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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자연스레 친해지다

배건호와 김미애는 나를 보더니 표정이 경악스러움에서 기쁨으로 변했다.

하지만 내 뒤에 서 있는 배인호를 보고는 착잡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영아, 너…”

김미애는 앞으로 다가와 내 손을 잡으며 부드럽고 자애로운 말투로 말했다.

“너도 이쪽에 건너왔니?”

“네, 저 이쪽에 자리 잡았어요.”

나는 배인호가 나와 같은 도시에 있다는 걸 부모님에게 알려주지 않았을 줄은 몰랐다.

“인호가 너 우범이랑 다시 만난다고, 아이도 둘이나 낳았다고 하는 건 들었어. 근데 이쪽으로 왔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너무 잘됐다. 정말 오랜만이야.”

김미애는 진심으로 기뻐했고 나는 그 눈에서 부드러움을 읽어낼 수 있었다.

내가 참지 못하고 나선 원인도 김미애가 나에 대한 이런 정 때문이었다. 내가 이우범과 만나고 있고 아이를 낳은 것도 알면서 나를 만나면 기뻐했다

나는 배건호와 김미애가 나에게 잘해준 건 부정한 적이 없다. 좋은 시부모인 건 맞지만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할 만큼 인연이 깊지 못했을 뿐이다.

“저 부모님과 이쪽으로 이사 왔어요. 우범 씨도 이쪽에서 일자리 구했고요.”

나는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바닥에 앉아 있는 남자를 힐끔 쳐다봤다.

“아주머니, 저 사람 돈 주면 안 돼요. 치이지도 않았는데 다칠 리가 없잖아요.”

“뭐라는 거예요?”

빌붙으려던 남자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차에 치여 죽을 뻔했는데 헛소리 지껄이지 마요.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이만 빠져요.”

나는 핸드폰을 꺼내 아까 찍은 로아의 영상을 틀었다. 마침 그 영상에 사고가 났을 때의 경과가 찍혀 있었다. 차가 그 남자를 치지도 않았는데 그는 치인 척 바닥에 주저앉는 장면이 보였다.

나는 영상의 재생속도를 줄이고 남자에게 보여주자, 그 남자는 바로 입을 닫았다. 그러더니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노려보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배건호와 김미애도 한시름 놓고는 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영아, 덕분에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자해공갈 하는 사람들 보면 정말 상대하기 귀찮아서 돈을 주고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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