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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다시 약속을 잡다

배인호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왜? 점심 준비하고 있는데.”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여기서 멈춰요!”

나는 다시 입을 열어 그를 제지했다. 나는 그가 유하가든에서 하마터면 우리 집 주방을 태울 뻔한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하여 나는 그가 여기 집 주방도 또 태울까 봐 겁이 났다.

배인호는 손에 식칼을 들고 있었고, 그의 건장한 몸매는 우리 집의 그 작은 주방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내 앞치마까지 입고 있었다. 누가 봐도 그에게는 작은 사이즈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왔다.

“자, 얼른 나와요.”

나는 그에게 나오라는 손짓을 했다.

배인호는 영문도 모른 채 주방에서 나왔고, 나는 그 손에 들고 있던 식칼을 얼른 뺏었다.

“인호 씨 마음만 받을게요. 전 여기 주방까지 태우고 싶지 않거든요. 요리에 재능이 없으면 더 이상 무리하지 마세요. 당신은 요리랑은 거리가 멀고도 머니깐요.”

나의 말에 배인호는 전에 주방을 태웠던 일이 떠오른 듯했고, 그 표정은 미세하게 굳어졌다. 배인호는 능력적으로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고, 모든 일도 척척 해결할 수 있는데 요리가 그의 유일한 흠이었다.

그는 굳은 얼굴로 한마디 내뱉었다.

“그럼 너 이제 임신하면 어떡할 건데?”

나는 어이가 없어 그를 바라봤다.

“여자가 임신하면 남편이 밥해주는 거 좋아한다던데? 먹고 싶은 거도 마음껏 해주고 말이야.”

배인호의 그 진지한 태도에 나는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대체 그런 내용은 어디서 본 거죠?”

배인호가 담담하게 답했다.

“노성민이 보내준 거야.”

“...”

나는 말문이 막혀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와이프가 임신했다 해서 모든 걸 다 직접 할 필요는 없어요. 인호 씨 그 많은 돈 벌어서 죽을 때 갖고 가려고 그래요?”

나는 이젠 남자를 조련하는 데 꽤 능숙했다.

배인호는 짙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조목조목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도 직접 하는 음식은 정성과 사랑이 깃든 거라 그런 거랑은 차원이 달라. 임산부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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