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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이우범 아이예요

나는 바로 배인호와 빈이가 생각났다.

민설아가 이미 이쪽 병원에서 출근하고 있다면 그들도 이쪽에 머물면서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진짜 그들이라면 민설아도 조금 있다 건너올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산부인과 병실이다. 빈이가 머리를 다쳤다 해도 여기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마음이 불안했지만 최대한 긴장하지 않게 자기 자신을 위로했다. 나는 지금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절대적인 안정을 취해야 했다.

“지영아, 내가 아까 누구를 봤는지 알아?”

엄마가 돌아왔다. 하지만 조금은 불안한 표정이었다.

“누구요?”

사실 난 엄마가 누구를 봤는지 대개 알 것 같았지만 바로 말하진 않았다.

엄마가 깊게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어갔다.

“진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배인호 아직 여기를 떠나지 않았나 봐. 그리고 그 애도 다쳐서 병원 1층에서 애를 안고 있는 걸 봤어. 근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를 보지는 못한 거 같았어. 정말 다행이지.”

엄마는 천만다행이라는 말투로 말했다.

“그 아이가 많이 다치진 않았으면 좋겠네요.”

내가 한마디 했다.

한편으로 나는 아이는 억울하다고 생각하기에 무슨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고 다른 한편으로 빈이가 별로 다치지 않아서 빨리 병원을 떠나 나와 마주칠 확률을 줄이고 싶었다.

엄마도 아직 나쁜 마음을 먹지는 않았기에 당연히 빈이가 괜찮기를 바랐다. 모녀 둘이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다가 엄마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아, 맞다. 아까 우범이가 너 보러 오겠다고 하는 걸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 만약 배인호와 마주쳐도 시끄러워지니까.”

“엄마, 민설아 이미 내가 임신한 거 알고 있어요. 내가 여기 입원해 있는 것도 알고요.”

나는 아까 전화를 받은 일을 엄마에게 알려주었다.

“뭐? 그 여자가 알았다고?”

엄마가 크게 놀라며 말했다. 엄마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건 내 배 속의 아이였다. 근데 이 일을 민설아가 알았다는 게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네, 그리고 애 아빠가 누군지 되게 신경 쓰는 거 같아요. 아직 알려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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