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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아이 아빠가 누구야

엄마의 말을 듣고 나는 멈칫했다. 나는 엄마가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다. 엄마는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 나와 이우범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눈앞의 이 화기애애한 장면은 엄마가 보고 싶어 하던 그런 장면이다.

하지만 어떤 일은 억지로 끼워서 맞춘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같이 걸을 수 없는 사람을 억지로 붙여놓는다 해도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나와 배인호도 마찬가지였다.

이우범과 나의 시선이 부딪쳤지만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 해산물로만 준비할 건데, 먹을 거지?”

이우범이 화제를 돌려 나에게 물었다.

“먹을래요. 식자재 있어요? 나가서 사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나도 맞장구를 쳤다. 저번에 임신했을 때는 비린내를 전혀 맡을 수 없었다. 특히 해산물은 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뭐든 다 먹었고 다 좋아했다.

내가 입맛을 다시는 모습을 보고 이우범이 웃으며 말했다.

“내 쪽에 있어요. 가서 가져올게요.”

이렇게 말하며 그는 해산물을 가지러 갔다. 엄마는 끝내 참지 못하고 놀라운 말을 꺼냈다.

“지영아, 우범이 정말 너한테 잘해주는 것 같아. 우범이와 사귀어보는 건 어때? 그럼 배인호와의 악연도 끊을 수 있잖아.”

이 말은 이우범이 전에 꺼냈던 제안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나는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엄마를 보며 말했다.

“엄마, 미쳤어요? 우범 씨가 좋은 남자라고 생각하면 그래서는 안 돼요. 자기 애도 아닌데 아빠가 된다는 건 우범 씨에게도 밑지는 장사에요.”

“하...”

엄마도 자기가 한 말이 적합하지 않다는 걸 느낀 것 같았다. 나무랄 데 없는 남자가 뭐가 모자라서 다른 사람의 애를 책임질까?

이우범의 속마음은 사실 조금 무서운 면이 없잖아 있었다. 도시아를 대하는 태도는 냉정하기 그지없었다. 만약 그와 사귀었다가 뒤에 무슨 모순이라도 생기면 나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사실 정리가 잘 되진 않았지만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긴 했다.

“지영이 자꾸 다그치지 마. 앞으로 그냥 아이 낳아서 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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