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의 모든 챕터: 챕터 361 - 챕터 370

693 챕터

제361화 입양해도 괜찮아.

“거기서.”배인호가 손을 뻗어 이우범의 앞을 막았다. 배인호의 눈에는 폭풍이 휘몰아쳤다.“여기서 뭐 하는 거야?”이우범이 차갑게 웃었다.“지영 씨 보러.”그렇게 말하며 돌아서서 나를 가리켰다. 이때 나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속으로 아까 이우범이 한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민설아가 돌아왔다. 그렇다면 내가 배인호와 재결합을 할 마음이 있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하늘에서 나와 배인호의 사이에 명확한 선을 그어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된다.“인호 씨, 우범 씨 보내줘요. 내가 이미 분명하게 말했어요.”배인호에게 말 했지만, 그는 무표정으로 내게 물었다.“뭘 분명하게 말했는데?”“내가 지영 씨를 좋아하는 건 지금도 변함이 없어. 그런 나한테 지영 씨가 분명하게 말할 게 뭐겠어?”이우범이 나를 대신해 대답했다. 아마 내 연기력이 형편없어 대답을 잘 못할까 봐 그런 것 같았다.그 대답에 배인호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전에 나와 이우범이 계속 얽혀서 배인호와 나는 여러 번 싸웠었다. 결국 오늘 또다시 이우범이 내 앞에 나타났다.예전 같았으면 나는 안절부절못했겠지만 지금 난 민설아와 방금 이우범이 한 말을 생각하면 먼저 화를 내고 싶었다.결국 마지막에 상처받게 될 사람이 또 나라면 먼저 나 자신을 보호하면 안 되는 것일까?“이우범 씨, 먼저 가보세요. 내가 인호 씨한테 잘 설명하면 돼요.”나는 이우범에게 말했다. 이우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배인호도 떠나는 사람을 막지 않았다.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제야 배인호는 내 앞에 다가오더니 아까 이우범이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그의 눈빛에는 나에 대한 불만과 실망으로 가득했다.하지만 그는 현재 나의 마음이 더 짜증 나고 안 좋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긴 정적 끝에 배인호가 먼저 입을 열어 내게 물었다.“이우범은 왜 만난 거야?”“내가 집에 왔을 때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우리 엄마가 지금 나 여기서 지낸다고 알려줬대요.”나는 감정을 조절하며 차분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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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오늘이 배란일

“왜 그래?”배인호는 조금 당황했다.“내가 가 볼게요. 가서 씻어요.”나는 배인호에게 말했다.나의 직감적으로 밖에 있는 사람이 Snow 즉 민설아 같았다. 지난번에 달여온 약을 이미 다 먹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약을 다 먹으면 또 약을 달여 가져다줬다.나는 계속 그녀가 왜 내게 약을 더 주지 않는지 몰랐지만 지금 알 것 같기도 했다.그녀가 서란에 대해 알고 있다면 어떻게 나와 배인호 사이의 일을 모를 수 있을까. 애초에 나와 배인호의 결혼 때문에 그녀는 강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선택했다.그렇기에 그녀는 기회를 만들어 나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 것이다.“샤워?”배인호는 왜 갑자기 자기에게 샤워하라고 하는지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네, 인호 씨 몸에서 술 냄새나요. 가서 샤워해요. 나 오늘... 배란일이에요.”나는 대충 이유를 둘러대 배인호가 빨리 나의 뜻대로 움직여 주길 바랐다.역시나 나의 말을 들은 순간 배인호의 눈빛이 변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욕망이 깃들어 있었다.“좋아. 기다리고 있어.”“깨끗이 씻어요. 옷은 꼭 입고 나와요.”나는 배인호를 욕실로 밀었다.그를 욕실로 들여보내고 나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욕실 문을 닫았다. 그런 다음 가서 현관문을 열었다. 역시나 민설아였다. 그녀는 올블랙으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지난번처럼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대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그녀의 눈빛은 차분하고 자연스러웠다. 아마도 내가 그녀를 누군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한약 상자를 내게 건네주었다.“지영 씨, 여기 약이요.”“네, 고마워요.”나는 약을 받았다. 하지만 전처럼 그녀에게 들어와서 앉았다 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전에는 그녀를 보면 조금 궁금했지만 지금 그녀를 보니 마음속이 불편했다.“천만에요. 3일 뒤에 침 맞으러 오세요.”민설아는 웃으며 거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커피 테이블에 시선이 머물렀다.“오늘은 집에 손님이 계신가 봐요?”나는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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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샤인그룹에 잠입하다

민설아의 과거 사건을 종합해 보면 나는 그녀가 온화하고 친절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이용해서 배인호를 저주했다. 또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비밀리에 해외로 나갔다는 사실이 그녀는 복수심이 정말 강한 여자라는 것을 보여준다.이런 여자가 어떻게 진심으로 옛 연적을 치료해 줄 수 있을까?다음 날 아침 나는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서 산부인과 검사를 받았다.하지만 정아를 마주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도 오늘 임산부 검진을 받으러 왔다.“지영아, 너 무슨 검사 하는 거야? 설마 너 임신한 건 아니지?”정아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비록 내가 지금은 대외적으로 싱글이었지만 전에 놀아봤던 정아의 눈에는 옆에 남자가 있어 보였을 것이다. 나는 부인했다.“아니야. 생리가 불규칙해서 검사 해 보려고.”“그래. 배인호 내일 약혼한다고 하는데 너 안 갈 거야?”정아가 또 물었다.“안 가. 굳이 가서 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아.”나는 고개를 저었다.옆에서 노성민이 한숨을 쉬었다.“지영 씨, 사실 인호 형은 아직도 지영 씨를 좋아해요. 정말이에요. 이건 남자의 직감인데...”“닥쳐.”정아가 팔을 들어 노성민을 때렸다. 그녀가 나와 배인호 사이를 깔끔하게 선을 그어주고 있는데 노성민은 옆에서 나를 설득하려고 했다.노성민은 억울한 듯 입을 다물었다. 심지어 그는 정아를 걱정했다.“알겠어. 여보 화내지 마. 그냥 해 본 말이야. 아기 놀랄라. 의사 선생님이 3개월은 조심해야 한다고 했잖아.’“그럼 걱정시킬 일을 만들지 마.”정아가 노성민을 째려봤다.“알겠어. 내도 더 신경 쓰지 않을게. 다 인연이 있는 거겠지.”노성민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정아는 이미 검사를 마쳤기에 그들은 먼저 돌아갔다. 나는 계속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검사 결과는 별 큰 문제가 없었다. 여전히 난임이었지만 더 심각해지진 않았다. 그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민설아가 이 상황에서 나를 더 힘들게 한다면 아마 난 미쳐버릴 것이다.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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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서란이 잡혀가다

예식장은 혼란스러웠다. 기자들은 마치 오늘의 ‘성대한 행사’를 기록하기 위해 미친 듯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 사이로 섞여 멀리서 지켜보았다.서란은 땅에 쓰러져 울고 있었다. 놀랍게도 하미선과 진명수는 보이지 않았다. 이때 세희가 나를 찾아왔다.“왔어? 하미선하고 진명수는 지금 방에 있어. 배인호가 사람을 보내서 지키고 있거든.”“그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사람들 사이로 서란은 갑자기 무언갈 발견한 듯 일어났다. 그녀의 눈은 빨갛게 부어 있었지만, 눈빛에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벌떡 일어나서 나를 향해 달려왔다.다행히 배인호가 빠르게 나를 끌어 자기 뒤로 숨겼다.서란은 산발이 되어 마치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배인호, 당신 그동안 허지영과 짜고 날 속인 거야? 날 이용해서 양어머니에게 접근한 거였어? 맞아? 당신이 허지영한테 원하는 서류 가져가게 시켰지 맞지? 난 상상도 못 했어. 당신 같은 신분의 사람이 이런 비열한 방법을 쓸 줄은!”“어떤 사람을 상대하려면 그런 방법을 써야지.”배인호의 목소리에는 한치의 따뜻함도 없었다.“허허... 그래? 내가 당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정말 나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거야?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어?”서란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물었다. 그녀는 자기의 운명을 느꼈는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눈빛에 분노가 가득한 모습이 미친 것처럼 보였다.나는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그가 처음에 서란을 만났을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을까? 서란이 민설아를 닮아서 반한 것 아니었나?“아니, 난 너한테 흔들린 것 없어. 단지 네 외모가 한 친구와 닮았기 때문이야.”배인호의 대답은 서란에게 너무나 잔인했다. 동시에 나에게도 잔인했다.그 친구가 민설아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이제 민설아도 돌아왔으니 이 일이 끝나면 그와 민설아는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닮은 아이까지. 얼마나 잘된 일인가.그때가 되면 나도 엄마의 계획대로 회사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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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더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역시 내가 진명수와 하미선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두 사람이 잡힌 뒤 한 명은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다른 한 명은 외국 국적의 신분이었기에 자세하게 어떤 처벌을 받게 하기가 어려웠다.하지만 제일 기쁜 일은 아빠가 드디어 풀려 나신 것이었다. 기선우의 죽음도 다시 수사가 재개되고 결국 서란의 짓으로 밝혀졌다.기선우는 그대 서울을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란이 그와 마지막으로 만나자고 했고 그는 만나러 가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기선혜는 자기 동생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자, 서란을 죽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서란은 이미 잡혀갔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녀를 심판할 수밖에 없었다.기선우의 일 뿐만 아니라 서란의 떳떳하지 못한 흑역사들이 모두 유정이 내게 건넨 USB에 담겨 있었기에 모두 폭로했다. 그녀가 살아있다고 해도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 죽을 것이다.“아빠!”나와 엄마는 교도소 문 앞에서 아빠가 나오시길 기다렸다. 아빠의 모습이 보이자 나는 목이 메었지만 나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엄마는 눈시울이 붉어 지시면서 나와 함께 앞으로 가서 아빠를 맞았다.“우리 딸, 여보...”아빠는 나와 엄마를 보시고 설렘을 감추지 못하시더니 두 팔을 벌려 우리 둘을 품에 안으셨다. 이 순간 나는 우리 가족이 다시 완전해진 것을 느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나는 최근에 있었던 일을 모두 아빠에게 말씀드렸다.아빠는 모두 들으신 뒤 미간을 찌푸리셨다.“지영아, 너 배인호와... 다시 합치는 거니?”엄마도 한숨을 쉬셨다.“나도 반대했어요. 하지만 당신이 억울함을 풀고 나올 수 있었던 건 배인호의 도움이 켰어요. 지영이가 귀국한 뒤에 배인호가 계속 지영이를 찾아와서 합치자고 했대요. 그래서 난 지영이 알아서 선택하라고 했어요.”“지영아, 네 마음은 어때?”아빠는 네게 물었다.그동안 나와 배인호는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 민설아가 나타난 뒤 우리 두 사람은 완전히 연락이 끊기진 않았지만, 전에보다 연락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그도 빈이가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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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죽어도 연락하지 않을 거야

나와 부모님 명의로 된 집은 대부분 좋은 위치에 있는 부동산이었기에 빠르게 처분할 수 있었다.“지영아, 엄마하고 친구들한테 인사하러 가려고. 가서 작별 인사는 하고 와야지. 너도 같이 갈래?”떠나는 날짜가 가까워지자, 아빠는 엄마와 함께 외출하시며 내게 물었다.“아빠 난 안 갈래요.”나는 드라마를 보며 무심코 대답했다.“그래.”아빠는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엄마와 함께 나가셨다.기선혜도 오늘 부모님을 뵈러 가서 지금 난 혼자 도저와 함께 집에 있었다. 도저는 바닥에 엎드려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드라마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핸드폰 화면을 무심하게 보고 있었다.“멍 멍 멍.”갑자기 도저가 일어나 문을 향해 꼬리를 흔들며 신나게 짓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바로 몸을 일으켜 문밖을 살폈다.초인종이 울리자 가서 보니 배인호였다.나와 배인호는 연락은 하고 있었지만 민설아가 나타난 그날부터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의 마음이 이렇게 식은 것이다. 이우범의 말이 결국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그런데 그가 오늘 왜 나를 찾아온 거지?나는 문을 열었다. 굳이 그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무슨 일이에요?”나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물었다.“전에 민설아한테서 치료받았어?”배인호의 표정은 진지했다. 미간을 마치 열리지 않는 자물쇠처럼 찌푸리고 있었다.민설아가 그에게 말했나? 의사로서의 윤리 의식은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고작 이 짧은 시간 사이에 배인호에게 말했다.하지만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내가 난임이라는 사실을 바로 배인호에게 알리지 않은 것일까? 그랬다면 나와 배인호 사이는 더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그녀에게 더 유리했을 것이다.나는 몸을 돌려 거실에 가서 앉았다. 도저는 열정적으로 배인호에게 달려가 안겼다. 배인호도 어쩔 수 없이 쓰다듬었고 도저는 그제야 만족했다.“민설아가 내가 치료받았다는 걸 말했으면 내가 무슨 치료를 받았는지도 알려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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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나의 난임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배인호가 떠나고 난 뒤, 나는 그가 다시 나를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나와 민설아 사이에서 그는 오랜 세월 동안 함께했던 나를 더 아쉬워하지 않을까?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던 그의 마음이 민설아 때문에 쉽게 바뀌는 걸까?진실에 나는 실망했다. 이사하는 날 배인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화도 문자도 없었다. 이삿짐센터에서 드나들며 빌라에 있는 모든 짐을 옮겼다. 부모님은 옆에서 살피고 계셨다. 나는 도저와 함께 정원의 벤치에 앉아 눈을 감은 채 휴식했다.“이 선생님?”갑자기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눈을 뜨자 정원 입구에 서 있는 이우범이 보였다. 흰색 티에 하늘색 바지를 입은 모습이 여전히 청량하고 심플한 스타일이었다.그가 왜 왔지?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짐들은 거의 다 옮겼기 때문에 엄마는 이우범에게 차 한 잔도 권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셨다. 아쉬운 대로 그에게 정원 벤치에 앉으라고 한 뒤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시다 이삿짐센터의 직원이 엄마를 불렀다. 나와 이우범 둘만 남았다.햇빛 아래에서 조금 더워 얼굴에 땀이 살짝 흘렀다. 이우범은 티슈를 내게 건넸다.“얼굴에 땀 닦아요.”나는 티슈를 건네받은 뒤 아무렇지도 않게 얼굴을 닦았다.“왜 왔어요?”“회사까지 넘기고 이사할 줄은 몰랐어요. 가족 모두 함께 여기를 떠나는 거예요?”이우범은 아무런 감정도 티 내지 않은 채 차분하게 내게 물었다.“네, 우리 가족 일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두니 감동이네요.”아마도 내가 떠날 준비가 되었기 때문인지, 엄마가 더 이상 이우범을 만나라고 강요하지 않겠다고 하셨기 때문인지 그에 대한 나의 태도가 조금 누그러졌다.“이렇게 큰일인데 당연히 신경 써야죠. 신경 쓸 시간이 없으면 모를 거예요.”이우범은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침묵했다. 맞다, 신경 쓸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모를 것이다. 배인호는 요즘 민설아를 챙겨주느라 우리 집 일에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유일하게 나를 찾아온 것도 민설아에게서 내가 난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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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임신했다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지금 짐 옮기고 있어. 조금 있다가 주소 보내줄게.”나는 창밖을 한 번 바라보았다.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아직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듯했다.“알겠어. 나 먼저 잘게. 주소 보내주는 거 잊지 마.”정아는 내게 굿나잇 인사를 했다.전화를 끊고 나는 나에 관한 기사를 검색했다. 역시 난임에 관한 기사가 떴다. 그리고 나와 배인호가 원래 재결합 하려고 했지만 그 문제 때문에 내가 차였다는 기사도 있었다. 마침 민설아가 돌아왔고 나는 비참하게 버림받았다는 내용이었다.이런 과장된 기사들을 보면 나는 그저 웃겼다. 하지만 또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지영아, 거의 끝났어. 방으로 가서 쉬렴.”엄마가 차창으로 다가와서 내게 말씀하셨다.“네, 금방 갈게요.”나는 대답하며 차에서 내리려다가 다시 멈췄다. 그리고 핸드폰에 있는 배인호의 모든 연락처를 차단했다. 그리고 이우범도 차단했다.찰나 온 세상이 다 깨끗해진 느낌이었다. 이제부터 여기서 남은 인생을 평화롭게 살아갈 것이다.주택은 꽤 괜찮았다. 방들은 한옥 느낌이 났다. 나는 샤워를 한 뒤 자려고 주웠다. 이때 예상 밖으로 냥이에게서 전화가 왔다.냥이의 소식은 오랫동안 듣지 못했다. 마치 나와 배인호의 세상에 갑자기 나타나더니 또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았다.나는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묻지 않았다. 그때는 배인호에게 기회를 주기로 계획했다. 우리가 재결합할 가능성이 있었는데 배인호가 굳이 냥이를 만날 필요가 있었을까?발신자 번호를 바라보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지영 언니, 배인호하고 다시 합치는 거 아니었어요?”냥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 그리고 조금 놀란 것 같았다.“응, 합치지 않았어. 너는? 오랫동안 네 소식을 못 들은 것 같아.”내가 물었다.“아빠 건강이 좀 안 좋아 지셔서요. 뭐 다 나 때문이죠. 그동안 얌전히 아빠 옆에 있었어요. 그리고 선도 보고요. 짜증 나지만 어쩔 수 없죠.”냥이는 말을 마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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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태교에 전념하다

“쌍둥이요?”나의 목소리가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맞아요. 근데 산모님이 너무 말랐어요. 평소에 잘 안 챙겨 먹어요? 이제부터 잘 챙겨 먹으면서 건강관리 잘해야 해요. 아이 한 명도 힘든데 지금 두 명이니까 영양공급도 더 잘 해줘야 해요. 남편분은요? 같이 왔죠? 조금 있다가 주의 사항 함께 듣고 가세요.”의사는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나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기뻐하고 있었는데 남편 얘기가 나오자 바로 마음이 복잡해졌다.아마도 나는 싱글맘의 운명이었나 보다. 매번 배인호를 떠날 때마다 임신한 것을 발견했다.“이혼했어요. 근데 괜찮아요. 혼자서도 아이들 잘 키울 수 있어요.”나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상황을 말했다. 다른 의료진들이 또 남편에 대해 묻지 말아주길 바랐다. 어떤 일은 한 번이면 충분했다.나의 대답에 의사는 조금 동정하며 한숨을 쉬었다.“그래요? 아쉽네요. 다른 사람들은 아이를 갖고 싶어도 안 생기는데 산모님은 2명이 한꺼번에 생겼어요. 만약 이혼하지 않았다면 전남편분이 분명 좋아하셨을 거예요.”나는 배인호이 기쁜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도 그의 인생이 있었고 나도 나의 인생이 있었다.한순간 하늘이 공평해진 것 같았다. 배인호에게 아이가 한 명 생기니 나에게는 아이가 두 명이나 생겼다. 생각해 보니 내가 손해 본 것이 없었다.검사실에서 나오는데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부모님은 미간을 찌푸리시고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아마도 나의 난임 때문에 걱정하고 계신 듯했다.“지영아, 어떻게 됐어? 검사에 결과는?”엄마는 급하게 다가오시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으셨다.“결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아. 급한 것 없다. 지금 의학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꼭 고칠 수 있을 거야.”아빠는 나를 위로하시며 검사 결과는 신경도 쓰지 않으셨다.나는 두 분의 걱정스러운 눈빛에 정신을 차렸다. 좋아서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을 수가 없었다.“아빠, 엄마. 두 분... 할머니 할아버지 되셨어요.”부모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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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아이를 그의 성을 따르게 하다

“이 선생님이 이렇게 놀러 와주니 좋네. 서울을 떠나 이후로 그쪽과는 거의 인연이 끊겼었어. 이렇게 친구가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아빠가 허허 웃으시며 말씀하셨다.우리 가문에 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많은 분들이 의도적으로 우리와 거리를 두었다. 게다가 아빠도 그 자리에서 내려오셨고 우리 회사도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되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좁아졌다.하지만 우리는 이제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이 그저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즐길 수 있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현재의 일상이 더 좋았다. 나는 아빠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미소를 지었다.분위기가 조금 어색해졌을 때 마침 엄마가 돌아오셨다. 엄마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삼계탕을 테이블에 올려놓으시며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셨다. 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이우범 앞에서 폭풍 같은 식사를 시작했다. 예전에 말랐을 때는 입맛도 별로 없었다. 심지어 배가 고프다는 느낌을 잘 못 느꼈었다. 하지만 두 녀석을 임신한 이후로 배가 불러오면서 마도 점점 더 많이 먹게 되었다. 덕분에 살이 쪄서 꽤 글래머처럼 보였다.우리 부모님은 내가 먹는 것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이우범은 조금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천천히 먹어요. 사레들리면 위험해요.”나는 맛있는 닭고기를 입 안에 넣은 채 이우범을 째려봤다. 그가 신경 쓸 일인가?내 눈빛이 너무 안 좋았는지 엄마가 다급하게 이우범에게 설명했다.“이 선생님, 여자는 원래 임신하면 호르몬 변화 때문에 예민해져. 지영이도 요즘 성질을 많이 부리네...”내가 한 번 이우범을 째려본 것을 엄마는 마치 내가 뺨이라도 때린 것처럼 사과했다.“정상적인 현상이에요.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건강에 더 안 좋아요.”이우범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들의 뭐라고 하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식사했다.삼계탕을 다 먹은 뒤 나는 일어나서 계속 쉬기 위해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어쨌든 나는 이우범과 함께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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