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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배인호가 내 비명을 듣다

“그래요, 민설아 씨도 그 사람이 이 일을 모르게 할 거죠? 아니면 번거로우니까.”

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민 선생님도 바쁠 텐데 더 붙잡아 두지는 않을게요.”

민설아는 내가 그녀를 내쫓는다는 걸 알고 아무 말 없이 병실에서 나갔다.

그녀는 총명한 사람이다. 내가 배인호와 그렇게 오래 얽혀 있었으니, 그녀도 눈치는 있다. 내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가 이우범인 걸 알았으니, 배인호에게 나에 대한 얘기를 하지않을 확률이 컸다.

민설아가 원하는 건 배씨 집안에 시집가서 배인호와 영원히 함께하면서 전에 남겼던 아쉬움을 달래는 것이다. 지금 그 자리가 비었고 둘 사이에 아이도 있으니,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멍청하지 않고서야 이때 자기에게 불리한 일을 만들 리가 없다.

민설아가 가고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 간단하게 검사를 해줬다. 검사하는데 갑자기 아래쪽에 뜨거운 무언가가 왈칵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의사 선생님 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나는 멍해서 물었다.

“선생님, 혹시 쌍둥이 만삭이면 요실금 오나요?”

“그럴 수 있죠? 왜요?”

의사가 물었다.

“조금인가요? 저 이불에 실수한 거 같은데.”

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저번에 실수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우범은 병실 앞에 서 있었다. 검사할 때 병실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도 우물쭈물할 필요가 없었다.

의사는 황급히 내 이불을 걷었다. 내 몸 아래에 흥건한 물을 보더니 다급히 말했다.

“양수가 터졌어요!”

‘이렇게 양수가 터졌다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며칠 더 빨랐다.

의사 선생님이 알려준 적 있었다. 아이가 배 속에 며칠 더 있으면 발육에 더 좋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배 속의 말썽꾸러기들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나오려고 했다.

“그, 그럼 어떡해요?”

나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진통이 느껴지나요?”

의사가 물었다.

“그냥 배가 아픈 느낌이 있나요?”

“그냥 조금 아파요. 아주 조금.”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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