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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하나는 그 사람 것, 하나는 당신 거

내 발목 상처도 이제는 어느 정도 나은 상태였고, 엄마 아빠도 집에 없는지라 나는 바로 집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배인호는 현재 제주도 시내 쪽 중심에 있었고, 차로 가면 아마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목적지에 도착 후 나는 고개를 들어 그 건물을 바라봤다. 거기로 들어가려면 카드가 있어야 했고, 나는 노성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배인호 씨더러 내려와서 가져가라고 해요. 전 올라가지 않을 거니까.”

“네, 제가 지금 전화해볼게요!”

노성민은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

몇 분 뒤, 노성민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지영 씨, 인호 형이 지금 전화를 안 받아서요. 혹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안 돼요?”

나는 이미 여기까지 온 김에 그를 돕고 싶었다.

“그래요.”

말을 마친 뒤 나는 로비 소파에 앉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건 다름 아닌 빈이었다.

빈이는 그레이톤의 청바지를 입었고, 머리에는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렇게 다시 봐도 배인호의 얼굴과 판박이였다. 그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원래는 간섭하고 싶지 않았지만, 만약 민설아와 배인호 없이 빈이 혼자 밖에 나가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가끔 나는 혈연의 관계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새삼스레 깨닫곤 한다. 그렇게 따지면 빈이와 로아, 승현이 모두 몸에 같은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

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는 내 두 아이의 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건 빈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 이 어른들이 잘못을 저지른 거다.

빈이의 모습이 큰 대문에서 사라지자 나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상치 못한 건 빈이가 귀국 후 한국어 실력이 나날이 늘어 인제는 혼자서도 택시를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엄마와 아빠는 어디 계셔?”

택시기사 아저씨는 6, 7세의 남자아이가 혼자 차에 타려 하자 바로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빈이에게 물었다.

나는 멀지 않은 곳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빈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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