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693 챕터

제351화 흔들리는 마음

전생의 나는 유방암이었다. 현생에도 유방에 자그마한 문제가 있지만 크게 심각한 상태는 아녔다.하지만 이번의 검사로 보아하니, 문제가 조금은 심각해진 듯했다. 의사 선생님은 나더러 휴식을 잘 취하고, 감정 조절도 잘해야 한다면서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리고는 앞으로도 계속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죽기 직전의 느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나인지라, 이 부분에대해 극도로 민감한 상태였다. 그러나 현생에서도 나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한 것 또한 잘 알고 있다.병원에서 나온 뒤 나는 회사로 가지 않고 혼자서 수정 팰리스로 갔다. 아마 집에서 나와 혼자 여기서 한동안은 조용히 지내야 할 듯싶다.배인호든 우리 엄마든 지금 나에게 있어 모두 혼란스러운 존재이고, 나로 하여금 여러가지 생각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나는 결정을 내린 뒤, 집에 돌아가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집에서 나갈 준비를 하였다.“지영아, 너 뭐 하는 짓이야?”내가 트렁크를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엄마가 놀라서 물으셨다.“엄마, 나 한동안은 바빠서 일단 수정 팰리스로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머리도 혼란스럽고 엄마와도 다투고 싶지 않으니까, 나 좀 이해해 주면 안 될까?”나는 직설적으로 엄마에게 말했고, 모녀 사이에 이 정도의 솔직함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순식간에 창백해지더니, 내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지영아, 너 지금 엄마와 맞먹으려는 거야? 내가 너더러 이우범 씨 만나라고 강요했다고 지금 엄마한테 화난 거니?”이건 단지 일부분의 이유이다. 또 다른 이유는 단지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을 뿐이었다. 지금은 기선혜가 엄마를 보살펴주시니, 나도 더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나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엄마, 나 엄마한테 화난 거 아니야. 그냥 요즘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감정적인 조절도 중요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을 뿐이에요. ”내가 몸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엄마는 당황스러운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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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복수의 쾌감

나는 잠시 고민하다 결국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너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한평생 나 보지 않을 예정이야?”배인호는 원망 섞인 말투로 마치 내가 그에게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나는 머뭇거리며 답했다.“그런 건 아니에요. 며칠 전 제가 인호 씨에게 미도 그룹 자료 보냈잖아요?”배인호는 내 대답에 말문이 막힌 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하도 말이 없어 나는 그가 전화를 끊은 줄 알았다.“너 지금 세상 무서운 거 없지? ”배인호는 이를 갈며 말했다.“또 한 달이 지났어. 너 내가 다친 거 뻔히 알면서도 한 달 동안 미도 그룹 자료 보낸 것 외에 다른 말 한 적 있어? 심지어 내가 괜찮아졌는지도 관심 없고 말이야.”그 말은 되게 낯설게 느껴졌다. 배인호가 지금 내가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다니?이런 상황은 나에게 있어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그의 말투에서 내 과거의 모습이 보였으니 말이다.그의 말에 대답하려던 찰나, 전화기 너머로 서란의 소리가 들려왔다.“인호 씨, 저와 밥 먹으러 간다면서요? 안가도 뭐해요? 나 배고파요!”그녀의 청량한 목소리와 애교 섞인 말투에서 그 둘의 친밀한 관계가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분명히 이 모든 게 계획된 연기라는 걸 알면서도 그 씁쓸함은 감출 수 없었다.배인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내가 혹여나 그들의 대화를 듣고 기분이 나빠질까 봐 끊은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전화를 한 게 들켜 전화를 끊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하여 내가 배인호를 탓할 명분 또한 없다. 이 모든 게 내가 선택한 계획이니 말이다.나는 혼란스러움을 뒤로하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업무에만 집중했고, 어떻게 하면 하미선의 금고에서 진명수의 그 파일들을 손에 넣을 수 있는지만 생각했다.퇴근 시간까지도 나의 기분은 여전히 다운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에는 내 찌푸린 얼굴이 비쳤고, 나는 손을 들어 미간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곧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렸고,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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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다시 약속을 잡다

배인호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왜? 점심 준비하고 있는데.”“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여기서 멈춰요!”나는 다시 입을 열어 그를 제지했다. 나는 그가 유하가든에서 하마터면 우리 집 주방을 태울 뻔한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하여 나는 그가 여기 집 주방도 또 태울까 봐 겁이 났다.배인호는 손에 식칼을 들고 있었고, 그의 건장한 몸매는 우리 집의 그 작은 주방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게다가 그는 내 앞치마까지 입고 있었다. 누가 봐도 그에게는 작은 사이즈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왔다.“자, 얼른 나와요.”나는 그에게 나오라는 손짓을 했다.배인호는 영문도 모른 채 주방에서 나왔고, 나는 그 손에 들고 있던 식칼을 얼른 뺏었다.“인호 씨 마음만 받을게요. 전 여기 주방까지 태우고 싶지 않거든요. 요리에 재능이 없으면 더 이상 무리하지 마세요. 당신은 요리랑은 거리가 멀고도 머니깐요.”나의 말에 배인호는 전에 주방을 태웠던 일이 떠오른 듯했고, 그 표정은 미세하게 굳어졌다. 배인호는 능력적으로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고, 모든 일도 척척 해결할 수 있는데 요리가 그의 유일한 흠이었다.그는 굳은 얼굴로 한마디 내뱉었다.“그럼 너 이제 임신하면 어떡할 건데?”나는 어이가 없어 그를 바라봤다.“여자가 임신하면 남편이 밥해주는 거 좋아한다던데? 먹고 싶은 거도 마음껏 해주고 말이야.”배인호의 그 진지한 태도에 나는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대체 그런 내용은 어디서 본 거죠?”배인호가 담담하게 답했다.“노성민이 보내준 거야.”“...”나는 말문이 막혀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앞으로 와이프가 임신했다 해서 모든 걸 다 직접 할 필요는 없어요. 인호 씨 그 많은 돈 벌어서 죽을 때 갖고 가려고 그래요?”나는 이젠 남자를 조련하는 데 꽤 능숙했다.배인호는 짙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조목조목 말을 이어 나갔다.“그래도 직접 하는 음식은 정성과 사랑이 깃든 거라 그런 거랑은 차원이 달라. 임산부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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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배인호의 잘못

나는 굳이 서란과 마주하여 기분을 잡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서란 씨, 이제 가보셔도 돼요.”Snow는 서란을 향해 말했고, 그녀의 말투는 왠지 모르게 차갑고 날카로워 보였다.서란은 옆에 내가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Snow에게 애원하며 말했다.“선생님, 저 진짜 다른 치료 방법은 없나요? 저 돈 많아요. 선생님 실력 좋다면서요? 저 잘만 치료해 주시면, 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어요!”그 말에 Snow는 서란에게 되물었다.“그 돈은 어디서 난 거예요?”서란은 멈칫하더니 곧바로 답했다.“제 엄마, 아빠가 돈이 많아요. 제가 앞으로 임신해서 애를 낳을 수만 있게 해준다면 원하시는 금액 제가 다 드릴 수 있어요!”서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Snow는 차갑게 웃어 보였다. 그녀의 말투에는 아쉬움이 섞여 있었지만, 그 또한 아주 차가웠다.“안타깝네요. 만약 반드시 아이를 낳겠다면 죽는 방법밖에 없어요. 선택해요.”서란은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지라 몸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도 나랑 똑같이 아이를 낳고 싶어 했다.그에 비하면 내 상황은 오히려 그렇게 심각한 건 아녔다. 어쨌든 난 내 생명만은 지킬 수 있으니 말이다.그 순간 내 기분은 갑자기 좋아졌다. 나는 내가 아이를 잃었을 때 서란의 그 의기양양했던 모습이 떠올랐고, 이건 하늘이 그녀에게 내린 벌인 듯했다.“당신 지금 나 속이는 거지? 당신은 그냥 돌팔이야!”서란은 눈물을 흘리더니 갑자기 분노에 차올라서는 Snow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애초부터 다른 사람들 말을 믿는 게 아니었어.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니 별거 아니네. 당신 기다려. 나 반드시 아이 가지고 말 거야. 그리고 산모와 아이 모두 무사하게 다시 나타날 거라고!”말을 마친 서란은 가방을 들고 화를 내며 그 자리를 떠났다.Snow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허지영 씨 왔어요?”“제 성이 허 씨인 건 어떻게 아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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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그의 미니미

“그건 뭔 약이야?”배인호의 시선은 내 손에 든 한약을 향했다.“어디가 안 좋아?”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답했다.“몸 관리하는 약이에요. 조금 전 그 분은 제 담당 의사고요. 인호 씨 지금 실수한 거예요.”배인호는 내 손에 한약을 덥석 가져가 냄새를 맡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답했다.“어디 병원 의사야?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약도 보내주고 말이야?”“해외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근무 중인 병원이 없어요. 아니면 인호 씨가 나 대신 저분 자료 좀 확인해 주면 안 돼요??”나는 전부터 Snow 신분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다. 하여 그 의구심은 아직도 조금은 있는 상태였고, 배인호가 나 대신 그녀를 조사해주면 어느 정도 수확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쨌든 그녀가 나의 몸을 치료해 주는 사람이니,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거도 정상이다. 배인호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허지영, 너 미쳤어? 어디 족보도 없는 사람을 찾아 몸 관리를 한다고? 네가 네 명을 재촉하는구나?”만약 정아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나도 Snow를 믿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배인호에게 더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줄 수 없어, 묵묵히 한약 봉지를 다시 가져갔다.“조사해 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지, 왜 남의 결정까지 간섭하고 그래요.”나는 한약 봉지를 챙긴 뒤 다시 거실로 돌아갔다“빨리 가자. 오늘 청담동에 가서 도저 데려온다고 했잖아?”나의 말투에는 짜증이 살짝 섞여 있었지만, 배인호는 이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는지, 웃어 보이며 내 허리를 팔로 감쌌다.“지금은 왜 그렇게 화를 자주 내는 거야? 쩍하면 내게 화내고 말이야. 그러면 난 어떡하란 거야?” “뭘 어떡해요. 이런 일 처리하는 데 능숙하잖아요?”나는 무표정으로 답했다. 전에 배인호는 아무리 많은 스캔들이 터져도, 그녀들의 입단속 하나만은 제대로 했기에, 그 누가 감히 나와서 뭐라고 번복하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예전 일만 언급하면 배인호는 아주 쩔쩔맸다.“그래그래,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해. 전에 그 여자애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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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속이다

배인호는 내 눈빛 따위는 외면한 채 거실로 들어갔다. 나는 왠지 모르게 그가 조금 전 그 남자애를 생각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비록 조금 전 내 말에 부인하긴 했지만, 이젠 다 큰 성인으로서 조금의 의심은 들것이다.“네, 도저 데리러 왔어요. 아주머니, 저 기사님 좀 불러 줄 수 있을까요?”나는 여기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배인호의 지금 상태를 보아하니, 나를 집까지 데려다줄 것도 같지 않았다.“점심이라도 먹고 가. 점심 먹고 인호더러 너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할게.”배인호 어머니는 내 손을 잡으며 나를 거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밖에 날씨는 무척 뜨거운데 거실은 아주 시원했다. 배인호는 손에 물 한 잔을 든 채 소파에 앉아, 마치 생각에 빠진 듯했다.나는 그 옆에 앉아 말이 없는 그를 바라보았다.그도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와 눈빛을 마주했다. 그의 눈에는 한줄기 냉기가 스쳐 지났다.“아직도 나 의심하는 거야?”“아니요. 지금은 오히려 인호 씨가 혼자서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내가 담담하게 답했다.우리가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배인호 어머니는,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왜? 뭘 의심한다는 거야?”나는 머리를 저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업무상의 일이에요.”배인호는 굳이 숨길 생각이 없는 듯했고 그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나에게 말했다.“Snow에 대해서 내가 제대로 조사할 거니까, 그때 되면 모든 걸 다 알 수 있겠지.”그 남자애가 자기 애가 아니란 걸 밝히기 위해 그는 snow를 제대로 조사해 보겠다고 했다. 나는 그의 결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처음부터 Snow에 대해 궁금했는데, 배인호가 기껏 나서준다면 나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이다.배인호 어머니는 더는 묻지 않고, 그 공간을 나와 배인호에게 남겨줬다. 그러고는 주방에 들어가서 나를 위한 점심상을 준비했다.“진명수가 우리를 의심하기 시작했을 거야.”갑자기 배인호가 건넨 그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가능한 한 빨리 파일을 손에 넣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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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내 며느리는 너 하나뿐이야

내 말에 배인호 어머니는 당황해하며 내 손을 끌어당겼다.“지영아, 인호 그거 나쁜 새끼야. 걔는 아직도 세상에서 누가 자기랑 가장 어울리는지를 몰라. 너 인호한테 조금만 더 시간 주면 안될까?”“아주머니, 저 말고도 인호 씨 좋다는 여자들 많아요. 그러니 너무 안 그러셔도 돼요.”나는 살며시 배인호 어머니의 손을 풀며 말했다.“아주머니, 만약 기사님을 부르기 어려우시면, 저 그냥 이 기사님한테 연락해 볼게요.”“아니야, 잠깐 기다려봐.”나의 강경한 태도에 그녀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은 뒤, 기사님에게 연락했다.나는 도저를 데리고 차에 탄 뒤, 아무 미련도 없이 떠났다. 집에 도착 후, 나는 도저에게 먹이를 주고는 다시 업무에 열중하며, 미도 그룹과 샤인 코스메틱의 파일을 찾아봤다.배인호와 서란의 약혼식에 이 파일의 정리 결과와 하미선 금고의 그 자료들을 모든 사람에게 공개해 버릴 예정이다.얼마 후, 배인호와 서란의 약혼 소식이 들려왔다. 모두 그들의 변덕스러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서란 쪽 언론에서는 그 변덕스러움을 두 사람이 역경 속에서 마침내 서로에 대한 진심을 알았다고 수정했다.나는 이미 배인호와 계획한 일인지라 그 소식에 무덤덤했다. 하지만 오히려 친구들이 더 난리였다.“지영아, 배인호가 앞으로 너 다시 찾아오면 그냥 발로 뻥 차버려!”얼마 전에 둘째를 금방 가진 정아는 감정이 더 격해졌다. 나는 얼른 그녀더러 진정 좀 하라고 말렸다.“배인호 진짜 쓰레기다? 서란년이랑 그렇게 자주 얽히더니 결국은 이 사고를 내네!”곧 출산예정일이 다가온 임산부 민정이도 똑같게 화를 내며 말했다.나는 그녀들 몸에 혹시 뭔 문제라도 생길까 봐, 얼른 그녀들을 진정시켰다.그녀들을 진정시키고, 계속 업무를 보려고 하던 찰나, 비서가 들어왔다.“대표님, 서란 씨 왔어요. 대표님과 뵙고 싶다는데요.”요즘 서란은 감정적으로 굉장히 여유로운 상태라 더는 나에게 찾아와 존재감을 찾지 않았다. 그러다 지금 오늘 갑자기 나를 찾아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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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똑같은 점

나는 Snow가 나와 배인호의 이야기에 대해 알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녀의 질문을 들어보니, 우리 사이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적지 않은 듯했다.“시간이 오래됐으니, 놓아줄 수 있는 거죠.”나는 차분히 답했고, Snow는 그 말에 찬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에 저도 공감하는 바에요. 긴 시간 동안 감정 소모를 했으면 그래도 쉽게 놓아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짧은 시간의 감정이 더 놓아주기 어려운 것 같고요.”그녀의 이런 사고회로가 나는 살짝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짧은 시간의 감정이 오히려 놓아주기 더 어렵다고? 이게 맞는 건가?긴 시간을 들인 감정이 오히려 더 놓아주기 어려운 것 아닌가?가끔 Snow의 생각은 나와 많이 달랐고, 그런 그녀의 사고회로에 나는 이해가 가지 않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게다가 배인호와 내 사이의 일은 그녀에게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드님은 지금 어디 있어요?” “게임 하고 있을 거예요.. 요즘 다닐 학교를 찾는 중인데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네요. 일단은 여름방학 기간이니 맘껏 쉬라고 하죠. 뭐.”Snow는 나에게 자기 아들에 관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했다. 매번 내가 아들에 관해 질문을 하면 아주 자세하게 답해줬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그녀 아들의 이름이 뭔지는 알려주지 않았고, 그냥 “빈이”라고만 했다. 빈이의 한국어 실력은 좋지 못했고, 그냥 간단한 대화만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성격은 가끔은 밝고, 가끔은 사람을 상대조차 하기 싫어했다. 그리고 평소의 취미는 게임인 듯 했다. 내가 매번 치료받으러 올 때마다 게임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애가 배인호와 무척 닮은 걸 알기에 나는 그 애에게 가까이하여 찬찬히 보고 싶었지만,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아 볼 수가 없었다. “애 아빠는 찾았어요?”내가 이어서 물었다.“아직이요. 애 아빠랑 좋지 않게 끝나서 아마 다시 화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Snow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 보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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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민설아가 죽지 않았다

Snow는 의사인 데다 능력도 뛰어난 거로 알고 있는데 왜 자기 아들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은 걸까? 아들의 건강에 대해서는 관리를 하지 않는 건가?나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다.빈이의 기대가 가득한 눈빛에 나는 마음이 약해져 하마터면 그의 말에 동의할 뻔했다..하지만 Snow가 나에게 부탁하고 갔으니, 일단은 약해진 마음을 다시 되잡았다. 괜히 다른 사람의 애를 데리고 나갔다가 일이라도 생기면 그 모든 책임의 화살은 나 자신을 향할 것이니 말이다.나는 그런 상황까지는 가고 싶지 않아 빈이에게 말했다.“다음에 같이 가자. 마미가 다음에 동의하면 아줌마가 빈이 데리고 놀러 나갈게. 어때?”나는 부드럽게 물었다.“싫어!!”빈이는 화가 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터뜨렸다.“다 거짓말쟁이야. 다 나가!”말이 끝나기 바쁘게 빈이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있는 힘껏 방문을 닫았다. 그 자리에 혼자 남겨진 나는 초조함과 의문을 가지고 멍하니 서 있었다.그렇게 나는 한 시간을 기다렸고, 그제야 Snow가 돌아왔다. 그녀는 운 듯 두 눈이 빨갰다.“빈이 봐줘서 고마워요. 3일 뒤에 다시 봐요.”그녀는 살짝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네.”나는 더는 묻지 않았다. 게다가 그 순간의 내 마음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그렇게 별말 없이 나는 그 자리를 떠났고,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왔다.도착해보니, 이우범이 우리 집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집안에서 도저의 짖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아마 낯선 기운이 느껴진 듯했다.“강아지는 언제부터 기르기 시작한 거예요?”이우범이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언제부터 기르던지 이우범 씨와는 상관없잖아요.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안 거예요?”나는 집에 오면서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던지라 그를 대하는 태도도 자연스레 차가웠다.이우범은 손에 작은 박스를 들고 있었고, 그 안에는 뭐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아주머니가 알려주셨어요.”우리 엄마의 서포트로 인해, 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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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멀리 꺼져

나도 처음부터 Snow에 대해 조사하려고 생각은 했지만, 그녀에 대한 정보를 이우범 입에서 들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게다가 그녀의 정체는 바로 민설아였다. 그 죽은 지 몇 년 되었다는 민설아! 나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멍하니 앉아 있었다.“왜요? 받아들이기 힘들어요?”이우범이 나를 향해 물었다.“전에 죽었다 하지 않았어요?”내가 되물었다.“아니요. 서란이 이식받은 그 심장, 민설아 심장 아니에요. 몇 년 동안 민설아는 계속 해외에 있었고요.”이우범이 흥미진진하게 말했다.“내가 이 일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하미선과 서란 때문에 알게 된 거예요. 전에 나한테 민설아가 임신한 사실에 대해 찾아봐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나도 이렇게 찾아낼 줄은 몰랐네요.”알고 보니 전에 민설아가 임신한 그 자료들은 이우범이 찾은 거였다. 그때 당시 이우범과 서란은 확실히 같은 배에 탄 사람이었다. 진짜 단지 나와 배인호에 복수하기 위해서였을까?이 순간의 내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이게 괴로운 건지 의외인 건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거기에 내 머릿속은 아무 생각도 없이 텅 빈 상태였다.“근데…다시 돌아온 건 어떻게 알았어요?”한참 뒤에야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지영 씨가 Snow에 대해 찾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나도 찾아봤죠. 나와 민설아는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미간만 봐도 전 알아볼 수 있거든요.”이우범은 느릿느릿 나에게 답했다. 인터넷에서 그렇게 흐릿한 사진 몇 장을 가지고도 민설아인걸 알아채다니…지난번 민설아가 우리 집에 왔을 때, 배인호는 소파에 앉아 그녀와 얼굴을 맞대고도 알아보지 못했었다. 비록 그녀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지만 한 사람의 목소리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배인호가 일부러 모른 척한 건지 아니면 못 알아본 건지는 나도 잘 모른다. 게다가 다들 민설아가 죽었다고 믿고 있기에, 배인호도 그녀가 살아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한 것 같았다. 기껏해야 민설아와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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