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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여전히 편을 들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배인호가 화두를 나에게 돌렸다. 미간을 찌푸린 모습이 민설아와 부부처럼 조금 닮아 있었다. 내가 민설아를 ‘괴롭히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었던 건가? 그래서 마음이 아픈 건가?

나는 무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가 다른 사람 편에 서는 건 이미 습관 된 지 오래다. 저번 생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란의 편을 들어줬기에 나는 이미 마음의 준비가 어느 정도 된 상태였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그저 이 상황이 웃길 뿐이었다.

“그냥 민 선생님의 명예로운 업적을 더 명확하게 해주려는 거예요. 무슨 문제 있어요?”

내가 되물었다.

“그래도 이 자리에선 아니야. 그만해.”

배인호의 말투는 엄격하기 그지없었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나를 대했다.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

이때 배건호와 김미애가 입을 열었다.

“지영아, 말해 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의외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배건호와 김미애는 내 편에 섰다. 내가 이 모든 걸 까밝히면 민설아만 쪽팔리는 게 아니라 배인호의 체면도 구겨지게 된다. 뒤에 민설아가 배인호와 결혼한다고 해도 이는 지울 수 없는 오점이 될 것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원장도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고 이 일을 선전하기 위해서 기자들까지 불렀는데 이런 사단이 터진 것이다.

“그 환자라는 사람 민 선생님이 돈 주고 산 사람일 뿐이에요.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조사해 보세요.”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민설아가 보는 앞에서 핸드폰을 제일 가까이에 서 있는 사람에게 건네줬다. 그 사람은 멍해서 전화를 받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른 사람도 모여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이런 소문은 전해지는 것도 빨랐다. 주변 사람 몇 명만 알아도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이 알게 된다.

민설아는 핸드폰을 뺏으려고 했지만 이미 다들 내용을 확인한 후였다.

어떤 사람이 정의감 넘치게 외쳤다.

“그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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