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64화 서란이 잡혀가다

예식장은 혼란스러웠다. 기자들은 마치 오늘의 ‘성대한 행사’를 기록하기 위해 미친 듯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 사이로 섞여 멀리서 지켜보았다.

서란은 땅에 쓰러져 울고 있었다. 놀랍게도 하미선과 진명수는 보이지 않았다. 이때 세희가 나를 찾아왔다.

“왔어? 하미선하고 진명수는 지금 방에 있어. 배인호가 사람을 보내서 지키고 있거든.”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 사이로 서란은 갑자기 무언갈 발견한 듯 일어났다. 그녀의 눈은 빨갛게 부어 있었지만, 눈빛에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벌떡 일어나서 나를 향해 달려왔다.

다행히 배인호가 빠르게 나를 끌어 자기 뒤로 숨겼다.

서란은 산발이 되어 마치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배인호, 당신 그동안 허지영과 짜고 날 속인 거야? 날 이용해서 양어머니에게 접근한 거였어? 맞아? 당신이 허지영한테 원하는 서류 가져가게 시켰지 맞지? 난 상상도 못 했어. 당신 같은 신분의 사람이 이런 비열한 방법을 쓸 줄은!”

“어떤 사람을 상대하려면 그런 방법을 써야지.”

배인호의 목소리에는 한치의 따뜻함도 없었다.

“허허... 그래? 내가 당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정말 나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거야?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어?”

서란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물었다. 그녀는 자기의 운명을 느꼈는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눈빛에 분노가 가득한 모습이 미친 것처럼 보였다.

나는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그가 처음에 서란을 만났을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을까? 서란이 민설아를 닮아서 반한 것 아니었나?

“아니, 난 너한테 흔들린 것 없어. 단지 네 외모가 한 친구와 닮았기 때문이야.”

배인호의 대답은 서란에게 너무나 잔인했다. 동시에 나에게도 잔인했다.

그 친구가 민설아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이제 민설아도 돌아왔으니 이 일이 끝나면 그와 민설아는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닮은 아이까지. 얼마나 잘된 일인가.

그때가 되면 나도 엄마의 계획대로 회사를 정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