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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말썽꾸러기

비록 나는 나의 두 아이가 너무 예뻤지만, 아이들이 나쁜 남자, 나쁜 여자가 되는 건 싫었다.

배인호는 뭐든 다 좋았지만, 감정 면에서는 꽝이었다.

“인호 씨, 당신은 지금 민설아 씨도 있고 빈이도 있고 새로운 가정도 생겼는데 이제 서로 귀찮게 구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나도 다시 서울로 돌아갈 일은 없으니까 민설아 씨 설득해서 여기 있지 말고 빨리 서울로 올라가요.”

내가 입을 열었다. 나와 배인호 사이의 일이니, 이우범만 내세워서 말할 수는 없었다.

“너 말없이 떠난 거 아직 따지지도 않았어.”

배인호가 매서운 눈빛으로 거의 이를 악물다시피 나를 보며 말했다.

서울을 떠날 때 배인호와 인사를 하지 않은 것 맞았다. 오히려 정아와 애들한테 절대 누구와도 얘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굳이 배인호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배인호도 나와의 연락을 줄였고 매체들도 민설아가 돌아온 일에 대해 폭로하기 시작했다. 첫사랑을 신경 쓰느라 바쁜데 그를 방해하기 그랬다.

“내가 말없이 떠난 거예요? 아니면 당신이 우리 집 일에 대해 더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거예요?”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인호 씨, 그때 우리 집에서 회사 양도하는 거 정말 몰랐어요? 아니면 민설아 일 때문에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거예요?”

배인호가 멈칫하더니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다소 정 없어 보이는 얇은 입술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신경 쓰는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내 쪽 상황이 변한 걸 뻔히 알면서도 민설아 일을 처리하는 걸 선택했다.

그때부터 나는 알게 되었다. 배인호의 마음속에 나는 영원히 민설아보다 뒷전이라는 걸 말이다.

민설아가 그렇게 심한 일을 저질렀어도 결국 배인호는 그녀를 거절하지 못했다.

“지영 씨가 이미 알아듣게 잘 얘기한 거 같은데 이제 가 봐.”

이우범이 병실 문을 열며 배인호에게 나가달라고 했다.

“아마 최근에는 여기를 떠나지 않을 거야. 이 두 아이가 내 아이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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