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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나를 향한 사과

두 아이 중 딸은 허로아, 아들은 허승현으로 이름 지었다.

이름에는 별다른 의미는 없었고 단지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지었지만, 아빠는 괜히 좋은 이름이 더 있을 거라면서 사전을 훑어보셨다.

그 모습을 보고 이우범이 막아섰다.

“아저씨, 굳이 어른들의 바람대로 아이들 이름을 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 아이들도 본인 인생이 있을 거니까요.”

그 말을 듣고 아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됐어요. 집에서 그냥 있지 뭔 남정네가 그렇게 오지랖이에요? 내가 지영이랑 같이 가면 돼요.”

나는 산후조리 재검사와 산후 복구를 하러 병원에 가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아빠도 우리와 함께 가겠다고 해서 엄마가 아빠를 제지했다.

나는 딸은 병원으로 데리고 가고 아들은 집에 아빠에게 맡겼다. 그렇게까지 않으면 너무 힘들 것만 같았다.

게다가 나와 가깝고 시설도 좋은 그 병원에는 현재 민설아가 근무 중이어서 나는 자연스레 다른 곳으로 병원을 옮겼다.

“엄마, 잠시 로아 좀 봐줘요. 저 들어가서 검사받고 올게요.”

검사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아이를 엄마에게 맡겼다.

“그래.”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받아 안은 뒤 의자에 앉아 로아와 놀아주었다.

산후 검사를 다 마친 뒤, 의사 선생님은 역시나 나에게 산후 복구를 권하셨다. 비록 내 현재 상태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필경 쌍둥이를 낳은지라 골반 밑 근육을 잘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

한창 여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쯤, 의사 선생님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밥? 좋지. 오늘 쉬는 날이야?”

그녀는 기쁜 어조로 전화를 받았다.

“이따 점심에 퇴근하고 너 찾으러 갈게. 너희 집 그분은?”

“그 사람 너무 바빠서 서울로 돌아갔어. 그러니까 내가 너랑 밥 약속 잡을 수 있는 거지.”

전화를 스피커로 받은지라 통화내용을 다 들을 수 있었고, 전화기 너머로는 민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하였다.

이 의사 선생님과 민설아가 서로 아는 사이일 줄 미처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배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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