구나? 이 몸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지!” 셋 중 깡마른 깡패가 약 한 봉지를 꺼냈다.봉지 겉에는 근육질의 사나이의 그림이 있었다. “역시 대단해! 비아그라까지 준비한 거야?” 다른 두 사람은 음흉하게 웃었다. “그럼 쓸데없는 잡담은 그만하자고. 남자 놈은 한쪽으로 걷어차버리고 한번 놀아보자!” 세 사람은 침대 옆으로 와서 손을 뻗어 세화를 않고 있던 동혁을 밀어내려고 했다. 바로 이때. 줄곧 고개를 세화에게 향하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동혁. 그가 갑자기 눈 떴다. 먹처럼 검고 생각을 알 수 없는 눈동자가 보였다.
이천기는 당연히 화란과 결혼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단지 즐기기 위해 찾아온 것뿐이다. ‘스스로 찾아온 여자를 차 버리긴 아깝지.’ ‘게다가 화란 이 여자의 외모가 좀 떨어지긴 해도 진세화의 사촌이니까.’ ‘잠시나마 내 마음속의 야망을 만족시킬 수 있을 거야.’ “천기 도련님, 여기가 진 사장님이 묵는 곳...” 작은 뜰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여직원은 말을 멈추었다. 젊은 여직원은 금세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이건 너무 야한 거 아니야?’ 앞 뜰이 모두 나무로 돼 있어 호텔 방만큼 방음이 되지 않았다. 여직원은 이천기를 다시 보았다. 이미 그의 얼굴은 불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화란이 나를 여기로 오라고 한 게 이런 소리를 들려주려고 한 거야?’ “도련님, 진 사장님을 불러드릴까요?” 여종업원이 조마조마하게 물었다. 이천기는 침울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뒤로도 작은 뜰에는 계속 인기척이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 밤 근처의 다른 룸에서 많은 사람들이 잠을 설칠 정도였다. 다음날 이른 아침. 화란은 깨어난 후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방 안이 온통 어질러져 있었고 이리저리 누워있는 세 깡패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놀라 한참 동안 두 눈을 부릅뜨고 누워 있다가 미친 듯이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몸을 몇 번이고 씻었다. 칫솔질도 계속해서 했다. 그녀는 계속 구역질이 나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실 그녀는 평소에도 아무렇지 않게 즐기며 살았다. 하지만 그녀와 놀았던 남자들은 누구나 잘생기거나 돈 많은 사람이었다.반면 어젯밤의 세 깡패들. 하나같이 못생기고 추잡한 사람들로 어울릴 수 도 없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어제 먹은 밥을 토할 정도로 역겨운 냄새까지 났다. “자기야, 일어났어?” 화란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세 깡패들이 연이어 깨어났다. 그리고 다시 알몸으로 화란을 끌어안으려고 했
‘그 세 깡패 놈들은 원래 세화를 노려야 정상이야.’ ‘하지만 세화가 저렇게 무사하다니.’ ‘그리고 세 깡패 놈들은 무슨 일인지 내 방에 나타났어.’ 화란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동혁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다. “당연히 알지. 어젯밤 네 룸의 앞 뜰에서 비명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던지.”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지금 세화는 동혁이 무슨 짓을 벌인 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어젯밤에 그녀는 너무 깊이 잠들어서 아무것도 몰랐다. “역시 너였어, 이 짐승 같은 자식. 네가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거야. 죽여버릴 거야!” 화란은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동혁에게 달려들었다. 세화를 껴안고 피한 동혁은 히죽거리며 말했다. “괜한 사람에게 누명 씌우지 마. 어젯밤 일을 나 혼자만 아는 게 아니라고. 태백산장 전체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화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제야 과거 회사 임원들이 모두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란 씨, 공중도덕 좀 지킬 수 없어요? 어젯밤 당신 룸 쪽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우리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요.” “놀면 조용히 놀아야지 소음공해까지 만들어야 되겠습니까?” 몇몇 사람들은 잠을 설쳐 다크서클을 한 채 불만을 표출했다. 화란은 이 소리들을 듣고 창피하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평생 그녀를 따라다닐 것이다. “하하하, 화란이 너 들었지? 진씨 가문이 다방면에서 아주 독보적인 최고 가문이 됐네. 아주 H시의 모범이야.” “넌 진씨 가문의 귀한 아가씨 신분인데, 개인적인 자질도 좀 따라야 하지 않겠어?” 동혁은 비아냥거리며 세화를 안은 채 떠났다. ‘이걸 바로 자승자박이라고 하지 아마?’화란은 다시 넋을 잃고 앞으로 걸어가다 도성환을 만났다. “화란아, 천기 도련님께서 너를 너무 좋아하나 봐. 어젯밤에 큰 소리로 난리도 아니었잖아.” “축하해. 드디어 N도 이씨 가문의 안방 주인이 되겠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도성환이 호
“도둑질?” 도성환의 목소리가 아주 컸다. 그래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부 회사 임원들이 모두 들었다. 갑자기 사람들의 경멸 섞인 시선이 동혁에게 향했다. 탁! 세화는 젓가락을 탁자 위로 툭 내려놓으며 일어섰다. 화가 난 그녀의 두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도 총지배인님, 제발 남을 함부로 모함하지 마세요. 제 남편은 결코 손버릇이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마침 예지원이 와서 옛 동창인 세화가 문제를 겪는 것을 보고 와서 말을 거들었다. “총지배인님,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장소를 옮겨 개인적으로 조용히 처리하시는 게 어떨까요?” 그녀는 괜히 사람들 앞에서 소란을 피워 일이 커지면 세화가 나중에 경매에 참가하는 데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했다. 도성환은 예지원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개인적으로? 좋아요, 그럼 경호실에 가서 얘기합시다!” 도성환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경호원 몇 명이 모두 비위에 거슬린다는 듯이 동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세화는 다시 인상을 썼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고, 도성환이 고의로 일을 키우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지금 이 사람들을 따라 경호실로 간다면 나와 동혁 씨에게 손해가 될 거야.’ “경호실은 무슨 우리는 지은 죄가 없으니 당당해, 아무것도 겁나지 않으니 여기서 처리해요!” 세화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뻔뻔하시군요. 그럼 잠시 후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해도, 제 탓은 하지 마세요.” 도성환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어디에서 일을 처리하든 상관없었다. 어쨌든 태백산장은 모두 그의 관리 아래 있으니 얼마든지 그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다. “총지배인님, 무엇을 도난당했나요?”세화가 차갑게 물었다. “제 물건을 회장님 남편에게 도둑맞았어요. 그 안에는 저희 강성그룹이 경매를 위해 준비한 각종 서류 자료와 회사 계좌의 카드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때 분노한 30대 남자가 다가왔다. 세화는 이 남자를 알아보았다. 강성그룹의 부사장인 성석우였다. ‘어제
화란의 말에 식당이 다시 술렁였다. 식당 안에서는 몇몇 회사 사장들도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화란의 말을 듣고 분개하며 다가왔다. “세방그룹 당신네들 너무한 거 아닙니까? 이렇게 더러운 수단까지 쓰다니, H시 재계의 치욕이군요.” “2000억의 지원금 신청 일도 미심쩍은데 또 이런 더러운 수단을 쓰다니 정말 파렴치합니다.” 다가온 몇몇 회사의 사장들은 다른 사람들을 대표해 적개심을 드러냈다. “모두가 세방그룹을 반대해 주최 측이 입찰 자격을 취소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강성그룹의 성석우가 제안했다. 그의 얼굴표정에는 자신의 음모가 성곡적이라는 냉소가 가득했다. “지지합니다. 세방그룹을 반대해요. ” “동의합니다.” 그룹을 대표해서 경매에 참가한 것도 모두 사람이다. 그들은 분위기를 보고는 지지를 표명했다. ‘2000억의 자금을 보유한 세방그룹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야.’ ‘이렇게 경매에서 일찍 탈락시키게 되면 모두에게 매우 좋은 일이야.’ 세화는 씁쓸했다. ‘이 회사 사장들의 생각을 내가 왜 알아채지 못했지?’ ‘화란이와 도 총지배인이 동혁 씨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도둑질을 했다고 모함한 것이 뜻밖에도 모두 나를 노린 것이었어.’ “모두가 동의하시니 당연히 제가 태백산장 총지배인으로서 여러분의 요구를 들어드려야죠.” 도성환은 크게 냉소했다. “진 회장님, 회장님네 세방그룹의 사람들을 데리고 그만 사라져 주시죠?” 그는 또한 세화의 말을 거들어 도운 옛 동창 예지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도 같이 꺼져, 당신은 해고야!” 예지원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이렇게 그냥 순순히 보내준다고요? 좀 부족하지 않나요?”화란은 동혁을 원망하며 가리켰다. “이 사람이 물건을 훔쳤으니 그에 대한 벌로 경호원에게 한바탕 손 좀 보게 하세요? 아예 저놈 손을 부러뜨리는 것이 좋겠어요. 그래야 남은 일생 동안 더 이상 몰래 남에 것에 손대지 않겠어요?” “맞습니다.” 성석우와 어제 동혁에게 뺨을 맞은 다른 몇몇 사람
도성환의 볼살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이동혁이 정말 우리 산장의 주인이라고?’ ‘그럴 리가?’ ‘말도 안 돼!’ 어제 동혁은 직접 자신이 태백산장을 낙찰받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도성환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신랄하게 비아냥거렸을 뿐만 아니라. 화란의 말만 듣고 세화에게 약을 먹였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는 또다시 동혁에게 도둑질한 죄를 뒤집어씌워 상대방을 산장에서 쫓아내려고 했다. 너무 놀란 도성환은 자신이 저질렀던 일을 떠올리며 피를 토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말도 안 돼, 이동혁, 이 쓸모없는 인간이 어떻게 태백산장을 낙찰받을 돈이 있겠어?” 화란도 매섭게 소리쳤다. 그녀는 맞아 죽어도 눈앞의 벌어진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쓸모없는 인간? 당신 같은 졸부 진씨 가문 사람이 저분에게 쓸모없다고 말할 수 있어?” 이연홍은 뒤를 돌아보며 차갑게 화란을 째려보았다. 창피해진 화란은 땅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고 성석우 등도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동혁 씨, 당신이?” 세화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혁을 쳐다봤다. ‘동혁 씨가 정말 태백산장을 낙찰받았다고?’ “여보, 내가 태백산장을 낙찰받아준다고 했잖아.” 동혁은 웃으며 고개를 돌려 도성환을 보았다. “서류들은 다 조사했겠죠? 무슨 문제가 있었나요?” 이연홍은 얼굴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문제가 많았습니다. 100억이 넘는 자금을 유용한 적이 있었고, 20억은 아직 반환되지도 않았습니다. 법정 시간제한을 초과했기 때문에 이미 심각한 직무상 횡령죄가 성립됩니다.” “그래서 이미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 처리자와 함께 왔습니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몇 명의 경찰관이 이미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도성환은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동혁 앞에 풀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산장의 새 주인이신 줄 몰랐어요. 전 정말 몰랐습니다.” 도성환은 미친 듯이 동혁에게 빌었다. 그러나 동혁의 얼굴의 차가운 표정
“이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진화란과 도성환이 보낸 동영상에 속은 겁니다. 그 둘의 말에 혹해서 저희 자료를 훔쳐간 줄 알았습니다.” 바로 그때 성석우 등이 다가오며 말했다. “맞아요. 모두 오해입니다. 오해예요. 이 선생님, 죄송합니다.” 나머지 회사 사장들도 겸연쩍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전 더 이상 따질 생각이 없으니까요.” 동혁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히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이제 그대로 짐을 싸서 태백산장을 떠나시면 됩니다. 이곳은 앞으로 여러분에게 어떤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을 겁니다.” “이 선생님,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성석우 등은 동혁이 정말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혁이 말머리를 돌려 자신들을 쫓아내려 할 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경매가 곧 시작이야.’ ‘그런데 이동혁이 우리들에게 지금 떠나라고 하다니.’ ‘이건 한마디로 우리를 경매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려는 거 아니야?’ “말귀를 못 알아들으시나 봅니다.” 동혁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꺼지라고!” “이동혁, 당신이 태백산장을 낙찰받았으면 다야? 단지 4000억이야. 우리 회사들 모두 몇천억의 자금쯤은 다 있다고!” “네가 뭔데 우리 보고 나가라는 거지?” 성석우 등은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라 화를 냈다. 동혁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성석우를 후려쳐 바닥에 쓰러뜨려 기절시켰다. “안 나겠다면 실려나가게 해 주지.” 동혁은 손을 휘두르며 물었다. “또 누가 실려 나가고 싶죠?” “당신, 이렇게 악독하게 사람을 대하다니! 두고 봐!” 다른 몇몇 회사 사장들은 화를 내며 떠났다. “동혁 씨, 저 회사들은 모두 업계에서 힘이 꽤 있는데 이렇게 미운털 박히는 건 좋지 않은 거 아닐까?” 세화는 조금 걱정이 됐다. 동혁이 말했다. “괜찮아. 저 사람들이 당신을 경매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려고 당신을 쫓아내려고 했잖아. 난 그저 그대로 저 사람들에게 돌려준 거뿐이야.” ‘감히 세화를 건드려?’ ‘그건
오반석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왕범현에게 맞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퍽!왕범현은 이어서 한 발로 오반석의 아랫배를 걷어찼고 독기 가득 욕을 퍼부었다. “우리 삼촌은 이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도 혼을 내주는 분이야. 하지만 네놈 아버지는 이씨 가문에서 기르는 그저 개 한 마리에 불과하지. 뭣도 아닌 주제에, 감히!” “자기 체면 좀 세우겠다고 이 개X식이 날 이용해?” 동혁은 아까 전 자신이 이천기를 혼내줬다고 직접 언급했다. 이 말을 기억했던 왕범현은 과감하게 오반석에게 손을 댔다. 어차피 문제가 생겨도 동혁이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저함 없이 왕범현은 오반석을 붙잡아 또다시 발길질을 했다. 그는 동혁과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었는데 오반석의 지시로 인해 동혁의 손에 맞아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왕범현은 마음속에 있는 이런 모든 분노와 원한을 오반석에게 발산했다. 1분 후, 오반석은 만신창이가 되어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너, 너희들 두고 봐. 우리 아버지가 너희를 그냥 둘 거 같아? 이씨 가문에서도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엉망이 된 오반석은 여전히 굴복하지 않고 거만하게 소리쳤다. 동혁은 오반석의 오기에 감탄했다. 그는 일어나 다가와서는 웅크리고 앉아 오반석의 얼굴을 때리며 말했다. “네가 현소를 노리고 왕범현에게 충동질한 거 맞지?” “그래, 내가 그랬어. 그게 뭐가 어때서?” “이동혁, 잘 들어. 오늘 내가 이렇게 당했지만 다음에도 네놈이 운이 좋을까?” 오반석이 날카롭게 말했다. “분명히 말하는데 네놈에게 다음은 없을 거야.” “이제 네놈에게 허락된 시간이 3시간도 안 남았어. 지금이라도 빨리 천성 도련님을 N도로 돌려보내는 게 좋아. 안 그러면 이씨 가문이 네놈에게 엄청난 복수를 할 테니까. ” “물론 네놈이 무릎을 꿇고 내 신발을 핥으며 부탁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말 좀 해달라고 해줄 수도 있...” 짝!동혁은 오반석의 뺨을 때려 말을 끊고 일어나 왕범현에게 말했다. “이
현수린은 현소가 자신들을 용서할 줄 알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대답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너무 화가 나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흥분한 현수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현소, 이 가식덩어리 같은 년. 겉으로는 순진한 척하면서 속은 구렁이로 가득한 년이...” “짝!” 나선호가 따끔하게 현수린의 뺨을 내리치자 머리가 풀어헤쳐진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동혁은 배경문 등을 째려보고 차갑게 말했다. “그럼 내가 직접 때려줄까?” 짝!배경문 등이 흠칫 놀라 두 손을 번쩍 들어 스스로 좌우로 얼굴을 미친 듯이 때리기 시작했다. 현수린은 나선호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맞았다. 잠시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뺨을 때리는 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곧 배경문 등의 얼굴은 부어 엉망이 되었다. “왕 사장,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 약하지? 그렇다고 설마 죽인 건 아니지?” 그때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반석이 거들먹거리면서 2층으로 올라와 웃으며 다가왔다. 바로 그는 무릎을 꿇고 있는 왕범현과 한쪽에서 자신들의 뺨을 마구 때리고 있는 배경문 등을 발견했다. 계획대로라면 왕범현의 자리에 있어야 할 동혁이 지금 멀쩡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오반석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2층의 모습은 그가 예상한 것과 완전히 달랐다. 동혁은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오반석에게 조롱하듯 물었다. “도련님 오셨나? 근데 뭘 그리 놀라는 거지? 너무 예상밖이라서?” 잠시 멈칫했던 오반석이 반응했다. 그는 불쾌한 표정으로 동혁을 노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이동혁, 네놈이 제법 실력이 있나 보네? 저렇게 왕 사장을 처리하다니.” “그래서 나보고 올라오라고 한 게 이걸 보여주려고 그런 거야?” “왜? 고작 별것도 아닌 인간 하나를 무릎 꿇렸다고 이 오반석이 놀랄 것 같아?” 깔보는 듯한 오반석의 말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왕범현이 순간 고개를 들어 분노의 눈빛으로 오반석을 노려
왕범현은 욕을 먹고는 당황하여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갑자기 그는 심한 고통에도 몸을 뒤척여 일어나 “풀썩” 소리와 함께 바닥에 유리 조각 더미 위에 무릎을 꿇었다. 바로 무릎에 여러 개의 상처가 났다. “윽.” 왕범현은 너무 아파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었지만 온몸의 심한 통증을 계속 참으며 동혁에게 정중하게 고개 숙여 엎드렸다. “동혁 삼촌, 제가 잘못했어요. 저를 원하시는 만큼 때려주세요. 제가 조금이라도 저항하면 제 성을 바꿀게요. ” 이 순간 왕범현은 동혁에게 완전히 굴복했다. 동혁은 의외라고 생각하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보아하니 너도 그리 미련한 놈은 아니구나.” “그래 좋아. 이제라도 잘못을 알았다면 무릎을 꿇고 있어.” “아, 그리고 참고로 뭐 좀 묻자.”나선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범현이가 겨우 목숨은 건진 것 같구나.’ 왕범현은 더 이상 동혁에게 반항할 마음이 없어서 얌전히 말했다. “삼촌,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동혁은 소파에 앉아 물을 따라 천천히 마시며 물었다. “오반석이 너보고 나를 귀찮게 하라고 시켰어?” “맞아요. 그 개X식이 저를 속였어요. 이전에 삼촌이 자기에게 잘못했다면서...” 왕범현이 설명하려고 하자 동혁이 손을 내저으며 그의 말을 막았다. ‘건방진 부자 도련님이 다른 사람을 괴롭혀 달라면서 뭐라 했을지는 뻔하지. 틀림없이 오반석, 그놈은 나를 만만한 데릴사위라고 하면서 왕범현에게 부탁했을 거야.’ 동혁이 나선호를 힐끗 쳐다보면서 지시했다. “사람을 시켜서 오반석을 데려오라고 해요.” “너, 다녀와.”나선호는 두말없이 학생 하나를 지목했다. 오반석을 기다리는 동안 동혁은 가만히 있지 않고 배경문, 현수린 등을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그들은 마치 맹수에게 먹잇감으로 찍히는 듯한 공포를 느끼고는 절로 무릎을 꿇었다. “동혁 삼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아까까지 왕범현을 믿고 거들먹거리던 남녀가 지금은 일말의 도도한 표정도 없이 미친 듯이
왕범현은 현실이 너무나 괴로웠다. 그는 속에서부터 만 마디의 욕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감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우님, 혹시 내게 또 다른 지시 할 것이 있나요?] 왕용비가 다시 물었다. 그는 능구렁이처럼 호칭을 바꾸어 동혁을 불렀다. “왕 교장선생님께서 말씀을 워낙 잘해주셔서 제가 더 할 말이 없네요.” 동혁은 왕용비의 태도에 만족하며 계속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가 아드님에게 제대로 한 번 가르침을 주지요.” [아우님, 정말 감사합니다.] 왕용비는 재빨리 감사를 표하고 전화를 듣고 있는 왕범현에게 소리쳤다. [범현이 너 이 자식, 동혁 삼촌이 무슨 말을 하든 잘 들어. 설사 네놈을 때리더라도 꼭 붙어 있으라고. 그게 다 너를 위해서니까.] [감히 쓸데없이 반항이라도 하면 내 당장 휠체어를 타고 가서 네놈을 아주 죽여버릴 거야.] 왕범현에게 단단히 일러둔 후 왕용비는 눈치 있게 전화를 바로 끊었다. 동혁은 왕범현을 바라보며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우리 큰 조카,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큰 조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왕범현은 화가 너무 나 속이 다 뒤집힐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애써 이를 악물고, 이마에 핏줄이 솟을 정도로 참은 채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딱 보니,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모양인가 보지” 동혁은 일어나 왕범현에게 다가가 손바닥으로 때려 그를 다시 바닥에 쓰러뜨렸다 이것으로 그는 이미 오늘 밤 여섯 번째 뺨을 맞게 되었다. 왕범현은 이빨 몇 개가 더 빠졌고 피가 섞인 침을 흘리며 기침을 했다. 동혁은 쭈그리고 앉아 그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며 차가우면서 매섭게 말했다. “네놈 아버지가 말을 잘해 줘서, 네 아버지를 봐서 적당히 혼내는 거야.” “넌 좋은 아버지를 둔 것에 대해 감사하라고, 덕분에 적어도 널 죽일 생각을 접었으니까.” “그게 아니었다면 아까까지 네놈이 내게 한 불경스러운 행동으로 넌 10번 총살을 당해도 싸니까.” 왕범현은 억지로 고개를 들어 목을
휴대폰에서 또렷하게 흘러나오는 왕용비의 목소리를 주변 사람들 모두 들었다. 모두는 놀라서 동혁을 쳐다보며 의아해했다. ‘왕용비라면 H시 무술계의 명사로 H시에서 영향력이 강한 거물인데 어떻게 이동혁 같은 젊은 사람에게 저리 공손한 거지?’ ‘심지어 사장님이라고 부르다니?’ ‘쓸모없는 데릴사위라고 하지 않았어?’ 배경문, 현수린 등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얼굴은 사색이 된 채 손발을 가늘게 떨었다. ‘이번에 아무래도 우리가 사람을 잘못 건드린 거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 건 왕용비의 아들인 왕범현이 그들 앞에서 버티고 서 있다는 것이었다. “왕 교장선생님, 아드님이 저에게만 시비를 건 게 아닙니다.” 동혁은 소파에 앉아 무덤덤하게 말했다. “내 바로 코앞에서 나를 핑계로 내 처제를 위협하면서 같이 자야 저를 놓아준다고 협박했어요.” “거절을 해도 계속 처제에게 잘 생각하라고 강요했고요.” “이건 비행을 넘어서 범죄를 저지른 거 아닌가요?” 동혁의 마지막 냉랭한 음성을 듣고 맞은편 왕용비는 놀라 벌벌 떨며 하마터면 휴대폰을 놓칠뻔했다. [이놈 자식, 내가 네놈을 진작에 직접 때려죽여야 하는 건데...] 왕용비는 화가 나서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왕범현이 동혁을 건드린 것을 알고 바로 나선호에게 전화를 걸어, 골드스타필드에 도착하면 손속에 자비를 두지 말고 가차 없이 왕범현을 때리라고 했다. 그렇게 해야만 동혁의 화를 풀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왕범현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게 일을 벌였다는 걸 몰랐다. ‘이 사장님의 코앞에서 감히 사장님의 가족을 건드리다니, 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왕용비는 지난번 항난그룹에서 수소야에게 무례하게 굴다가 결국 동혁에 의해 사람들 앞에서 수소야 앞에 오랫동안 무릎을 꿇어 체면을 구긴 일이 다시 생각났다.그 순간 왕용비는 왕범현을 대신해 동혁에게 용서를 구할 생각을 접었다. 왕용비가 즉시 말했다. [이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모두 제가 그 짐승 같은
상황의 반전이 모든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왕범현조차도 너무 갑작스러워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화가 잔뜩 난 채 나선호를 향해 소리쳤다. “선호 형님, 형님 지금 미쳤어?” “저기 이동혁을 때려야지, 왜 날 때려?” 왕범현은 존댓말도 잊고 말했다. 그는 극도의 분노와 함께 심한 굴욕감까지 느꼈다. 왕범현은 동혁을 혼내주려고 전화 한 통으로 나선호를 불렀지만, 나선호에게 뺨을 맞아 바닥에 쓰러진 건 왕범현 자신이 되었다. 그는 뺨을 가리고 바닥에 쓰러져 앉아 있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매우 우스꽝스럽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어? 왕 사장, 저 사람들 당신이 부른 거 아니었어? 그런데 왜 너를 때리지?” “무슨 연극 같은 거 연습하는 거야?” 그때 동혁이 왕범현의 속을 긁으며 약간의 미소와 함께 궁금한 척 물었다. 방금 전 긴장해서 죽을 뻔했던 현소는 동혁의 농담에 끝내 참지 못하고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바로 놀라서 얼른 입을 다물었는데 창피한 그녀의 예쁜 얼굴의 볼이 순간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저, 이동혁, 개X식, 내가 오늘 널 죽이지 않으면 내 성을 갈겠어.” 왕범현은 너무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동혁에게 화를 먼저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분노해 땅바닥에서 일어나 펄쩍펄쩍 뛰며 먼저 나선호에게 소리쳤다. “형님,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고요.” 나선호는 아무런 표정 없이 그저 소파에 앉아 있었고, 동혁은 아무 말 없이 속으로 왕범현에게 바보 같다며 은근히 욕을 했다. ‘왕용비의 심복인 사람이 나를 그냥 두고 아무런 이유 없이 왕범현, 네놈을 때리겠냐?’ ‘그게 다 왕용비가 지시를 내렸으니까 그런 거지.’나선호는 자신이 여기로 오는 길에 왕용비와 한 통화를 생각하고는 두말없이 다시 손을 들었다. “짝!” 왕범현이 또 한 대 얻어맞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선호는 고개를 돌려 가만히 보고
말하는 사이에 용비무술학교 제복을 입은 젊은이들의 무리가 2층에 시끌벅적하게 나타났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시커먼 것이 족히 수십, 수백 명은 돼 보였다. 체격이 건장하고 힘이 세 보이는 중년 남자 한 명이 그들 맨 앞에 서 있었다. 험상굳은 얼굴에 차갑고 매서운 눈초리가 누구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섬뜩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는 바로 용비무술학교 부교장 나선호였다. “형님, 여기에요.” 왕범현이 반갑게 인사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동혁을 쳐다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이동혁, 네놈이 부른 사람은 아직 안 왔나 보네. 모두 우리 아버지 무술학교의 내 형제들인 거 보니. 그거 알아? 저건 10분의 1도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거? 모두 한 대씩만 네놈을 때려도 넌 그냥 죽는 거야.” 왕범현이 말하는 사이에 나선호는 학생들과 함께 당당하게 다가왔다. 현소 남매는 너무 놀라서 손발이 차갑게 변하고 머릿속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반대로 배경문, 현수린 등은 거들먹거리기 시작했다. 왕범현은 동혁을 가리켰다. “네놈이 부른 사람은? 괜히 나중에 내가 네놈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핑계 대지 말고 빨리 연락해서 오라고 해. 내가 오늘 밤 모두 네놈과 함께 밟아 죽여줄 테니까.” 무술학교에서 자신을 지원할 사람들이 도착했다고 생각한 왕범현은 자만심이 넘쳐서 아주 오만하기까지 했다. 동혁은 얼굴에 아무런 두려운 기색도 없이 약간의 마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부른 사람은 이미 도착했어. 모두 한 대씩만 때려도 네놈을 죽일 수 있을 정도야.” 동혁의 말을 듣고 모두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하하, 이런 때, 아직도 자존심을 세우는 거야? 그런데 난 왜 한 명도 안 보이지?” “무슨 자기가 삼국지의 제갈공명이야? 없는 걸 있다고 허세를 부리게?”많은 사람들이 동혁을 비웃는 동시에 왕범현은 동혁의 말을 듣고 마지막 인내심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는 나선호를 등지고 동혁을 가리키며 마구 손을 내저었다. “선호 형님, 바로 저놈이 그 개X식이에
동혁이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요. 교장선생님이 지난번에 항난그룹에 와서 소란을 피운 것처럼 그 아들도 저렇게 날뛰네요. 역시 한 가족 아니랄까 봐하는 짓이 똑같아요.” [아이고, 이 사장님, 지난 일은 잊어주시죠.] 깜짝 놀란 왕용비가 재빨리 말했다. [사장님, 걱정 마세요. 이 자식이 감히 사장님 앞에서 시건방을 떨다니, 죽고 싶나 보네요.] [잠시 휴대폰을 그놈에게 건네주시면, 제가 이놈을 따끔하게 혼내서 당장 사장님께 사과하게 하겠습니다.] 왕용비가 왕범현이 소란을 피우는 소리를 들어보니 동혁과 한바탕 날카롭게 부딪힌 거 같았다. ‘이 사장님이 화가 나서 범현이를 때려 아예 몸을 못쓰게 되면 어쩌지?’ ‘그래도 내게는 하나뿐인 아들인데.’ “사과요? 이 일을 그렇게 쉽게 처리하려고 제가 교장선생님에게 전화를 한 거 같나요?” 동혁은 냉소하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 왕용비는 바로 동혁에게 몇 통의 전화를 연속해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동혁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왕범현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소란을 피웠다. “전화 한 통으로 되겠어? 내가 시간을 더 줄 게. 계속 더 많이 전화해 보라고.” “필요 없어.”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화 한 통으로도 너를 밟아 죽이기에 충분하니까.” “개X식, 뚫린 입이라고 허세는.” 왕범현은 너무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다. 만약 그가 자신은 동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다면 지금 바로 달려들어 동혁을 죽이려고 했을 것이다. “형님, 좀 빨리 와요. 저 개X식을 빨리 죽여버리고 싶다고요.” 왕범현은 또다시 나선호에게 전화를 걸었다.나선호가 전화로 무슨 말을 했는지 전화를 끊은 왕범현이 잠잠해졌다. “술 한 잔 따라봐.” 왕범현은 소파에 다시 앉아 현수린에게 술을 따르라고 시켰고, 그러면서 험상굳은 미소를 지으며 동혁을 바라보았다. “이동혁, 지금 이 마지막 순간을 즐기라고. 네놈에게 주는 내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해.” “혼자 덤비지도 못하면 그냥 입 닥치고 있어.
왕범현이 화를 내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는 깨달았다. ‘저 인간 완전 열받았어!’ 전화를 끊은 왕범현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동혁, 너 딱 기다려. 내가 선호 형님에게 무술학교의 내 형제를 데려오라고 했거든. 네 놈은 내일 뜨는 태양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나 해.” 그가 부른 사람은 나선호, 용비무술학교의 부교장이자 왕용비의 측근이었다. 평소 왕범현이 원할 때마다 그는 반드시 부탁을 들어주었고 왕범현이 웬만한 사고를 쳐도 왕용비에게 알리지 않고 바로 직접 처리주는 경우가 많았다. 왕범현의 위협적인 말에 멍하니 있던 배경문 등은 다시 흥이 났다.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 들었지? 범현이 형이 무술학교의 형제들을 모두 불렀어. 모두 범현이 형 아버지의 제자들이지. 너는 이제 끝난 거야.” “지금이라도 저 유리 부스러기 위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게 어때? 그래야 나중에 고생을 덜 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때 가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도 소용없어. 범현이 형을 열받게 한 이상, 넌 죽은 거나 다름없으니까.” 배경문 등이 곧 죽을 사람처럼 동혁을 바라보며 냉소를 금치 못했다. 왕범현이 화를 터뜨리며 동혁을 죽이려고 들자 현소는 놀라서 얼른 동혁을 잡아당겼다. “형부, 그냥 빨리 도망가요.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요.” “괜찮아. 저놈이 얼마를 부르던 다 자기 무덤을 파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동혁의 반응은 오히려 담담했다. 이어서 그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왕범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미소 지었다. “전화해서 사람을 부르는 거?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동혁은 말하면서 번호 하나를 눌렀다. [누구야?] 잠시 후 반대편에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장선생님, 벌써 저를 잊으신 건가요?” [아! 이 사장님이셨군요!] 왕용비는 놀라며 갑자기 말투가 공손하게 변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 사장님을 잊겠습니까? 단지 지금 병원에 누워있는 게 짜증이 나서 저도 모르게 그런 겁니다.]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