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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속이다

배인호는 내 눈빛 따위는 외면한 채 거실로 들어갔다. 나는 왠지 모르게 그가 조금 전 그 남자애를 생각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비록 조금 전 내 말에 부인하긴 했지만, 이젠 다 큰 성인으로서 조금의 의심은 들것이다.

“네, 도저 데리러 왔어요. 아주머니, 저 기사님 좀 불러 줄 수 있을까요?”

나는 여기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배인호의 지금 상태를 보아하니, 나를 집까지 데려다줄 것도 같지 않았다.

“점심이라도 먹고 가. 점심 먹고 인호더러 너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할게.”

배인호 어머니는 내 손을 잡으며 나를 거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밖에 날씨는 무척 뜨거운데 거실은 아주 시원했다. 배인호는 손에 물 한 잔을 든 채 소파에 앉아, 마치 생각에 빠진 듯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말이 없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도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와 눈빛을 마주했다. 그의 눈에는 한줄기 냉기가 스쳐 지났다.

“아직도 나 의심하는 거야?”

“아니요. 지금은 오히려 인호 씨가 혼자서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내가 담담하게 답했다.

우리가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배인호 어머니는,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왜? 뭘 의심한다는 거야?”

나는 머리를 저었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업무상의 일이에요.”

배인호는 굳이 숨길 생각이 없는 듯했고 그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나에게 말했다.

“Snow에 대해서 내가 제대로 조사할 거니까, 그때 되면 모든 걸 다 알 수 있겠지.”

그 남자애가 자기 애가 아니란 걸 밝히기 위해 그는 snow를 제대로 조사해 보겠다고 했다. 나는 그의 결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부터 Snow에 대해 궁금했는데, 배인호가 기껏 나서준다면 나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이다.

배인호 어머니는 더는 묻지 않고, 그 공간을 나와 배인호에게 남겨줬다. 그러고는 주방에 들어가서 나를 위한 점심상을 준비했다.

“진명수가 우리를 의심하기 시작했을 거야.”

갑자기 배인호가 건넨 그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가능한 한 빨리 파일을 손에 넣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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