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산에서 자면 내일 출근은 어떡하려고?” 세화는 아무 생각 없이 고개도 들지 않고 물었다. 그녀는 동혁이 최근 항난그룹에 출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혁이 말했다. “괜찮아, 그룹의 일은 수소야 사장이 책임지고 있으니까. 내가 하루 안 간다고 별 영향이 없어.” “동혁 씨의 그런 근무 태도는 별로 좋지 않아. 수 사장님은 약속을 중시하시지. 거기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출근도 잘해야 해. 아니면 사장님께 휴가를 내던지.” 세화는 동혁에게 진지하게 조언했다. “알았어. 휴가 낼게.” 동혁은 어쩔 수 없이 수소야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를 신청했다. “예지원이라고 내 중학교 동창이 있는데 태백산장의 지배인이야. 내가 지원이에게 방을 예약해 달라고 해야겠어.” 세화가 전화로 방을 예약하려 했다. “방 두 개 예약해!” 류혜진이 갑자기 나타났다. 동혁을 보는 눈빛은 마치 도둑을 예방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경계심이 가득했다. 그녀는 이것만으로 마음이 놓이지 않아 천화를 불렀다. “천화야, 누나네랑 태백산장에 가서 하루 놀다 와.” 천화는 동혁이 자신을 째려보는 것을 발견했다. 천화는 눈치 있게 말했다. “그 산에 뭐 재미있는 게 있다고요. 잘못해서 내 페라리 488에 흠집이라도 날까 봐 무서워서 못 가겠어요.” 이 말을 하고 천화는 도망갔다. “그럼 현소가 가서 저녁에 네 언니와 같이 자.” 류혜진이 현소를 불렀다. “이모, 언니는 일하러 그곳에 가는데, 전 시끄러워서 방해될까 봐 안돼요.” 현소도 동혁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언니와 형부는 결혼했는데 아직도 서로 계속 각방에서 잤지?’ 현소는 동혁을 걱정해 주었다. ‘역시 저 두 동생들.’ ‘아주 하나같이 똑똑해.’ ‘세화도 내 계획을 눈치채지 못했는데 저 녀석들은 한눈에 바로 눈치채잖아.’ “제가 갈게요. 제가 밤에는 매형이랑 잘게요!” 현수가 거들먹거리며 걸어왔다. 그리고는 의기양양하게 동혁을 노려보았다. ‘나라도 천기 형을 위해
도성환이 따라다니는 여자는 화란이었다. 그녀는 진씨 가문을 대표해 내일 경매에 참가하러 왔다. 도성환의 아첨을 들으며 화란은 얼굴에 우쭐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우리 진씨 가문이 소씨, 오씨, 정씨 같은 일류 가문도 모두 이겼다고.’ ‘이제.’ ‘누가 감히 우리 진씨 가문을 단지 아류 가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 ‘심지어 외부에서 소문이 돌고 있다지?’ ‘현재 우리 진씨 가문이 H시에서 유일한 최고 가문이라고.’ “아참, N도 이씨 가문의 천기 도련님도 오늘 밤 이 산장에 묵을 거야.” 이때 도성환이 화란에게 한 가지 정보를 흘렸다. “나도 알고 있어.” 뜻밖에도 화란은 의외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다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에 천기 도련님과 따로 약속이 있으니 오시면 나를 찾을 거야.” ‘이년이 정말? 이천기랑 사귀는 건가?’ 도성환은 속으로 욕을 했다. 그는 좀 샘이 났다. 도성환은 본래 화란과 대학 동창이었다. 화란은 대학 다닐 때 늘 방탕하게 놀았었다. 도성환 역시도 화란과 함께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화란은 이미 이천기와 어울리는 것 같아 보여 더 이상 도성환이 노릴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스스로 이 지저분한 남녀의 편의를 봐줘야 했다. 태백산장은 천씨 가문이 예전에 개발한 관광 프로젝트이다. 도성환은 그때 천우민에게 빌붙어 총지배인이 되었다. 그런데 3대 가문이 무너졌다.새로운 사장님이 태백산장을 인수했는데 아직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 그는 내심 조마조마 불안했다. 그래서 화란과 이천기에게 더 조심스럽게 비위를 맞추려 애썼다. “어, 너희들도 왔어?” 바로 그때 화란은 프런트 데스크에서 체크인 중인 동혁과 세화 등을 발견했다. “화란아, 저 사람들 알아?” 도성환이 물었다. 화란이 냉소했다. “물론 알지, 아마 너도 알 걸? 우리 가문의 그 바보 사촌 여동생과 그 바보 남편.” “아, 그 사람들.” 도성환은 순간 동혁과 세화가
방금 전까지 세화에 대한 험담을 한 그 사람들이었다. 뜻밖에도 모두 동혁에게 뺨을 맞아 땅에 쓰러졌다. “이 개X식, 감히 우리를 때려? 우리가 누군지 알아?” “어디서 바보 같은 놈이!” 맞은 사람 중 몇 사람은 코피를 흘려가며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 맞아. 난 정말 바보야. 세화의 그 바보 남편이 바로 나라고.” 동혁은 손을 거두며 냉소했다. “다음에도 감히 이렇게 입을 함부로 놀려봐. 그대도 내가 너희들을 때려 줄게. 어쨌든 나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때리는 건 불법이 아니니까.” 얻어맞은 몇 명이 갑자기 울먹였다. “동혁 씨, 그냥 둬. 말썽 피우지 마.” 세화도 동혁의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었다. “여보, 잠깐만. 내가 아직 손보지 않은 사람이 있어.” 동혁이 생글생글 웃으며 한마디 했다. 그러더니 화란 앞에 와서 그녀의 뺨을 때렸다. 짝! 화란이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순간 얼굴에 새빨간 손자국이 하나 생겼다. 그녀는 뺨을 가리고 화가 나서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이 바보 같은 놈이, 또 나를 때려?” 화란과 태휘 남매는 이미 동혁에게 몇 번이나 맞았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누가 너더러 천박하게 입을 놀리래?” 동혁은 담담하게 한마디 하며 화란을 자극했고, 그녀는 너무 화나게 해서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화란아 괜찮아?”도성환은 깜짝 놀라 얼른 동혁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소리쳤다. “경호원! 뭘 멍하니 있어요? 당장 이 바보를 쫓아내!” “그리고 이 바보의 아내도 태백산장에서 함께 쫓아내고요!” 그는 화란이 세화를 미워한다는 것을 알고 바로 세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세화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쫓겨난다고?’ ‘그럼 내일 경매에는 참가할 수 없는데?’ 바로 그때 세화의 중학교 동창인 예지원이 조용히 도성환에게 다가갔다. “도 총지배인님, 세방그룹도 저희의 고객입니다.” “고객 간 충돌은 자기들 스스로 조정하라고 두고 저희가 괜히 끼어들어 관여하지 않는 게 좋
“4000억의 큰 사업을 당신이 그냥 작은 일로 치부한다고? N도 이씨 가문이라도 감히 이렇게 허풍을 떨 수 없어!” 도성환은 계속 냉소했다. “쳇, 허세였어?” “허풍이라도 제대로 떨려면, 떨기 전에 가격부터 알아봤어야지.” 다른 회사 사람들도 수군거렸다. 사람들의 경멸하는 시선들이 동혁의 일행에게 향했다. 세화는 너무 민망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방금 당신이 한 말로 인해 태백산장의 총지배인에서 이제 해고입니다.” 동혁은 도성환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허! 이 바보가 정말 자기가 이곳 사장님인 줄 알고 있네.” 도성환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더니 다시 경호원들에게 짜증스럽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멍청하게들 서 있지 말고 여기 새 사장을 내쫓아요. 월말에 제가 여러분들에게 두 배의 월급을 지급하죠!” 도성환의 말투가 우스워 많은 사람들이 듣고 웃었다. 모두들 동혁을 마치 우스꽝스러운 광대를 보는 것 같은 눈빛을 했다. “잠깐만!” 그러자 화란이 갑자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내쫓는 건 좀 그래. 어쨌든 내 사촌이자 사촌남편이야. 도 총지매인이 내 얼굴을 봐서 그냥 한번 넘어가줘.” 경매가 내일부터 시작된다.세화는 이번 경매에 2000억의 자금을 가지고 참석해 매우 의기양양한 상태였다. 진씨 가문도 내일 경매에서 입찰을 위해 많은 자금을 준비했다. 화란은 이미 결정을 내렸었다. ‘내일 세화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업이 있다면 우리 진씨 가문에서 모두 경매에 입찰할 거야.’ ‘세화 네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해 주마.’ ‘내가 똑똑히 알게 해 주지.’ ‘진씨 가문을 떠나면 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도성환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화란이 네 얼굴을 봐서 조용히 넘어갈게. 그럼 저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을게.” “우리 사촌 여동생님, 내게 감사하라고. 내가 아니었으면 넌 내일 경매에도 참가하지 못할 테니까.” 화란이 빙그레 웃으며 세화에게 다가와 냉소를 짓고 말했다. “감사?
“도 총지배인, 우리 진씨 가문은 이미 명문가가 되었어. 머지않아서 2조 자산의 명문가로 도약할 거야.” “네가 우리에게 잘할수록 나중에 네게 큰 이익이 될 거라고.” 화란이 팔짱을 낀 채 담담하게 말했다. “알았어, 바로 준비할게.” 도성환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난화각은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작은 마당 안은 아주 고요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은근한 분위기를 내기에 아주 좋았다. 동혁은 매우 만족하며 오늘 밤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최원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백산장의 그 도성환 총지배인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새로 앉혀.” [예, 형님, 내일 제가 사람을 보내 처리하겠습니다.] [근데 제가 지금 태백산장의 서류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는데, 도성환이 총지배인으로 일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견됐어요. 그냥 너무 가볍게 해임으로 끝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성환은 동혁이 직접 관심을 기울일 필요조차 없는 하찮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동혁의 눈밖에 난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당연히 최대한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 한다고 최원우는 생각했다. “그래, 좋아.” 동혁은 전화를 끊었다. 세화가 팔짱을 낀 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동혁 씨, 내 앞에서까지 그렇게 거드름을 피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동혁의 허풍 떠는 성격은 여러 번 가르쳐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여기며 세화는 이미 다시 버릇을 고치는 것도 귀찮아졌다. “여보, 내일이면 다 알게 될 거야.”동혁도 다른 설명은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난 알고 싶지 않아, 지금은 식사를 좀 해야겠어.” 세화는 동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작은 뜰을 나섰다. 두 사람은 옛 여관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에 들러 먹을 것을 주문했다. 향기가 좋은 음식이 나오니 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닭고기 수프가 맛있겠는데? 한번 먹어봐.” 배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출출했던 세화는 이내 작은 그릇에 덜어 먹
분위기에 취한 표정의 동혁을 보고 세화의 분노가 가라앉았다. ‘그럼 그렇지.’ ‘내가 이렇게 매력적인데, 아무렇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때 동혁이 말했다. “근데 난 아직 뭔가 부족한 것 같단 말이야. 일단 내일 한번 봐. 내일 내가 당신에게 큰 선물을 줄 테니까.” “선물이라니?” 세화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미 약간 흐릿해졌다. “내일이면 알게 될 테니 먼저 자.” 동혁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방 안의 불을 껐다. “응.” 세화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혁의 품에 묻힌 채 눈을 감았다. 약효가 체내에서 강하게 발현되었다. 그녀는 아주 빠르게 깊은 잠에 빠졌다. 잠시 후. 똑똑똑-누군가 룸 문을 밖에서 가볍게 두드렸다. 그렇게 몇 번 계속해 두드렸지만 아무도 응답도 들리지 않았다. 이어서 전자센서의 “삑” 소리와 함께 누군가 룸키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누군가 룸 문을 열었다. 세 명의 깡패들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딸칵! 한 깡패가 룸 안의 불을 켜니 동혁의 품에서 자고 있는 세화가 눈에 띄었다. 순간 두 눈에서 불꽃이 번뜩였다. “하하, 저렇게 아름다운 미녀라니. 오늘 밤 우리 오빠들이 아주 예뻐해 주마.” “마음은 가득한데 힘이 안 따라주네. 에이, 평소 운동을 안 했던 게 후회되는데?” “헤헤, 너희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구나? 이 몸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지!” 셋 중 깡마른 깡패가 약 한 봉지를 꺼냈다.봉지 겉에는 근육질의 사나이의 그림이 있었다. “역시 대단해! 비아그라까지 준비한 거야?” 다른 두 사람은 음흉하게 웃었다. “그럼 쓸데없는 잡담은 그만하자고. 남자 놈은 한쪽으로 걷어차버리고 한번 놀아보자!” 세 사람은 침대 옆으로 와서 손을 뻗어 세화를 않고 있던 동혁을 밀어내려고 했다. 바로 이때. 줄곧 고개를 세화에게 향하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동혁. 그가 갑자기 눈 떴다. 먹처럼 검고 생각을 알 수 없는 눈동자가 보였다.
이천기는 당연히 화란과 결혼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단지 즐기기 위해 찾아온 것뿐이다. ‘스스로 찾아온 여자를 차 버리긴 아깝지.’ ‘게다가 화란 이 여자의 외모가 좀 떨어지긴 해도 진세화의 사촌이니까.’ ‘잠시나마 내 마음속의 야망을 만족시킬 수 있을 거야.’ “천기 도련님, 여기가 진 사장님이 묵는 곳...” 작은 뜰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여직원은 말을 멈추었다. 젊은 여직원은 금세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이건 너무 야한 거 아니야?’ 앞 뜰이 모두 나무로 돼 있어 호텔 방만큼 방음이 되지 않았다. 여직원은 이천기를 다시 보았다. 이미 그의 얼굴은 불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화란이 나를 여기로 오라고 한 게 이런 소리를 들려주려고 한 거야?’ “도련님, 진 사장님을 불러드릴까요?” 여종업원이 조마조마하게 물었다. 이천기는 침울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뒤로도 작은 뜰에는 계속 인기척이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 밤 근처의 다른 룸에서 많은 사람들이 잠을 설칠 정도였다. 다음날 이른 아침. 화란은 깨어난 후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방 안이 온통 어질러져 있었고 이리저리 누워있는 세 깡패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놀라 한참 동안 두 눈을 부릅뜨고 누워 있다가 미친 듯이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몸을 몇 번이고 씻었다. 칫솔질도 계속해서 했다. 그녀는 계속 구역질이 나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실 그녀는 평소에도 아무렇지 않게 즐기며 살았다. 하지만 그녀와 놀았던 남자들은 누구나 잘생기거나 돈 많은 사람이었다.반면 어젯밤의 세 깡패들. 하나같이 못생기고 추잡한 사람들로 어울릴 수 도 없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어제 먹은 밥을 토할 정도로 역겨운 냄새까지 났다. “자기야, 일어났어?” 화란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세 깡패들이 연이어 깨어났다. 그리고 다시 알몸으로 화란을 끌어안으려고 했
‘그 세 깡패 놈들은 원래 세화를 노려야 정상이야.’ ‘하지만 세화가 저렇게 무사하다니.’ ‘그리고 세 깡패 놈들은 무슨 일인지 내 방에 나타났어.’ 화란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동혁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다. “당연히 알지. 어젯밤 네 룸의 앞 뜰에서 비명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던지.”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지금 세화는 동혁이 무슨 짓을 벌인 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어젯밤에 그녀는 너무 깊이 잠들어서 아무것도 몰랐다. “역시 너였어, 이 짐승 같은 자식. 네가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거야. 죽여버릴 거야!” 화란은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동혁에게 달려들었다. 세화를 껴안고 피한 동혁은 히죽거리며 말했다. “괜한 사람에게 누명 씌우지 마. 어젯밤 일을 나 혼자만 아는 게 아니라고. 태백산장 전체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화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제야 과거 회사 임원들이 모두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란 씨, 공중도덕 좀 지킬 수 없어요? 어젯밤 당신 룸 쪽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우리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요.” “놀면 조용히 놀아야지 소음공해까지 만들어야 되겠습니까?” 몇몇 사람들은 잠을 설쳐 다크서클을 한 채 불만을 표출했다. 화란은 이 소리들을 듣고 창피하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평생 그녀를 따라다닐 것이다. “하하하, 화란이 너 들었지? 진씨 가문이 다방면에서 아주 독보적인 최고 가문이 됐네. 아주 H시의 모범이야.” “넌 진씨 가문의 귀한 아가씨 신분인데, 개인적인 자질도 좀 따라야 하지 않겠어?” 동혁은 비아냥거리며 세화를 안은 채 떠났다. ‘이걸 바로 자승자박이라고 하지 아마?’화란은 다시 넋을 잃고 앞으로 걸어가다 도성환을 만났다. “화란아, 천기 도련님께서 너를 너무 좋아하나 봐. 어젯밤에 큰 소리로 난리도 아니었잖아.” “축하해. 드디어 N도 이씨 가문의 안방 주인이 되겠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도성환이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