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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화 그녀를 칭찬하다

정아가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나는 그래도 더 이상 캐물으려 하지 않았다.

이우범과 민설아가 동료가 되었다는 게 나도 마음이 불편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우범에게 바로 입장을 내놓으라고 할 것까지는 없었다.

정아가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우범이 약간 다급한 기색으로 나타났다.

“지영 씨!”

이우범은 나를 보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이 시간은 이우범의 근무시간이다.

엄마와 아빠는 이우범이 온 걸 보고 바로 물었다.

“우범아, 점심 먹었어? 배고프지 않아? 밥 좀 덥혀줄까?”

이우범은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배고프진 않아요. 그냥 지영 씨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왔어요.”

“그래, 그럼, 얘기 나눠.”

아빠는 별다른 생각 없이 로아와 승현이를 데리고 마실을 나갔다.

베이비시터도 같이 따라나섰고 집에는 나와 이우범만 남았다.

그는 일자리에 관해 설명을 늘어놓았다. 원인은 같았다. 그가 이 일자리를 선택한 건 병원의 종합 실력을 고려한 결과이고 민설아와는 다른 과에 속해 있기에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것이었다.

아까 민설아가 그의 핸드폰을 만질 수 있었던 것도 병원 전체 회의가 있었기에 우연히 마주친 것뿐이고 또 마침 그가 핸드폰을 떨어트리고 가다 보니 민설아가 주었다고 했다.

그러다 내가 전화를 걸었고 민설아가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너무 많은 우연히 겹쳐 보이긴 했지만, 나는 이우범이 진심으로 조급해하고 걱정하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내가 말했다.

“그럼 맹세해요. 민설아 씨와 우범 씨 사이에 내가 모르는 일은 없다고, 몰래 연락한 적 없다고 말이에요.”

이우범이 멈칫했다. 그 순간의 멈칫에 나는 묘한 느낌이 들었고 이에 나는 자꾸만 거슬렸다.

이내 그는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혹시 내가 민설아와 떳떳하지 못한 관계일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

“아니요. 우범 씨도 알잖아요. 우범 씨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고 해도 난 괜찮은 거.”

이건 진심이었다.

이우범의 웃음이 순간 옅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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