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83화 혈연 텔레파시

“아직 너무 아기라 누구 닮았는지는 잘 몰라. 게다가 세상에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마음속의 불안함을 억누르며, 얼굴에 애써 미소지어 보였다.

그 말에 민정이도 바로 가담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우리 딸도 나랑 애 아빠랑 닮지 않았어. 친할아버지네와 외가 쪽도 닮지 않고 말이야. 아마 조금 더 커야 알 것 같아.”

민정이는 딸을 하나 낳았고 지금 거의 1살이다. 그런데도 민정이와 장유성과 전혀 닮지 않았다.

“아 그러네. 자세히 보니까 누구랑도 안 닮은 것 같아.”

박준도 그제야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알았는지 얼른 자신이 했던 말을 정정했다.

나는 그냥 웃으며 이 일은 그렇게 넘어가기로 했다. 승현이가 배인호와 닮았다고 한들 또 뭐 어쩌겠는가? 나는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다.

이 대화 주제는 이렇게 끝나고 분위기는 또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모두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지만 나는 속으로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

누구를 닮았는지의 문제는 말 그대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것이다. 만약 승현이도 앞으로 빈이처럼 누가 봐도 부자라고 느낄 만큼 배인호와 닮아가면 어떡하지?

그때 가서는 어떻게 해명해야 할까?

점심시간쯤, 엄마와 아빠는 한 상 가득한 요리를 준비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내 기분도 점점 괜찮아졌고, 잠깐은 그 근심거리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밥을 먹고 난 뒤, 우리는 티타임을 가졌고, 애들은 애들끼리 놀게 내버려 두었다.

이때 노성민에게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고, 그는 발신자표시를 한번 보더니 바로 나를 힐끗 쳐다봤다. 그 눈빛은 왠지 모르게 나를 불안하게 하였다.

그는 핸드폰을 들고 밖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 통화내용은 들을 수 없었지만, 전화를 끊은 뒤에도 그는 바로 들어오는 게 아닌, 정원 문 앞에서 사람을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서 있었다.

“아 나 안 되겠어!”

한참 뒤 노성민이 다급하게 들어왔다.

“지영 씨, 화장실 어딨어요? 나 조금 전 많이 마셨나 봐요!”

나는 화장실 방향을 가리켰고, 그는 부리나케 화장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