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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죽어도 연락하지 않을 거야

나와 부모님 명의로 된 집은 대부분 좋은 위치에 있는 부동산이었기에 빠르게 처분할 수 있었다.

“지영아, 엄마하고 친구들한테 인사하러 가려고. 가서 작별 인사는 하고 와야지. 너도 같이 갈래?”

떠나는 날짜가 가까워지자, 아빠는 엄마와 함께 외출하시며 내게 물었다.

“아빠 난 안 갈래요.”

나는 드라마를 보며 무심코 대답했다.

“그래.”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엄마와 함께 나가셨다.

기선혜도 오늘 부모님을 뵈러 가서 지금 난 혼자 도저와 함께 집에 있었다. 도저는 바닥에 엎드려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드라마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핸드폰 화면을 무심하게 보고 있었다.

“멍 멍 멍.”

갑자기 도저가 일어나 문을 향해 꼬리를 흔들며 신나게 짓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바로 몸을 일으켜 문밖을 살폈다.

초인종이 울리자 가서 보니 배인호였다.

나와 배인호는 연락은 하고 있었지만 민설아가 나타난 그날부터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의 마음이 이렇게 식은 것이다. 이우범의 말이 결국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가 오늘 왜 나를 찾아온 거지?

나는 문을 열었다. 굳이 그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일이에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물었다.

“전에 민설아한테서 치료받았어?”

배인호의 표정은 진지했다. 미간을 마치 열리지 않는 자물쇠처럼 찌푸리고 있었다.

민설아가 그에게 말했나? 의사로서의 윤리 의식은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고작 이 짧은 시간 사이에 배인호에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내가 난임이라는 사실을 바로 배인호에게 알리지 않은 것일까? 그랬다면 나와 배인호 사이는 더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그녀에게 더 유리했을 것이다.

나는 몸을 돌려 거실에 가서 앉았다. 도저는 열정적으로 배인호에게 달려가 안겼다. 배인호도 어쩔 수 없이 쓰다듬었고 도저는 그제야 만족했다.

“민설아가 내가 치료받았다는 걸 말했으면 내가 무슨 치료를 받았는지도 알려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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