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들어가요.”이우범은 배인호가 떠나간 뒤, 우리 집정원문을 열며 말했다.나는 목청을 높여 엄마와 아빠를 불렀다.“아빠, 엄마!”엄마와 아빠는 빠르게 달려 나왔고, 내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더니 다소 의아해하셨다.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의 유모차를 끌어주었고, 이우범은 나를 부축해 주었다.거실에 들어가 보니 로아와 승현이는 이미 잠이 들어있었다. 나는 바닷가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와 아빠, 이우범에게 하나씩 털어놓았다.로아가 큰 사고가 생길 뻔했다는 말에 아빠는 얼굴이 창백해지셨다.“내가 말했잖니. 아직 애들 어리니까 저녁에 데리고 나가지 말라고 말이야. 유모차를 멈췄으면 브레이크라도 켜뒀어야지. 밤에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데 어떻게 로아 혼자 두고 자리를 뜰 수 있어? ”아빠는 예전에는 나를 가장 이뻐하셨는데 로아와 승현이가 생긴 뒤로부터 나는 그 뒤로 밀려났다.하지만 나는 전혀 질투가 나지 않았다. 우리 엄마와 아빠가 외손주, 손녀에 대한 사랑은 가슴 깊이에서 나오는 진심이니 말이다.“그러게나 말이에요. 다음부터 나갈 때는 나와 네 아빠 중 한 명은 같이 나가야겠어!”엄마도 그 말에 가담했고, 속상한 듯 얼른 로아를 살피러 가셨다.그 시각, 이우범은 내가 바를 약을 찾아왔다. 그는 내 슬리퍼를 벗기었고, 내 부어오른 발목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앞으로 걸을 때 너무 급하게 걷지 말고 천천히 걸어요. 발은 한번 접질리기 시작하면 점점 더 심해지고 인대에도 영향을 준다고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발목을 접질리고 싶어서 접질린 게 아니라, 이 한평생 내가 갈 길은 평탄치 않은듯하다.늦은 저녁, 정아와 나머지 친구들도 집에 돌아왔고, 이우범은 그들을 위해 한 상 가득 야식을 준비했다.“우와 향 좋다!”박준은 아낌없이 그를 칭찬했다.“이우범, 너 예전에는 이 정도로 실력이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동안 요리라도 배운 거야?”“예전에 넌 내가 한 요리 맛볼 시간도 없었잖아.”그러면서 이우범은 새우 껍질
Last Updated : 2024-01-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