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95 계획적인 살인

“나 괜찮아요.”

나는 머릿속에 스쳐 가는 생각을 잠시 멈췄다. 아직 이런 붉은색 잠수복을 다른 사람도 입었는지 정확히 몰랐다. 바다에 우리 두 커플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손바닥에 난 상처를 치료해야 했다. 요트에 구급상자가 있었기에 이우범이 조심스럽게 상처를 치료해 주고 붕대도 감아주었다.

모든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었을 때 민설아가 먼저 제안했다.

“인호 씨, 우리 여기서 지영 씨네하고 같이 점심 준비해서 먹는 건 어때요?”

그녀와 배인호가 잡은 해산물은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이때 그녀는 모든 걸 우리 요트로 가져왔다.

“됐어. 우리는 호텔에 돌아가서 먹을 거야.”

이우범은 거절했지만 나는 그러자고 했다.

“그래요. 그럼 같이 준비해요. 내가 손을 다쳐서 많이 돕진 못하겠지만 맛있게 먹을 순 있어요.”

민설아는 태연하게 웃었다.

“괜찮아요. 요리는 내가 할게요. 다들 내 요리 솜씨 기대해요.”

우리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녀는 먼저 옷을 바꿔 입으로 갔다. 그다음 점심 식재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편에 앉아서 바삐 움직이는 민설아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요트에 하늘이 보이는 주방이 있었다. 각종 요리 도구들과 조미료로 가득했다. 민설아의 솜씨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해산물을 손질하는 자세가 꽤 익숙해 보였다.

아마도 예전부터 자주 요리해 본 것 같았다.

아이에 대한 그녀의 사랑으로 봐서는 해외에서 아이와 단둘이 지내며 직접 요리해서 아이를 먹였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

“인호 씨, 생강 좀 씻어 줄래요?”

민설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배인호에게 물었다.

“그래.”

배인호는 자연스럽게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이때까지 손가락에 물 한번 묻혀 본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주방에 들어가 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아마 우리 집에 왔을 때 처음으로 들어갔다가 주방을 폭발시킬 뻔했다.

오늘 보니 민설아를 도와주는 그의 모습이 꽤 익숙해 보였다. 단지 말없이 야채를 씻으며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